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 & 사진 수정 편집 확실히 배우기 - 할수있다!
조현재 외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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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는 상당한 기계치라 대부분의 기계를 두려워(?) 하지요. 그런데 둘째 아이가 태어나면서 예쁜 내 아이의 사진을 찍어주겠다는 강력한 동기가 용감하게 디카에 덤비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설명서를 열심히 읽어도 막상 아이 사진 찍을 때는 언제 플래시 맞추고, 모드 맞출 짬이 있습니까? 무작정 찍었지요. 그러고는 화면으로 보니 실내라 그런지 컴컴...한게 기대 이하더군요. 누가 포토샵으로 수정하면 된다기에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어 도서관에서 포토샵 책을 빌렸습니다.

하지만, 공부하면 할수록 '이건 아니다...'싶더라구요. 포토샵이 사진 편집에 용이한 건 사실이지만, 그 주요 기능이 디자인인지라 포토샵 책으로는 제가 원하는 사진 편집의 기본 기술을 쉽게 터득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디카 카페에 들어가 추천받은 책이 이것이었죠. 사실, 고민은 좀 했습니다. 책 값이 만만치 않잖아요. 하지만 이구동성 제 값을 한다기에, 게다가 1만원 인화권도 준다기에 구입했지요. 결과요? 만족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봤냐구요? 아니죠~ 애엄마가 그럴 시간이 어디있겠어요. 하지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필요한 부분만 쏘옥 쏙 뽑이 읽고는 쓰윽 쓱 따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진이 어둡다? 사진 밝기 조정하는 페이지를 찾아 펴면 되지요. 뽀샤시한 사진을 원한다? 뽀샤시하게 만드는 법을 따라 하면 됩니다. 물론, 포토샵을 체계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터라 가끔은 이해할 수 없는 시행착오로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못 얻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책의 오류보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은 제 잘못일 것 같네요.

책은 크게 사진 찍는 법과 찍은 사진 수정 법으로 나눠 지는데요, 제 디카는 자동이라 찍는 법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수동 카메라 위주로 설명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슬쩍슬쩍 넘겨 보고는 고수들의 대화 내용도 어렴풋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권말에 요약정리나 디카 구입법, 100문 100답 등도 상황에 따라 많은 도움이 되었지요. 디카 왕 초보부터 수동카메라를 장만하고 세상을 다 찍겠다 포부를 품은 예비고수까지, 누구나 잘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참, 인화권으로 인화도 해봤는데요, 꽤 많은 사진을 멋지게 뽑을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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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빠 닥터 푸르니에
장 루이 푸르니에 지음, 김남주 옮김, 이형진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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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닥터 푸르니에, 분명 미워해야할 사람인데도 어느결에 그가 이해되고, 그의 어이없는 유머에 웃음짓고 있는 나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권말에 보니 이런 느낌이 나만의 것은 아니더군요.

왜 많은 이들이 그런 느낌을 받았을까... 생각해보니, 그것은 아마도 글쓴이의 심정이 글에 잘 배어들었기 때문인 듯 합니다. 이제 성인이 된 글쓴이가 아버지를 이해했기 때문에 독자들도 그를 은연중에 이해하게 되고, 그럼에도 어린 시절 사랑받지 못한 상처가 크기에 어느 순간에는 그를 미워하게 되는 것이겠죠.

그나저나, 참으로 지독한 반어법입니다. 투명한 동심의 거울에 비친 닥터 푸르니에의 기행에 순간순간 숨이 멎을 듯 화가 났습니다. 저녁식탁에서 '장난으로' 손목을 그어 자살을 기도하는 아버지라니... 하지만 처음에는 마냥 화가 나고 어이가 없던 기행들이 되풀이될수록 정말 괴롭고 고통스러운 것은 나라고 부르짖는 닥터 푸르니에의 외침이 마음에 와 닿는 것 같더군요.

마지막에 정말 실존하는 '행복했던 시절'의 사진과 지은이의 용서의 말은 그동안 정리되지 않았던 모든 감정을 일시에 완결지어 주는 힘이 있습니다. 대단한 작가입니다. 짧은 글에 그토록 많은 감정을 실어 내고 또 그 감정들을 몇 줄로 단번에 마무리 하다니! 그러기에 읽는 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글 속에 사로잡힙니다.

