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저 - 똑똑한 조직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캐스 R. 선스타인 & 리드 헤이스티 지음, 이시은 옮김, 김경준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몇 년 전에 원작이 영화로도 개봉되 우리에게 잘 알려진 소설 중에 [세계전쟁Z]라는 소설이 있다.

이 소설은 흔히 B급 문화로 알려진 좀비를 다루는 소설이다.

그런데 이 소설이 다른 좀비소설과 다른 점은 좀비라는 재난 앞에 정부나 정보기관, 군대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마치 보고서 형식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모두들 개별적인 보고들을 무시하거나 안일한 대응을 하다가 재난을 맞는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소설에서 유독 이스라엘만 커다란 장벽을 쌓아 좀비로 부터 자기들을 방어한다.

이스라엘은 1973년의 4차 중동전쟁때 아랍 연합국들의 어이없는 기습으로 큰 손실을 겪었다.

그 당시 이스라엘 정보국에서는 적의 공격 증후에 대한 보고가 있었지만 이것들을 무시했다.

그 후 이스라엘은 아무리 어이 없는 정보가 보고되어 9명이 무시하더라도 10번째 사람만은 꼭 9명과 반대로 가정하여 정보에 대응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좀비가 발생했다는 보고가 들어오고 모두 무시하지만 한 명의 대응으로 방어막을 쌓게 된 것이다.

물론 소설이여서 실제 이스라엘 정보부에 그런 제도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제도가 우리나라 정부나 기업에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집단의 사고로 무시되는 수많은 재난과 실수들이 반복되지 않을텐데...

그런데 이런 내 생각을 구체적인 경험과 이론을 통해 체계적으로 저술한 책이 나왔다.

[넛지]라는 책으로 이미 이름이 알려진 캐스R선스타인과 리드헤이스티가 공저한 [와이저]라는 책이다.

이 책의 번역판 부제는 '똑똑한 조직은 어떻게 움직이는가?'라는 질문을 담고 있다.



이 책은 크데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조직은 어떻게 함정에 빠지는가'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고, 2부는 '똑똑한 조직은 어떻게 행동하는가'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전반부가 주로 조직이 왜 어리석은 생각에 빠지고 그것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가를 다루고 있다면, 후반부는 조직이 그런 어리석은 생각에 빠지지 않거나 그런 생각에서 해어나오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



먼저 1부에서는 조직이 왜 어리석은 생각에 빠지는지를 이야기 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이 생각을 조합하거나 여러 사람의 회의를 거치면 더 현명하고 타당한 결론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굳이 이 책에서 저자가 드는 수많은 예시를 읽지 않아도 조직이나 집단의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우리는 매일같이 뉴스나 신문에서 접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한다.

'저 조직에는 저런 사태를 예측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을까?'

왜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당연히 그런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조직과 집단의 사고는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인 사고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저자는 이것을 해피토크라고 한다.

조직의 프로젝트에 대해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하고, 부정적인 반응은 묵살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점점 더 조직 내에서 그 프로젝트에 대한 믿음이 거이 신앙처럼 굳어진다.

저자는 이 과정을 몇 가지 전문용어로 설명한다.


첫 번째는 심리상황인 휴리스틱(heuristic)이라는 용어이다.

휴리스틱은 인간이 익숙한 상황을 더 쉽게 인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발생하지 않은 일, 예상치 못한 일에 대해서는 쉽게 받아들이지를 못한다.

이와 함께 인간은 자기 중심적인 성형과 자기 과신의 성향도 가지고 있다.

그러기에 자신의 계획 등에 대한 좋은 쪽으로만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집단 안으로 들어오면 그 생각이 더욱 더 확고해진다.


두 번째는 폭포효과라는 용어이다.

예를 들어 어떤 계획에 대한 A라는 사람이 찬성을 했고 가정하자.

그러면 B라는 사람은 그 계획에 의심을 가지고 있어도, 그 의심이 평소에 A라는 사람에게 가지고 있었던 신뢰나 권위만큼 크지 않는 한 그 계쇡을 반대하기가 어렵다.

문제는 그 뒤 C라는 사람에게 가서 더 심각해진다.

C가 그 계획에 반대하려면 그가 가진 확신이 A+B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신뢰나 권위를 넘어서야 한다.

