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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난 뒤 누군가에게 추천할만한 책들이 있다. 물론 나만의 관점에서 평가가 이루어지지만 그래도 이만한 책이라면...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들은 슬며시 한번 더 눈길을 주게 된다. 그런 책들을 더 많이 만나보고 싶은데 언제나 마음만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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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3년 6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2008년 10월 21일에 저장
구판절판
가스등 이펙트- 지금 누군가 나를 조종하고 있다!
로빈 스턴 지음, 신준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월
14,800원 → 13,320원(10%할인) / 마일리지 740원(5% 적립)
2008년 02월 06일에 저장
구판절판
눈뜬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7년 3월
16,500원 → 14,850원(10%할인) / 마일리지 820원(5% 적립)
2007년 08월 31일에 저장
품절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14,500원 → 13,050원(10%할인) / 마일리지 720원(5% 적립)
2007년 08월 31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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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유혹하는 책을 만날때마다 갖고 싶지만 다 갖지 못하니 안타깝다. 그럴때마다 읽고 싶은 책목록의 줄은 길어만 가고 언제쯤이면 이 목마름을 달랠 수 있을까 기린처럼 길게 목만 빼고 바라본다. 언젠가는 꼭한번 너를 만날거야 다짐하고 또 다짐하면서... 그래, 그리 많은 시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리라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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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사로 고려를 읽다- 가장 역동적인 역사의 순간
이한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8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12년 10월 03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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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 김훈 장편소설
김훈 지음 / 학고재 / 2011년 10월
13,800원 → 12,42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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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1월 27일에 저장

서울의 고궁 산책-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경희궁·종묘
허균 지음 / 새벽숲 / 2010년 10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4월 23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2년 01월 26일에 저장

조선의 가족, 천 개의 표정- 이순구의 역사 에세이
이순구 지음 / 너머북스 / 2011년 11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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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1월 26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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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쉽게 하기 - 인물 드로잉 - 그림 그리는 즐거움을 배운다! 스케치 쉽게 하기 3
김충원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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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원이란 작가의 이름이 낯설지 않게 느껴졌던 것은 어렴풋하게나마 아들녀석 어렸을 적에 김충원의 미술교실이란 비디오를 본 기억이 남아 있었던 까닭이다. 영화에서건 드라마에서건 거리의 미술가를 몇번은 만나게 되는데 그럴때마다 영화속이니까, 혹은 드라마니까 하고 흘려넘겼던 것 같다. 하지만 실제생활속에서 가끔씩 마주쳤던 거리의 미술가들은 가히 환상적이기까지 했으니 이 무슨 조화속인지...
희안하게도 거리에서 혹은 공원의 한쪽에서 작은 의자에 모델을 앉혀두고 그려지는 그 그림들은 정말 예술이다~ 하고 놀랬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그렇게 그려지는 그림을 보면서 와~ 나도 저렇게 좀 그려봤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었을까? 누구라도 한번쯤은 저렇게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랬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멋진 그림을 그릴수 있을까 내심 부러웠던 게 사실이다. 나름대로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일러스트를 좋아하다보니 당연히 연필그림쪽에 관심이 많아질 밖에....인터넷 세상속을 떠돌다 만나는 꿈결같은 스케치화들을 만나게 되는 날이면 기어코 퍼오고야 마니....그랬으니 이 책을 만나게 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어쩌면 나도? 하는 욕심을 부려보게 되었다. 책속에 부록으로 딸려온 인물드로잉 연습장을 우선 펼쳐보았다. 와~ 역시 멋지다!  그림의 '그'자도 모르면서 낼름 선긋기 연습을 시작해 보겠다고 연필을 들이댄다. 으악!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단순한 선하나를 그리는 것도 마음처럼 되지가 않는다. 삐뚤빼뚤 제 멋대로다. 마음은 벌써 달려가고 있는데....

바쁜 마음을 힐책하면서 다시 책의 처음으로 돌아온다. 처음부터 궁금했었던 건 도대체 왜 이런 책을 만들었을까 였는데 '시작하기 전에'라는 서두글을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굳이 스케치를 잘하고 못하고를 논하지 않는다하여도 뭔가를 새롭게 시작한다는 건 아름다운 일임엔 분명하다.무엇을 하게 되더라도 기초라는 게 있다. 시작단계에서부터 달려가는 나의 욕심을 잡아 세워야 했다. 먼저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 잘 할 수 있을까? 나도 할 수 있을까? 못그리면 어떻게 하지? 뭐 이런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두번째로 유의해야 할 것은 사람의 얼굴은 모두 비슷하여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는거였다. 그러니 보통 만화속에서 만나는 커다란 눈처럼 그리게 되면 전체적인 얼굴의 균형이 무너질 수 밖에 없다는 거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즐기면서 그려야 한다는 것이니 한달음에 달려갈 수 없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아 내심 부끄럽기도 했다.

