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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가문의 수치 ㅣ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9
아르노 카트린 지음, 한지선 그림, 김주경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요즘 하리수씨는 결혼을 해서 행복한 모습, 장미빛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리수 씨, 홍석천 씨의 커밍 아웃을 보면서 아들을 키우는 부모들은 자고 있는 자식 바지 속을 한 번 더 들여다 봤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내 자식이 평범한 인생을 살아주었으면 하는 것이 모든 부모들의 작은 소망 중 하나가 아닐까요? 그러기에 아이들이 이성에 대한 관심을 보이면 어린 것들이 까졌다고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하는 것이구요.
이 책을 읽으며 프랑스 사람들이 우리와는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식한테 표현하는 방법이 동양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프랑스 사람들도 동성애를 인정하기는 하지만 이왕이면 평범한 이성애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사춘기가 되고, 결혼 적령기가 되면 이성에 대한 관심은 있는지, 사귀는 사람은 있는지 신경을 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의 주인공 마르탱은 삼촌, 형도 있는데 왜 이렇게 고민을 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그냥 물어보면 되는데 왜 혼자 누군가를 사랑해야 하고,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남들에게 고백을 해야 하는지 왜 그런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가 잘 안되더라구요.
결혼을 못한 삼촌이 친척들과 함께 살지 못하고 캐나다의 퀘백으로 쫓겨갔다는 것도 약간 어거지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부분의 아이들은 좋으면 좋다고 표현을 하고 고백을 하는데 왜 마르탱은 이렇게 소극적이고 남의 눈치를 보는지...
부모들은 항상 걱정을 합니다. 내 자식에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문제가 있는 것인지 말입니다. 마르탱의 부모님도 그런 생각을 하며 삼촌에게 때가 되었으니 결혼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던 것이고, 마르탱의 형에게도 여자 친구에 대해서 질문을 했을텐데 마르탱은 너무 심각하게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마르탱의 부모님이 좀 더 솔직하게 말을 해주고 질문을 하고 대화를 했더라면 마르탱이 이런 식으로 고민하지는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우리의 정서와는 좀 다른 느낌이 드는 책입니다. 요즘 애들 이렇게 소극적이지 않거든요. 물론 벙어리 냉가슴 앓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요즘 애들은 적극적이거든요.
이 책을 읽는 동안 프랑스 부모들이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고, 마르탱의 부담감도 이해가 되기는 했지만 우리 아이들이 마르탱의 심정을 이해하고, 이심전심, 동병상련의 마음을 느끼기에는 좀 부담스러우 내용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