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김수현 지음 / 마음의숲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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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생각보다 가볍지 않았다. 문장에 담긴 의미가 깊숙하게 다가온 글들이 많아서 감탄도 하고, 위로도 받고, 반성도 하게 되었다.

숫자의 삶 : 우리 삶의 상당 부분이 숫자로 매겨지는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마침 학생들 석차백분율 산출과 겹치는 시기여서 그런 것 같다. 왜 중학생들의 3년 동안 학교 생활이 숫자로 환산되어야 하고, 1등에서 100%(꼴찌)까지 줄을 서야 하는 걸까. 어떤 분들은 학생들이 자기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왜 자기 위치를 모든 사람들을 줄세운 위치로만 확인해야 하는 걸까. 나의 문제의식은 끝이 없지만, 나의 노력으로는 바꿀 수 없는 상황이라 조금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어른의 사춘기

어른의 사춘기는 자신의 평범함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삶을 채울 수 있을 때 종결되는 것이며
우리는 그 순간 진짜 어른이 될 것이다.(49쪽)

어른이 되어서 진로를 탐색하는 나, 여전히 진로 탐색 중인 나에게 묵직하게 들어온 직구였다.

 

우리는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자신의 감정을 존중하도록 교육받기보다는 타인의 생각과 감정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도록 교육을 받았다.
(57쪽)            

내가 평소에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누구나 자유롭게 살아도 될 권리가 있다. 라고. 그런데 이 부분을 읽던 중 나를 어지럽게 만든 학생이 한 명 있었다. 그 학생의 행동에 대해 훈육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시점에서 이 문장을 통해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나는 그 학생을 훈육하지 않았는데, 책을 덮고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내가 아닌 모습으로 사랑받느니 차라리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으로 미움받겠다.
-커트 코베인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올 해 초에 이 책 제목을 떠올릴 만큼 어마어마한 행동을 저질렀다. 그리고 나는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스스로를 괴롭히는 일을 하느니,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내 멋대로 살겠다고 하루하루 다짐하며 살고 있다.


평소 내가 자주 쓰는 말 중 하나가 '스스로'인데, 이 스스로의 진짜 의미가 '시킨 일을 알아서 하는'의 의미는 아니었을까, 반성해 본다.

삶이란 결국,
모호함을 견뎌내는 일이다.
(124쪽)

지금의 내 모습이 10, 15년 전 생각했던 이 나이의 모습일까, 라는 생각을 종종 해보았다. 분명 아닌데, 왜 나는 정해진 대로 살 거라고 생각했었던 걸까. 삶이란 결국, 모호함을 견뎌내는 일이다.

 

너그러운 개인주의자가 되자. 나는 개인주의자는 맞는데, 과연 너그러운 개인주의자인지 반문해 본다. 스위치 오프.

공동체, 연대 의식이 부족한 사회에, 그런 교육도 부족하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집단주의 문화가 여전히 강하다. 나는 이런 환경에서 무의식 중에 강조하는 집단주의 문화는 없는지 생각해 본다.

신낙수효과 : 누가 위에서 똥을 싸서 먹는 물이 오염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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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싫은 사람 마스다 미리 여자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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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평소에 즐겨 읽던 분야가 아니지만
내 주변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아무래도 싫은 사람’
두 명이 떠올랐는데.

평소라면 그 두 사람이 떠오르면
불쾌하고 불편한 기분만 남았을텐데
책을 읽으며 떠오른 탓인지
그다지 불편함은 남지 않았다.

오히려 편안한 느낌만 남은 신기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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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망고 아일랜드
이진화 지음 / 푸른향기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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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기대를 하고 구입한 사진집.
예전에 몇 권의 사진집을 통해 영감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배두나의 사진집은 필름 사진으로 남기는 유럽의 모습을 상상하게 했다. 그녀가 소유한 카메라를 구경한 것도 좋았다. 결국 배두나 카메라 하나를 소유했고, 필카로 유럽 사진도 찍었다.

