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빌 게이츠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하는 법 - 코로나19로부터 배운 것 그리고 미래를 위한 액션 플랜
빌 게이츠 지음, 이영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부가 거리 두기를 해제하고, 인원 제한을 없어고 이제 술집과 식당에는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즐기기 시작합니다.

거리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습니다.

코로나 증가율이 감소하고, 치명적인 즉 중 환자와 사망자가 거의 나타나지 않게 되자

정보 눈 코로나를 또 다른 질병처럼 다루기 시작합니다.

사람들도 처음과 다르게 감기처럼 금방 낫는다고 생각하며

호들갑스럽게 조심하던 예전 생활을 모두 잊은 채 살고 있습니다.

참, 신기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를 추적하고 동선을 공개하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이젠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으면 친구가 없다는 농담을 할 정도로 익숙해졌습니다.

한편으로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며 살아도 될까? 하는 걱정이 들곤 합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때마다, 혹시나 하는 마음

아직도 저는 꼭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사람이 많은 곳을 이용하지 않습니다.

이럴 때에는 대범함 보다 예민함이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 책은 2015년부터 전염병의 위험성을 꾸준히 주장하고 연구한 빌 게이츠의

코로나19에 대한 시작과 과정 그리고 이후에 대비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빌 게이츠는 이미 TED 강연과 여러 보고서에서 인류를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은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라고 여러 차례 주장했었습니다.



 

총 9장으로 구성된 책은 코로나로 인해 변화된 생활과 코로나를 밝히는 과정, 대처하는 것들

그리고 기본 조치 방법과 국가에서 해야 하는 관리 방법, 백신 개발,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하는 액션플랜 등

코로나 전반을 두루두루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이 화제가 된 것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빌 게이츠가 쓴 책임에서도 있지만

몇 년 전부터 호흡기 전염병의 위험성을 꾸준히 주장한 그의 과거 인터뷰와 강연들이 이제야

인기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것 때문에 코로나19를 빌 게이츠 재단에서 만들었다는 루머가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책을 통해 아웃브레이크 - 애피대멕 - 팬터믹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특정지역에 유행하는 전염병 - 한 국가 혹은 더 넓은 지역에 유행하는 전염병 - 전 세계 퍼진 전염병

코로나팬터믹은 전 세계가 고통받는 전염병이었습니다.

책을 보다 놀란 사실 하나,

초기에 전염병을 통제하지 않는다면,

100명이 전염병에 갈리고 약 100일 후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옮긴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전염병이 초기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류가 멸망하는데 100일 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아웃브레이크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팬터믹은 필연적이지 않다.

빌 게이츠 넥스트 팬터믹을 대비하는 법 P26

빌 게이츠가 모든 것의 정점에 있는 그가 자선 사업 그것도 전염병 퇴치에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은

믿지 않는 사람도 있고 더 큰 음모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원래 인간은 음모론을 좋아하는 DNA를 탑재하고 태어난 건지도 모릅니다.

빌 게이츠가 재난에 대비하는 이유는 가진 자로서 공공의 선, 더 나아가 인류의 생존을 위해

힘쓰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당연히 선진국을 제외한 많은 국가들은 아직도 수많은 전염병에 의해 많은 이가 죽고 있습니다.

그 들 중 대부분은 어린아이라고 합니다. 이 사실에 가슴 아파하는 이가 있고, 월급에 얼마를 기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빌 게이츠는 아예 재단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그들을 구제하는 사업을 합니다.

역시 세계 최고의 부자는 다릅니다.

전염병을 발견하고, 감시하고, 보고하는 일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일상적인 질병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같은 시일 내에 비상식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나타난다면

의료인은 즉각 보고를 통해 이유를 밝히고 아웃브레이크에서 끝날 수 있도록 통제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가 팬터믹으로 커진 것은 초기 중국에서 발명한 원인 모를 폐렴에 대한 보고를

중국 정부가 무시하고 은폐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많습니다.

