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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 2006 제38회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 당선작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35
이근미 지음 / 동아일보사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솔직히 딸의 가출이라는 소재가 아직은 나에게 생경하다. 나는 17세때 가출을 생각해 본적도 없는 세상물정 모르는 겁많고 소심한 고등학생이었고 내 아이들은 아직 가출을 결심할 정도의 나이와는 거리가 멀기에... 이유가 조금 조잡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말미에 나오는 전단지 문구는 내 가슴에 깊이 와 닿는다. 가출한 딸을 찾아 나서는 대신 엄마가 선택한 일이 제일 처음부터 전단지를 뿌리는 일은 아니었지만, 그동안의 마음 고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듯한 문구에 자꾸만 눈시울이 촉촉해 지는건 그 한 문장에 자식을 바라보는 엄마들의 한결 같은 마음이 담겨 있어서일게다.
" 내 딸이에요. 꼭 찾아주세요. 얘 없으면 나 죽어요"
지금 내 소중한 자식들이 내곁에 없다라고 생각하면 아마 난 이 엄마와 같은 심정으로, 죽을 각오로 아이들을 찾아나섰겠지.
하지만, 17세 소녀가 가출을 했을때는 찾는 방법을 조금 달리해야 겠다는 깨달음을 이 책을 읽으며 얻었다.
가출 소녀 다혜가 엄마의 17세 가출이야기를 듣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공감대 같은 뭐 그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까. 책에는 아무런 결말도 나와 있지 않지만, 왠지 좋은 예감이 드는 책이다.
가출한 딸에게 당장 찾아가는 대신 현실을 인정하고 물리적 거리대신 마음의 거리를 좁혀 보려는 엄마의 시도가 돋보이는 책이었다.
'저 가출합니다'라는 말이 더 이상 생경하지 않은 나이가 오면 한번쯤 더 읽어보고픈 책이다.
뱀꼬리: 앞부분에서 '가출'이라는 소재가 생경하다고는 했지만, 딸에게 보내는 엄마의 이메일 내용 - 엄마의 17세때 가출과 그 후 20대가 되기전까지의 삶 - 은 나도 공감이 많이 간다. 그 시대를 살아본것은 아니지만, 10대때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진학문제, 또는 이루어 지지 않은 첫사랑의 설렘, 아픔, 10대만의 전유물이었을법한 내용들이 편안한 편짓글로 잘 표현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