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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어머니의 <시집가서 명절쇠기 10계명>은 다음과 같다.
1. 시부모님 앞에서 절대로 잘난 척 하지 마라.(막내딸은 여자들이 존중받지 못한 세상에 개거품을 무는 여성운동가인데다가 나이까지 많아 고집도 세다. 둘 중에 하나만 해도 위태할 판인데 이건 뭐 치명적이다.)
2. 시어머니가 시키신 일만 해라.(집마다 명절 풍속이 다르니 일단은 배운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괜한 도전 정신은 화만 부른다.)
3. 할 일을 하달받고 나면 항상 ‘네, 어머님’ 하라.(시어머니의 말씀을 귀담아 듣고 있다는 표시를 해야 한다. 요새 것들은 어른들 말씀을 뒷등으로도 안 듣는데 우리 딸은 절대 그러면 안된다.)
4. 시어머니가 시킨 일을 할 때도 궁금한 건 물어보라.(명절 음식 쫌 만들어봤다고 맘대로 하면 안된다. 돌다리도 두들겨 봐야 후한이 없다.)
5. 친정 이야기는 가급적 하지 마라.(“우리집은 전을 대여섯 가지 부쳐요”라는, 단지 ‘팩트’에 불과한 것들도 단박에 양쪽 집을 비교하는 뇌구조를 작동시킨다.)
6. 아침에 빨리 일어나라.(시댁에서의 늦잠은 자멸이다. 낮에 졸려 한숨 자는 한이 있어도 일찍 일어나야 한다. 평소에 일찍 좀 일어나버릇 하라니까, 이 웬수야!)
7. 시부모님 앞에서 남편에게 존대를 하라.(~야, ~했냐, ~해라, 라고 평소 했던 대로 툭툭 튀어나올 수 있으니 조심 또 조심해라.)
8. 남편 동생은 반드시 ‘도련님’이라고 불러라.(손아래 사람에게 ~님 자를 붙여야 하는 불합리성에 울분을 토해도 너만 손해다. 진짜다. 힘들면 그냥 호칭을 생략해라.)
9. 시부모님 앞에서 시댁 식구들 흉보지 마라.(설사 시어머니가 다른 며느리 흉을 본다 해도 절대 맞장구치지 말고 웃음으로 때워라. 나중에 어머니가 흉본 이야기는 쏙 빠지고 니가 맞장구치면서 거들었던 이야기만 황천을 떠돌 것이다.)
10. 시부모님께 항상 감사하다고 말씀드려라.(말로만 감사하다고 하지 말고 마음으로 감사해라. 이건 쫌 오래 걸릴 것이다. 결혼생활은 도를 많이 닦아야 하느니라. 그 도닦은 것을 결정적으로 시험하는 때가 명절이라고 생각해라. 감사하고 또 감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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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난 정말 이런 감정노동을 이겨낼 수 없을 듯 하다.
내가 엄청난 감정 육체 노동을 하는데 그게 '당연!'한 일이 되는 건 정말 짜증날듯 하다.
그러나
우리 어머니도 늘 내게 하는 말이 있으니,
"딸 잘난 척 하지마라.
니가 아는거 세상사람들 다 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왜 너처럼 안하는지 생각좀 해봐라.
세상사람들 다수가 그리 사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왠지 설득력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