섞은 치아때문에 며칠밤을 고통으로 지새운후 어제 드뎌 똘이를 데리고 간 곳은 구미에 있는 어린이치과 였습니다.
일단 검사를 받고 치료할 날짜를 예약 할려고 간것이었는데, 똘이 치아상태를 본 선생님이 당장 치료가 급하다고 해서 똘이는 그 자리에서 체중을 재고 수면 마취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걱정보다는 홀가분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마취가 되면 취료를 한꺼번에 할수 있다는 생각에 이것 저것 따져 볼것도 없었지요... 그리고 마취도 절대 위험하지 않다고 하고요.
근데, 액체를 마시고 자꾸 어지럽다고 하는 똘이를 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30분후 안 잘려고 버티는 똘이는 그렇게 수면마취실로 들어가 1 시간이 넘는 치료를 시작했더랬지요.
남푠과 난 밖에서 기다리며 얼마나 초조했던지. 사실 기대도 좀 되었구요.- 이제 섞은 치아때문에 더이상 괴로워 하지 않아도 된다는- 중간 중간 똘이의 울음소리가 들렸지만, 그저 밖에서 기다릴수 밖에 없었습니다.
드뎌 치료를 마치고 나온 똘이는 기진 맥진 상태... 마취가 안 깨어 눈을 감은 상태로 울부짖고 있더군요.
집으로 오는 차안에서도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자꾸만 감기는 눈꺼풀을 떠 보려고 이리 저리 뒹굴며 우는 똘이를 보며 남푠과 전 할말을 잊고... 난 똘이를 꼭 안고 발버둥 치다가 혹시 다치지나 않을까 전전긍긍 하며 집으로 왔습니다.
다행히 집에 와서는 안정을 찾았지만, 끝내 일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잠들어버린 똘이를 보니 ' 두번 다시 이런을은 없어야 할텐데...' 라는 생각만 들더군요.
돌이켜 생각해 보니 수술이나 마찬가지 였습니다. 7개의 치아를 떼우고 , 씌우고 , 갈고 ,신경치료하고... 조금 남아있는 의식속에서 아이가 얼마나 두려웠을까 생각하니 울컥하는 맘에 미안한 마음이 더해 집니다.
치과 의사선생님 말씀으로는 '백일전부터 난 이가 모유를 먹으면서 근본부터 많이 상해 있었던것 같다고...' 말씀하시는데.... 그래도 엄마의 죄책감은 지울수가 없나봅니다.
어제 저녁부터 굶고 잔 똘이는 오늘 아침에도 기운을 못 차리고 볼이 퉁퉁부은 채로 할머니 집에 갔습니다. 똘이가 어서 기운을 차리고 오늘 출발 예정인 1박 2일의 짧은 여행도 무사히 즐겁게 다녀 올수 있었음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