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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귀고리 소녀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양선아 옮김 / 강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일까? 사랑이었을까? 사랑이었을것이다.
아마도 미술 혹은 그림을 관장하는 여신이 있었다면 그녀가 아니었을까?
그리하여 화가 베르메르 앞에 인간으로 현신하여 나타난 것은 아니었을까?
처음 만남에서부터 이미 미술적인 공감을 느끼게 되는 베르메르와 그리트의 인연은
분명코 우연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녀였으나 결코 하녀가 아니었던 그리트와 베르메르의 그 은근한 사랑은
책을 읽는 내내 나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행여나 그 사랑으로 인하여 그들에게 어떤 아픔이 오지는 않을까 하는...
누군가가 자신을 인정해주고 받아들여준다는 것은
아마도 모든 이들에게 가슴 설레임을 안겨주는 모양이다.
그리하여 그 사람을 향해 마음을 열게 만드는 모양이다.
 
"그러나 가끔은 그도 자기가 그랬으면 하는 세계만 보곤 해.
 실제로 세상은 그렇지 않은데 말이야. 자기의 그런 시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초래할 결과들을
 이해하려 하지 않아. 그는 오직 자기 자신과 자기 작품만을 생각한단다. 네 생각을 하지는 않아.
 그러니까 너는 조심해야..."
"무얼 조심해야 하나요?"
"너 자신으로 남아 있도록 해라"
"하녀로 남아 있으란 말씀입니까?"
"그런 말이 아니야. 그의 그림속에 있는 여자들...
그 여자들을 그는 자기의 세계에 가둬놓고 있어.
 너 역시 거기에서 길을 잃을 수 있어" <235,236쪽>

그랬다. 그녀 그리트는 그의 그림속에서 그만 길을 잃고 말았었다.
진주 귀고리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읽게 되고 또한 그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그녀에게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 주인님이 그가 들어와 주기를 기다리던 그녀에게 갈 곳은 없었다.
안주인 카타리나의 귀고리를 그녀의 귀에 걸어주며 하녀도, 그렇다고 귀족도 아닌 그녀를 그리면서
화가 베르메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사실 이 소설은 팩션이다. 네덜란드의 화가 베르메르의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를 구성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건 너무 현실적이다.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만큼.
책의 중간중간에 베르메르의 그림을 넣어주어 이야기의 흐름을 더욱 더 매끄럽게 해주었던
그래서 소설이 현실처럼 혹은 사실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던 이 이야기의 실체는
정말이지 매혹적이라고밖에는 말할수 없다.
카타리나는 그리트가 자신의 귀고리를 했다는 것 때문이 아니라 그녀에게 향한 남편의 마음을
되돌려 놓고 싶었을게다. 그래서 그토록 절규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 그리트는 그 순간 주인의 눈속에서 잠시 스쳐가는 후회를 보게 되고
자신을 어디로 데려가야 하는가를 되묻게 된다.
역시 그는 그녀를 그림 이상으로는 보지 않았던 것일까?
그리고 십년 후, 그녀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다시 자신이 하녀로 일했던 저택의 문을 넘는다.
그리고 알게 된다. 주인님이, 그가 그녀의 그림을 다시 보고 싶어 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녀는 그의 유언으로 인해 카타리나의 진주귀고리를 받아든다.
그것으로 그녀는 하녀에게서 해방되었다, 라고 결론을 맺지만 나는 또하나의 결론을 내린다.
그것으로써 그녀와 그의 사랑은 비로소 하나가 되었다, 라고.

나는 사실 그림에는 문외한이다. 갤러리에 가서 미술품을 감상한 적도 별로 없다.
설사 있다한들 내가 무엇을 알까? 그저 보이는 모습대로 나만의 생각을 말할뿐이다.
책장 사이사이에 끼워둔 베르메르의 그림속에서 만났던 짙은 명암의 대비가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꾸미지 않는 현실적인 이미지들이 참 좋았던 것 같다.

"아빠가 언니를 그렸던 방식으로 나도 그리고 있어요.
 어깨 너머로 고개를 돌리고 있는 모습으로,
 나 혼자만요. 아빠가 그렇게 그린 건 언니 그림이랑 내 그림밖에 없어요"<279쪽>
그래놓고는 친절하게도 뒷장에서 「소녀의 초상」이라는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그 그림과 「진주 귀고리 소녀」를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느낌이 너무 달랐다.
「진주 귀고리 소녀」에서 느낄 수 있었던 그 미묘한 시선과 표정을
「소녀의 초상」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뭔가가 빠져있는듯한 그런....

