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빈이 결혼한 지도 석 달이 지났다. 그는 행복했지만 그 행복은 기대했던 것과 전혀 달랐다. 그는 걸음걸음마다 예전의 공상에 대한 환멸과 예기치 못한 새로운 매력을 발견했다. 레빈은 행복했다. 그러나 일단 가정생활에 발을 들여놓자 그는 걸음걸음마다 그 행복이 그가 상상하던 것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걸음걸음마다 그는 호수 위를 행복하게 떠다니는 보트를 황홀한 눈으로 바라보던 사람이 그 보트에 몸소 앉았을 때 느꼈음 직한 것을 경험했다. 그는 흔들리지 않고 반듯하게 앉아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한시도 잊지 말고, 발아래에 물이있다는 점, 노를 저어야 한다는 점, 익숙하지 않은 손으로 하면 아프다는 점, 보고만 있을 때는 쉬울 것 같지만 그것을 직접 해 보면 무척 즐겁기는 해도 굉장히 힘들다는 점까지 염두에 두어야 했던 것이다.
8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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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 장혜령 소설
장혜령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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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고단한 삶을 어떻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지극히 개인적이면서 사회적인 소설이고, 한편의 모노드라마같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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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우리가 글 쓸 때, 사진가가 피사체를 마주하는 것과 같은 윤리 의식이 필요하다 했다. 이야기를 타인에게서 가져오는 것이기도 하니까. 또한 모든 소설은 얼마간 자전적이며 많은 작가의 초기 작품은 자기 이야기에서 출발한다고 했다. 그러니, 자신에게서 가장 가까운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보세요.
2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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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지유 > [마이리뷰] 나는 니가 진짜로 궁금했어

한 번씩 내가 읽은 책을 떠올려주는 북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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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0-02-09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몇년이라는 숫자가 믿어지지 않을만큼이요
ㅎㅎㅎ 세월을 느끼게도 해주는 것 같아요

지유 2020-02-09 16:07   좋아요 0 | URL
저처럼 기억력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좋은 것 같아요. 오, 내가 이런 책도 읽었네? 이러네요. ㅎㅎ
 

공포는 사람을 길들이고, 포획된 자는 아무 이유 없이도 그렇게 서서히 미쳐가는 것인지 모릅니다.
1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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