그런식으로 계속 가다보면 처음 사람이 동의한 의견에 대한 확고함이 점점 커져서 나중의 사람은 반대할 수 없게 된다.

이것을 폭포효과라고 하고, 조직의 의사결정이 대부분 이런 폭포효과에 의해 결정된다.


세번째는 조직의 극단화라는 용어이다.

조직 안에 여러 생각이 있다가도 일단 회의를 거치면 그 생각이 점점 더 확고해 질 뿐 아니라, 극단적으로 변한다.

앞의 폭포효과를 통해 결정된 상황은 이제 조직 안에서 신앙처럼 굳어지고, 그 결정에 대해 의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도 조직 전체가 동의했기에 그에 대한 의심이 사라지게 된다.


네 번째는 공유지식의 효과(common knowledge effect)라는 것이다.

집단 내에서 대부분이 알고 있는 정보를 공유지식이라고 한다.

반면 개개인이 알고 있는 정보를 숨은 프로필(hidden profile)이라고 한다.

공유지식은 전부가 알고 있기에 쉽게 동의되고 논의되지만, 숨은 프로필은 개인만이 알고 있는 지식이기에 쉽게 이야기를 꺼낼 수 없다.

또한 그것을 꺼낸다고 해도 쉽게 묵살된다.

더군다나 조직 문화에서 아랫단계에 있거나 소수자가 이런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대부분 묵살되게 된다.

조직의 논의 과정에서는 공유지식만이 논의되게 되고, 숨은 프로필은 사장되게 된다.

결국 숨은 프로필이 가지고 있는 위험경고나 만약의 사태에 대한 대비성이 철저하게 묵살되는 것이다.



2부에서는 그렇다면 이렇게 어리석어지는 조직의 논의과정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를 이야기한다.

여러 가지 과정을 이야기 하지만 가장 먼저 언급하는 것은 리더의 자질이다.

나는 이 부분에 적극적으로 동조한다.

1부를 읽으면서도 '아무리 이런 문제점을 이야기하면 뭐하나! 리더가 이미 생각이 굳어져 있으면 누가 리더에게 반기를 들고 반대 의견을 말하겠나!'라는 생각을 했다.

저자도 이 부분을 알고 있는 것 같다.

결국 리더가 조직 내에서 자유로운 의사 토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반대의견이나 소수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 한 가지 조건으로 리더가 섯불리 자신의 의견을 미리 말하지 말 것을 조언한다.

그러면 부하직원들은 리더에 동조하는 의견만을 말하고 반대 의견은 침묵한다.


또한 조직 내에서 반대의견이나 소수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환경을 제시해야 한다.

그 예로 카톨릭의 '악마의 대변인'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이 책에는 악마의 대변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나와있지 않지만, 이미 경영이나 조직관리 분야에서는 자주 언급되는 용어이다.

카톨릭에서는 성자를 추대할 때 모든 사람이 동의해도 악마의 입장에서 그 사람이 성자로 추대되지 못할 요건을 이야기 할 사람이 지정되어 있다.

앞에서 언급한 이스라엘 정보부의 10번째 의견을 이야기 하는 사람과 같은 개념이다.

즉 조직 내에서 모든 사람이 동조하는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반드시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조직 문화를 만들어감과 동시에, 그런 역할을 주어지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사람은 자신이 맡은 역할이기에 조직의 의견에 반대를 해도 왕따가 되거나 미움을 받지 않는다.

그로 인해 조직 내에서 반대 의견이 개제될 수 있다.


또한 진화론적인 관점의 식별과 선택의 과정도 제시한다.

진화론에서는 환경에 적응하는 유전자가 살아남고, 그 살아남은 유전자가 후손에게 유전된다.

조직 내에서도 어떤 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 과정이 식별이다.

그리고 이 식별된 여러 가지 해결책 중 합리적인 논의를 거쳐 가장 좋은 해결책만을 선택한다.

이 선택의 과정에서 여러 사람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하며, 가장 좋은 법은 각자가 다른 사람의 선택을 모른 채 선택을 해야 한다.

그래야 앞에서 언급한 폭포효과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이루어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조직 문화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왜 정부나 기업, 그리고 종교나 여러 단체들이 그렇게 불합리한 결정을 내리는가를 생각해 보았다.

