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 밖에서 놀게 하라 - 세계 창의력 교육 노벨상 ‘토런스상’ 수상 김경희 교수의 창의영재 교육법
김경희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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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37 <틀 밖에서 놀게 하라(김경희 지음/포르체)>

아이의 창의력, 어떻게 키워줄 것인가?”

세계 창의력 교육 노벨상 토런스상수상, 김경희 교수의 창의영재 교육법

30여 년을 오직 창의력 교육 연구에 몰두한 저자의 연구 내용을 조목조목 꼼꼼하게 저술한 책이다.

체계적이며 논리적인 서술의 내용을 읽어가면서 자연스레 자녀교육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되면서 동시에 희망을 품게 되는 책이었다.

 

자녀교육에 대한 열의만 따지면 세계 최고인 우리나라 부모님.

4차 산업혁명의 급격한 변혁의 흐름에 적응하기 위한 필수 역량인 창의력

그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최고의 방법이 바로 이 책에 정리되어 있다.

각 쳅터를 마치면서 주제에 대한 요약과 함께 부모가 실천할 수 있는 행동 지침을 친절하게 안내하어 많은 도움이 된다.

 

우리 부모님들은 초, , 고를 다니며 학교 수업 잘 듣고 좋은 내신성적과 수능 성적으로 명문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희망한다.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직장 다니면서 결혼하고 좋은 집에서 좋은 차 끌고 다니는 인생을 최고로 여긴다면 이 책은 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저자는 30여년 창의력 교육 연구 결과를 근거로 창의영재를 키우기 위해 가정에서 4S 풍토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4S 풍토란 햇살(Sun), 바람(Storm), 토양(Soil), 공간(Space)을 의미한다.

4S 안에서 27가지 창의적 태도가 길러진다.

그 다음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인 ION 사고력이 소개된다.

틀 안(Inbox), 틀 밖(Outbox), 새 틀(Newbox)의 앞 철자인 ION 사고력.

 

자녀 교육에 있어서, 부모의 교육철학이 무엇보다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변화하는 미래에 대한 준비를 과거의 방법을 사용할 것인가?

또한 자녀의 교육보다 부모 스스로의 변화가 먼저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부모의 변화가 없이는 자녀 교육의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리고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이나 조종의 대상으로 여기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비록 나의 자녀이지만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는 태도가 자녀의 창의력과 주체성을 높이는 필수 요소임을 꼭 기억하자.

김경희 교수의 창의영재 교육법을 요약해보았다.

 

햇살(Sun)

: 배움을 즐기는 아이로 자라게 하는 햇살 풍토

긍정적 태도 밝은 아이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다.

크게 보는 태도 큰 꿈을 품은 아이는 큰 사람이 된다.

즉흥적 태도 눈치 보지 않고 나를 표현하는 아이가 틀을 깬다.

유머러스한 태도 공부를 놀이처럼, 놀이를 공부처럼

열정적 태도 아이의 무한동력은 열정이다.

호기심 많은 태도 호기심 많은 아이가 배움을 즐긴다.

 

1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세요

2 다른 사람과 절대 비교하지 마세요

3 롤모델을 찾아주거나 위인전을 읽게 해주세요

4 아이의 질문을 모아주세요

5 어떤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6 자신만의 흥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바람(Storm)

: 전문성을 쌓고 강인한 아이로 자라게 하는 바람 풍토

목표 의식 태도 목표가 있는 아이는 전문성을 쌓게 된다.

철저한 태도 목표 이상을 이루는 아이로 자란다.

자기 효능 태도 아이의 진정한 자신감을 키우는 법

독립적 태도 아이의 독립성을 키우는 법

불굴의 태도 아이의 회복 탄력성을 키우는 법

위험 감수 태도 작은 위험을 감수하는 대담함을 키우는 법

끈기 있는 태도 포기하지 않는 아이로 키우는 법

불확실 수용 태도 세상을 바꾸는 혁신가로 키우는 법

 

1 논리적 훈육을 해주세요

2 정리된 환경을 조성해 몰입하게 해주세요

3 실패하는 능력을 키워주세요

4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해주세요

5 정신력을 키워주세요

6 창작을 실패의 피난처로 만들어주세요

 

토양(Soil)

: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는 토양 풍토

다문화적 태도 다양한 문화를 접하면 특별한 정체성이 생긴다.

전략적 태도 목표가 있는 아이는 전략을 세운다.

개방적 태도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있는 마음을 기른다.

복합적 태도 복합성을 키우면 융합사고력이 자란다.

멘토를 찾는 태도 스스로 배움을 찾는 아이로 키운다.

