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학기에 접어든 미술치료 강의, 이번 학기는 실기 위주라네요.

지금까지는 이론과 더불어 워크샵 정도의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명색이 <미술치료사>라는

타이틀을 얻으려면 여러 가지 재료로 원하는 표현을 해 낼 실력은 되어야 하지 않냐고...^^;;

지난 주에는 흑백, 두 가지 아크릴 물감으로 흑백 사진을 보고 자화상을 그렸습니다.

정규 미술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다는 게 항상 맹점, 좀 두렵긴 했지만...

뭐, 어찌 보면 그점이 제 면죄부 아니겠습니까.^^

처음 대해보는 캔버스, 아크릴 물감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나온 결과물은 전혀 나 같지도 않고, 나의 느낌을 담고 있는지 어쩐지도 모르겠지만,

첫 시도인 것을 감안할 때...걍 만족하렵니다.

그리고 두고두고 잘 쓰고 있는 매너님의 흑백사진..ㅎㅎ 다시 한 번 고마워요.^^




안경은 도저히...실력이 안 되어 그려 넣을 엄두도 못 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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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6-03-27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럴수가? 그림이 예술이네! 잘 지내고 있는거요?^^

물만두 2006-03-27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대단대단~

하이드 2006-03-27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사진 너무 좋아요. 그림도 예술이십니다.

ceylontea 2006-03-27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경도 그려주세요... ^^

아영엄마 2006-03-27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잘 그리시누만요.(일부러 안경은 안 그리셨나 했네요. ^^ )

하루(春) 2006-03-27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사진이 매너님이 찍어주신 거군요. 정말 자연스러워요.

세실 2006-03-28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넘 멋지십니다. 그림 참 잘 그리시네요~~~~~

마태우스 2006-03-28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래 사진이 진우맘님의 매력을 극대화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림은...10점 만점에 7점! 제가 넘 냉정한가요

mannerist 2006-03-29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v

(알라딘 오프 나갈때 매너의 필수품: pentax MX + ILLFORD XP2임을 다시 한 번 떠올리며. 두 주멀 불끈!)

진/우맘 2006-03-30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 ㅎㅎㅎ 모델이 좋은 건지 찍사가 좋은 건지 카메라가 좋은 건지.....모르지....^^;
마태님> 헤헤, 알라딘 달력에 줄 빼먹은 이후로 마태님의 냉정한 푸대접에 내성이 생겨갑니다. 흑...은 농담이고, 적절한 평가로 사료되오~~~~
세실님> 그림 그리는 거 막연히 좋아는 했는데...정식으로 배우다 보니, 역시 프로는 다르더라구요.^^; 한계가 팍팍 느껴지는 거이....ㅠㅠ
하루님> 그죠? 제 인생 최고의 포토.^^
아영엄마님> 안경, 그거이....무지하게 그리기 어렵다는...ㅠㅠ
실론티님> 그림 망친다니까! 저거이 내 한계여!
하이드님>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죠?^^
만두님> 민망민망...
스텔라님> 놀러가야는디...맨날 인사만 하고...^^:;
새벽별님> 안경 그려넣으려 시도하는 순간 저 그림은 말아먹는규....ㅡㅡ;

stella.K 2006-03-30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한번 만납시다. 연락 주셈~^^
 



강사이신 원장선생님의 작품. 연어의 노래, 모세의 지팡이, 삶의 분주함....
연어처럼 정력적으로 일하던 과거, 그리고 요즘은 신앙적인 고민을 하고 계신다고. 그래서, 그 결심이 준비되면 다시 바쁜 삶에 뛰어들 것이라고.^^
자신의 모세 그림과 내 소녀의 기도를 비교하며, "난 죽었다 깨도 그런 그림 안 나와~"하신다. ^^;;



같은 조 선생님. 개천에서 용났다, 또 만났네요~, 그리고 같이 잡자 황금잉어!!!!
잉어의 색감이 너무 이쁘죠? 크레파스로 저런 표현이 가능하다니.....^^



함께 근무했던 선배....이주일 전에 친정아빠가 갑작스런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다. 아직,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신 모습이 역력하다.



갑작스러운 산불로 다 타버린 산....



그 산을 공들여 가꾼 사람은 슬픔에....심장의 혈관이 끊어지는 듯 하고



그 슬픔의 형상화, 소복을 입고 업드려 울고 있는 여인을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다. 

이렇게, 가슴 속을 가득 채운 막막한 슬픔이 한낮 실그림에 고스란히 형상화되기도 한다. 이대로 끝난다면 미술치료라고 할 수 없겠지? 강사님은, 혹시, 과거-현재-미래 중에 순서를 바꾸고 싶은 부분이 없냐고 하셨고 한참을 고민하던 선생님은 소복의 여인을 <과거> 위치로 돌려놓으셨고....그런저런 대화 도중에 끊어진 혈관의 그림은 산불을 진화하는 호스로 의미가 변화했다. (음....그 자연스러운 이행을 지면에 옮길 수 없어 답답...)

