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재구성
하지현 지음 / 궁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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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산 것은 순전히 저자때문이다. 저자 하지현씨는 내 중고교시절의 우상 전혜린이 사랑하던 동생 전채린씨의 아들이다. 영화감독 고 하길종씨의 아들이자.

하지현씨는 섭섭하겠지만 나의 이 책에 대한 관심은 그러니까 전혜린에 대한 관심의 연장인 것이다. 이 책은 영화를 심리학적으로 분석한 책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영화속 주인공들의 관계와 심리에 대한.

글 속에서도 저자 역시 밝혔듯이 그도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스타워즈" 에 대한 글을 쓰며 아버지를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의식하고 있음을 얘기한다. 그 외 많은 영화들도 다들 그렇게 영화속 주인공들의 관계에 대한 분석, 관계에 얽힌 그들의 심리 이야기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데 짐작하던 바도 있고 일견 새로운 점도 많다. 영화를 봤으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고, 안 봤어도 읽는데 하등 지장이 없는 이 책은 그가 아버지 -영화감독이었던- 를 많이 의식하고 컸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한번 들게 한다. 그래서 "스타워즈" 나 '캐치 미 이프 유 캔" 같은 영화와 그 영화 속 주인공들의 심리 분석이 더욱 새롭다. 저자 역시 아버지의 부재속에 자랐으므로.

모 신문에 연재하고 있는 글들보다는 훨씬 수준이 뛰어나고 흥미롭다. 더구나 대다수 사람들이 즐기는 영화를 소재로 삼았으므로 더욱! 

관계를 통한 치유까지에는 이르지 못하지만 -심리학책으로 마음을 치유받고 싶다면 김형경씨의 '천개의 공감"을 따라올 책은 없을것 같다. 다른 책을 읽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은 충분히 마음의 위로를 준다- 관계의 분석은 매우 흥미롭고 치밀하고 재미있다. 쉽게 책장이 넘겨지는 책이 아닌, 음미하며 골똘히 읽을 책! 

강추하며 그의 행보를 더욱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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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원의 가치투자 - 가슴 뛰는 기업을 찾아서
이채원 외 지음 / 이콘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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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책을 읽은 이후 관심을 갖게 된 경제 경영서중 어려운 것은 아직 볼 엄두가 안나고 읽을만하겠다 싶어 골라본 책이 이 책이다. 전에 신문에 잠깐 이 사람 소개가 난 걸 흥미롭게 봤기도 했고.

같은 시기에 산 김대중씨의 '은행적금보다 주식저축이 좋다' 란 책은 솔직히 만족도가 크진 않았는데 이 책은 만족스러웠다. 같은 주식저축을 권하는 책이지만 이 책이 스토리가 더 탄탄하다. -하긴 이런 책을 보는 사람은 스토리에 중점을 두진 않지만-

자신의 10년간의 펀드 운용에 대한 얘기를 늘어놓았으니 솔직히 자화자찬이고 자신의 펀드에 더 많은 돈을 모으기 위해 책 썼을테니 다 뻔한 (?) 소리겠지만 어쨌건 나에게 주식에 대해 또다시 생각해 볼 거리를 준 것만은 사실이다.

흔히 사람들은 부동산은 불패라고 믿으며 주식은 손해라는 생각을 하는데 그건 과거 잘못된 운용이나 투자자들때문에 그런 믿음이 생겨난 것이고 -단숨에 몇배를 튀기려는 투자자. 작전주 모의하는 운용가-  사실은 아니라는 저자의 말은 이 책을 읽는 동안 충분히 공감이 가는 얘기였다. 그래서 이 사람이나 김대중씨나 다 분산투자와 매입시기를 조절하라는 권유를 하고 있다. 즉 펀드에 가입하란 소리!

하지만 단순히 자기들 돈 별려고 하는 소리만은 아니라는 신뢰가 이 책을 읽는 동안 쌓인다면 설득에 성공한 것인가?

주식에 관심있는 사람, 투자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도 만족할만한 책같다.  귀가 얇아서인지 돈은 없지만 있다면 이채원씨에게 갖다 맡기고픈 생각이 든다. 그런데 멍청한 질문 하나!  이젠 뭘 -어느 회사 주식- 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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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물고기
황시내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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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서 황순원선생님의 손녀가 책을 냈다고, 문인 3대가 되었다는 기사를 보고 검색했더니 이게 무슨 일이람!!! 글쎄 내가 너무 좋아하는 마종기씨와 김형경씨가 이 책에 대한 찬사를 도열해 바치고 있는게 아닌가!

절대 놓쳐서는 안되지 하는 심정으로 주문하고 손에 잡자마자 단숨에 다 읽은 이 책은 정말 김형경씨의 추천대로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는 책이다. 글이다. 정말 문단을 긴장시킬만한 새로운 에세이스트의 탄생이다. 피천득씨의 수필이 아름답고 법정스님의 수필이 우리 삶에 대한 회고와 반성을 준다면, 그녀의 글은 도시 유목민의 정서를 느끼게 해준다.