 

1 다양성을 추구하고, 그것을 융합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2 외국어를 소통을 위한 수단으로 배우게 해주세요

3 약점에 기울일 노력을 강점에 집중하게 도와주세요

4 전문성을 교류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5 수평적이고 떠들썩한 가정 분위기를 만들어주세요

6 멘ㅌ를 찾을 수 있게 해주세요

 

공간(Space)

: 개성 있고 당당한 아이를 만드는 공간 풍토

감성적 태도 진짜 를 발견하는 아이는 감성이 자란다.

공감하는 태도 공감능력을 통해 배려심을 키우는 법

재고하는 태도 혼자 깊이 생각하는 힘을 가진 아이로 키우는 법

자기 주도적 태도 아이의 주도성을 키우는 법

공상하는 태도 아이의 상상력을 키우는 법

튀는 태도 개성 있는 아이로 키우는 법

양성적 태도 남자와 여자라는 틀을 뛰어넘는 아이

당돌한 태도 세상의 규칙에 당당하게 소리치는 아이

 

1 나에게 집중하게 해주세요

2 공감하는 아이로 만들어주세요

3 혼자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세요

4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게 하세요

5 고집 있는 아이로 키워주세요

6 이야기를 만들어보게 하세요

7 남과 다른 행동을 지지해주세요

8 성별에 따른 제한에서 자유롭게 해주세요

9 거리낌 없이 자기 주장을 하게 해주세요

10 규칙을 이해하게 해주세요

 

멀리 보는 아이로 자라는 ION 사고력

틀 안 전문성

1 암기력을 길러주세요

2 이해력을 길러주세요

3 응용력을 길러주세요

 

틀 밖 상상력

1 전문성에 상상력을 더하게 해주세요

2 아이디어를 거침없이 내게 해주세요

3 정해진 틀 없이 상상하게 해주세요

4 다른 사람과 교류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5 몰입한 뒤에는 휴식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틀 안 비판력

1 아이가 논리적으로 말싸움할 수 있게 해주세요

2 아이가 부정적인 감정이나 의견을 당당히 말하게 해주세요

3 아이 앞에서 어른의 잘못을 인정해주세요

 

새 틀 융합력

1 아이가 큰 그림을 볼 수 있게 해주세요

2 독특한 패턴을 찾게 해주세요

3 이름 짓는 능력을 길러주세요

4 설득력을 키워주세요

5 스토리텔링 능력을 길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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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맛있는 철학이라니 - 일상 속 음식에서 발견한 철학 이야기
오수민 지음 / 넥서스BOOKS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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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36 <이렇게 맛있는 철학이라니(오수민 지음/넥서스)> #인문교양

일상 속 음식에서 발견한 철학 이야기

 

우선 이 책은 철학 개론서가 아님을 밝힌다.

동시에 요리에 철학의 내용을 버무린 가벼운 책도 아니다.

우리는 철학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 강하다.

 

철학은 어려운 것.

철학은 공부 많이 하는 사람만 하는 것.

철학은 우리의 일상과 관련이 없는 것.

철학은 재미없고 딱딱한 것.

 

철학책들을 읽다 보면 고대 소피스트부터 시작해서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거쳐서 쭉 설명이 이어진다.

그러나 이 책의 순서는 개론서와는 다르다.

칸트와 헤겔로 시작해서 에피쿠로스학파를 거쳐 공자의 유학에 이른다.

이후 데카르트를 거친 후 다시 플라톤으로 갔다가 라이프니츠로 갔다가 다시 헤라클레이토스로 올라간다.

모두 음식과 짝꿍이 되어서 철학자들이 소개된다.

짐작하는 것처럼 그 음식의 성질이나 조리방법, 식감 그리고 가장 중요한 취향 등을 철학사상과 연결 지어서 설명하는 것이 이 책의 최고 핵심 포인트이다.

  

  

유려하지는 않으나 사상의 핵심을 설명하는 저자의 내공도 단단함을 곳곳에서 확인하며 공부할 수 있었다.

모든 인간에게 보편적이기 때문에 객관성을 보증해줄 수 있는 이성을 분석하고자 했던 칸트. 그리고 진정한 객관성은 대상을 남김없이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절대지絶對知를 향한 여정을 기술한 헤겔. -p83

하나의 세상을 살고 있지만 그 세상을 모두 동일하게 지각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자신에게 주어진 고유한 변화의 내용을 펼쳐내는 것. 그래서 서로 보는(지각하는) 세상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때부터 나는 라이프니츠가 세상을 제대로 봤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p208

라이프니츠는 무한한 경우의 수의 우주가 가능하지만 현재 존재하고 있는 단 하나의 우주가 실제로 가능한 최선의 우주라고 주장했고, 인간은 신을 가장 많이 닮은 피조물이기에 이성을 통해 신의 목적을 깨달아 그에 맞는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p214

 

과학교육을 전공하다가 철학으로 학문의 경로를 변경한 저자의 이야기부터 일상의 이야기들이 독자들과의 거리를 줄여주며 친근한 대화가 이어진다.

