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종교가 있느냐고 물으면 나는 "불교와 유교의 결합 정도"라고 말한다.
특별히 이름을 올려놓은 종교가 없기 때문에 종교얘기가 나오면 오히려 자유롭고 홀가분하다. 어릴 때부터 유교적인 환경에서 자란 탓에 어른들을 만나면 예의를 갖춰 절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내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는 절을 함으로써 만남의 예의를 갖추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간혹 사찰을 찾을 때면 대웅전에서 부처님께 삼배를 함으로써 사찰을 찾은 것에 대한 예의를 갖추거나 기타 종교인들을 만나더라도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그들과 어울리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정권이 교체된 후 갑자기 종교적인 이야기로 나라안이 시끄럽다.
대통령이 어느교회를 다니느니 서울시장때 무슨 발언을 했느니 불교계를 홀대하는 정부라느니 등등......
"오천년 역사중에서 나라가 이렇게 종교적인 이유로 시끄러운 적이 없었을 것 같다."라고 누가 말하는 것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인 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헌법에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 지금 껏 권력자가 각기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처럼 종교에 대한 문제가 수면 위로 이슈화 된 적이 없었다. 총칼로 정권을 잡고 군화발로 국민을 짖이겼던 군부독재시대에도 종교계는 나름 평화로웠던 것 같다. 그런데 엄연한 자유민주주의하에 있다는 21세기 대한민국은 때아닌 종교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듯 하여 안타깝기 그지없다.
권력자는 편향된 생각으로 국민을 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진리를 망각한 처사로 인한 결과가 이렇게 때아닌 종교적인 문제로 국민들을 갈라놓고 있는 것이다. 자기가 믿고 의지하는 종교라면 상대방이 믿고 의지하는 종교 또한 인정하고 존중해 주어야 한다.
특히 본인이 권력자이고, 소위 종교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도자이거나 본인의 종교에서 일반 교인들에게 설교하고 가르침을 전달하는 위치에 있는 신분이라면 더욱 이러한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장경동 목사를 상당히 호감있고, 우호적으로 생각했고, TV 등을 통해 방영되는 강연을 애청했던 한 사람으로서 이런 발언을 했다는 것이 너무 실망스럽다. 결국은 이 사람 또한 편향된 사람이었고 방송매체를 이용하여 수많은 사람들에게 하느님을 팔면서 사기친 사람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그저 씁쓸할 뿐이다.
국내 종교계에 미칠 파장이 엄청 클 것이라는 것을 알고도 남을 사람이 이 정도 수위의 발언을 한 것은 혹시 그가 권력 앞에 빌붙기 위한 사전 행동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지금 껏 해 왔던 것처럼 국민들이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종교인의 한사람으로 남아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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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닷컴 | 편집팀] '개그맨보다 더 웃기는 목사'로 유명한 대전 중문침례교회 장경동 목사의 '불교 비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장 목사는 지난 11일 미국 뉴욕 순복음교회에서 열린 집회의 설교에서 "내가 경동교(장경동교)를 만들면 안 되듯이 석가모니도 불교를 만들면 안 되는 것이었다"며 "원불교나 통일교도 만들면 안 되는 것이었다"라고 밝혔다.
장 목사는 또 "스님들은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빨리 예수를 믿어야 한다"며 "불교가 들어간 나라는 다 못산다"고 강조했으나 오는 27일 대규모 범불교도대회를 앞둔 불교계를 의식한 듯 "(나의 이런 발언이) 불교를 비하한다고 하는데, 나는 바른 말을 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실은 21일 한 기독교 인터넷 매체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장 목사의 다소 도발적인 발언에 불교계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뜰에는 각종 종교 편향 사례와 더불어 장 목사 사진과 불교 비하 발언을 담은 패널이 세워진 상태.
조계종 대변인 승원 스님은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종교인이, 더구나 목사님이 타 종교에 대해 그렇게 표현한 것은 무척 실망스럽다"며 장 목사의 부적절한 언행을 질타했다.
<사진=대전중문교회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