레아의 사진집도 인상적이었다. 사진을 처음 배우던 때, 감성사진에 대해 알게 되었고, 소소한 스킬도 배울 수 있었다.

이진화스냅으로 유명한 작가고, 사진도 잘 찍으시는 예쁜 작가님이라고 알고 있었다.
여행 때 그녀는 어떤 카메라로 어떻게 찍을지 궁금했는데, 그런 것보다는 누군가의 인스타그램을 본 느낌이 들었다. 중간 중간 어깨에 맨 카메라를 유심히 들여다 보았는데, 우습게 나도 모르게 손가락 두 개로 확대하려고 했다. 아...내가 그렇게 스마트폰을 많이 하는 사람도 아닌데^^ 그만큼 많이 알고 싶었나보다.

어쨌든 내가 기대한 컨셉은 영업기밀인가^^;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블링블링한 여행 사진에 대한 색다른 색감을 느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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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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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의 기원부터 어쩌면 다가올지 모를 사피엔스의 미래까지 담긴 길고, 깊고, 그래서 두꺼운 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역이 잘 된 덕분인지 가독성이 좋았다. 새롭고 흥미로운 주장으로 가득했기에 조금씩, 천천히 읽은 책이다. 흥미진진한 주장을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했던 독서였다.

 

모든 이야기는 유려하게 흐른다. 예를 들면 종교 이야기를 하다가 인본주의로 주제가 넘어간다. 이질감없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이 많아서 독서노트도 빼곡하다. 5페이지. 독서노트 공간이 더 있었으면 더 늘어났을 것이다.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는 동안 들었던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흥미로운 새로운 주장들이 다소 설익은 주장일 수 있지만, 그 동안 내가 가지고 있었던 고정관념과 같은 상식을 뒤집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생물의 진화는 단선적 진보가 아니라 분화
*****역사 책을 보면 오스트랄로피테쿠스부터 호모 사피엔스까지 단선으로 된 그림이 나온다. 당연히 인류가 그림의 순서대로 발전, 진화했을 거라고 생각하게 한다. 이 부분은 <경제 알아야 바꾼다>에서 읽은 내용과 연관이 되어 흥미로웠다.

이동 생활을 했던 수렵, 채집인보다 정착 생활을 했던 농경 시대의 인물이 더 편안했을까?
*****당연히 편안했을 거라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과 달리 저자는 농사 짓는 일이 수렵, 채집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덜 다양한 음식을 먹었고, 폭력에 의한 사망이 1위였기 때문이다.

고대는 물질적인 요인 외 기록이 없어서 경제적 요인의 시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고대 역사를 바라보는 기존의 시각이 어떤지, 생각해 봐야겠다. 박노자의 <거꾸로 보는 고대사>에서 당시 인물들의 일상사를 통해 고대 역사를 바라봐야한다는 주장을 보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독립선언서의 이면(197쪽)
*****인권의 발달과 관련하여 배우는 미국의 독립선언서. 사실 독립선언서에서 나오는 인간은 흑인과 여성이 배제되어 있다는 점을 언급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독립선언서의 내용을 폄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인권이 발달하는 서구 역사에서 점차 인권이 확대되는 것을 배우기는 하니까.

근대 초기에 유럽은 어떤 잠재력을 개발했기에 근대 후반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을까?(399쪽)
*****과학자, 정복자들이 자신들의 무지를 인정하고, 새로운 영토와 지식을 발견하려고 했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위험을 무릅쓰고 미지의 바다로 향하려고 했던 당시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포르투갈 여행을 하면서 느낀 감정이 되살아났다. 리스본의 발견기념비를 가까이서 봤을 때 돌에 새겨진 인물의 다채로운 표정을 보며 당시 사람들은 어떤 생각으로 항해를 한 것일까, 무엇이 이 사람들을 바다로 이끈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호기심일까, 탐욕일까.
과학혁명과 제국주의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이 부분은 다소 제국주의의 시각이 들어있지만, 저자가 제국주의의 시각을 가지고 주장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콜럼버스에게 투자했던 것은 '신용'과 '자본주의 마인드'를 바탕으로 한 '투자' 마인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비슷한 시기 조선에서는 투자 마인드가 없었을까? 흔히 자본주의 맹아론이라고 하는 내용은 다소 끼워맞춘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조선의 역사 속에 과감히 투자하려고 했던 이야기는 없을까?