외부인이 보았을 때는 뻔히 보이는 결정적인 오류가 왜 조직 안에서는 보이지 않을까?

결국 그들은 스스로의 생각을 신앙처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깨지 않는한 조직의 미래는 없다.


이 책에서는 인텔 CEO의 관점변경을 예로든다.

1980년대 인텔의 메모리는 점점 더 적자를 내고 있었고, 당시 CEO인 앤드루 그로브는 그 상황에서 해어 나올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문득 자신이 이런 경영의 실패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서 후임자고 오면 무엇부터 먼저 할까를 생각해 보았다.

당연히 자신이 적자를 낸 메모리분야를 정리하는 것이었다.

그때 그는 정신이 번뜩 들었다.

그리고 주저없이 메모리 사업을 정리했다.

당시로서는 어렵지만 탁월한 선택이었다.

다른 관점으로 조직의 결정을 생각해 본 것이다.

이런 관점 변경과 생각의 전환이 우리나라 정부기관고 기업들 안에서 활발히 일어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책이 그런 변화에 계기가 되는 책이 되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관계의 재발견 - 기본만 지켜도 사람을 얻는다
김만기 지음 / 다산북스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주역에 보면 처음 부분에 '잠용물용(潛龍勿用)라는 말이 나온다. 그 다음 부분에 '이견대인(利見大人)'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것을 인생에 적용하자면, 인생의 처음은 물에 잠긴 용처럼 드러나지 않은 시기에 있다.

그리고 이런 잠긴 용을 밖으로 나와서 제 실력을 보여주려면 그 용을 꺼내 줄 대인을 만나야 한다.

결국 인생에서 크던 작던 사람과의 관계에서 도움이 없이는 성공할 수도 없고, 살아갈 수도 없다.

문제는 우리는 서로 도움만 받으려고 하기 때문에 나에게 도움을 줄 사람에게는 잘 보이려고 하고, 내가 도움을 줘야 할 사람은 부담스러워진다.

그러기에 오랫도록 유지되는 관계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서 좋은 관계를 오랫도록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을 표지를 보았을 때 눈에 들어왔던 것이 [관계의 재발견]이란 제목 위에 있는 '기본만 지켜도 사람을 얻는다'라는 문구이다.

이 문구처럼 이 책에는 사람과의 관계에 지켜야 할 기본적인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예를 들면 약속, 신뢰, 존중, 진심.... 이런 것들이다.

우리가 너무나 자주 들어서 조금은 식상하기까지 한 단어들이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기본들을 통해 자신이 맺어 온 관계들을 이야기 한다.

즉 단순히 관계의 기본에 대한 교과서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경험들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우리는 저자의 경험을 통해 교과서적인 인계관계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삶에 담겨져 있었던 인생의 교훈을 배우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한중수교가 이루어지던 1992년에 중국에 유학을 가서 공부를 했다.

다시 빈몸으로 영국으로 유학을 가서 중국학에 대한 공부를 했다.

그리고 중국에서 투자회사와 컨설팅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고생을 했다.

낯선 나라에서 유학생으로, 또는 사업가로 일을 하다보니 모든 것에 시행착오가 있었다.

또한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저자가 이렇게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현재에 이르게 된 이유를 '사람과의 관계'에 있다고 말을 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도움만 받는 상대가 아닌 기본에 충실한 관계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기본적인 관계는 무엇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이상이 깊었던 저자의 관계의 기본을 몇 가지 적어 본다.


1. 관계에서 계속 실패한다면 먼저 자기 자신을 돌아봐라!


저자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입고 타인을 탓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관계의 실패에는 자기 자신의 책임도 있다. 관계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약점은 무엇인지를 돌아봐라!


2. 관계를 유지하려면 기본을 지켜라!


저자가 이야기하는 기본은 '진심'이다. 그런데 이런 진심과 함께 기본적인 것들을 지켜야 관계가 유지된다. 예를 들면 인사나, 연락, 기본적인 배려와 감사의 표현들이다. 이런 것들이 사소하더라도 이런 것들로 인해 관계가 깨어진다.


3. 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가 되라!


일방적으로 도움만 받는 관계는 오래 가지 못한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를 가져라!