중국은 우한이 첫 발병지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뭐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시작이 어디였는지!

과잉 대응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처음 정부가 인원 제한, 원격수업, 운영시간 통제 등을 시작할 때 과잉통제라며

불만을 가진 목소리들이 많았습니다.

한편으로는 다른 나라처럼 집 밖으로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고요.

일단, 빌 게이츠에 보고서에 의하면 초기 대응을 잘 한 나라는 한국이 꼽히며 이후 다른 나라의

코로나 대응 모델이 될 정도로 우수한 대응 및 관리 시스템을 보여줬습니다.

이 점은 저도 많이 느꼈습니다.

신속한 코로나 검사 코로나 확진자 격리, 백신 보급 등 정부의 노력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과잉 대응이다 혹은 자영업자 죽이는 정책이라고 하지만

돈보다 중요한 건 목숨이니 과잉 대응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코로나19를 마지막 팬터믹으로 만드는 액션 플랜"을 제시합니다.

  1. 7일 안에 모든 국가, 모든 사회가 새로운 전염병을 감지하고 조치를 시작하라!

  2. 전염병이 팬터믹으로 번지지 않도록 100일 안에 막아라!

  3. 6개월 안에 전 세계 모두에게 충분할 만큼 백신을 만들어라

앞으로 어떤 전염병이 또 인류를 위험에 빠지게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일로 배운 것들이 있습니다.

이 경험들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 믿으며,

제가 사는 동안 팬터믹은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면 좋겠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가 선택을 강요하는가? : 여성, 엄마, 예술가 사이에서 균형 찾기 - What Forces Women Artists to Give Up: Balancing Being a Woman, Mother, and Artist
고동연.고윤정 지음 / 시공아트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성에게 있어 사회는 관용을 베풀 준비가 되어 있는가?

모든 사회의 정점에는 아직 남자들의 의자만 놓여있다.

무엇인가 결정하고,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울타리를 만드는 것도

그 들의 결정에 따른다.

남자 여자 편 갈라 싸우자는 것이 아니라, 아직도 사회는

여성들이 살기에 다소 불편한 제도와 관습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출산과 육아의 몫은 여전히 엄마라는 암묵적인 약속

어느 순간 유리천장에 갇혀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현실

많이 변했다는 것을 안다.

여성 대통령, 여성 총리, 장관, CEO 등

능력으로 각 분야의 정점에서 삶을 개척한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분야에서 소외받고 차별받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이번에는 예술가로서 엄마와 아내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며

살아가는 11명의 여성 예술가를 만나는 책을 읽었다.

내가 여자라서가 아니라, 엄마라서가 아니라

그저 평범한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경험한 일들이 작가들의 경험과 비슷해서 어느 분야든

아직도 워킹맘에게 넉넉하지 않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열한 명 작가들의 한국 여성 미술에 대한 역사 기록

열한 명의 작가들은 ‘한국 여성 미술’의 상징과 같은

70-80대 작가들부터 대학에서 여성학을 배우고 여성 미술의 태동을 목격했으며

민중 미술에도 가담했던 50대 작가들,

마지막으로 현재 한참 육아와 작업 활동을 펼치고 있는 40대 작가들까지 다양하다.

저마다 예술을 하게 된 계기, 지향하는 바, 표현 방법은 다르지만 공통점도 많다.

솔직한 경험담과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펼쳐 나간

예술 세계는 독자들로 하여금 바로 나의 이야기라고 느끼게 만들기 충분하다

. 또한 어머니, 선배, 친구와 뜨거운 포옹을 나눈 듯한 힘을 준다.

(발췌, 출판사 책 소개)

'언니들은 아직도 달린다'로 시작하는 1장과

'여성의 연대가 시작되다'로 구성된 2장

마지막 3장은 동등하다는 환상 : 말과 행동의 이중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1장은 한국 여성 미술의 선구자이자 회화, 사진, 설치, 장소 특정적 작업에 이르는

예술적 장르를 개척한 윤석남, 박영숙, 홍이현숙을 대상이다.