자원의 희소성 - 자원은 정말 고갈되는가? 어떤 자원이 고갈될 때쯤, 새로운 자원을 연구하는 기술이 개발되어 이용 가능한 자원도 증가한다.
세상에는 에너지 결핍이 존재하지 않는다. 부족한 것은 에너지를 찾아내 그 것을 우리의 필요에 맞게 전환하는 데 필요한 지식이다.(480쪽)

*****흥미로운 내용 중 하나였다. 교과서에는 우리가 쓰는 자원은 유한하기 때문에 아껴 쓰고, 재생 가능한 대체 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고 한다. 재생 가능한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기 때문에 자원은 고갈되는 것이 아닐까? 2008년 '호모 오일리쿠스'라는 다큐멘터리 3부작이 방영된 적이 있다. 꽤 재미있었던 다큐멘터리였는데, 그 다큐멘터리에 의하면 석유 가격이 점점 폭등하고, 석유가 어느덧 고갈되어 석유없이 살아갈 수 없는 인류, '호모 오일리쿠스'인 우리의 삶에 대해 경고를 하고 있다. 그리고 2018년을 상상하여 제작한 2부는, 지금쯤 석유가 모두 고갈된 상태여야 한다. 하지만 2018년 어디에도 석유가 고갈된다는 이야기는 전해지지 않는다. '호모 오일리쿠스'의 주장은 타당한 것인가?


역사는 인류의 행복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역사의 진보가 인류의 행복을 가져왔을까?(532쪽)
*****행복을 주제로 역사를 평가할 수 있을까?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하지만, 과거의 사람과 현재의 사람이 서로 대화와 토론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과연 어느 때가 더 행복한지 논할 수 있을까? 역사의 진보와 인간의 행복, 나는 행복하게 사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하지만, 역사와 연관지어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회, 정치, 경제 등과 관련지어 생각은 해보았지만. 조금은 어설픈 주제이지만 조금씩 다듬어 수업 주제로 삼아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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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의 운동화
김숨 지음 / 민음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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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87을 보았다. 6월민주항쟁을 다룬 첫 영화라 그런지 당시 시대와 사건을 꽤 사실적으로 다루려고 한 느낌을 받았다. 그 중 영화가 끝난 후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이한열의 운동화가 연세대학교 시위 현장에서 한 짝이 홀로 떨어지는 장면이었다.

문득 읽을 책 리스트에 있던 L의 운동화가 떠올랐고, 바로 책을 읽었다. 

 


6월민주항쟁을 배경으로 한 소설일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오로지 이한열의 운동화를 복원하는 과정을 담은 소설이었다.

개인이 소유했던 물건이 역사적 증거물이 되는 과정을 통해 이한열을 기린다. 

 

 

L의 운동화는 아무 말이 없다.

 

 

 

아무 말이 없는 운동화를 찾아보았다. 이한열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다는 운동화. 운동화 한 짝이 사라지고, 남은 한 짝이 주인을 기다리는 과정, 세상을 떠난 운동화의 주인과 세상에 남겨진 운동화 한 짝을 통해 다시 한 번 6월민주항쟁을 상상해 본다.

그 어떤 존재를 가장 강렬하게 느끼는 때는 그 것이 죽어갈 때가 아닐까. 희미해져 갈 때, 변질되어 갈 때, 파괴되어 갈 때, 소멸되어 갈 때.
33p

 

 

 


이 사진을 볼 때 다른 포인트가 생겼다. 그가 신고 있던 운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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