얼굴모양이라거나 이목구비의 생김새에 따른 시선처리, 그리고 동서양인의 구조가 다르다는 것외에 그 밖의 법칙들을 읽으면서 그야말로 완전초보의 마음으로 긴장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눈과 눈썹, 코와 인중, 입술과 턱, 귀의 정면과 측면의 모습을 그릴 때 유의해야 할 것들을 읽으면서 새삼스럽게 좀 더 주의깊게 읽어야겠구나 하는 다짐을 하기도 한다. 그렇구나 하면서 고개를 주억거릴 때마다 놓치고 지나가지 말라고 세심한 부분까지 챙겨주고 있는 작가의 마음이 부분 부분마다 숨어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콕콕 집어주고 있으니 작가의 말처럼 틈나는데로 연습해볼 일이다.

얼굴의 전체 윤곽을 쉽게 스케치할 수 있는 기초 방법을 읽을 때에는 아예 아들녀석의 종합장을 하나 꺼내어 놓고 같이 그림을 그려가면서 책의 진도를 따라나가기도 했다. 신기하기도 하여라!  먼저 중심선을 설정하고 눈의 위치를 정해주고 코와 입의 위치를 정해주고....  열심히 따라가고 있는데  옆에서 보고있던 눈치없는 아들녀석 한다는 말이 엄마, 이건 그림도 아니고 낙서도 아녀~~~ 이런, 하하하. 그래놓고는 저도 미안한지 슬그머니 자리를 피한다. 가장 신기했던 것은 얼굴의 방향에 따라 중심선이 돌아간다는 부분이었다. 그냥 무조건 그리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이런 법칙이 있었구나 싶었다. 그 뒤로 계속해서 이어지는 멋진 그림들이 내 마음을 완전히 빼앗아가버리고 말았으니... 마음이 또다시 저만치 앞서가고 있으니 어쩌랴.

단순한 스케치속에도 그 사람의 성격이나 표정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눈동자 하나에서도 짙게 그려주느냐 흐리게 그려주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판이하게 달라 보였다. 아이얼굴과 어른얼굴의 차이점 역시 놀라웠다. 책장을 넘길수록 그림은 멋있어지고 깊이있어지는데 나의 발걸음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나는 언제쯤이면 저만큼을 달려갈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가끔씩 잡지의 삽화로 올랐던 그림들이 눈에 띄었다. 그러면 거기에서 또 한참을 머무르게 된다.

아주 오래전에 남편이 퇴근길에 돌돌 말린 종이한장을 들고 들어온 적이 있었다. 건네주고는 한번 보고 평을 해보라고 하기에 펼쳐보니 연필로 그려진 남자의 얼굴이었다. 한참을 보고 있어도 도무지 내가 아는 얼굴이 아닌 것 같아 누구냐고 물었더니 회사 후배가 케리커쳐를 배우는 중이라고 남편의 얼굴을 그려준 것이라고 했었다. 남편을 하나도 닮지 않은 사람이 종이속에서 웃고 있었으니 그 후배라는 사람 지금쯤은 선수가 되어 있을까? 이 책에서 작가는 말한다. 미술에 실패는 없다고. 성공적인 그림을 그리기 위한 과정일 뿐이라고. 그림도 하나의 언어인만큼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가 필요한거라고... 우선은 이 책속에서 말하고 있는 기본 요령 몇가지만이라도 배우고 익혀두어야 할 것 같다. 때로는 거리의 화가들이 내미는 의자에 덥석 앉아보고 싶기도 했었는데 그마져도 용기가 없어서 해보질 못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은 그가 내미는 의자에 앉아 볼 것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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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 생각의나무 우리소설 10
윤대녕 지음 / 생각의나무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트라우마, 신체적인 손상 및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한 후 나타나는 정신적인 장애가 1개월 이상 지속되는 질병... 뭘까? 뭘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과민반응, 충격의 재경험, 감정회피 또는 마비.  늘 불안스러워 하고, 주위를 경계하며,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증세를 보인다. 충격을 다시 경험하는 환자의 경우에는 사건 당시와 같은 강도로 느끼는 기억, 꿈, 환각이 재연될 수 있다. 감정회피 또는 마비를 나타내는 환자는 충격이 일어났을 때의 감정·생각·상황 등의 기억을 피하려고 노력하며, 정상적인 감정반응은 소실된다...
쉽게 말하자면 감정이 부재중인 사람의 상태인 것 같다. 자신의 감정속으로 자신을 숨기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런류의 이야기는 아닌것 같은데.