2장에서는 50대 후반의 정정엽과 50대에 막 들어선 ‘공간:일리’,

그리고 ‘사공토크’의 대표 작가, 부부 작가 듀오 진달래의 일원인 작가 진달래, 설치 작가 김시하를 인터뷰했다.

이들40대 후반을 지나서도 작업을 지속하는 여성 작가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들에게 한국 미술계의 변화가 작가에게 어떻게 투영되었고 이들은 생존을 위해 어떤 전략을 사용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3장에서는 1970년대 후반 출생으로 현재 한참 육아와 작업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정직성, 김도희, 조영주, 국동완 작가를 인터뷰했다. 여성 작가가 성공하기 위해서 결혼이나

육아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성공한’ 동료 여성 싱글 작가의 예를 보면서 뼈저리게 경험한 세대다.

따라서 우리 시대 여성 미술의 의미, 여성성을 다루는 방식, 육아의 의미를 새롭게,

그러나 보다 현실적으로 정의해 가고 있다.

(발췌, 출판사 책 소개)

 

나도 내가 네 살 때 그림을 시작했고, 사회 활동을 마음껏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면 '못된 엄마'이고 '못된 여자'라고 할 수 있죠

누가 선택을 강요하는가

여성의 사회 활동, 직장 생활이 왜 죄책감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궁금해졌다.

한편으로 남편들도 남성들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일하는 순간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함을

불편한 죄책감으로 느끼는지도 궁금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출산과 육아는 새로운 생명을

잇는 고귀하고 숭고한 행위이다.

그 생명을 잇는 출산이

여성에는 사회적 단절을 의미한다는 것이

참 우습게 느껴졌다.

살림에 대한 합의에 여성은 어디 있었을까?

82년생 김지영이 책으로 영화로 크게 화제가 되자

남자와 여자로 나뉘어 싸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여성을 피해자처럼, 남성을 가해자처럼 만들었다며

주변의 남성들이 많이 억울하다고 주장을 했었었다.

왜 그 책을 읽고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난 그 책을 읽고, 여성의 역할을 강요하는 사회적 강요 속에

여성의 과연 어디쯤 있는 것이었는지 궁금해였는데

사회가 만들어 낸 규율,

사회를 이어나가야 하는 관습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우리들은 어디에서 서성이고 있는 건인지.

물론 나는 참 운이 좋았다.

만삭까지 일을 하고 아이가 약 5개월이 되자마자

회사에 복귀할 수 있었다.

아이 아빠가 일 년 육아휴직을 신청했고 나 대신 열심히 육아를 해줬었다.

나 같은 경우가 흔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비록 든든한 내조를 받았음에도

부족함에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일을 다시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었다.

사회와 단절되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나라는 존재가 굳건하게 버틸 수 있었었다.

#결혼과 출산을 숨기는 여성 작가들

책을 읽다가 놀랬던 사실은 아직도 여성 작가들 자신의 결혼과 출산 사실을

굳이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술가의 경우 자신의 작품을 누군가 구매해 줘야 지속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

구입하는 사람의 경우 작가와 작품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성의 경우 결혼 후 출산으로 활동을 그만두거나 단절되는 경우가 많아

투자 대상자로서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좋은 작품을 만들고, 그리고, 찍어내어도

작가가 아닌 여성으로 판단 받아야 하는 그 내들의 속 사정이 참 안타까웠다.

#여성, 엄마, 예술가의 정체성의 균형점

이 책은 여성으로 예술가로 살기 힘든 한국을 토로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비난을 쏟아내는 험담이 아니라

예술을 통해 잘못된 관습에 맞서고,

여성으로 강요를 당하는 사회에 항거하는 순수한 행위에 대한 기록이다.

#예술이 필요한 이유

우리는 역사를 시와 소설을 통해 그림과 사진을 통해 배운다.

