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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고전 읽기 - 신화부터 고대까지 동서양 역사를 꿰는 대표 고전 13
최봉수 지음 / 가디언 / 202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2020-152 <내 맘대로 고전 읽기(최봉수 지음/가디언)> #인문교양
16만 쪽에 달하는 동서양 고전을 단 한 권으로 읽는다.
신화부터 고대까지 동서양 역사를 꿰는 대표 고전 13권을 한 권으로 만나는 방법
대학 시절 배낭여행이 유행이었다.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유럽을 배낭 하나 달랑 메고 한 달 정도 여행하는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그러나 여행의 방법이 꼭 배낭여행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낭여행 대신 나는 패키지여행으로 해외여행의 경험을 했다.
패키지여행을 몇 번 다녀보니 여행의 성공과 아쉬움을 결정하는 몇 가지 요소들이 보였다.
아무리 좋은 곳도 누구와 함께 가는가 하는 것이 중요했으며 그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여행을 진행하는 가이드의 역량이었다.
대부분 처음 가 보는 여행지의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배경과 정보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가이드분이 얼마나 제대로 하느냐가 여행의 성패를 결정했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천지창조, 올림푸스 12신 시대, 인간의 기원 그리고 신화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들과 영웅들의 이야기, 이렇게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빛이 사라지면 어두워지는 것이 아니다. 어둠이 빠져나간 사이에 빛이 생긴다. 밝음이 없는 곳에 어둠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어둠이 없는 곳에 밝음이 있다. 어둠은 사랑을 품고 있고, 밝음은 그 사랑의 결과라고 신화는 말하는 것이 아닐까?
분명한 것은 인간의 가장 저급한 짓의 하나인 배신은 적어도 욕망보다 불안과 두려움에서 출발한다. 그것도 존재하지 않는, 스스로 만들어낸 공포에서 배신이 움튼다는 거다. 불안해하는 자의 뒤끝을 조심해라. 불안해하는 표정 뒤에 감춘 비열한 칼날을.
- 01 《그리스 로마 신화》 중에서
이 책을 읽으며 인문고전 역사고전의 세계 여행을 떠올렸다. 언젠가는 원전으로 만나야만 할 고전이지만 먼저 고전에 관한 패키지여행을 떠난 기분이었다. 이번 패키지여행은 별 다섯 개의 만족이다. 가성비와 가심비가 모두 높은 여행이었다. 동서양의 신화와 고대사를 300페이지 분량으로, 서양 고전 7편과 동양 고전 6편으로 가려 살펴본다.

키르케 섬을 떠나 세이레네스 섬을 지날 때다. 세이레네스의 노래에는 불가사의한 힘이 있어서 그 노래를 들으면 모든 사람은 유혹을 못 이겨 물에 빠져 죽는다. 오디세우스는 부하들에게 밀랍으로 귀를 막고 노를 젓게 한다. 그러나 본인은 그 노래를 한번 들어보기 위해 돛대에 자신의 몸을 묶는다. 인생에서 유혹이란 피하는 것이 아니라 이겨내는 것이라고, 오디세우스는 호기를 부린다. 체질이 저질인 자가 부릴 호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그가 용기 있는 자 또한 아니다. 오히려 잔꾀 많은 비열한 자에 가깝다. 그런 그에게 이러한 호기는 어떻게 생긴 걸까? 그의 호기는 용기보다 호기심이다. 오디세우스를 호메로스가 서사시의 주인공으로 발탁한 이유는 사실 지혜보다 이 철없는 호기심 때문인지도 모른다.
03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중에서
살라미스 해전은 세계 최강 페르시아를 몰락으로 이끌었다. 살라미스섬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아들을 낳은 곳이다. 이 섬을 점령한 자가 바다를 지배할 것이라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다. 살라미스 해전 이후 그리스는 페르시아를 대신해 에게해를 지배했다. 이렇게 세계의 중심이 동에서 서로 넘어갔다.
05 헤로도토스 《역사》 중에서
먼저 각 고전이 등장하는 역사적 배경과 작가의 특징을 친절하게 소개한다. 그리고 작품의 전반적인 내용과 등장인물이 설명된 후 이 책의 특장점인 저자의 통찰이 소개된다.
고전에 대한 이전과는 다른 저자만의 해석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상식처럼 관성적으로 해석되는 작품에 대한 평가와는 다른 설명이 이 책의 재미를 끌게 한다.