쉽게, 빨리 읽히지만 오래가는 여운을 남기는 좋은 책입니다. 작가는 오랜 시간을 들여 아버지를 이해하고 용서한 듯 보이는데, 저는 어떻게 될지...역시 많은 시간을 들여야 그 답이 보일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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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4-27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못 읽어 봤는데 보관함에 담이두고 고민 중이랍니다. 별 다섯개로 푸짐한 점수릏 주신 걸 보니 사서 읽어도 되겠네요.^^

진/우맘 2004-04-27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괜찮았어요. 작품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아무 기대 않고 읽었기 때문일까? 별 다섯 개는 그냥 잊어버리시고 읽으시는 게 좋겠네요. 기대를 잔뜩 했다가 실망하면 안 되잖아요.^^
 
삐뽀삐뽀 119 소아과 (개정11판) - 2005년 대한의사협회 선정추천도서 삐뽀삐뽀 시리즈
하정훈 지음 / 그린비라이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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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하정훈, 하정훈하기에 막연한 호기심으로 도서관에서 대출을 했습니다. 윽, 책 무게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백과사전다운 위용을 자랑하는 그 두께에 '이걸 과연 다 볼 수 있으려나...'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우려는 잠시, 한 번 읽기 시작하니 칭얼대는 아이를 엎고 서서까지 읽게 되더군요. 평소 아이 키우면서, 병원다니면서 궁금하던 점을 어찌 그리 속 시원하게 긁어주던지. 이유식이나 아이의 심리와 관련된 부분도 유익했지만 무엇보다도 도움이 되었던 것은 아이가 아플 때의 증상 별로 나누어진 대처법들이었지요. 첫째가 네 살이 되었는데도 변비에는 우유를 많이 먹어야 한다고 믿고 있었던 제가 한심해지더군요.

결정적으로 이 책의 도움을 받은 것은 둘째가 2차 뇌수막염을 맞고 보챌 때였습니다. 예방주사 후유증은 처음 겪는 일이라 잠시 당황했으나 책을 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읽고는 약국에 가서 타이레놀 시럽을 사와 먹이고, 냉찜질(은 시도했으나 아기가 싫어해서 못 해줬어요^^;)을 하려다 보니 어느새 색색 잠이 들었더군요. 아기에게도 유익하지만, 무엇보다도 믿는 구석(= 이 책)이 있으니 제가 한 결 더 차분하게 대처를 할 수 있었습니다.

몇 번 재대출해서 읽긴 했지만, 읽었다고 다가 아니라 장만해 놓는것이 좋을 것 같더군요. 그래야 다음에 또 아이가 아프면 얼른 뒤져보게 되지요. 전 여동생들이 많은데, 동생이 임신한다면 제일 먼저 사주고 싶은 책입니다. '제 아이라면 이렇게 하겠습니다.'하는 소아과 의사를 한 권(?) 곁에 두면 한결 마음이 편안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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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 + 그림책 즐거운 e만남
김양현, 김향미 지음 / 프리미엄북스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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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유식과 그림책이라는, 아이 키우기에 있어서 가장 고민되는 두 가지를 어울러 펴냈다는 기획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 책에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첫 번째 이유는, 규칠맘과 뽈뽈맘이 요리연구가나, 출판사 대표가 아닌 평범한 엄마들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글쎄, 이유식과 그림책에 대한 열정을 보면 마냥 평범하다 할 순 없지만^^;) 그리고 그 엄마들이 직접 자기 아이에게 먹여본, 읽혀본 이유식과 책이라는 점...자기 아이에게 줘보았다는 사실보다 더 신뢰가 가는 것이 있을까요?

규칠맘의 이유식은 까다롭지 않아서 좋습니다. 몇 개월 이전엔 이런 영양소를 소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이것과 이것은 먹이면 안 되고...하는 식이 아닙니다. 아기가 받아들일 수 있겠다...싶으면 천천히 먹여보는 여유 있는 자세는 영양소와 세균에 노예가 되어 버린 듯한 요즘 엄마들의 지나친 깐깐육아에 경종을 울려주는 듯 합니다.

또, 쉽고 재미있습니다. 우리 아기 입에 들어갈 음식이라 재미있는 건지, 밥하는 건 귀찮아도 이유식 만드는 건 신이 납니다. 규칠맘이 일러준 대로 하루 정도 투자해서 밑재료만 준비해 놓으면 한 달도 넘게 거뜬히 다양한 이유식을 먹일 수가 있습니다.