역사적 나열로 가득한 신문기사보다

그 시대를 표현했던 예술가들의 사유를 통해

시대의 고민들을 함께 나누려고 한다.

여성이 아니라 그냥 작가이다.

왜 남성 작가라고 지칭하지 않으면서

여성작가라고 구분하려고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가끔 삐쭉 튀어나오는 말과 생각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아직 엄마라는 것 아내라는 것 그 역할에 대해 자유롭지 못한 사회에 있다는

일종의 저항인 것 같다.

#변하고 있다. 우리는 나아가고 있다.

각자의 분야에서 여성과 엄마 직업인으로 균형점을 잘 찾아 살아가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내 주변에도 모든 역할을 잘 수행하며,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고, 노하우가 공유되고

그런 이들이 관습을 깨어나간다면

우리가 사는 사회의 더 많은 것들을 껴안아 줄 수 있지 않을까?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쓴 솔직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가 선택을 강요하는가? : 여성, 엄마, 예술가 사이에서 균형 찾기 - What Forces Women Artists to Give Up: Balancing Being a Woman, Mother, and Artist
고동연.고윤정 지음 / 시공아트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직은 남아 있는 여성으로 겪은 차별을 어떻게 예술로 표현했는지 알게 된다면, 아 예술이란 원래 저항의 역사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법소녀는 왜 세상을 구하지 못했을까? - 소녀가 소비하는 문화, 그 알려지지 않은 이면 이해하기
백설희.홍수민 지음 / 들녘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즘은 책을 읽기 전 제목과 책에 대한 간략 소개를 보고 아, 이 책을 얼마나 걸리겠구나 하고 계획을 세워본다.

에세이인지, 소설인지, 자기 계발서인지 혹은 인문서적인지 분야 중에 가장 오랜 시간을 예상한 것은 역시

사회 정치 분야이다.

배경지식이 부족하고 사회 정치 문제는 각자의 의견과 주장에 대한 입장이 전혀 다른 경우가 많아 한 쪽의 의견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이 책을 받아보고 첫 장을 열기 전까지 어렵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웬걸, 첫 장부터 너무나 쉽게 읽혀서 어어어 이게 아닌데? 하면서 술술술 읽어 나갔다.



디즈니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게임, 마법 소녀 애니메이션, 문학, 아이돌이라는

다섯 가지 대주제를 가지고 총 15가지 화두를 제시한다

각 주제별로 우리가 당연하게 누렸던 문화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내어 저자가 던지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데,

이것이 참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른다.

일요일 아침이면 졸린 눈을 비비며 TV 앞에 앉았다. 디즈니 만화를 보기 위해서였다.

만화가 흔하지 않던 시대에 태어나서 즐길 수 있는 만화는 디즈니 시리즈와

머털도사, 배추도사와 무도사가 전부였던 것 같다.

조금 자라 고학년이 되고 중학교 올라갈 때쯤 세일러문이, 천사소녀 네티가, 웨딩피치가 한꺼번에

방영되었고 하교 후 한 편도 빼놓지 않고 시청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런 의심 없이 보았던 만화영화들.

동화되어, 함께 꿈을 꾸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만나게 되니 새롭기도 하고

만화 속에 숨어 있는 이면을 알게 되어 씁쓸하기도 했다.

남자들에 만들어진 소녀 문화,

역사 속에서 여자들의 소외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경제에서 정치에서 역사에서 여자는 언제나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잘 보이지 않는다.

대학시절 여성학을 교양으로 선택해 들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 배웠던 내용은

"제도와 관습 잘못된 관행에서 차별받고 소외 당한 여성에 대한 싸움"에 대한 것들이었다.

지금처럼 남자 vs 여자 싸움이 아니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우리가 싸우는 대상이 남자로 바뀐 것이. 마치 누군가 이간질하듯이 교모하게 말이다.

