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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 + 그림책 즐거운 e만남
김양현, 김향미 지음 / 프리미엄북스 / 2003년 1월
평점 :
절판
우선 이유식과 그림책이라는, 아이 키우기에 있어서 가장 고민되는 두 가지를 어울러 펴냈다는 기획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 책에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첫 번째 이유는, 규칠맘과 뽈뽈맘이 요리연구가나, 출판사 대표가 아닌 평범한 엄마들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글쎄, 이유식과 그림책에 대한 열정을 보면 마냥 평범하다 할 순 없지만^^;) 그리고 그 엄마들이 직접 자기 아이에게 먹여본, 읽혀본 이유식과 책이라는 점...자기 아이에게 줘보았다는 사실보다 더 신뢰가 가는 것이 있을까요?
규칠맘의 이유식은 까다롭지 않아서 좋습니다. 몇 개월 이전엔 이런 영양소를 소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이것과 이것은 먹이면 안 되고...하는 식이 아닙니다. 아기가 받아들일 수 있겠다...싶으면 천천히 먹여보는 여유 있는 자세는 영양소와 세균에 노예가 되어 버린 듯한 요즘 엄마들의 지나친 깐깐육아에 경종을 울려주는 듯 합니다.
또, 쉽고 재미있습니다. 우리 아기 입에 들어갈 음식이라 재미있는 건지, 밥하는 건 귀찮아도 이유식 만드는 건 신이 납니다. 규칠맘이 일러준 대로 하루 정도 투자해서 밑재료만 준비해 놓으면 한 달도 넘게 거뜬히 다양한 이유식을 먹일 수가 있습니다.
사실, 엄마는 흥이 나서 이것저것 만들어 대는데 지금 우리 아기는 이유식을 그다지 즐겨 먹지는 않습니다. 일정한 시간, 기분 좋은 시간에 먹여야 하는데 직장맘은 그게 쉽지 않잖아요. 하지만 공부 없이 무작정 시도했다가 '애가 안 먹으니까’포기해 버렸던 첫째와 달리 지금은 끈기 있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중기 이유식, 후기 이유식이 몇 달 늦어지더라도 엄마가 정성들여 만든 이유식을 줘야 하는 이유를 이젠 확실히 알고 있으니까요. 그런 믿음도 규칠맘에게서 배웠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초기․중기․후기의 월령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서 매번 당근이의 생일을 찾아 헤매야 한다는 것입니다. 월령과 거기에 해당되는 이유식을 권말에 표 한 장으로 마무리 해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요. 또 하나만 더 욕심을 부리자면, 가격을 조금 더 올리더라도 뜯어서 냉장고에 붙일 수 있는 간단한 이유식 래시피를 부록으로 끼워 준다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머리 나쁜 엄마가 새로운 시도를 할 때마다 책을 뒤지는 수고를 안 해도 될텐데 말이예요.^^
그림책 부분은 이유식보다 더욱 마음에 듭니다. 사실, 여러 가지 그림책을 소개하고 있기에 계열성이 없이 조금 산만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림책에 대한 무궁무진한 길들의 출발점이 된다고나 할까요. 뽈뽈맘이 소개해 준 엄마가 읽어보면 좋을 책을 찾아 읽고, 그 여러 책들이 공통으로 추천하는 책을 골라 사고, 응용활동을 따라 하고...그런 과정 중에 틈틈이 돌아와 뒤지게 되는 책입니다. 말하자면, 그림책 백과사전인 셈이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치 있는 점은 뽈뽈맘이 소개해준 것이 두 아이, 적어도 그 중 한 아이와 그 책을 직접 체험해본 뒤의 감상이라는 것입니다. 출판사, 그림책 전문가들의 리뷰도 가치 있고 훌륭하지만, 막상 엄마가 책을 사서 아이와 읽어보면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반응이 나올 때가 많습니다. 뽈뽈맘의 리뷰는 그런 시행착오를 조금이나마 줄여주지요.
이 책을 200% 활용하려면 꼭 포스트 잇도 함께 장만 하세요. 이유식 조리법이 나온 페이지마다 ‘닭죽/시금치죽’하고 이름을 적어 끼워놓으면 필요할 때 금방 펼쳐볼 수 있어 좋습니다. 관심 있는 그림책이나 활용법에도 물론 끼워 놓으면 좋구요. 하지만 이유식과는 색깔을 달리 하는 것이 보기에 편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