사실, 엄마는 흥이 나서 이것저것 만들어 대는데 지금 우리 아기는 이유식을 그다지 즐겨 먹지는 않습니다. 일정한 시간, 기분 좋은 시간에 먹여야 하는데 직장맘은 그게 쉽지 않잖아요. 하지만 공부 없이 무작정 시도했다가 '애가 안 먹으니까’포기해 버렸던 첫째와 달리 지금은 끈기 있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중기 이유식, 후기 이유식이 몇 달 늦어지더라도 엄마가 정성들여 만든 이유식을 줘야 하는 이유를 이젠 확실히 알고 있으니까요. 그런 믿음도 규칠맘에게서 배웠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초기․중기․후기의 월령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서 매번 당근이의 생일을 찾아 헤매야 한다는 것입니다. 월령과 거기에 해당되는 이유식을 권말에 표 한 장으로 마무리 해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요. 또 하나만 더 욕심을 부리자면, 가격을 조금 더 올리더라도 뜯어서 냉장고에 붙일 수 있는 간단한 이유식 래시피를 부록으로 끼워 준다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머리 나쁜 엄마가 새로운 시도를 할 때마다 책을 뒤지는 수고를 안 해도 될텐데 말이예요.^^

그림책 부분은 이유식보다 더욱 마음에 듭니다. 사실, 여러 가지 그림책을 소개하고 있기에 계열성이 없이 조금 산만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림책에 대한 무궁무진한 길들의 출발점이 된다고나 할까요. 뽈뽈맘이 소개해 준 엄마가 읽어보면 좋을 책을 찾아 읽고, 그 여러 책들이 공통으로 추천하는 책을 골라 사고, 응용활동을 따라 하고...그런 과정 중에 틈틈이 돌아와 뒤지게 되는 책입니다. 말하자면, 그림책 백과사전인 셈이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치 있는 점은 뽈뽈맘이 소개해준 것이 두 아이, 적어도 그 중 한 아이와 그 책을 직접 체험해본 뒤의 감상이라는 것입니다. 출판사, 그림책 전문가들의 리뷰도 가치 있고 훌륭하지만, 막상 엄마가 책을 사서 아이와 읽어보면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반응이 나올 때가 많습니다. 뽈뽈맘의 리뷰는 그런 시행착오를 조금이나마 줄여주지요.

이 책을 200% 활용하려면 꼭 포스트 잇도 함께 장만 하세요. 이유식 조리법이 나온 페이지마다 ‘닭죽/시금치죽’하고 이름을 적어 끼워놓으면 필요할 때 금방 펼쳐볼 수 있어 좋습니다. 관심 있는 그림책이나 활용법에도 물론 끼워 놓으면 좋구요. 하지만 이유식과는 색깔을 달리 하는 것이 보기에 편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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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성석제 지음 / 창비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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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 책으로 성석제를 처음 만났습니다. 자꾸 그의 이름이 귀에 들려오기에 도대체 어떤 작가인지 궁금해진거죠.

사실, 책이 손에 들어오기 전에는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가 장편소설인 줄 알았습니다. 소설집인 것을 알고는 잠시 당혹스러웠죠. 전 단편소설은 잘 읽지 않습니다. 여러 작가의 작품이 섞여있는 단편집은 덮고 나면 도통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서 싫구요, 한 작가의 작품집은 줄거리만 조금씩 다르지 결국 남는 느낌은 온통 매한가지라서 싫구요.

그런데 어, 성석제의 단편은 좀 느낌이 다르더군요. 기존의 단편집들을 읽고 나면 '정서', 말하자면 작가 혹은 작중 인물의 심리적인 흐름들이 먼저 다가왔는데요 성석제의 단편들은 '인간'이 먼저 다가오더라구요. 짧은 단편인데도 몇 권짜리 장편 못지 않게 주인공, 혹은 주변인물에 생동감이 있어요. 이런 느낌은 특히 선두에 선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에서 두드러져서 다른 작품도 그런 시각으로 보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서평을 쓰신 다른 분들 중에도 비슷한 의견이신분들이 있던데, 맞아요, 그렇게 신선하거나 놀랄만큼 충격적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천하제일 남가이를 읽으면서 저도 내내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를 생각했으니까요. 접근방법이나 소재가 좀 심하게 비슷하더군요. 그리고 황만근은요, 아Q정전 생각난다는 분도 계시던데 저는 그것보다는 이문열의 '아가'가 생각났어요. 그 주인공 당편이 말이예요. 여러 가지 에피소드나 주제가가 있는 것부터 결국은 그 모자란 행각이 몇 몇이에게는 깊은 깨우침을 주는 것도 흡사하잖아요?

하지만, 제가 내린 결론은 그런 작은 단점(? 단점 맞긴 한가?)에도 불구하고 성석제라는 작가가 그냥 넘길 인물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단편집 한 권으로 이렇게 묵직한 존재감-자신의 작가적인 성향-을 건네는 작가는 자주 만날 수 있는게 아니거든요. 읽은 밑천이 아직 한 권뿐인지라 그 작가적 성향이라는 것을 뭐라 설명할 수는 없네요. 몇 권 더 열심히 읽어봐야죠 뭐. 누가 '재미나는 인생'을 읽고 그렇게나 많이 웃었다니, 제 다음 행보는 그쪽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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