4. 부정적인 사람보다는 긍정적인 사람과 사귀어라!


5. 배신하는 사람과는 사귀지 말라!


남을 배신하고 내게 오는 사람과도 깊게 사귀지 말라! 남을 배신하는 사람은 나도 배신한다.


6.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보다 적은 사람이라도 깊게 사귀는 것이 중요하다.


7 상대방의 쓴 소리도 들을 줄 알고, 때로는 나도 상대방에게 냉철한 조언을 해 주어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내가 가지고 있는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가?

그 관계에 기본에 충실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관계를 맺고 있는가?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기가 참 힘든 시대이다.

특히 기본을 지키기가 힘든 시대이다.

기본이 무너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과의 관계의 기본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타트업처럼 생각하라
제프 서덜랜드 지음, 김원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어 인기를 얻었던 짐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책에서는 기업이 성장하다 보면 어느 순간 한계 상황을 직면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면 경영인들은 그 한계상황을 뛰어넘기 위해 예전보다 더 많은 금액과 인원을 투입하고, 직원들에게는 열정을 강요하며 그 한계상황을 뛰어넘으라라고 독력한다.

그러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조금 그 상태를 뛰어넘거나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금액이나, 인원, 열정 등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그 기업의 시스템 자체가 시장환경에서 최대의 동력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더 이상의 성장은 무리인 것이다.

마치 시속 200K가 한계로 설계된 자동차에게 시속 300KM를 내라고 강요하는 것과 같다.

결국 시스템의 변화없이는 기업의 성장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도대체 시스템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까?

나는 이 책이 바로 그 대답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미국에서 유명하고, 우리나라 기업이나 단체에서도 많이 애용하고 있는 '간트차트(폭포수방방식)'라고 불리는 프로젝트 방식에 대한 비판에서 부터 시작한다.

간트차트는 원래 1차세계 대전때 군대에서 군수품 관리에서 시작되었다.

고객의 요구를 받아서 계획을 설계하고, 그 계획대로 제품을 생산하거나 제공하는 과정이다.

문제는 현대로 오면서 고객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환경의 변화가 급변해지는 상황 속에서 이런 계획이 시간과 인력, 금액에 대한 천문학적인 비용을 요구할 뿐 성과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 대표적인 예로 FBI 센티넬 프로그램의 제작과정을 든다.

FBI는 구시대적인 운영방법으로 911테러를 예측하는 정보를 가지고도 그것을 판단하지 못했다.

그로 인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3년 동안 1억7천만 달러를 쓰고도 그것을 완성시키지 못했다.

저자는 이런 실패의 원인이 간트차트식의 일하는 방법에 있다고 보았다.

수많은 요구사항과 계약사항을 종합해 계획서 만드는데만 천문학적인 시간과 비용이 든다.

문제는 일이 이런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그 과정에서 계속해서 계획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상황을 반영하느라 일이 점점 더 지체되고 비용만 늘어난다는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은 '스크럼 방식'이다.

스크럼의 이름은 럭비에서 따온 이름이다.

팀원들이 상대편을 수비할 때 협력해서 촘촘히 그물망을 만들 듯, 프로젝트 진행도 상명하달식의 계획표대로의 진행이 아닌 팀워크를 통한 협력과 신속한 대처 능력을 강조한다.


저자는 이 스크럼 방식을 자신이 MIT에서 일할 때 보았던 로봇에서 영감을 받았다.

당시 로봇공학의 발전은 형편없었고...

로봇은 프로그램 된 대로 움직이느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가 발견했던 로봇은 전원이 새로 들어올 때마다 기존의 프로그램이 사라지고, 새롭게 환경을 인식한다.

그리고 기존의 로봇이 중앙제어 장치를 통해 다리들이 움직이는 것과 달리 이 로봇은 4개의 다리마다 각자의 프로세서가 있어서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인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스크럼 방식의 영감을 받는다.


스크럼 방식은 계획대로 움직이는 정형화 된 방식이 아니라...

팀원들이 자율권을 가지고 매 순간 스스로 결정하며 프로젝트를 진행시키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저자는 구체적으로 몇 가지 제시한다.


첫 번째 저자가 먼저 제시하는 것은 일의 우선순위이다.