《사기》의 특징은 무엇보다 현실적인 역사관을 들을 수 있다. 사마천은 명분보다 실질을 중시했다. 그의 역사관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양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역사 본연의 자세라는 거였다. 역사에 그 어떤 당위란 없다는 것이다.
사마천은 결심한다. ‘하늘이 구상한 대로 세상과 인물을 재단하지 않겠다. 때로 하늘을 원망하고, 운명을 한탄하는 인물들을 통해서 세상을 그려보겠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역사가 아니겠는가.’ 이것이 ‘백이열전’을 통해 사마천이 말하고 싶은 메시지가 아닐까?
08 사마천 《사기》 중에서
저자는 동서양의 고전에서 모두 인간을 중심에 두었다. 인간의 선택과 인간의 역량을 함께 고려하며 인물과 사건을 살펴본다. 저자 마음대로 본다고 설명했지만,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해석들이고 저자의 설명으로 고전의 인물과 결정적 사건들에 대한 이해가 명확해졌다.
간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썼다는 것이고, 어렵지 않게 읽힌다는 것은 저자가 알고 썼다는 것이다.
중국 최고의 격동기 춘추전국시대. 전반인 5패 시대(기원전 770~403)를 춘추시대[춘추오패-제 환공, 진 문공, 초 장왕, 오 합려, 월 구천]라 하고, 후반인 7웅 시대(기원전 403~221)를 전국시대[전국칠웅-연, 제, 조, 위, 한 진, 초]라 한다. 《열국지》에는 격동의 550년 동안 출몰한 여러 유형의 인물군, 수백 명의 삶의 극적인 순간을 수백 편의 일화로 엮었다. 우리가 인생에서 대소 간 무엇인가 선택해야 할 순간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200여 개가 넘는 고사성어가 여기서 쏟아져 나왔다.
09 《열국지》 중에서

《삼국사기》는 책임 편찬자 김부식과 함께 어느 날 ‘사대주의적 역사서’로 평가절하되면서 가까운 서가에서 밀렸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정사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서는 ‘사대주의적 역사서’라는 평가의 배경과 근거를 추적하여 적어도 제자리 근처에라도 돌아올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야기를 진행하고자 한다.
신채호도 분명하게 정리했어야 했다. 묘청의 난으로 세상이 사대주의자들의 나락으로 떨어졌다면 그 난을 진압한 김부식이 아니라 정지상 등 북벌론자들을 허망하게 날려버린 묘청의 미치광이 영웅 놀음을 콕 짚어 비판했어야 했다. 그래야 훗날 또 허망한 자들이 묘청을 엉뚱한 자리에 올리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역사 연구의 결과, 당시에는 발해가 고구려를 계승하여 통일신라와 남북조시대로 이어갔고 다시 고려로 계승되었다는 인식 자체가 없었다. 그런데 12세기에 《삼국사기》를 편찬한 김부식이 18세기 실학자 유득공이 《발해고》에서 제기한 문제의식을 갖고 역사서를 쓰지 않았다고 해서 사대적이라 할 수 있을까?
김부식의 정치적 판단은 항상 현실적이었다. 김부식을 후대에서 ‘유교적’, ‘사대적’이라는 이념의 잣대로 들이대는데, 그는 이념으로 재단하기에 너무나 영악했다. 그는 뛰어난 머리고 현실을 판단하여 실용적으로 선택했다.
12 김부식 《삼국사기》 중에서
이번 가을, 말로만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 않고 나는 이 책을 읽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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