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을까? 제목부터가 신비롭게 다가왔다. 도대체 숲의 제왕 호랑이가 왜 뜬금없이 바다로 갔을까? 갔다면 왜 가야했을까? 더듬거리면서도 어떤 감촉을 찾아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책속에서 흐느적거리는 느낌을 아주 희미하게 잡아 낼 수 있었던 것은 영빈과 해연이 과거속의 자신을 보여주기 시작했을 때가 아닌가 싶다. 현재를 살고 있으면서도 그들은 끝내 과거속에서 자신을 끌어내지 못하고 서로에게 다가갈 수 없도록 스스로에게 벽을 쌓아버리고 말았다. 어느 누구의 감정이입조차도 절대로 허락할 수 없다는 몸짓으로 그들은 그렇게 서로를 향한 마음에 빗장을 걸어두었다. 그래서 영빈은 바다로 갔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서. 80년대 386세대를 대표하는 얼굴로 세상을 살면서 결연히 일어섰던 정의로움앞에서 결코 무너져서는 안되는거라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했던 시대의 영웅처럼 살아왔던 지난날들의 초상. 아버지에게 꿈같았던 형을 자신과 같은 사람들의 손가락질로 인하여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던 시대적인 모순점을 뭉개며 최루가스에 질식될 것 같았던 그때부터 아마도 호랑이는 영빈의 가슴 한켠에서 자라고 있었을 것이다.


동병상련 同病相憐 ... 영빈과 해연은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았다. 아팠던 기억속에서 다시 아프고 싶지 않은 아니 다시는 아파하고 싶지 않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듯이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기만 했다. 며칠씩 집을 비울 때면 부담없이 집을 맡길 수 있는 그런 사이이면서도 서로의 앞쪽에 선을 그어놓고는 행여 넘어올까봐 가슴 졸이며 그렇게 서로를 바라봐야만 했다. 두사람이 처음 만났던 곳이 어디였는가를 말해주면서 그들이 왜 그렇게 살아야만 했는지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해주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처음으로 만났던 곳은 택시안이었다. 그것도 성수대교가 무너지던 날 바로 십여미터 앞에서 벌어졌던 그 끔찍한 사고를 목격하던 곳이 바로 그 택시안이었던 거다. 작가는 거기서 덧붙이고 있다. 모든 것들이 붕괴되는 시대였다고. 숨가쁘게 달려가기만 하는 모든 것들이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 붕괴되어져 가는 시대였다고. 그랬다. 그래서 그들은 구년만의 재회를 부정할 수 밖에는 없었으리라. 그 만남조차도 붕괴의 위험선상에 노출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들은 지레 겁을 먹었다. 그래서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는 거다.재회의 첫만남에서부터 그들이 서로에게 미묘함을 느끼기까지 그녀 해연이 끝내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은 아마도 그들의 첫만남이 있었던 그 순간이었을리라. 영빈에게 자신을 보여주지 못한채 다가오지도 물러서지도 못하게 했었던 그녀의 질펀한 고통이 제대로 전이되어져 오는 듯 했다.


해연에게도 영빈에게도 가까웠던 존재들이 죽음이라는 의미로 사라져 갔다. 자살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존재를 없애버리고 말았다. 우연치고는 너무 기가 막힌 우연이다.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하나의 매개체로 등장했던 히데코조차도 결국 자살이라는 기억만을 남겨둔채 떠나가 버리고 말았지만 히데코의 죽음은 그들에게 하나의 의식처럼 다가왔다. 넘을 수 없었던 선을 넘어버리는 의식으로.영빈이 제주로 떠났던 것은 어쩌면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가고 싶음이 아니었을까? 잃어버린 채 살아야 했던 정체성을 되찾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 바닷물에 낚시줄을 던져넣으며 고기를 낚아 올리던 영빈의 손끝에 전해져 오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 바다에서 들어야 했던 호랑이의 울음소리는 아마도 영빈이 속울음으로 삼켜야 했던 절규가 아니었을까? 제주도의 아파트 베란다에서 결국 서로를 바라보았던 호랑이와 영빈의 대치상황속에서 안타깝게 주고 받던  몇마디의 말들이 아직도 눈가에 선하기만 하다. 또다른 나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그만큼 자기자신에게로 돌아가고 있다는 말도 될테니 말이다. 뭔지 간곡하게 전하려던 호랑이의 뜻을 알아차리진 못했지만 호랑이는 두 발을 들어 영빈의 어깨에 슬그머니 올려놓았고 거친 혀를 내밀어 영빈의 귀를 두어번 핥아댔다. 그리고 호랑이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그 나중에 다시 갯바위위에서 바라보던 호랑이의 모습은 예전의 호랑이가 아니었음으로 이미 그들에게 화해의 시간이 다녀갔음을 암묵적으로 보여주고 있음이다.