난 언제쯤 그런 내공을 갖게 되려는지....존경스러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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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미술치료 강의노트.^^;

어제 한 프로그램은 실그림을 통한 과거-현재-미래 이야기 꾸미기였습니다.
1. 먼저 일반 면실을 먹물에 묻혀 마음대로(의도 없이 자유롭게) 실그림을 세 장 그립니다.
2. 그리고, 그려진 실그림을 들여다보며 보이는 의미있는 장면을 포착해서 크레파스, 싸인펜으로 가필하여 좀 더 정확히 형상화 합니다.  
3. 각 장에 제목을 붙입니다. 그리고 세 장의 그림을 나의 과거, 현재, 미래와 연관지어 순서를 나누고
이어지는 이야기를 꾸며봅니다.

이런식으로, 미술치료 프로그램 중에는 우연한 표현에서 눈에 보이는 의미있는 것을 포착하는 것이 많습니다. 항상 마음에 담고 있는 것, 관심이 있는 것...말하자면, 대개 '보고 싶어 하는 것'(아니면 정반대로 절대 직면하고 싶지 않은 것)이 보이기 때문에 심리와 관련한 상담 모티브로 사용하기가 쉽거든요.



그림 설명 : 똑똑 떨어진 먹 자국이, 꼭 눈같이 생각되더군요. 그러자 다양한 동물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왼쪽에는 열대어, 오른쪽 상단에는 날고있는 새, 하단에는 열심히 뛰고 있는 말을 그려넣었지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세 동물 모두 한 지점을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지점에 강렬한 빛을 그려넣었구요. 헌데 이 빛은....뭔가 불순하고 악한 의도를 감추고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환상, 현혹, 지나친 매료....그래서 제목은 <최면>입니다. 육 해 공 세 동물 모두, 불빛에 현혹된 나방처럼, 최면에 걸린 듯 몽환 상태에 빠진 채 끌려들고 있습니다. 곧, 통째로 먹혀버릴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그림 설명 : 말 해 뭐합니까....^^;; 뭘 해도 순정만화예요...ㅡ,,ㅡ;; 꼭, 80년대 순정만화 표지같지요?
지난 번 <사랑의 여신 나무그림>도 그렇고....항상 강사님을 황당하게 만드는 여성성의 극치....
제목은 미사포를 쓴 소녀의 기도입니다. 뭐, 설명이 필요 없지요.^^;



그림 설명 : 제일 읽어내기 어려웠던 그림이었습니다. 무슨...나무 둥치도 아니고....그냥 수평으로 죽죽 뻗은 가는 실그림....그런데, 들여다보니 문득! 화룡점정.^^ 눈 하나를 그려넣자, 흰수염고래가 나타났습니다. 물 속에서 힘차게 뛰어오르고 있는 흰수염고래입니다.

나의 과거, 현재, 미래와 연관해서 본 그림....

그림1은 나의 과거 - 최면, 현혹, 몽환, 환상....마치 약물에 미혹된 듯한 맹목적인 상태. 올해들어 저의 모습이 그랬던 것 같습니다. <서른, 잔치는 시작이다>는 캐치프레이즈까지 걸고 열심히 뛰었죠. 일도, 사람도...그런데 미친듯이 뛰던 그 목적이 과연 순수했던걸까요? 항상, 진정한 나보다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과도한 욕심을 부린 나머지, <진짜 자아>는 뒷전이었어요. 나와 가족보다는 별 의미 없는 타인, 그리고 그 관계속의 얄팍한 페르소나에 지나치게 힘을 쏟아 요즘 전 녹다운 상태입니다.....

그리고 그림2, 현재, 정리와 기원 - 요즘 제일 많이 내뱉는 혼잣말이 "에고...힘들다...."  제일 많이 듣는 말이 "보약 한 재 먹지?" ^^;;;
막말로, 뽕 맞은 사람처럼 반 년이 넘게 설쳐댔으니....기력이 바닥일 때가 되었지요. 그래서 요즘은, 자제와 숙고의 시간입니다. 기운이 없으니 당연히 정적일 수도 있지만, 어찌보면 진짜 나....를 찾는 시간이라고나 할까요?

그림3, 그리고 비상!!! - 지금은 움츠려 있지만, 힘이 모이면...생각이 정리가 되면 저렇게 힘차게 뛸겁니다!!! ㅎㅎㅎ 게다가 강사님이 흰수염고래는 독특하고 상서로운 존재라 더 인상적이라고, 꼭 저렇게 개성과 힘을 지닌 미래를 대비하고 있는 거라고 치료적인 첨언까지 해주셨어요.

