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이 닦기
얘야! 자기 전엔 이빨을 꼭 닦아야 한단다
닦지를 않으면 나이 들어 틀니를 해야 해
자기 이빨이 아니면 얼마나 불편한지 아니?
엄마! 칫솔질할 때마다 토악질이 나와요
얼마나 괴로운지 이를 닦기가 힘들어요
얘야! 네가 나를 닮아서 위가 좀 약하구나
하지만 세상을 살려면 비위가 좀 있어야 한단다
뻔뻔하게 토악질보다 더한 발악질도 해야 해
엄마! 토악질을 하고 나면 잠이 다 달아나버려요
잠들지 못하는 새벽에 이는 바람이 너무 무서워요
얘야! 네가 나를 닮아서 예민하고 겁이 많구나
나도 네 아버지 뒤척이는 소리에도 흠칫 깨고
갑자기 네 걱정에 잠들지 못하기도 한단다
그런 날이면 선잠이라도 청해보렴
선잠을 자다 보면 언젠가 깊은 단잠을 자게 될 거야
엄마! 깊은 단잠을 자면 정말 아침이 달라지나요?
이빨을 닦아도 더 이상 토악질하지 않게 될까요?
얘야! 네가 나를 닮아서 너무 잔걱정이 많구나
우선 오늘 하루라도 이빨을 닦고 자려무나
그다음 일은 늘 그다음에 생각해야 해
엄마! 엄마는 너무 강하고 억척스러워요
저는 엄마처럼 넘어오는 슬픔을 쉬 삼킬 수 없어요
얘야! 너도 언젠가 그렇게 될 거란다
너무 걱정하지 마렴
내 귀여운 아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