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버드에서도 책을 읽습니다 - 독서 인생 12년차 윤 지의 공부, 법, 세상 이야기
윤지 지음 / 나무의철학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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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성취해 가는 것뿐만 아니라, 더 나은 사람이 되려하는 ‘향상심’을 지닌 사람을 좋아한다.


이 책은 따뜻하고 귀엽다. 작가는 책을 통해 성장해 온 자신의 인생과 가치관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한다. 그 이야기의 중심이 대부분 사람을 향해 있어서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작가는 충분히 성숙한 어른이지만 내가 만나는 미완성인 꼬꼬마들, 중고등학교 학창 시절의 내 모습이 많이 떠올라서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내면의 소용돌이는 사람에 따라 다른 형태로 표출이 된다. 작가가 겪었던 힘들었던 일을 가볍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또는 나의 소용돌이를 떠올리게 해서 ‘나도 그런 적이 있는데.’, ‘아,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지.’라고 생각하니, 귀엽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따뜻하고 귀여운 책이라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꼬꼬마들이 많았다. 그들에게 슬쩍 추천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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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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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사두었던 책인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일단 단편소설집인 줄 몰라서 당황했고,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어서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는데 한참 시간이 걸렸다. 안그래도 책을 읽을 때 적응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익숙해질만하면 다른 이야기가 펼쳐져서 당혹스러웠다.


그렇지만 이 책은, 작은 이야기를 덩어리로 퉁쳐서 말하긴 그렇지만, 낯설고 특이하고 기묘하다. 귀여운 표지에 기분좋게 낚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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썅년의 미학 썅년의 미학
민서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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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친님의 피드로 알게된 책.
발음을 정확하게 하면 더 맛깔스러운 느낌. ㅑ



책을 읽는 동안 어찌나 씁쓸하게 웃음이 나오던지. 조금 과격한 표현일 수 있다고 생각한 부분도 있다. 얼핏 남성혐오라고 불편해할 사람도 있겠지만, 작가가 말하고 싶은 포인트는 남성혐오가 아니다. 다양한 외침 속에서 이렇게 표현하는 사람도 있어야 사회는 변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부당하다고 작게 외친다. 한 사람의 목소리만으로는 부족하다. 여러 사람이 외쳐야 힘이 있다. 그 여러 사람 중에 더 큰 목소리, 더 솔직한 외침이 있을 것이다. 그 외침이 불편할 수 있지만 혐오와 불법이 아니라면 들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와 달리 아무 반향없이 끝나버린 일본의 미투를 보라. 누군가 부당하다고 외칠 때 반향이 없는 사회는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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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일할 거라면, Porto
하경화.이혜민 지음 / 포북(for book)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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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도시, Porto

 

 

포르투라서 기대한 바가 있어서 그런지, 그렇게 특별하지 않았다.

 

 

 

적어도 내 기억 속의 포르투는 다른 유럽 도시와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를 지녔다고 생각한다. 어딘가 칙칙하고 낡은 느낌인데 그 낡은 빛깔에서 시간이 느껴진다. 예전에 더 빛나는 색이었을 것 같은 도시. 최근의 포르투는 조금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갔을 때는 한국인은커녕 동양인도 보지 못했고, 지금처럼 많이 알려진 곳도 아니었다. 유명해졌으면 조금 때깔이 달라졌을지도. 책 속의 포르투는 그냥 여느 유럽 도시와 같은 느낌이었다.

 

 

 

이 건 온전히 내 취향인데, 한 달 살기로 현지인 놀이하는 여행 에세이는 와닿지 않는다. 집에서 요리하기, 공원으로 소풍 가기, 이런 것들. 여행 에세이 작가들이 가지고 있을 고민이 아닐까 상상해 보는 것이 있다. 현지인과 여행자의 시점(또는 경험), 가이드북과 여행 에세이의 균형. 어떻게 균형을 유지하는가에 따라 여행의 경험은 많이 달라질 것이다. 그러면 책 내용도 달라지겠지. 나는 기본적으로는 여행자의 마음을 가지고, 무리수를 두지 않는 현지인의 경험이 담긴 에세이가 좋다. 여행지에서 느낀 감정과 경험을 담담하게 이야기해주면서 내 머릿속에 여행 정보가 그려지고 여행을 상상하게 만드는 에세이가 좋다. (참 까다로운 독자다.)

 

 

 

아무튼 포르투까지 가서 왜 한국에서도 하지 않은 김치 담그기를 하는지... 튀는 콘텐츠를 원해서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다. 단지 내 취향은 아닌 걸로. 그리고 뭐 했고, 뭐 먹었고, 어쨌고 등의 일상만 나열한 에세이는 따분하다. 여행지의 일상이 현실에서 누렸던 일상과 다른 거라면 모를까. 아니면 평범한 일상이라 하더라도 여행지의 느낌을 잘 살리는 거라면 모를까.

 

 

 

책을 읽다가 궁금한 점이 생겼다. 이 부분은 내가 아는 바가 없어서 정말 궁금한 내용인데, 바로 사진 초상권이다. 사진 속의 사람들에게 전부 허락을 받은 걸까? 아니면 책을 출판하는 것은 사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인데, 외국인의 초상권은 해당되지 않는 걸까? 태클이 아니라 정말 궁금한 부분이다.