대화의 부재, 소통의 불성실함, 원만하지 못한 인간관계.... 모두가 우리의 모습이다. 거울을 바라보듯이 어쩌면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건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해주기 위해서 느닷없이 갯바위뒤에 고양이를 숨겨 둔 작가의 마음은 또 무엇이었을까? 사랑을 원하고 관심을 원하고 베품을 원하던 고양이의 존재가 영빈의 마음속으로 한발자욱씩 들어오고 있음을 보았을 때 내게 불현듯 영빈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찾아왔다. 혹시 작가는 이 남자조차도 자살이라는 멍에를 지워준채 이 세상에서 데려가는 건 아닐까? 제발 그렇게 되지 말기를.... 그럴 즈음에 해연이 제주로 영빈을 찾아오고 마침내는 서로의 앞에 그어져 있던 선을 지운다. 서로의 과거를 보여주면서 변명아닌 변명의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는 그 과거조차도 서로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렇게 그들은 함께 섬을 찾아가고 바다를 찾아가고 지나쳐갔던 시간들을 하나씩 찾아간다. 아픔으로 허우적거렸던 늪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헤어남을 느낀다. 하나가 되어가는 두사람의 시간속으로 붕괴와 아픔이 아닌 화해와 이해의 순간들이 젖어든다. 앙금처럼 남아있는 삶에 대한 두려움조차도 그들은 이겨낼 것이다.

이튿날부터 영빈은 책상에 붙어앉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사라져간 모든 날들의 꿈에 대해서. 치유되지 않는 고통에 대해서. 온갖 삶의 기대와 시대의 절망에 대해서.그 때 만났다 헤어진 사람들에 대해서. 무고하게 죽어간 이들에 대해서. 영빈은 1994년 10월 21일 아침 성수대교가 붕괴된 시점부터, 그 후 십 년동안 주위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꼼꼼히 기록해 나갔다. 돌이켜 보면 그 시점부터 새로운 삶의 변화가 찾아와 있었다. 해연을 만난 것도 물론 거기에 포함돼 있었다. 또한 구 년 뒤에 다시 만날 일도 없었으리라. 그런데 그 두번의 만남을 두고 어떻게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사람들이 흔히 우연이라고 말하는 우발적 만남에도 어느 정도의 필연은 내재돼 있게 마련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 불가해한 일들을 설명할 도리가 없다. 어쩌면 두 사람만이 공유할 수 있는 삶의 이면들이 만나기 이전부터 이미 내재돼 있었는지도 모른다. <390쪽>

윤회일까? 만나야 할 사람은 언젠가는 만나는 거라고. 그렇게 만나야 하는거라고. 영빈과 해연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과감하게 자신의 틀에서 빠져나와 서로를 인정하기까지 얼마나 힘겨웠을까 싶기도 하다. "사 개월쯤 된 모양이예요"...그들의 삶속에서 새로운 시대가 잉태되고 있는 모습은 생각만으로도 아름다웠다. 고양이를 안고 서울로 올라가던 길에 영빈이 통영에 들러 해연의 상처를 보듬어 안는 모습은 왠지 눈물겨웠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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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움이 쌓여
     내 어깨를 짓 눌러도
     당신과의 그 따듯했던
     사랑의 힘으로
     오래전 아직도 그리운
     애틋한 그 추억들로
     늘 감싸 안고
     감사하며 인내 합니다

    - 이성진 '그리움이 쌓여 내 어깨를 짓눌러도'


묻고 있다. 5월이 당신에게는 어떤 의미를 주느냐고.
대답한다. 어제와 같은 날일뿐이라고.
늘 곁에 머무는 날들속에서 무슨 의미를 찾아야 하는지
나는 되묻고 싶었다.
살아온 날과 살아질 날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내 안에서 나와 내 밖의 세계에 머무는 것들은
또 어디로 가야 하는것인가.
나는.. 그저 나일뿐이다.
어떤 특별한 의미조차도 부여해 줄 수 없이
그저 오늘을 살아내는 나일뿐이다.
행여 묻고 싶다면 다시한번 생각해주기를.
모든 것은 그 첫번째이거나
아니면 그 마지막인 것을 알고 있는데.../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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