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조금만 더 모든요일그림책 7
소연정 지음 / 모든요일그림책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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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틈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다섯 아이들의 표정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궁금하게 합니다. 제목의 "조금만, 조금만 더"는 어떤 상황에서 하는 말일까요? 알에이치코리아의 우리 작가 그림책 브랜드인 모든요일그림책의 <조금만, 조금만 더>는 인천문화재단 예술표현활동 지원사업 선정작입니다. 55개월 딸아이와 읽어 보았습니다.

 

 


주인공인 다섯 남매는 엄마 없이 집을 보게 됩니다.(아이들만 두고 집을 나설 수 있는 엄마가 부럽네요.) 들뜬 표정으로 엄마를 배웅한 아이들은 처음 보는 상자를 발견해요. 상자에 무엇이 들어 있을지 기대감에 찬 아이들의 표정을 그림으로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각자 갖고 싶은 것들을 떠올리는 다섯 남매. 같이 책을 보던 아이에게도 상자 안에 뭐가 들어 있으면 좋겠는지 물어봅니다. 다섯 남매는 상자를 꺼내 보기로 하지만, 의자 위에 올라서도 손가마를 타고서도 높은 선반 위에까지 손이 닿지를 않습니다.

심심하니 말타기를 하자는 막내의 말에 첫째부터 엎드려 막내까지 차례차례 올라탑니다. 막내의 손이 상자에 닿을락 말락하자 모두 등을 세우는 모습에 웃음이 납니다. "조금만, 조금만 더!"

드디어 확인한 상자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요? 다섯 남매가 신나서 집중하고 있을 때, 문 열리는 소리에 두근두근합니다. 어수선한 분위기에 깜짝 놀라는 엄마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되네요. 아이에게 다음 상황을 질문해봅니다.

글밥이 많지 않아 아이 혼자 읽기에도 부담이 없고, 책 속 다섯 남매의 표정이나 행동에 생동감이 느껴져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딸깍, 콩콩, 성큼성큼, 차례차례, 조심조심, 콩닥콩닥, 쿵쿵 등 소리나 모양을 나타내는 말도 적절하게 섞여 있네요. 아이와 함께 '엄마가 집에 없었던 날'의 이야기를 나누며 독후 활동도 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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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유품정리
가키야 미우 지음, 강성욱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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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말에 할머니가 운명하셨다. 할머니 유품정리를 친정부모님이 하셨다는 말을 들었는데, <시어머니 유품정리>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궁금했다. 언젠가 나도 유품정리를 할 때가 올 것이고, 마음이 먹먹하지만 책의 내용이 가볍지 않을 것 같아서 읽어 보고 싶었다. 책 뒤표지에 써 있는 '누구나 직면하는 인생의 뒷정리를 유머러스하게 그린 유품정리 응원소설'이라는 말이 무거운 마음을 덜어 주었다. 

 

오십 대 중반의 모토코는 (피곤에 절어 누더기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외아들인 남편 대신 시어머니 유품을 정리하러 한 시간 반 거리를 오간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4층 집을 업체에 맡기지 않고 모토코 혼자서 정리하기 시작한다. 시어머니 혼자 사는 집이었는데 옷장 가득 빼곡하게 걸려 있는 시아버지 양복, 한 아름이나 되는 도자기 항아리, (고서점에서도 받지 않을 것 같은) 책장 가득 꽂혀 있는 책 등 집안 곳곳 잔뜩 쌓아둔 물건들에 골치가 아프다.

책을 읽기 전에도 난 버릴 물건들을 조금씩 정리하고 있었다. 몇 년 동안 입지 않은 옷, 이사 때마다 챙기지만 손도 안 대는 오래된 물건들을 버리는 게 왜 그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넓지 않은 집에 쓰지 않는 물건이 여기저기 숨어 있는데, 버리려고 하면 아까운 마음이 든다.