미리 생각했었던 책에 대한 편견이 나를 부끄럽게 했다.
작가가 썼다는 《버진 블루》라는 책의 광고를 보았던 기억이 났다.
읽어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끝내는 포기해버렸던 책이다.
나는 지금 그 책을 다시 생각한다.
트레이시 슈발리에 라는 작가의 책을 다시한번 만나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 까닭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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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상자의 역습 - 대중문화가 어떻게 우리를 더 똑똑하게 만들었나?
스티븐 존슨 지음, 윤명지.김영상 옮김 / 비즈앤비즈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역습이란 게 무엇인가?
당하고 있다가 기회를 봐서 다시 공격하는 것을 말할때 쓰지 않는가?
그래서 나는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컸었다.
하지만 이 책은 너무나도 미국적인 그야말로 미국에서나 베스트셀러였을 그런 책이었다.
추천 리뷰 명단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보스턴 글로브 북 리뷰
-월터 컨,뉴욕 타임즈 북 리뷰
-제임스 포니에워직,타임
-말콤 글래드웰,뉴요커
굳이 이 책을 빌려 말하지 않더라도 어느정도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할 수 있는 혹은 하고 있을지도 모를 그런 생각들이
이 책에 녹아있는 게 아닐까 싶은 느낌이 들었다.
게임의 역습,TV의 역습,인터넷의 역습,영화의 역습...
이 책의 목차만 본다면 그야말로 황홀하지 않을수가 없다.
아주 쉽게 말한다면 게임이나 TV,인터넷이나 영화의 장단점을 파헤쳐보는 것 같다.
무엇이든 그 안에 담겨진 속성속에 좋은 점과 나쁜점을 동시에 갖고 있게 마련이다.
가끔씩은 아주 나쁘거나 아주 좋은 속성만을 가진 것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답답했다.
책의 뒷쪽에 주석을 달아주었지만 그것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답답함이었다.
<사인필드><스크럽스><홈 임프루브먼트><3인의 상자><드라그넷><아이러브 루시>
<소프라노스><ER><올 인 더 패밀리><웨스트 윙><서바이버><쇼아>등등등...
듣도 보도 못한 미국의 드라마나 쇼프로그램의 제목들이다.
TV매체를 통해 보여지는 것들은 제목만 듣고 그 프로그램의 성격을 파악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도 힘들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 당장 미국 방송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일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속에는 저런류의  말들이 즐비하다.
그러니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다가갈 수 없는 책의 진실앞에서 허덕이게 된다.
차라리 드라마를 한국의 것으로 살짝 바꿔주는 센스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어차피 예로 들어주는 것이었으므로.
그러면서도 중간중간 알아 들을 수 있는 말들이 보여질 때의 반가움이라니!
그나마도 이 책을 마지막장까지 읽을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이 바로 그 말들이다.
그 알아들을 수 있던 말들만큼은 한번쯤은 생각해보았고 한번쯤은 접해보았음직한
그런 내용들이 아닐까 싶어 공감할 수 있었던 까닭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첫째로 게임의 역습에서 공감하는 것들.
게임은 혼란과 무질서를 경험하고 미학적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아니다.
게임은 질서와 의미를 찾아내고,질서를 세우기 위해 필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중요한 건 플레이어가 '무슨(what) 생각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how)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나'이다.
주의력결핍장애와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요즘 세상에서,
이유없는 폭력과 싸구려 자극이 난무하는 요즘 세상에서,
가장 많은 두뇌활동을 요하는 게임이 가장 인기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게다가 해가 갈수록 게임들은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다.
맞는 말이다. 아주 쉽게  요즘 아이들의 게임을 한번 생각해보더라도 상당히 지능적이다.
짧은 게임이라 할지라도 머리를 쓰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너무나도 많이 보인다.
팩맨이라든가 테트리스같은 단순한 게임들은 이미 아이들의 호기심 대상이 아니니 말이다.
게임을 조금 할 수 있다고 하는 사람들은 정말 머리쓰는 게임을 좋아하는 것 같다.