그녀가 만난 독일에 사는 터키인이 말했단다. 사람은 죽을때 고향에 가서 죽고픈 사람과 그 반대인 사람이 있다고. 책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방랑벽은 무슨 까닭일까? 왜 그렇게도 목숨걸고 여행을 하고 낯선곳에서의 두려움 -말도 안통하고 언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조차도 아니 그것을 그렇게 사랑하는가? 내가 그녀처럼 낯선 러시아의 한 도시에 말도 안 통하고 여권도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면 극도의 공포로 기절할 것 같다. 그녀의 에스프리는 이해가 가나 그녀의 삶은 왠지 슬프다. 나의 편견이겠지만.

군더더기 하나.  이렇게 완벽한 (?) 사람을 보면 기가 죽고 주눅이 든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않겠지만 그녀는 완벽하다. 최소한 내 눈엔. 글도 잘 쓰고 음악에 대한 조예도 깊고 -전공이 작곡이니- 더구나 미술사를 공부했다는데 미술사뿐만 아니라 직접 그림도 엄청나게 잘 그린다. 도대체 신은 이렇게 많은 재능을 한명에게 몰아주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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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소설가 박완서를 찾아서
박완서 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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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씨 작품을 많이 봤다. 한창 대학시절 정말 장, 단편 할 것 없이 많이 읽었다. 어쩜 그렇게 수다를 잘 떨 수 있는지, 책을 읽는게 아니라 옆에 수다장이 아줌마를 하나 두고 얘기를 듣는 것 같았다. 도시의 흉년같이 싸한 느낌을 가져다 주던 책도 있었고, 나목같이 아스라한 아쉬움을 주던 책도 있었다.  여성문제를 담은 소설도, 부끄러움을 가르쳐준단 소설도 모두 와닿았다.

내가 산 건 아니지만 우언히 내게 오게 된 이책은 그런 박완서씨의 모든 소설보다 내게 박완서씨를 더욱 가깝게 느끼게 해 주었다. 그리고 이유를 알 수 없게 너무 슬펐다. 아니. 그의 잘나가던 (?) 생에 닥친 너무도 인간적인 불행들이 나로 하여금 박완서씨를 더욱 잘 느끼게 해 주었다. 딸의 교통사고, 남편을 잃은것, 그리고 아들의 앞세움... 그 과정에서 박완서씨가 느꼈을 모든 인간적인 고뇌와 고통이 내게 칼날같이 아려왔다. 그리고 그 속에서 더욱 크게 우뚝 선 박완서씨가 정말이지 와닿았다. 자신의 세계에 분신같은 자식들도 들이지 않으며 살고 싶다는 말은 숙명같은 그의 글쓰기에 대한 의지로 읽혔다.

박완서씨가 소설을 잘 쓰건, 문제를 예리하게 포착하건 않건 나는 이제 소설가로서의 박완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박완서씨를 본다. 그녀가 산 삶에 대해 누가 무엇을 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누가 이해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아픔도, 치부도 드러내고 그냥 한 자연인으로서 살아가는 그녀의 삶은 너무 의연하다. 나는 박완서씨에 관한 모든 책 중 이 책이 제일 좋다. 심지어는 박완서씨의 작품보다도 좋다. 그녀의 작품보다도 그녀라는 사람 자체가 너무 좋아졌다. 그리고 그냥 아프다. 같이 아프다. 그녀는 아프지 않아도 나는 아직도 아프다. 가슴 한 구석이 먹먹해진다. 언제 이 먹먹함이 풀릴까? 아마도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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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꾼 17가지 화학 이야기 1 - 비타민에서 나일론까지, 세계사 속에 숨겨진 화학의 비밀
페니 르 쿠터. 제이 버레슨 지음, 곽주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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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갯말이 흥미로와 사 봤는데 정말 너무 재밌는 책이었다. 무엇보다도 과학에 대한 큰 지식이 없이도 읽을 수 있는데다가 하나같이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얘기들이라 흥미가 더했다 -나일론이나 고무 등의 얘기들-

정말 어찌나 재밌고 화학자들의 우연이나 행운, 노력들에 의한 놀라운 발견이 우리 생활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알 수 있었다. 나는 읽는 내내 고교시절 화학시간엔 화학이 이렇게 재밌다는걸 왜 몰랐을까, 알았음 화학과로 진학했을텐데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물리나 수학이나 기타의 변수도 많아 그럴 수 있었을까는 회의적이지만 그정도로 재밌다-

이제 나는 글렀고 우리 아가들이나 화학으로 밀어볼까 하는 생각이 내내 들었던 책, 너무 재밌다는 말 이외엔 할 말이 없는 책이다. 어려울 거란 생각은 접고 -정말 안 어렵다. 화학 분자식이 나오지만 안 봐도 책 읽는데는 하등 지장이 없다- 다들 일독을 권한다.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지닌 과학이 너무 어렵게만 다뤄지고 실생활과 마치 유리된 듯하게 가르쳐지는 입시교육에 정말 반대다. 이렇게 재밌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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