놀이와 게임, 문학에서 소외 당한 여자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넓게 보면 이건 어린아이에 대한 문제라고 말한다.

저자는 어른들의 소비 대상으로 전략한 아이들의 문화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철저하게 배제된 어린이들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장 약한 존재로서 소외 당한 그중에서 더욱 소수로 존재하는 소녀라는 문화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여러 번 놀라기도 했고 먹먹해지기도 했다.

왜, 세일러문이 변신을 할 때 알몸 실루엣으로 변하는지 다른 여자 주인공들의 옷들이 그렇게 짧은지

여자 주인공들은 마법을 갖고 있으면서도 스스로를 구하지 못하는지 의심해 본 적이 없다.

시장 페미니즘이란 간단히 말해 시장이 제공하는, 대중에게 ‘잘 팔리는’ 여성주의적 메시지입니다. 가부장제를 직접 공격하기보다는 자본주의를 포함한 현 체제에 도전하지 않는 개인적인 성공, 권력, 자율성에 중점을 두지요. 쉽고 단순하고 친절하고 부드러운 페미니즘. 이것이 바로 대중 친화적인 시장 페미니즘의 특징입니다.

시장 페미니즘은 여성주의적 메시지를 누구나 소비할 수 있고, 소비해야만 하는 하나의 브랜드로 재구축합니다. 물론 여성주의적 메시지는 널리 퍼질수록 좋지요. 그러나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소비되려면 여성주의의 예쁘지 않고, 매력이 떨어지며, 친근하지 못한 메시지들은 소거되어야 합니다. 인기가 많으려면 모나서는 안 되거든요.

_「세일러 문은 왜 세상을 구하지 못했을까?」에서

지구를 구하고 더 나아가 우주를 구하는 남자 주인공 만화들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우리의 소녀들은 동네 강아지를 구하거나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고 있었을까?

남성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여성 주인공의 존재는 물론 언제나 유의미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인물들이 갖고 있는 위험성 또한 경계해야 합니다. 이 여성 인물들이 지닌 초현실성이 현실에 존재하는 성차별의 가림막으로 작용하기 때문이지요. 무수한 여성 영웅이 실존해왔음에도 성차별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채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선 안 됩니다. _「소녀 영웅 뒤에 가려진 성차별의 그늘」에서

 


#잘못 그려지는 아동, 청소년 문화에 대한 생각

동화를 공부할 때 가장 어려웠던 것은 나는 이미 어른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었다.

그 나이 때 내가 무엇을 고민했는지 도통 기억나지 않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를 쓸 수가 없었다.

현재 동화와 청소년 문학 또한 철저하게 어른들의 시선으로 쓰이고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 문화에 아이들이 없다니.

잉꼬 없는 붕어빵이고 고무줄 없는 팬티라니.

모든 것들의 결정권을 어른들이 갖고 흔들고 있다는 것이 생각해 본다.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무거운 내용을 끄집어 낸다.

휙 하고 단지 미끼를 문 물고기가 아주 묵직하여 잡기가 쉽지가 않다.

책을 읽고 나서도 여러 번 고민을 했다.

과연 내 아이에게 어떤 만화를 보여주고 어떤 색깔을 옷을 입혀야 하는지

혹은 자연스럽게 발레를 시켜야지 하는 내 생각조차도 사회가 만든 관념에 따라 결정한 것인지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길거리를 걷다 보면 나보다 화장을 잘하는 초등학생들이 눈에 띈다.

나도 모르게 혀를 차고 만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화장품을 사고 화장을 하며 노는 것 또한 놀이처럼 만들어진

어린이들이 문화에서, 어른들이 만들어낸 애니메이션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소름 끼치는 밤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법소녀는 왜 세상을 구하지 못했을까? - 소녀가 소비하는 문화, 그 알려지지 않은 이면 이해하기
백설희.홍수민 지음 / 들녘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당연하게 알고 있는 것과 받아들임에 대한 위험함에 대해 경고하는 힘을 길러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