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뒷장에 있는 조세희 작가의 이책에 대한 소개말이 너무나 훌륭하다.

인문 md의 서평이 올해 마지막으로 귀기울이고 싶은 이야기로 이책을 고르게 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속지 너무나 취향이다. 손에 착 붙어 넘어가는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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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1 22: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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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도 서점 이야기 오후도 서점 이야기
무라야마 사키 지음, 류순미 옮김 / 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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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한, 그래도 되지 않을까요. 꿈꾸는 일은.‘ 작가의 서점 직원들에 대한 감사가 느껴지는 따뜻한 이야기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고양이와 보물섬의 선장 앵무새와 지적인 꽃미남 점장이 맞아주는 서점, 고운 판타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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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의 해바라기
유즈키 유코 지음, 서혜영 옮김 / 황금시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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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망에 사로잡힌지가 언제인지, 일생하고싶은 일을 발견하고 그일을 잘한다는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그럼에도 삶은 공평하여 모든걸 가질수는 없는가. 나는 어떤 눈을 하고있을까. 빛을 잃었겠지싶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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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둘의 차이가 아니라 공통점이다. 부끄럽다는 것. 몽규와 동주는 서로 다른 이유를 말하며 함께 부끄럽다고 말한다. 둘 사이의 거리는 다시 아주 가까워진다. 투사건 시인이건, 식민지의 청년들은 그렇게 부끄러워하며 죽어갔다. 

(중략)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울지 않았다는 것 말이다. (중략) 그 한가지 답은 '흑백'에 있었다. 역사적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했을 흑백이 오히려 나에게는 이 영화에 완전히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는 효과를 발휘했다는 것. 이 영화의 흑백에는 묘한 인공성이 있다. 이 흑백은 깨끗했고 아련했으며 그래서 아름다웠다. 이 사실이 뜻하는 바는 단순하지 않다. 어쩌면 <동주>의 흥행 성공이 이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이 영화에서 동주는 제 삶이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부합하는 것인지를 진지하게 성찰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그와 같은 삶의 형식이 사회적으로도 가치 있는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내내 괴로워한다. '진정성'에 대한, 즉(사적으로나 공적으로나) 진실한 삶에 대한 이 고민은 '속물성'이 지배하는 오늘날의 한국 사회가 점점 잃어가고/잊어가고 있는 것이라는 진단이 내려진 지도 오래됐는데

(중략)

그러나 그러기에는 일제강점기라는 시대가 우리에게서 너무 멀다. 그 시대는 공간적으로 말하면 일종의 역사적 유적지다. 나는 이 영화의 깨끗하고 아련했던 '흑백'이, 제작진의 의도와는 다르게, 마치 액자처럼 윤동주를 과거의 시간 속에서 방부처리하는 데 기여했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 시대의 고통으로부터는 안전거리를 유지한 채 안심하고 감동받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102~105쪽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 아닌데 이준익 감독의 영화를 제법 많이 본것에 새삼 놀랐다. 그의 장점중 하나는 껄끄러운 주제를 관객이 외면할 정도의 불편함은 주지 않고 풀 수 있다는 것이리라. 신형철 작가의 영화 동주에 대한 평의 이부분이 좋아 옮겨둔다.  


오늘도 크고 작은 부끄러움에 몸서리치는 소심한 내가 싫고, 다른 한편으론 점점 무심한 어른이 되어갈까봐 두렵다.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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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의 이야기는 팔레스타인 땅의 나블루스라는 도시의 한 가정에서 여자아이가 태어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세상에 막 나온 이 갓난아이를 맞이한 것은 당황스럽게도 눈물과 한숨뿐이었습니다. 아이는 이어서 여동생 셋이 더 태어나 딸만 여덟인 가정의 다섯 번째 딸로 자랐습니다. 대를 잇고 재산을 물려받을 아들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던 아버지께서는 계속되는 딸들의 출생에 크게 상심하였습니다. 아버지가 그렇게 상심하신 이유는 가문의 대를 잇지 못하는 딸들 때문이기도 했지만, 또다른 이유는 과거 아랍 사회에서 딸만 낳은 아버지를 제구실을 못한 남자로 보는 시각이 있었는데, 이런 '딸부잣집 아버지' 이미지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까 두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머니의 반응은 더 심각했습니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저주받은 여자라고 여긴 나머지 저를 낳고 며칠을 그저 울기만 하였습니다. 


 이런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 저는 이 세상에서 제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알아차려야 했습니다. 제 자신이 쓸모없고 가치 없는 성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여자이기에 생길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는 방법을 어려서부터 배웠고, 시키는 일에 고분고분 순종하는 것, 생활의 세세한 구석까지 간섭하는 모든 종류의 규칙을 따르는 것이 저의 본분이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고, 또 그렇게 훈련받았습니다. 


- 84~85쪽 <나의 삶, 나의 문학> 사하르 칼리파


 후지탄의 어머니는 딸이 태어나면 무척 기뻐한다. 딸의 장래를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경제와 사회가 여성들에게 안정적이고 유력한 기회를 늘 제공해준다. 젊은 여성의 성실함과 모험심은 서구사회에서와 달리 여기서는 방해물이 되지 않는다. (중략)


이튿날 산모와 아이가 집에 돌아오자 가족의 친구인 78세의 여성이 찾아왔다. 그녀는 조산과 수유, 산후조리에 대해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여자아이라니 정말 잘됐구나, 나중에 나이가 들었을 때 옆에 있을 사람이 생긴거야"라고 산모에게 말하며, 신생아의 입에 점액 제거를 위한 약초기름을 한 숙가락 넣어주었다. 그녀는 아이가 마치 자신의 딸이나 손녀라도 되는 듯, 머리와 몸, 팔을 가볍게 마사지해주고는 이런저런 주의사항들을 일러주었다. 떠나면서 그녀는 산모에게 아이를 위한 다음 며칠분의 기름을 선물했다. (중략)


물론 아이를 주로 책임지는 것은 어머니이다. 그러나 생후 40일이 지나면 아이의 엄마는 장사 등 원래 하던 일을 하려 일터로 돌아간다. 그러면 집에 있는 사람-할머니, 자매, 아이 보는 소녀, 아니면 남편이 당연히 아이를 돌보는 일을 맡는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누군가가 아이의 엄마가 있는 시장으로 아이를 데리고 가서 젖을 먹인다. 아니면 엄마가 잠시 집에 돌아오고 그사이에 가족 누군가가 시장의 노점을 지켜준다. (중략)


이곳 사람들은 어린아이가 외롭거나 소홀히 취급되면 병에 걸린다고 믿는다. (중략) 요컨대 아이의 병과 회복은 그냥 개인의 일이 아니고, 그 책임 또한 엄마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여러 사람들이 이에 연관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중략)


일곱 살쯤 되면 소녀들은 놀이나 가정교육, 학교, 축제 등을 경험하면서 장사의 기술도 익힌다. 토르티야나 구운 생선, 과자, 집에 있는 채소밭의 꽃 등을 파는 일이라면, 아무리 어린 소녀라고 해도 금방 익힌다. 


- 156 ~ 160쪽 <후지탄, 여자들의나라(3)> 마리나 메네세스


환대속에 자란 아이와 짐으로 느껴진 아이의 삶이 달라지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이 사회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아이 낳기를 원치않는 이유는 단지 돈인가, 인간답게 살 수 없는 이 사회 구조 자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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