 

 

 

 

<시어머니 유품정리>를 하는 모토코는 필요 없는 물건은 평소에 좀 버리세요, 대체 가족이 몇 명이에요, 치우는 제 입장도 생각해 보세요, 조금씩 버렸으면 좋았잖아요 등 아무도 없는 방에서 소리 내어 말한다. 그와 함께 책상 위에 반지 하나만 덩그러니 남겨 놓고 돌아가신 친어머니와 비교하는 대목이 여럿 나온다.

생각보다 무겁지 않은 내용의 <시어머니 유품정리>를 읽으면서 생각이 많았다. 유품정리를 하며 고인을 그리는 시간도 필요하겠지만, 정말 남은 사람 입장도 생각해야겠구나. 필요 없는 물건들을 필요한 사람에게 주거나 쓸데없는 물건들을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주인공 모토코가 결국에는 업체를 이용하지 않을까 했는데, 옆집 사나에와 자치회 어르신들의 도움을 받는다. 단순히 유품정리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모토코가 직장 동료나 친구 후유미와 대화하고, 주말에 남편과 유품정리를 하고, 동생 부부와 만나는 등 여러 에피소드가 나온다. (앞표지 한가운데 보이는 토끼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다 버리고 싶은 모토코와 어머니와의 추억이라며 다 간직하고 싶어하는 남편, 모토코의 어머니가 남긴 유품을 돈으로 바꾼 올케 등 한 명이 아닌 각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또 이해가 간다. 하지만 (모토코의 남편이) 돌아가신지 십 년도 더 된 아버지의 월급명세서 40년 치를 한 장도 못 버린다는 건 이해할 수가 없다.

<시어머니 유품정리>는 술술 잘 읽힌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인데,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중간중간 넣어 궁금증이 일도록 한다. 물건 정리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하게 해주니 한 번쯤 읽어 볼 만한 소설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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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 하마 수학 박사의 똑똑한 숫자 쓰기 1 - 0부터 50까지 하마 하마 수학 박사의 똑똑한 숫자 쓰기 1
김리나 지음 / 창비교육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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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말도 제대로 못하던 시절, 하나부터 열까지 제 마음대로 노래를 불러 주었습니다. 반복해서 들려준 덕분인지 숫자에 관심을 갖더라고요. 0부터 10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읽고 말하기는 하지만, 숫자 쓰기는 한때 연습하더니 요즘은 뜸해졌어요. 숫자 쓰기도 조금씩 연습시키고, 김리나 박사님의 수학 육아 비법도 궁금해서 <하마 하마 수학 박사의 똑똑한 숫자 쓰기 1권>를 펼쳐 보게 되었습니다.

숫자를 처음 익힐 때, 단순히 숫자를 외우고 바르게 쓰는 것만을 지도하지 말고 수의 개념부터 이해시키라고 합니다. 숫자 쓰기를 처음 시작할 때는 필순에 맞춰 쓰도록 강요하기보다 흥미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자신감을 갖게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을 넘기면, 바른 자세로 연필 잡는 법부터 알려주네요. 다섯 살 딸아이는 아직 연필을 바르게 잡지 못합니다. 숫자 쓰기에 앞서 선 긋기 연습을 하는데, 심이 굵은 색연필 대신 교정기를 끼운 연필을 쥐어 주었습니다.




<하마 하마 수학 박사의 똑똑한 숫자 쓰기 1권>에서는 0부터 50까지의 숫자 쓰기를 연습합니다. 숫자를 따라 쓰기 전에 숫자 모양을 인지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해요. 시계나 달력, 엘리베이터 숫자판, 자동차 번호판 등 생활 속에서 볼 수 있는 숫자를 자주 읽어 주면 도움이 되겠죠?

1부터 9까지의 숫자 모양을 구별할 수 있을 때, 숫자 쓰기 연습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0부터 9까지 숫자를 모두 익히고 나면 10을 지도하고, 한 자릿수 쓰기 연습을 충분히 해서 0부터 9까지 숫자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면 두 자릿수 쓰기는 쉽다고 합니다.


