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이 그림은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 줄 필요가 느껴지는 책이다. 일단 이 책의 뒷표지 안쪽, 즉 맨 마지막 장에 보면 무덤이 다섯개가 그려진 그림이 있다. 음... 생각을 해보자, 엄마, 아빠, 형 둘, 그러면 넷인데, 여우 누이의 무덤까지 마련해 준 모양이다. 만일 셋째 동생의 무덤이라면 아내의 무덤까지 생각해야하니 골치가 아프기 때문에 여우 누이의 무덤이라는 것이 확실하다. 책의 맨 뒷부분에 그려진 두 개의 그림을 보고 다시 맨 앞으로 가보면 이 책의 그림을 순서대로 잘 봐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책의 표지를 넘기면 멋진 기와집의 전경이 나온다. 무척 편안해 보인다. 그 멋진 집이 그려진 그림을 책의 맨 뒷장 그림과 비교해보면 당장 느낄 수 있다. 집이 폐허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번째 그림 속의 두 사람... 아마 이 책에 등장하는 부모들인데 옆에 있는 그림 속의 길을 따라서 서낭으로 가는 길인가 보다. 속표지를 넘기면 전설의고향 자막처럼 등장해있는 그림.. 여우누이라고 써 있고 하얀 여우의 모습이 보인다. 다음 장을 또 넘기면 아까 보았던 나무의 전경이 등장하고 부부의 소원을 엿들은 여우가 어디론가 간다. 이 책에는 여우 꼬리만 보인다. 본문과는 상관없을 것 같은 작은 그림들이 많은 것을 말하고 있어서 기분좋게 읽은 책이다. 얼마 전 읽은 모 출판사의 여우 누이 책은 혐오감이 들 정도로 섬뜩하게 느껴지는 여우누이가 등장했었는데 이 책은 판화의 특징을 통해 여우누이 이야기의 음산함, 불길함을 잘 표현하고 있어서 좋았다. 서양 사람들에게 선물해도 좋을 것 같다. 그림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