철학의 난해함과 막연함으로 답답할 때쯤 음식과 요리에 관한 이야기로 독자들이 책을 계속 읽게끔 만드는 기술을 발휘하고 있다.

 

위대한 철학자 칸트. 형이상학을 객관적인 지식으로 재건하기 위해 저술한 순수이성비판.

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책을 붕어빵을 통해 설명하는 저자.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이성의 틀을 통해 인식한다는 점을 붕어빵의 틀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우리의 선천적 인식 틀 안의 주관 세계 즉 인식 구조 내부의 세계를 탐구하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붕어빵에 호두과자에 고소한 냄새를 피워내는 간식거리들을 동원했지만, 여전히 칸트는 나에겐 어려운 사상이었다.

 

모차렐라, 부라타, 브리치즈, 크림치즈 등은 저자가 좋아하는 치즈들인데 50대의 아저씨에게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음식들이다.

저자는 치즈의 숙성과정을 통해서 칸트를 비판한 헤겔의 철학을 소개한다.

 

칸트의 방식처럼 내가 사는 삶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어디까지가 나의 경험이고 어디까지가 그렇지 않은지를 제3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건 우리의 경험에 관해서 그 무엇도 알려줄 수가 없다. 애초에 이런 방법은 우리에게 가능하지도 않다. 우리는 삶 밖으로 벗어나 본 적도, 벗어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내가 살아가며 경험하는 과정 그 안에서 비로소 나는 내가 살아가는 세계를 파악할 수 있다. 마치 치즈를 맛보는 건 언제나 치즈의 숙성해가는 과정의 한순간일 수밖에 없는 것처럼. -p79

 

로아커, 레돈도, 킷캣이라는 개별적인 과자들이 공통적으로 속하는 웨이퍼라는 상위 개념을 통해서 플라톤의 이데아를 설명한다.

우리가 가장 많은 오해를 하는 사상이 바로 에피쿠로스의 철학이다. 고등학교 윤리 시간에 스토아 철학의 금욕주의와 대비시켜서 쾌락주의로 배운 그 사상.

그래서 쾌락이 삶의 전부라며 쾌락 지상주의를 설파하는 듯한 인상을 갖게 된다.

에피쿠로스의 쾌락은 배고픔, 목마름, 추위 등의 고통스러운 상태를 벗어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고통의 해소가 끝난 후 찾아오는 쾌락이란 뜻으로, 오히려 금욕에 가까운 개념이다.

우리의 오해가 풀려갈 때쯤이 바로 두부오이샐러드와 생호박 파스타가 뜬금없이 등장하는 순간이다.

 

서양철학과 대비되는 동양철학에 대한 오해에 대해서도 친절한 설명으로 풀어준다.

마치 짜장면이 중국 음식이 아닌 한국 음식인 것처럼.

그러면서 공자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돌려놓는다.

허례허식이나 꼰대 정신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공자 사상의 본래의 모습을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의 일상생활과 정치 분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유가 사상의 본연의 모습을 접하고 나니 2,500년이 넘는 공자 사상의 생명력의 뿌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

 

Cogito Ergo Sum.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데카르트는 내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밝혀낸 이후, 나라는 존재는 그렇다면 과연 어떤 존재인지 묻기 시작한다. 나의 감각하는 능력은 나의 생각의 일부이고, 따라서 어떤 경우에도 확실히 내게 속하는 것이다.

내가 마트에서 버터를 고르고 있을 때, 내 앞에 있는 버터가 전부 환상이더라도 내가 버터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큼은 의심할 수 없는 확실한 참이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나의 존재 또한 의심이 불가능해진다. -p169

 

플라톤의 국가를 읽으며 놀랍고 무서웠던 경험을 전한다. 사람을 세 가지 계급으로 국가가 분류하고, 국가의 여자들은 남편을 공유한다! 우수한 자질의 아이를 생산하기 위해 국가가 재생산을 관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플라톤은 자신이 제시한 국가상이 어디까지나 이상일 뿐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의 국가상은 비유와 같은 것이다. 우리의 공동체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를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비유.

 

강신주 선생은 철학을 급류에 떠내려가는 가운데 강바닥을 찍어서 중심을 잡게 하는 나뭇가지로 표현을 했다. 거친 현실 속에서 제대로 살아가기 위한 비장미가 느껴지는 정의로 기억한다.