김리나 박사님의 학부모 지도 팁에 수학 육아 비법이 소개됩니다. 숫자를 반듯하게 쓰려면 선 긋기 연습이 충분하게 되어야 하고, 아이가 쉽게 잘 쓸 수 있는 숫자부터 연습시켜 성취감을 높인다, 처음부터 네모 칸이 있는 공책에 연습하기보다 스케치북이나 선이 없는 공책에 자유롭게 쓰도록 하는 것이 도움 된다, 연필로 쓰는 것을 힘들어한다면 처음에는 색연필로 쓰게 한다 등 숫자 쓰기 지도에 유용한 정보가 나옵니다.


숫자 쓰는 순서와 수의 개념을 알려 주고, 숫자 쓰기 연습을 합니다. 색칠하기, 스티커 붙이기 등 재미있는 문제를 풀며 수의 개념을 배우고, 복습하기에서 수 세기, 수의 순서와 크기를 익힙니다.

스티커를 좋아하는 아이는 우선 10까지 숫자 쓰기의 스티커 붙이기까지 했어요. 11부터는 0에서 10까지 자유롭게 쓸 수 있을 때 넘겨보려고 합니다. 물론 숫자만 쓰기보다 수의 개념도 확실히 알려 주어야겠지요. 하나 더 많고 하나 더 적은 수의 크기나 첫째 둘째 1층 2층 등 순서수도 같이 지도하면 좋겠습니다. 김리나 박사님의 수학 육아 비법이 궁금한 분들께 <하마 하마 수학 박사의 똑똑한 숫자 쓰기 1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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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한글 박사님의 스티커 놀이 1 - 쉬운 글자 아하 한글 박사님의 스티커 놀이 1
최영환.진지혜 지음 / 창비교육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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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제가 일했던 곳의 한글 교사들이 한글을 가르치는 방식은 단어를 먼저 익힌 후에 음절을 깨우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의 기억을 토대로 딸아이 돌 전부터 낱말카드를 보여 주었어요. 학습이라기보다는 놀이하듯 한 번씩 보여 주며 읽어 주고, 자장가로 한글 노래를 반복해서 불러 주었습니다.

하지만 <아하 한글 박사님의 스티커 놀이>의 저자 최영환 교수님은 '단어는 한글에 접근하는 도구일 뿐, 단어를 외우는 것이 한글 학습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모음과 자음, 그리고 그 둘을 합친 음절 글자를 아는 것이 한글을 아는 것이라고 합니다.




<아하 한글 박사님의 스티커 놀이>는 총 3권인데, 1권 쉬운 글자에서는 모음과 자음을 배웁니다. 부터 까지, ㄱ부터 ㅎ까지 들어간 받침 없는 글자를 익힐 수 있습니다. 제목이 '스티커 놀이'인 만큼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티커가 4장이나 되네요.


모음 익히기는 그림 스티커와 글자 스티커를 붙이며 글자를 읽어 보고, 비슷한 글자를 색칠합니다. 이전에 보았던 몇 권의 한글 워크북과 다른 점은 야옹, 어흥처럼 소리를 나타내는 말, 오줌, 이름표처럼 재미있거나 관심 있게 보는 말, 오아시스, 우물, 유물, 유도 등 아이가 몰라서 엄마가 설명해 주어야 하는 말이 골고루 나옵니다.

한 번 더!에서는 앞에 나온 글자를 다시 색칠하고, 그림 스티커를 붙이며 더 많은 단어를 읽어 봅니다. '이스크림의 ', '기의 '처럼 소리 내어 읽어 보라는 팁이 나오네요.




자음이 들어간 글자 익히기도 모음 익히기와 마찬가지로 스티커 붙이고 글자 읽기, 색칠하기, 한 번 더!에서 복습합니다. 대신 가나다라만 나오는 게 아니라 고노도로, 수우주추, 코토포호 등 골고루 섞여 나오네요. 여기서도 로터리나 노트, 우박, 마개, 추수 등 아이 입장에서 처음 보는 단어들이 여럿 나옵니다. 덕분에 <아하 한글 박사님의 스티커 놀이>로 어휘력이 늘 것 같아요.