둘째로 TV의 역습에서 공감하는 것들.
집중력,인내,기억력,이야기 얼개 분석으로 요약되는
독서의 인지발달 효과를 기억하는가.
믿기 어렵겠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대중문화를 지배해온 TV 역시
집중력과 인내심,기억력,이야기 분석 능력의 향상을 돕고 있다.
장면마다 다뤄지는 인간관계는 복잡하다.
복잡한 인간관계를 이해하려면 집중해야 하고,
집중하다 보면 사회적 네트워크를 담당하는 우리 뇌의 특정부위가 활성화된다.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가 배우는 것은 전혀 의외의 것-인간관계다.
나는 사실 게임도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tv드라마와는 더 거리가 멀다.
가끔씩 내가 tv앞에 앉는 것은 다큐멘터리나 스페셜코너등이다.
생각없이 앉아서 그저 화면만 바라보는 그 자체가 너무 싫은 까닭이다.
그래서 어쩌다 가끔씩 만나지는 생각하며 보는 이를테면 책을 읽는듯한 느낌을 주는
미니시리즈같은 류의 드라마들은 정말 반갑기도 하다.

셋째로 인터넷의 역습에서 공감하는 것들.
텔레비전과 자동차가 사람들을 거실에 가둬버렸다면 인터넷은 이를 바꾸려 한다.
반세기를 거쳐 이제 우리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에 관한 이야기는 굳이 내가 공감한다 말하지 않더라도
이 책을 읽는 사람들 모두가 고개를 끄덕거릴 수 있을 것 같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한 만남의 場이 현실적으로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웬만한 사람이라면 인터넷세상속에 뛰어들어 직접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감상문을 쓰면서도 나의 기대감을 생각하니 너무 씁쓸하다.
되돌려 말하자면 제목과 짧은 자료만으로 책을 평가하려고 했던 나의 앞질러간 생각이
더 씁쓸하다. 약간은 조급해지는 마음을 어쩌지 못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면에서 공감할 수 있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책을 읽는동안  나에게 커다란 느낌으로 다가온 글들이 있기에
여기에 옮겨본다. /아이비생각

실생활에는 여러 종류의 상이 있을 수 있다.그러니 중독의 종류도 다양해질 수 밖에 없다.
사랑이나 사회적 관계,금전적 성공,약물남용,쇼핑,초콜릿,운동경기 관람 등
여러가지를 통해 보상심리를 채울 수 있다.
그러나 슈퍼마켓이나 쇼핑몰을 제외하면, 내가 앞으로 어떤 보상을 얻을 수 있는지
확실한 것은 없다. 하루 하루의 일상에서 보상은 보잘 것 없는 것들뿐이다.<44쪽>
 
일상과 달리 게임세상에서는 보상이 널려 있다.
게임 속 세상에서는 라이프가 늘어나거나,새로운 레벨로 올라갈 수 있거나,
새로운 아이템을 얻는 것처럼 보상이 너무나 확실히 눈에 보인다.
대부분의 게임은 우리 일상보다 더 크고, 더 생생하고, 더 명확하게
정의된 보상으로 가득 찬 가상세계를 제공한다.<45쪽>

편안히 뒤로 기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바짝 당겨 앉도록 만드는 소프트웨어.
대중문화는 정녕 더 복잡하고 지능화될 것인가?
대답은... 그렇다.<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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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관심 - 소중한 사람을 놓치지 않는 1%의 힘
하우석 지음 / 다산북스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관심이란 단어를 쓸 때 우리는 항상 내 관점에서가 아니라
상대방의 관점에서 볼 줄 알아야 합니다."<106쪽>

관심으로 인해 힘겨워한다면 그것은 관심이 아니다.
사랑으로 인해 아파해야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집착이며 오만일 뿐이다.
내 안에 서슬퍼렇게 살아있는 나만의 잣대를 얼마나 생각없이 휘둘러댔는가를 생각한다.
혹시라도 나의 관심으로 인하여, 나의 사랑으로 인하여 아파하는 사람이 있지는 않은지.
그것조차도 어쩌면 나만의 관점에서 헤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지만 너무 그렇게 따지는 것 또한 힘겨운 일이 될 것 같다.
이해타산이 빠진 관심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지만
그런 순수한 마음으로 바라본 사람이 몇이나 있었을까 싶다.
우리집 가훈에 易地思之를 첫번째로 넣은 이유도 따지고보면
부족한 것을 채우고 싶은 욕심이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나만 생각하는 아집이나 고집스러움을 버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감사는 우리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진정 놀라운 힘을 발휘합니다.
우선 '그 사람'에게 커다란 삶의 에너지를 전달해줍니다. 아주 간단한 예로,
진심어린 표정과 억양으로 '정말 감사합니다.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라는 말을 다른 사람에게 해 보세요. 단 한 명도 예외없이 마음속에 즐겁고 기쁘고
행복하고 자랑스럽고 평온한 기운이 금세 감돌 것입니다.
그리고 곧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마음을 베풀겠다는 다짐을 하게 될 것입니다."<141쪽>