저자는 책의 끝에 철학을 삶에 뿌리는 소금과 후추로 정의한다.

철학은 삶을 더욱 맛있게 만들어주는 고유한 기능을 함으로써 우리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여유롭게 만들어준다.

여유. 삶의 여유. 경제적인 부가 가져다주는 여유가 아닌, 인식과 사고의 여유를 만들어주는 철학이 주는 여유. 목적에 충실한 공부가 필요한 시간이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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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2020-01-17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다산의 마지막 공부 - 마음을 지켜낸다는 것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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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35 <다산의 마지막 공부(조윤제 지음/청림출판)>

마음을 지켜낸다는 것

언젠가부터 우리는 마음을 삶에서 버려야 하는 거추장스러운 것으로만 여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나답게 살기 위해서는 마지막까지 마음을 지켜내야 합니다.”

 

저자는 책의 앞머리에 자신의 고백을 담았다.

어둠을 맞으며 집으로 돌아갈 때면 하루를 해냈다는 기분보다는 하루를 해버렸다는 허탈함을 느낀다.

오늘도 나는 수없이 마음에 휘둘리며 한없이 비겁해졌다.

오늘을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

하루를 살아내면 미처 정리되지 못한 삶의 미련들이 내 안에 쌓여 독이 된다.

내 것이지만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독, 마음.

감히 나의 마음을 이해받을 수 있을까?

세상에 지친 정약용도 문득 이런 의문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자신을 위한 마지막 공부를 시작했다.

다산이 마주했던 마지막 삶의 주제

바로 마음이다.

 

이 책은 심경을 담은 책이다.

심경은 주자의 제자였던 송나라 학자 진덕수가 편찬한 책이다.

사서삼경 등 유학의 경전을 비롯하여 송대 학자들의 마음수양법도 포함되어 있다.

고전의 향기가 그윽하게 나는 아름다운 책이다.

인생의 파도 속에서 중심을 잡고 정도(正道)와 중용(中庸)을 지키는 좋은 공부가 되는 책이다.

심경37구절을 공부하면서 스스로 마음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배우는 책이다.

 

공부는 결국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과정이다.

맹자<고자장구 상>에는 이렇게 실려 있다.

사람들은 닭이나 개를 잃어버리면 곧 찾을 줄 알지만, 잃어버린 마음은 찾을 줄 모른다. 학문이란 다른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데 있다.

맹자는 성공과 명예, 물질과 권세를 탐하면서 정작 소중한 마음을 잃고도 찾지 않는 사람들을 질책하고 있다. 그리고 학문과 수양이란 다른 것이 아니라 마음을 지키는 것이고, 만약 마음을 잃었다면 그 마음을 찾아오는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구속받지 않는 사람에게는 중심이 있다.

순임금이 말했다. “사람의 마음은 늘 위태롭고, 도의 마음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오직 정밀하게 살피고, 한결같이 지켜 그 중심을 붙잡아야 한다.”

바르지 않은 길 앞에서 멈출 줄 아는 사람이 바른 길을 갈 수 있다.

 

-어른이라면 자신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어야 한다.

시경에 이르기를 상제께서 너에게 임하고 있으니 두 마음을 품지 마라고 하고, 또 이르기를 두 마음을 품지 말고 근심하지 마라, 상제께서 임하여 계신다라고 했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직 하늘뿐이다.

 

-당당함은 스스로에 대한 엄격함에서 나온다

그대가 방에 홀로 있을 때 살펴야 하니 이 때는 방구석에도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드러나지 않는 곳이라 하여 보는 이가 없다고 하지 마라. 신이 이르는 것은 헤아릴 수 없으니, 어찌 게을리할 수 있겠는가?

신독이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단정함을 유지하는 태도가 아니다.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단단해진 나를 만들어 가려는 간절함이다.

 

-비범함은 무수한 평범함이 쌓인 결과다

주역건괘 구이에서 공자가 말했다. “평상시 말할 때는 믿음을 주고 평상시 행동할 때도 근신해 사특함을 막아 그 성실함을 보존해야 한다.”

용은 갑자기 나타나지 않는다. 일상을 돌아보며 노력했던 소소한 과정이 쌓인 끝에 태어나는 것이다.

 

-사자는 갈기가 없더라도 사자다

주역곤괘 육이에서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삼감으로써 안을 곧게 하고 의로움으로써 밖을 반듯하게 한다. 삼감과 의로움이 반듯이 서면 덕은 외롭지 않다. ‘곧고 반듯하고 위대해서 익히지 않아도 이롭지 않음이 없다는 것은 곧 그 행하는 바를 의심하지 않는 것이다.”