과거, 현재, 미래와 상관없이 숙제를 하나 받았습니다. 두 번째 그림을 보시더니....저런 패턴이 대부분의 작품에서 나오거든요. 강사님 왈, "어떻게 실그림에서 이런 그림이 나와요? ㅎㅎㅎ" 그러면서 말씀하시길, 제가 워낙 여성적인 성향이 강해서 그렇기도 하지만...뭔가, 의도된 여성성이라고 할까요? 여성화에 대한 확실한 목표의식, 강박 같은 것이 엿보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그 이유를 찾는 것. 내가 왜 나의 여성성에 과도하게 집착하는가.....그것이, 당분간의 숙제입니다.
왜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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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0-21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째 그림 맘에 들어요^^

토토랑 2005-10-22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흰수염 고래가 정말 멋져요~
눈망울도 기쁜듯 서글서글하구요 ^^*
 

CP 14점. 뭐시라? 맘씨 좋은 만두님이 이렇게 비판적인 분이셨다굽쇼? CP는 비판적인 어버이로서의 자아, 이 점수가 높을수록 이상이 높으며 독선적이고 완고하고 징벌적인데.....호오, 만두님! 무서운 분이셨군요!!! ^^
농담이구요, 그래도 여하간, 14점이라면 그다지 관용적인 성향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타인의 나쁜 점이, 좋은 점보다 앞서 눈에 쏘옥쏙 들어온다고나 할까요. (만두님의 날카로운 리뷰를 떠올려보면, 수긍이 좀 가기도....^^)

NP 15점. 역시나, 그러면 그렇지.^^ 울 만두님이 어떤 분이시라고... 양육적 어버이로서의 자아, NP 점수가 높은 분들은 한 마디로 <차/칸/사/람>. 어린이나 동물, 주변의 모든 대상을 돌보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 이해해주는...기대어 울기 좋은 포근한 어깨의 소유자들이지요.
아까, 조금은 높았던 CP 성향을 더 높은 NP 점수가 잘 덮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심하세요, 이 두 성향이 자칫 조화를 잃고 충돌하면....ㅎㅎ, '귀찮은 잔소리쟁이'라고 식구들에게 구박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A 9점. A는 성인자아, 간단하게 말하자면 '얼마나 철이 들었는가?'를 나타내는 점수입니다. 합리적, 현실적, 객관적인 사고를 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점수지요. 그러나, 높다고 좋기만 한 건 아니예요. 지나치게 높은 경우 차가운 사람, 지나치게 냉철한 일중독자의 성향을 보일 수도 있거든요.
9점이면, 야악간 낮은 수준입니다.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범주 안에서 사고하고 생활하지만, 가끔은 즉흥적이고 매우 주관적인 결정을 내리는, 그런 분.^^ 그래도 만두님은 꽉 매인 직장에서 생활하신다거나, 뭐 그런 게 아니니까 A 점수가 좀 낮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전혀 없습니다.

FC 7점. 오잉....만두님은 개방적인 개구장이는 아니었군요. FC는 자유로운 어린이 자아, 이 점수가 높은 분들은 "본능에 충실해~" 놀기 좋아하는 행동파가 많습니다. 7점이면, 앗, 자칫 '폐쇄적'이라 할 정도로 조신한 분....^^ 그리고, FC가 높은 분들은 '자기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바꿔말하면, 자신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 확률이 있다는 것이죠.
만두님, 좀 더, 본능에 충실하세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고, 만두님의 뛰어난 맛(앗, 멋)을 스스로 인정하실 필요가 있다구요. ㅡ,,ㅡ;;

AC9점. 적응된 어린이로서의 자아. 9점이면 손볼데가 없이 딱 좋은, '독립적'인 성향입니다. 만두님은 우유부단해서 주변에 휘둘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깔아뭉개며 군림하지도 않는, 적절히 독립적인 강한 분이세요!

타인의 장단점을 고루 파악하고 꼼꼼히 챙겨줄 수 있는 시선, 그리고 현실적이지만...때로는 제멋대로의 기분파,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는 데 능한 독립적인 분.  만두님. ^^
당연한 말이지만, 만두님의 자아성향은 조금은 특별한 상황(만두님의 건강, 생활 등)으로 인해 조금씩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예상 외로 낮은 FC 성향은....평소에 우리가 보던 만두님의 밝은 모습이, 실은 꽤 많은 아픔과 슬픔을 갈무리 한 후에 빚어진 강한 염원...에 가까운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여하간, 그러기에, 만두님은 알라딘을 떠나서는 안 됩니다. ^^

아시죠? 알라디너들은 대부분 NP랑 FC가 높거든요. 이런 알라디너들과 어울려 매일매일 즐겁게, 그렇게 사셔야 만두님의 자아는 평정상태를 얻을 수 있을거예요!!!!
잊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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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5-07-14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까맣게 잊고 있는 줄 아셨죠? 아녜요아녜요. 얼마나 많은 밤 괴로워하고 있었다구요.ㅠㅠ
만두님에 뒤이은 지우개님, 하루님, 이매지님, 스텔라님도 조만간....올해 안에...^^;;;

파란여우 2005-07-14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난 안해주는겨?...나도 나라는 인간에 대하여 의심을 하고 살건만.

