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궁 숭정전에서 있었던 뮤지컬 명성황후 공연을 관람했다.
인위적으로 꾸며진 무대가 아니라 고궁을 배경무대로 자연스럽게 활용함으로서 관람하는 내내 더욱 생동감있고 실감났다. 특히, 왜놈들이 명성황후를 살해하기 위해 궁에 난입할 때는 바로 옆에서 자객역을 맡은 배우들이 함성을 지르며 달려나오는 바람에 생동감이 더 했다. 이로인해 옆에 앉은 아줌마의 비명에 나도 놀라 기절하는 줄 알았다.
음향 또한 고궁의 건축물을 통해 공명으로 전달되도록 함으로서 더욱 선명하고 자연스러운 써라운드 입체음향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자연스러운 무대배경이 조명과 어우러져 공연의 묘미가 새롭게 느껴졌고, 관람하는 내내 멋진 뮤지컬의 내용과 조화로 웅장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그래도 마지막 씬일터.
백성이여! 일어나라에서는 몸에 전율이 느껴지기도 했다.
고구려시대때 북방을 호령했고, 삼국을 통일하면서 그 기세를 높여갔지만 조선시대 후기에 외척과 당파싸움의 소용돌이속에 더욱 쇠약해져만 갔던 국력이 고종에 이르러서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해 가는 과정이 가슴아팠다. 특히, 한 나라의 국모가 왜놈들의 자객에 의해 무차별 난도질 당하는 국가의 무능함은 허탈을 넘어 절망감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전반적인 결론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별반 다를 게 없다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기도 하다.
야외에서의 공연이었기에 5월의 저녁날씨가 아직은 조금 쌀쌀하다는것이 흠이었다면 흠이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주최측에서 미리 담요를 제공하여 그나마 온기를 유지할 수 있었고, 옆지기의 혜안으로 담요를 추가로 가지고 간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서울시에서 문화재를 활용하여 뮤지컬 등의 공연을 추진한 것은 칭찬받을만 했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도 문화재를 활용한 공연 등이 널리 보급되고 활성화 되기를 기대해 본다.
<<공연시작전>>
저녁 8시부터 공연시작이라 아직은 어둠이 몰려오기 전의 풍경이다.
인터넷 예약이 매진되어 현장판매에서 티켓을 어렵사리 구입할 수 있었다.
그것도 인터넷으로 예매한 사람들의 취소덕분에.........
<<공연전 숭정전의 배경>>
고궁에 비춰지는 배경 조명 등이 어우러져 그 화려함이 선명하다.
공연 시작전의 풍경도 이러한 영향으로 한껏 고조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난 후 무대를 배경으로 하여>>
사방이 막혀 있어 아늑한 분위기일 수 있었으나 아직은 5월의 저녁이 쌀쌀했다.
무대가 자연스럽게 이중 구조로 되어 있어서 그 느낌이 더욱 좋았고,
자객들이 관람객 옆에서 튀어 나올 때는 현장에 있는 듯한 착각까지 들었다.
<<세명이 똑같다고요?>>
옆지기가 열받을 만 하죠? ㅋㅋ
세명이 똑같으니......
<<히잡 쓴 남매>>
아이들의 재치에 다시한번 웃음이 나온다.
집에서 미리 가지고 간 담요를 뒤집어 쓰니 영락없는 히잡남매다.
<<마지막 무대인사>>
카메라와 동영상의 촬영이 금지되었지만 마지막 무대인사는 담고 싶었기에
실례를 무릅쓰고 영상에 옮길 수 있었다.
다른 많은 분들도 무대인사를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했다. 그래서 미안한 감정을
살짝 덜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