어른이란 사소한 것에서부터 상식에 어긋나지 않게 행동하는 사람이다.

 

-마음이 흔들렸다면 잠시 멈추고 스스로를 정리하라

손괘의 상 풀이에서 말했다. “산 아래에 못이 있는 것은 덜어냄이니 군자는 이것을 갖고서 화를 누르고 욕심을 막는다.”

인간은 격정에 휘말릴 때가 아니라 잠시 멈췄을 때 오히려 스스로의 존재감을 똑똑하게 느낄 수 있다.

 

-매일 스스로를 허물어 거듭 시작하라

익괘의 상 풀이에서 말했다. “바람과 우레는 더함이니 군자는 이것으로 좋은 것을 보면 바꾸고 허물은 고친다.”

하루의 끝이자 시작인 새벽은 어제의 허물을 벗고 보다 나은 오늘을 맞을 수 있는 기회다.

 

-돌아볼 줄 안다면 돌아올 수 있다

복괘의 초구에 실려 있다. “멀리 가지 않고 돌아오므로 뉘우침에 이르지 않으니 으뜸으로 길하다.” 이에 공자가 말했다. “안씨의 아들 안회는 거의 도에 가깝다. 좋지 못한 점이 있으면 알아차리지 못한 적이 없었고, 알게 되면 그것을 다시 행한 적이 없었다.”

인간의 일에서 가장 긴박하고 중요한 때는 잘못이 벌어진 순간이 아니라, 언제나 그 이후다.

 

-버려야 할 것을 못 버리면 스스로를 버리게 된다

공자는 네 가지를 절대로 하지 않았다. 사사로운 뜻을 품지 않았고,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일이 없었고, 고집을 버렸고, 아집을 버렸다.

버린다는 것은 자신을 정리하는 처세의 기술이 아니다. 스스로를 솔직하게 들여다볼 줄 아는 마음이다.

 

-이란 평소에도 제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공자가 말했다.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

옛 성현들의 가르침은 도달하기 힘든 경지를 제시한 다음 현실에서 냉소하라고 전해진 것이 아니다. 아주 작은 각성을 권유할 뿐이다.

 

-마음을 얻고 싶다면 먼저 마음을 꺼내라

집밖을 나가서는 큰 손님을 대하듯 하고, 백성을 부릴 때는 큰 제사를 받들 듯이 하며, 자기가 바라지 않는 일을 남에게 하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하면 나라에 있어도 원망하는 이가 없고, 집안에서도 원망하는 이가 없다.

마음이란 구걸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먼저 타인에게 마음을 다했을 때, 비로소 남의 마음을 물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주변에 휩쓸리지 말고 나다운 나를 지켜라

초연함이란 무덤덤해지는 것이 아니라 치우치지 않는 중심을 배워 나가는 것이다.

 

-자존심은 부끄러움을 아는 데에서 시작한다

자존심이란 타인이 나를 무시했을 때가 아니라 스스로가 자신에게 거는 기대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부끄러움을 느낄 줄 아는 감정이다.

 

-스스로에게 모든 정성을 다하라

오늘은 어제와 내일을 잇는 다리다. 따라서 오늘에 성실함을 채워나가야 비로소 과거는 과거가 되고, 미래는 미래가 된다.

 

-마음을 정돈하고 싶다면 몸부터 바르게 하라

주변을 바꾸고 싶다면 자신부터 바꿔야 한다. 스스로를 바꾸고 싶다면 마음부터 지켜야 한다.

 

-배우고자 하는 자세를 습관으로 만들어라

감성이란 축적된 지식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니다. 타인을 마치 자신처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자 하는 노력이 쌓여 몸에 새겨져야 느낄 수 있는 능력이다.

 

-지키고 싶다면 벽을 세우지 말고 속을 채워라

나를 지킨다는 것은 외부의 모든 자극을 막고자 스스로를 비우는 고립이 아니다. 내부를 좋은 것으로 채워나가는 것이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단호함이 필요하다

욕망과 타협을 반복하면 습관이 된다. 습관이 오래 되면 천성이 된다. 따라서 스스로 변화를 원한다면 어제까지의 습관을 오늘부터 단절해야 한다.

 

-인간이라면 사람 귀한 줄을 알아야 한다

맹자는 이렇게 말했다. “사랑은 곧 사람이다. 사람과 사랑이 합해지면 그것이 바로 도다.”

 

-넓게 볼 줄 안다면 지금이 두렵지 않다

아무리 좋아하는 것이라도 매일 여덟 시간씩 할 수는 없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오직 일뿐이다. 그래서 인간에게 일과 삶을 따로 떼어놓을 수는 없다.