 

 

 

몇 년 전부터 이런 여행 에세이 책이 많이 나온다. 퇴사하고 해외여행을 한 후 책을 내거나, 아니면 자신의 여행 경험을 책으로 내기 위해 직접 출판사까지 차리거나. 이 책을 읽으면서 퇴사에 대한 로망, 사람들이 공감하는 에세이란 어떤 것일까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그런 부분까지 언급하면 너무 삐딱하게 생각할 것 같아서 관두기로 했다. 나중에 다른 책 읽다가 떠오르면 그때 가서 정리해야지.

 

 

 

어쨌든 여행 에세이를 읽다 보면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

여행한 것을 어떻게 이렇게 생생하게 기록하는 걸까? 경험한 것을 오감으로 기억하지 못하고, 직관적으로 기억하는 나.

여행한 경험을 한 권의 책으로 어떻게 정리하지? 사진만 담아도 한 권으로 정리하지 못하는 나.

나도 여기서 이런 것을 느꼈는데, 어쩜 이렇게 구체적이면서 감성적으로 글을 쓸까? 역시나 두루뭉술하게 느낌만 기억하는 나.

 

 

 

책에 대해 아쉬운 점은 있지만, 퇴사한 후 힘차게 사는 작가님들 건승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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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구원
임경선 지음 / 미디어창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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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작가에 대해 갖고 있던 주관적인 편견을 벗기고 싶어서였다. 만나본 적 없는 사람에 대한 편견이라 더 조심스럽다. 사람에 대해 함부로 평가하는 내가 될까 봐.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지점이 무엇인지 궁금했고, 그 지점을 발견하고 싶었다.

작가를 처음 알게 된 사건은(정확하게는 이름만) 대략 3년 전. 자세한 이야기는 공개적으로 쓸 생각이 없다. 왜냐하면 이 책을 읽고도 내 편견이 없어지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글 쓰는 사람과 그 사람이 쓴 글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책을 읽고 감동을 받으면 그 작가를 좋아한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글을 통해 호감을 가졌는데 호감을 가지고 지켜보니 별로라고 느낀 유명인이 생겼다.(ㄱㅈㅎ, ㅇㅈ) 글이 좋다고 해서 글을 쓴 사람도 꼭 좋은 사람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대개는 좋은 사람이 좋은 글을 쓴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책을 낸다는 것은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니까, 책을 통해 나의 주관적인 인물평을 깨고 싶었다. 결국 그 인물평은 깨지지 않았고, 몇 가지 의아한 점만 남았다.

글을 보면 딸을 아끼는 마음,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마음, 자신이 가진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알 수 있다. 자신이 아끼는 것에 애정을 많이 쏟는 섬세한 사람처럼 보이는데 왜 특정 인물에게 (아무리 싫어도) 그렇게 독하게 말하고 행동했던 걸까? 어떤 억하심정으로. 대체 왜?

나는 실수하거나 잘못하는 사람들의 이후 행동을 살핀다. 실수할 수도 있고, 잘못할 수도 있다. 본인이 인정하지 못해도 다수의 사람이 이야기하면 그 내용을 듣고 자기 객관화를 하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지 않을까? 스스로를 특별하게 여기는 마음이 강해서일까? 실수한 부분이나 잘못한 부분을 은근슬쩍 없애고, 모른 척 넘어가면 없던 일이 될까?

내가 느꼈던 날카롭고, 사납고, 싸우는 이미지와 글은 전혀 닮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중간중간 편견이 사그라들지 않아 책을 덮고 싶었다. 하지만 리스본을 담고 있는 책이라서 끝까지 읽었다. 부모님이 온화하게 영원한 안식을 이루길 바라는 마음으로 어린 시절 부모님과 보낸 특별한 경험을 추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부모님을 향한 그리운 마음을 리스본에서 재생하고, 자신이 느낀 행복이 딸에게도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도 느껴졌다. 또 나의 리스본 여행을 소환해서 좋았다. 대항해 시대의 포르투갈 사람들을 상상하는 것과 테주강을 바다로 착각했던 나의 모습과 겹치는 바람에 그녀의 여행을 따라 나의 여행을 오버랩시켰다. (특별히 리스본에서 사온 트램 미니 장난감을 꺼내 책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풀리지 않는 생각(이 책만 두고 말하는 것은 아님)

1. 글 쓰는 사람과 그 사람이 쓴 글의 간극

2. 사람 보는 눈이 없는 사람 또는 세상을 보는 시야가 좁거나 왜곡된 사람이 쓴 글에 대해(그 글이 좁은 세계관을 담은 글이 아니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 관대해질 수 있을까?

3. 책을 낼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라면 말과 행동을 조금 조심해주었으면 한다.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가진 환상을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 쉽게 말해서 자신을 좋아하는 팬을 위해 말과 행동을 조심했으면 하는 것이다. 빅뱅의 노래를 좋아했던 내가 플레이리스트에서 빅뱅 노래를 전부 지웠다. 노래는 노래니까, 들어보려고 해도 예전처럼 노래가 마음을 울리지 않는다. 만약 나중에 방탄소년단이 나의 마음을 깨는 행동을 한다면, 무척 괴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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