글자와 글자를 선으로 연결하여 단어를 만들어 보는 것으로 <아하 한글 박사님의 스티커 놀이> 1권은 마무리가 됩니다. 54개월 딸아이는 앉은 자리에서 두 시간 남짓 책 한 권을 다 훑어 봤습니다. 평소에 색칠하기 귀찮아 하는 아이인데, 글자 하나씩 색칠하는 건 어렵지 않은지 별말 없이 하네요.

저희 아이는 글자는 잘 읽는데, 음절 글자를 이해시키는 학습은 깊이 하지 못했습니다. 요즘은 뜸해졌지만 글자 쓰기에 흥미를 보일 때, 자음과 모음이 합쳐져 한 글자가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려 주면 좋겠습니다.

<아하 한글 박사님의 스티커 놀이> 2권은 받침 글자, 3권은 복잡한 글자(쌍자음과 이중 모음)입니다. 1권으로 모음과 자음, 음절 글자를 익힌 후에 순서대로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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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밤만 더 자면 크리스마스
지미 팰런 지음, 리치 디스 그림, 이정아 옮김 / 우리동네책공장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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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유치원에서 겨울 방학하는 날까지 한 달간의 동화 프로젝트 주제가 산타 할아버지예요. 동화책을 읽고 이야기도 나누고, 겨울 풍경도 그리고, 노래도 부르며 크리스마스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고 해요. 어느 날은 잠들기 전에 산타 할아버지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유치원에서 배운 캐럴을 부르기도 하는 다섯 살 딸아이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읽은 책을 소개할게요.


우리동네책공장에서 출판한 <다섯 밤만 더 자면 크리스마스>!

집에 있는 크리스마스 동화책은 모두 산타 할아버지와 관련된 이야기인데, <다섯 밤만 더 자면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주인공의 이야기라서 아이와 꼭 읽어 보고 싶었어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캄캄한 밤, 침대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아이는 어떤 기분일까요?


<다섯 밤만 더 자면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 5일 전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산타 할아버지에게 선물 받고 싶어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강아지 밥도 잘 챙겨 주고, 음식도 남기지 않고 착하게 지낸 주인공은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양을 세어도 눈이 말똥말똥하다가 깊이 잠든 모습이 재미있어요.

 



저희 집은 크리스마스 보름 전에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몄는데, 주인공은 4일 전에 하네요. 아이와 전구도 끼우고 장식도 달던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주인공은 갖고 싶은 장난감들이 머릿속에 둥둥 떠다녀서 잠이 오질 않습니다. 갖고 싶은 크리스마스 선물 리스트를 적어둔 채 잠든 모습이 귀엽네요.


받고 싶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잔뜩 적어 두는 모습을 보고, 딸아이에게도 물어보니 받고 싶은 선물이 없다고 해요. 아직은 크리스마스에 대한 뚜렷한 인식이 없거나 갖고 싶다는 욕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다섯 밤만 더 자면 크리스마스>의 주인공은 두근두근 콩닥콩닥 너무 떨려서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하더니 또 새근새근 잠들었어요.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산타 할아버지에게 드릴 쿠키와 루돌프에게 줄 우유를 준비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캐럴을 부르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립니다. 주인공이 잠든 사이 망원경 렌즈에 비친, 산타 할아버지가 타고 계실 썰매가 눈에 띄네요.


드디어 크리스마스! 눈을 뜨자마자 크리스마스트리로 달려가 선물을 확인하는 주인공은 신이 났습니다. 다시 내년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날짜를 세기 시작합니다.

 

<다섯 밤만 더 자면 크리스마스>를 읽는 아이들은 주인공에게 감정을 이입하며 설레는 기분일 것 같아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주인공의 들뜬 마음이 책에 잘 담겨 있고, 생동감이 느껴지는 그림은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합니다. 책을 보고 나서 1년 열두 달 365일의 날짜 개념도 한번 알려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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