 

-경험에 휘둘리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보라

진정한 어른이란 살아온 경험과 겪어온 세월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다.

 

-마음을 지키고 싶다면 먼저 그 마음을 내려놓아라

욕심을 버리기 위해서는 버리겠다는 욕심부터 버려야 한다.

 

-공부는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과정이다

인간이 공부하는 이유는 잃어버린 마음을 찾기 위해서다.

 

-자신에게만 너그러울 때 사람은 괴물이 된다

누군가의 부족함을 비난하기는 쉽다. 그러나 타인을 비춰 스스로의 부족함을 돌아보는 것은 어렵다. 타인의 부족함에 혹독하고 자신에게 너그러운 이야말로 부족한 사람이다.

 

-손해 봐도 좋다는 마음이 더 큰 것을 가져다 준다

큰 부자들은 기부를 의무이자 특권으로 받아들여 주변과 부를 나눈다. 부를 오직 자신만을 위해 쓴다면 곧 축적한 부에 파묻힐 것이다.

 

-공부는 얼마나 하는지보다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

글의 깊은 뜻은 대개 글줄이 아니라 글줄과 글줄 사이, 행간에 있기 마련이다. 글줄이 전하는 정보에만 갇힌 이들을 가리켜 우리는 헛똑똑이라고 한다.

 

-사람이라면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오직 인간만이 부끄러움을 안다.

 

-인간의 완성은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작된다

스스로를 완성해나간다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그러나 공허한 말이라고 여기고 쉽게 포기한다면, 스스로를 지킬 수조타 없게 될 것이다.

 

-성찰이 없는 공부는 공부가 아니다

기왕 공부를 하기로 했다면 오직 나만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타인에게도 이득이 되는 큰 공부를 해야 한다.

 

-마음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기르는 것이다

삶에서 목적이란 완성을 실현하려는 의지이며 목표는 목적을 위해 거치는 과정이다. 목적과 목표를 혼동한다면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

 

-인간에게는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새벽의 시간, 날마다 스스로 회복해나갈 때 평단지기가 우리를 돕는다. 욕심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해도, 선한 본성은 점차 회복해나갈 수 있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은 배움에서 나온다

먼 길을 앞당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지치지 않는 것이다. 당장 끓어오르는 두려움과 욕심을 버리고 쉬엄쉬엄 가다 보면 어느덧 도착지가 보인다.

 

-나를 만들어가는 것은 다름아닌 나 자신이다

인간은 자신이 경험하고 마주하는 무수한 것들에 물들고, 반대로 주변의 존재들에게 스스로를 물들이기도 하는 존재다. 우리는 물들고 물들이는 색을 선택할 수 있다.

 

-사는 대로 생각하면 인간은 멈춰진다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못지않게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무난하게 사는 것이야말로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쉽게 이뤄진 것 같은 평범함 안에는 무수한 어려움을 거치며 형성된 비범함이 숨어 있다.

 

-마음은 내 것이지만 내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다

공부란 마음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사람답게 살고자 묻고 배우는 길을 가는 것이다.

 

-마음이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뀐다

나의 마음이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뀐다. 모든 것의 시작은 결국 나 자신의 마음에서부터다.

 

 

마음은 내 것이지만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인생은 그런 마음과 투쟁하고 화해하는 긴 여정이다.

공부는 마음을 나다운 것으로 채우기 위한 과정이다.

마음공부, 나의 동굴에서 마음을 기꺼이 들여다보는 고독.

이제 내가 나다워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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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사이언스 클래식 24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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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34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스티븐 핑커 지음/사이언스북스)>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1,406페이지의 거대한 분량의 책.

석 달에 걸쳐서 읽었다.

매일같이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사건들. 인면수심의 잔인한 범죄와 테러.

그럼에도 저자는 오늘날이 과거보다 훨씬 안전하고 평화로운 시대라고 주장한다.

우리가 기억하는 원시시대나 고대, 중세의 모습은 전원생활과 고요한 모습일지 모른다.

그러나 저자가 제시하는, 우리의 상식을 거스르는 수많은 자료와 주장들이 우리를 불편하게 만든다.

 

이 책의 제목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는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의 연설에서 가져온 구절이다. 링컨의 18613월 대통령 취임 연설은 이렇게 맺는다.