지금까지 살면서 나는 얼마나 감사를 하고 살았는가를 생각한다.
가족에게 친구에게 동료에게 때로는 이웃에게.
어쩐지 쑥스러운 기분에 해도 될 말을 하지 않고 지나친 경우는 또 얼마나 많았을까?
아주 작은 것들속에서 행복은 찾아진다고 했는데 나는 또 얼마나 많은 행복을 놓쳤을까?
우리 주변을 떠도는 이야기중에서 가장 흔한 것이 행복은 자기 안에 있다는 말이 아닐까 싶다.
무엇이든지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말도 될게다.
가까운 사람은 늘 가까이 있음으로 인해 새삼스러운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오죽했으면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표시난다는 말이 있겠는가?
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소중함을 알지 못하고 당연시하는 우매함을
지금이라도 깨달을 수 있다면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일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관찰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가까워짐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절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 노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애정입니다.
또한 그 관찰의 과정을 통해 애정ㅇ느 더욱 두터워질 수 있습니다.
보는만큼 알게 되고 아는 만큼 좋아할 수 있고
좋아하는 만큼 배려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관찰'은
사람 사이를 가깝게 이어주는 너무나도 중요한 끈 같은 것이죠"<166쪽>

자기계발서일거라고 지레 짐작을 했었다.
이 책의 장르가 계발서이건 실화이건 소설이건 그런 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정말 너무도 따스한 이야기임에는 분명하니까.
오랜만에 따스한 오뎅국물같은 이야기를 만나고 그 뜨거운 국물때문에 눈물 한방울 떨군다.
내가 하지 못했던 것들을 어쩌면 그리도 아프게 찔러주는지.
내가 미처 챙기지 못했던 것들을 어쩌면 그리도 잘 찾아내 주는지.
미안함과 감사함을 그리고 고마움을 다시한번 생각나게 도와 준 작자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아울러 "뜨거운 관심'과 '차가운 관심'에 대해 배우게 된 것을 또한 감사한다./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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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영화는 시대의 통신이다. 나는 편지를 쓰는 것이고 내 편지를 받은 사람들만 대화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편지를 읽으라고 강요할 생각은 이제 없다.”

영화에 인간의 고통과 슬픔과 연민에 대한 아이러니를 그렸고
그들도 나와 같은 고민으로 세상을 살아가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김기덕 감독.
일만명 아니 천명이라 할지라도 내 영화를 봐주는 이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기로 했다는 그.
혹자는 이랬다저랬다 말바꾸기를 한다고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까운 인재가 사장되어지는 건 아닐까 염려스러웠었다.
나는 그의 참담했던 심정을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그의 영화속 아픔을 함께 느껴줄 수는 있다.
그래서 나는 그의 영화를 사랑한다.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음 좋겠다.
다시 돌아온 그에게 감사한다. /아이비생각

“내 영화는 즐기는 영화가 아니라 느끼는 영화다. 살면서 드러내지 못하는 아픔이 있는 사람일수록 더 강하게 느낄 것이다. 행복을 주기보다 불행을 이기는 힘을 준다고 생각한다. 내 영화를 통해 자신에게 질문해 보기 바란다. ‘나는 누구인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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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To kill a monckingbird'

<앵무새 죽이기>는 하퍼 리의 유일한 작품이다.
그녀에게 왜 두번째 작품을 발표하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그렇게 히트를 하고나면 그 다음에는 아래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대답했다.
실제로 그녀는 두번째 작품을 아직도 출간하지 않고 있다.
<폭풍의 언덕>,<바람과 함께 사라지다>,<호밀밭의 파수꾼>처럼 이 작품도
처녀작이자 마지막 작품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앵무새 죽이기>..
사실 이 책은 이미 오래전에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랐던 책이다.
문고 진열대에서 <앵무새 죽이기>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다시 만난다면
한번은 꼭 되새김질 해보겠다던 어느날의 다짐을 되짚어냈다.
왜 제목이 <앵무새 죽이기> 일까?
처음부터 그 의아심을 풀어주지는 않았다.
서문도 없이 시작되어지던 글속에서 아무것도 예측할 수가 없었다.
중간쯤부터였던 것 같다. 이야기의 핵심으로 들어가던 부분에서 나는 아하! 하는 순간
너무 편하게 읽어내려가며 몰입되었던 그 느낌을 잃게 될까봐 노심초사했다.
話者인 소녀를 통해 너무나도 솔직담백하게 그려내던 인간의 내면심리에 빠져들게 되는
나를 만나게 된다.
아울러 사회라는 통념속에 어울어지며 어른이 되어간다고 자부하는 순간
우리가 잃어버리게 되는 순수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던 작가의 문체에 사로잡혀
(솔직히 말하자면 번역해주신 분의 문체가) 마치도 내가 그 소설속에 들어가 메이콤의
한 일원이 되어버린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마치도 그 소녀'스카웃'이라도 되는 양.