진/우맘 2005-07-14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우님, 아직 안 했어요? ㅡ,,ㅡ;;;;
진작에 한산할 때 좀 하지!!!!(버럭~)
쬠만 기둘려봐유, 출장 갈터이니.(한숨....ㅠㅠ)

stella.K 2005-07-14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언제나오나요?

물만두 2005-07-14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컴 땜에 늦게 봤어요. 그나저나 음... 저게 다 맞아요. 저 무지 폐쇄적입니다. 원래가 그랬어요. 제 상황이 영향을 준건 더 밝아진 거라고나 할까... 음하하하 알라딘 여러분 속고 계신 겁니다^^ 너무 정확합니다요. 자아충돌... 심하죠 ㅠ.ㅠ 진/우맘님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_ _)

진/우맘 2005-07-18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니에....넹....^^;; (갑자기 그렇게 귀여운 척 하시면...^^;;;)

실비 2006-09-29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신청하면 되나요? 전 얼마든지 기다릴수 있어요.^^
 


성인의 경우, 도식화 된 상징이나 나무의 위치, 스트로크만으로 심리를 알아내기는 어렵다.
사실, 기본적으로 나는 '나무 그림'을 비롯한 많은 그림들이, 분석의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상담의 매개물, 하나의 훌륭한 도구일 뿐.
학부모님들을 모셨을 때, "자, 우리, 00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 볼까요? 가정환경은 어떻습니까?"
한다는 건, 어색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여기, 나무에 나타난 새는 엄마의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00의 마음을 나타낼 수도 있답니다. 평소에 00이와의 관계가 어떻다고 생각하세요?" 라고 접근하면,
십중팔구, 꼭꼭 숨겨둔 가정사마저도 수월하고 편안하게 풀려나오기 마련.

여튼, 나무그림에는 여러 가지 접근법이 있는데, 우리가 어제 시도한 것은 <의인화된 '나'의 나무>였다.
본인을 상징하는 나무를 그리되, 꼭 의인화해서 그릴 것.
각자의 나무를 들고 나와, 우리는 때로는 웃고, 때로는 심각하게 고개를 주억거리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어찌된 일인지 사람들이 그린 나무는 본인과 꼭, 닮아 있다. 그리고, 하나도 비슷하거나 같은 나무가 없다. 그 나무 속에 얽힌 이야기도.

자, 저것은 <의인화 된 '나'의 나무>. 하지만 사실, 나를 상징하는 나무라기 보다는, 나의 이상형을 상징하는 나무라는 편이 맞다.
제목은 보시다시피, <사랑의 여신> ^^;;

美와 愛, 모성과 여성이 편안하게 조화를 이룬, 그런 우아하고 신비한 나무를 그리고 싶었다.

가슴에서는 푸른 색과 붉은 색, 음과 양이 녹아들고(사랑), 그 바로 아래서는 푸르름을 머금은 노란빛이, 배아의 잉태를 상징한다.(모성) 마치 앵무새의 깃털 같은 이마와 작은 나뭇잎이 달린 긴 속눈썹(아름다움)과 더불어 부드러운 결의 곡선들.....저 곡선들을 그리면서, 얼마나 마음이 편안해 지던지.^^ 게다가, 수채 색연필은 내 성향과 딱 맞아떨어지는 근사한 재료다.

나중에, 일러스트를 배운다면, 저 소품을 크게 확대해서 그려보고 싶다.
최근의 그림 중 가장,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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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6-10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멋있네요^^

水巖 2005-06-10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자화상에서부터 심상치 않다고 느꼈에요. 그리고 서양화가 이광하와 박진모 그림을 보시는 안목에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고마워서 이 두사람의 이야기 제 서재에 올렸습니다. 시간 있으실때 한번 다녀 가세요.

딸기엄마 2005-06-10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주인장들에겐 놀랄 일이 무궁무진하네요. 만화도 근사했었는데 이런 그림까지.....도대체 진/우맘님이 못하는 일이 뭔가요?

2005-06-10 1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5-06-10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멋진 그림이예요.

진/우맘 2005-06-10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고맙....^^
속닥님> 사랑해요!!!!
지우개님>뭐, 이것도 만화같잖아요.^^;;
수암님> 안목이라뇨, 말도 안 되구요, 그냥 '이쁜 그림' 좋아할 뿐입니다. 신경써서 페이퍼까지 올려주셨다니, 너무 감사해요.
만두님>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