우리는 적이 아닙니다. 우리는 친구입니다. 우리는 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감정이 격앙되는 일은 있었을망정, 그 때문에 우리의 유대가 깨어져서는 안 됩니다. 신비로운 심금과도 같은 기억은 모든 전쟁터와 애국자의 무덤에서부터 이 드넓은 땅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심장과 가정까지 뻗어 있어,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들이 다시금 손길을 뻗는다면, 분명히 그럴 것입니다만, 다시 한번 드높게 연방의 찬가를 울릴 것입니다. -p1323

 

책의 방대한 내용을 제대로 옮길 능력이 부족해서 옮긴이 후기를 발췌해서 올린다.

 

사실 이 책의 주제는 인간의 폭력성이다. 다만 그 폭력성이 역사적으로 차츰 줄어들었다는 것이 핑커의 주장이다.

핑커는 (1) 비국가 사회에서 국가 사회로 넘어온 평화화 과정 (2) 사회 규범의 발달에 따른 문명화 과정 (3) 계몽주의가 이끈 인도주의 혁명 (4) 국가 간 교역과 민주화를 통해 전쟁이 감소한 긴 평화의 시기 (5) 집단 살해나 테러와 같은 소규모 충돌도 꾸준히 감소한 새로운 평화의 시기 (6) 시민권, 여성권, 아동권, 동성애자 권리, 동물권 운동이 잇달아 전개된 권리 혁명들의 시기로 그 과정을 나눴다.

 

각 시기마다 국가 간 전쟁, 부족 간 혈수, 집단 간 충돌, 개인의 살인, 사형과 태형과 같은 잔혹한 처벌, 여자나 아이나 동성애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를 잔인하게 취급하던 관행 등등 인간이 저지르는 각양각색의 폭력이 크고 작은 모든 차원을 망라하여 일제히 감소세를 기록했음을 보여주는 통계를 100여 개의 그래프, 그림, 표로 제시했다.

그런 행복한 결과는 왜 생겨났을까? 인간 본성이 근본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은 아니다. 핑커가 주장하는 바는 이렇다. 인간 본성에는 끔찍한 폭력을 저지르게 하는 내면의 악마와 자비로운 행실을 추구하게 하는 선한 천사가 공존한다.

 

인류는 사회 경제 환경의 여러 계기를 통해서 악마보다 천사를 더 많이 발휘하는 방향으로 서서히 스스로를 길들여 왔다.

핑커가 지목한 내면의 악마(1) 포식적, 도구적 폭력성 (2) 우세 경쟁 (3) 복수심 (4) 가학성 (5) 이데올로기의 다섯 가지이고,

선한 천사(1) 감정 이입 (2) 자기 통제 (3) 도덕성과 터부 (4) 이성의 네 가지이다.

 

논증의 마지막 단계는 왜 인류가 내면의 악마보다 천사를 더 많이 발휘하게 되었는가 하는 외생적 요인을 밝히는 것이다. 핑커는 그 후보로 (1) 리바이어던(폭력의 정당한 사용을 독점함으로써 정의를 부과하는 국가) (2) 온화한 상업(상호 교환은 상대를 존중하게 만드는데, ‘자본주의 평화이론으로도 불린다. (3) 여성화 (4) 감정 이입의 범위 확장 (5) 이성의 발달이라는 다섯 요인을 꼽았다.

 

물론 이것은 앞으로 제3차 세계 대전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거나, 잔인한 인종 청소가 자행되지 않을 것이라거나, 사이코패스 살인마가 줄 것이라거나 하는 말은 결코 아니다. 인류는 앞으로도 내면의 악마에 휘둘려 얼마든지 폭력을 저지를 것이다. 다만 객관적 증거로 볼 때 까마득한 과거의 수렵 채집 사회, 중세 유럽 사회, 근세 초기 식민지 사회와 같은 과거의 세계보다는 현재의 세계가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이런 현상은 요행이 아니라 인류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실시해 온 모종의 행위가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이므로, 우리는 우리가 그동안 잘한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하여 그것을 더 많이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가 이런 희망적인 이야기를 여태껏 더 많이 듣지 못했는지 궁금해진다. 핑커는 그 이유로 인간의 또 다른 심리적 편향들(가령 가까운 과거를 먼 과거보다 더 생생하게 기억하는 역사적 근시안)과 국가 간 전쟁이 아닌 소규모 분쟁에 대해서는 대체로 무심했던 기존 역사학의 맹점(그래서 집단 살해나 테러에 관한 자료는 최근에서야 비로소 수집, 분석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 때문에 우리는 과거를 낭만화하고 현재를 악마화하기 마련이지만, 주관성이 많이 개입되는 내러티브가 아니라 객관적인 수치에 기대어 역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그렇게 나쁘게만 볼 이유가 없더라는 것이 핑커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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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루션 맨 - 시대를 초월한 원시인들의 진화 투쟁기
로이 루이스 지음, 호조 그림, 이승준 옮김 / 코쿤아우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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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33 <에볼루션 맨(로이 루이스 지음/코쿤아우트)> #장르소설

시대를 초월한 원시인들의 진화 투쟁기

 

아버지 에드워드는 발명가 원시인이다. 그의 둘째 아들 어니스트는 철학자 원시인이며 이 책을 이끌어가는 화자의 역할을 한다.