"난 네가 뒤뜰에 나가 깡통이나 쏘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새들도 쏘게 될 거야.
 맞출수만 있다면 어치새를 모두 쏘아도 된다.
 하지만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어떤 것을 하면 죄가 된다고 아빠가 말씀하시는 걸 들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래서 모디 아줌마에게 물어보았다.
"너희 아빠 말씀이 옳아"
아줌마가 말씀하셨다.
"앵무새들은 인간을 위해 노래를 불러줄 뿐이지.
 사람들의 채소밭에서 무엇을 따먹지도 않고, 옥수수 창고에 둥지를 틀지도 않고,
 우리를 위해 마음을 열어놓고 노래를 부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는 게 없지.
 그래서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되는 거야"

철저하게 실리주의적인 아메리카인들의 속성.
어쩌면 그 우월성때문에 저들이 오늘날까지 버텨내고 있는지도 모를일이다.
동화같이 가볍게 깊이있는 무게를 지탱해나가는 <앵무새 죽이기>는
정말 베스트셀러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
굳이 드러나는 인종차별 문제가 아니더라도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야 할,
혹은 살아내야 할 모든 것들의 모습을 비추고 있다.
흑인을 위해 변론을 펼치는 아빠의 모습에서 껍데기를 표현하는 그 모든것들이
하나의 인간존엄성 자체를 이겨내지 못할 것이라는 강한 의지와
동시에 어쩔 수 없는 현실에 맞서 절절한 호소라도 하는양 애처롭기까지 하다.
흑인을 변호하는 백인 아빠는 아마도 국선변호인인듯 하다.
법정에 선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그 진지함속에서 아빠가 무엇을 말하고자 함인지를
서서히 알아가는 아들 '젬'의 모습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결국 '젬'은 어른들 세계의 부조리와 억지성에 상처를 입어 얼만큼의 열병을 앓게 되지만
그 이후로 어른이 되어갈 '젬'의 모습이 상상되어져 안타까웠다.
마지막까지 인간의 존엄성을 일깨워 준 아빠 '애티커스'변호사에게 마음으로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순수와 또 그에 따른 아름다운 열정을 잃어간다는 건 참 서글픈 일이다.
마치도 한편의 동화를 읽고 난 느낌이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난 어른이 되어도 하늘빛 고운 눈망울
간직하리라던 나의 꿈, 고운 꿈이 생각나네...
지나간 유행가를 떠올린다.
껍데기속에 감추어진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마치도 그것이 없으면 안된다는 양 너무도 두꺼운 껍데기들.
두꺼움마져도 숨기기 위해 색칠을 하기 시작하고
그 껍데기속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애벌레처럼 산다.
겹눈을 하고 보는 세상은 아마도 인간의 세상이 아닐 것이다.
엄마, 이 책제목은 왜 앵무새 죽이기예요?
정말로 앵무새를 죽이는 이야기인가요? 아들녀석이 묻는다.
그래, 안타깝게도 정말 앵무새를 죽이는구나...  /아이비생각
 

mockingbird에 대하여...
monckingbird는 '앵무새'가 아니라 '흉내쟁이지빠귀'라는 새입니다.
몸 길이가 20~30cm정도 되는 이 새는 부리가 가늘고 강하며 날개가 짧고 둥글며 꼬리가 깁니다.
움직임이 활발하고 선명한 회색이나 갈색을 띠는 흉내쟁이지빠귀는
산림지에서 곤충이나 나무 열매를 먹으며 삽니다.
이 새의 무엇보다 큰 특징은 다른 새들의 소리를 잘 흉내낸다는 것입니다.
이미 '앵무새'라는 이름이 독자 여러분에게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굳이 번역은 바꾸지 않고 여기에 실제 뜻을 밝혀 둡니다.<책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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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2-12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테디셀러군요. mockingbird 가 흉내쟁이지빠귀라는 새이군요.
지빠귀 종류인가 봐요.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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