구석기 시대를 배경으로 에드워드 집안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인류 역사의 결정적 장면인 불의 발견을 소개한다.

21세기가 시작되고도 벌써 19년이 지나는 시점에서 몇십만 년 전의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접할 줄 상상도 못 했다.

역사 이전의 시대에 대한 고찰은 여러 번 접할 수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가장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다.

 

사냥과 채집으로 생활을 하는 구석기인들의 생활에서 우리와 같은 일상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놀라게 되었다.

변화와 안정 사이의 갈등과 고민 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어니스트와 그 가족의 모험을 읽으면서 한 편의 연극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 가족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꾸민다면 아주 재미있는 명작이 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첫째 아들 오스왈드는 부족 최고의 사냥꾼이고, 둘째 에드워드는 생각이 많은 철학자이며, 셋째 아들 윌버는 진보주의자이고, 넷째 알렉산더는 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화가로 동굴 벽화를 그리고, 막내 윌리엄은 동물을 길들이려고 노력한다.

 

화산에서 불을 가지고 집(동굴)에 도착한 아빠 에드워드로부터 구석기 원시인 가족의 예측불허의 모험 이야기가 시작된다.

끊임없는 모험과 진보를 이끌어가는 아빠와 그에 대립하는 바냐 삼촌.

 

에드워드, 이 망할 놈아! 불이 날 물어뜯었잖아! 네가 그토록 자랑하던 불의 유용함이 고작 이런 거냐? 내가 아까 한 말이 맞지? 결국에는 이 녀석이 너희 모두를 먹어치워 버릴 거다! 너는 지금 폭발한 화산 위에 앉아 있는 거나 마찬가지야! 오늘부터 너하고 인연을 끊을 거다. 너뿐만 아니라 네 가족도 얼마 못 가 멸종할 거야. 너 이제 끝장이라고! 난 숲으로 돌아간다.” -p17

 

나무에서 내려온 원시인들은 육식동물이 되었지만 다른 동물처럼 사냥에 유리한 구조가 아니었다.

게다가 고기를 씹을 만큼 치아가 강하지 않아서 거의 하루의 절반을 음식 씹는 데 써야 했고, 소화불량으로 고통을 당하기 일쑤였다.

추위를 이겨낼 털복숭이 피부도 없었다.

그럼에도 생존을 이어가며 진화를 이끌어내는 원시인들의 도전.

 

아빠의 진보는 이제 족외혼으로 확장된다. 친자매가 아닌 다른 부족의 여자를 얻어 아내로 만든다는 것. 그에 대한 아들들의 저항.

하지만 아버지, 이건 자연스럽지가 않잖아요.”

시간 효율도 너무 떨어져요.”

바로 옆에 있는 친자매들하고 결혼하면 되는데 왜 굳이 멀리까지…….”

    

그러나 주인공 어니스트는 그리젤다를 아내로 맞으며 행복해한다.

 

, 달콤한 사랑이여! 나는 사랑의 발견이 우리가 살던 홍적세 중기의 가장 중요한 성과였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 나에게 사랑은 정말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나는 마치 허물을 벗은 뱀처럼 순식간에 온몸이 상쾌해진 기분이었다. 혹은 번데기에서 며칠을 갇혀 있다가 뛰쳐나와 날개를 처음 펼친 잠자리가 된 것 같았다. -p167

 

인간은 음식을 불에 익혀 먹으면서 이전보다 음식을 덜 씹고 더 많은 열량을 얻게 되었다. 그에 따라 머리로 가는 에너지가 많아져 뇌의 크기가 커졌고, 음식을 씹는 턱의 크기는 점차 작아졌다.

인간은 육식하면서 머리 크기가 커졌고, 직립보행을 하면서 과거보다 골반이 좁아졌다. 이 때문에 출산의 고통도 커졌다.

 

진화에 따른 인간의 변화와 윈시인들의 일상을 엿보는 기회.

지금은 멸종한 검치호, 칼리코테리움, 매머드, 히파리온과 같은 동물 등 재미와 더불어 유익한 정보가 함께 담겨 있는 책이었다.

구석기 시대로의 시간 여행 아니면 구석기 시대의 인물이 공연하는 한 편의 연극 같은 책!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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