저자는 현대 기업의 프로젝트에는 수많은 요구사항과 고려사항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람들은 이것을 고려하 보니 일이 진척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여기서 20대80의 법칙을 제시한다.

대부분의 요구사항 중 80퍼센트는 쓸모 없는 것이거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중요한 것은 20퍼센트이다.

저자는 이 20퍼센트를 간추릴 것을 제시한다.

그래야 일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팀워크이다.

많은 인원과 방대한 시스템은 오히려 일의 진행을 느리게 한다.​

저자는 10명이 안 되는 적은 인원으로 팀을 꾸릴 것을 제안한다.

이 팀워크에서 중요한 것은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정보의 공개이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정보는 윗선에서만 알고 있다.

그래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 일이 어떤 목적으로 진행되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팀원 모두가 똑같이 정보를 알고, 그 정보대로 일하기를 제시한다.

그래야만 바른 목표대로 일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팀원들이 함께 목표의식을 공유하고, 함께 행복을 누릴 때 일의 진행 속도가 빨라진다.


세 번째는 신속한 의사결정 과정이다.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진행의 오류를 발견하고도 그것을 수정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거나 수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일을 진행하는 사람에게 그 오류를 수정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서 다시 윗선에 보고를 하고 승낙을 받는데 복잡한 절차와 많은 시간이 소유된다.

그러기에 일은 진행되지 않고 오류는 늘어난다.

저자는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생산 방식을 제시한다.

도요타자동차 생산라인에서는 불량이 발생되면 작업자 누구라도 생산라인을 정지시킬 수 있다.

그리고 그 불량을 바로 해결한 후 생산라인을 재가동시킨다.

그러기에 불량제품이 신속이 교체되거나 그 빈도가 낮아진다.

저자는 스크럼 방식에서는 팀원 누구나 정보를 확실히 알고, 진행과정에서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한을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다섯 번째는 프로젝트 오너의 역할과 회의의 중요성이다.

위와 같은 스크럼 방식이 제대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회의가 중요하다.

저자는 프로젝트 회의를 '스프린트'라고 부른다.

매 번 회의를 통해 프로그램 진행과정을 공유하고, 프로젝트에 대한 경영진과 고객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다.

이 과정이 너무 늦어지면 경영진이나 고객의 요구와는 전혀 다른 프로젝트가 한 참 진행되고 나서야 수정이 된다.

엄청난 시간과 금액이 낭비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저자는 매일같이 스프린터 시간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이 스프린터는 잘못에 대한 지적의 시간이 아니다.

마치 럭비팀의 작전회의처럼 프로젝트 전반의 문제를 보고 취약한 부분을 어떻게 대응할지를 계획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프로젝트 오너이다.

프로젝트 오너는 스프린터 회의를 관리하며 고객의 피드백을 계속해서 팀에게 제시한다.

따라서 프로젝트 오너는 고객의 소리를 50퍼센트를 듣고, 팀원의 소리를 50퍼센트 듣는다.

또한 매 순간의 과정과 변화된 상황을 메모지를 통해 팀 전체가 볼 수 있는 장소에 공유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경험한 기업이나 단체 문화와 주변 상황에 적용을 해 보았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는 동안 충격적으로 다가 온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국가가 메르스라는 전염병을 대응하는 태도였다.

국가를 하나의 기업으로 보고...

메르스 대응을 하나의 프로젝트로 보았을 때...

이번 대응은 전형적인 간트차트식의 폭포수 방식으로 문제를 접근하고 있었다.

보건복지부나 정부는 메르스에 대한 나름대로 계획을 가지고 이 프로젝트에 임했다.

그런데 프로젝트의 진행과정에서 계획과는 전혀 다른 상황들이 속속히 발생했다.

예상 외의 전파력에, 예상 외의 감염인원들이 발생했다.

계획을 수정하려면 윗선의 결제가 있어야 하고...

실무진에서는 그것을 수정하거나 결정할 권한이 없었다.

또한 정보 역시 윗선에서 통제가 되고, 실무진들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일하는지를 몰랐다.

그러다보니 감염자가 옆에 있어도 무시되고 실무진까지 감염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여기 저기서 요구사항들이 넘쳐나고...

실무진들은 그 요구사항을 수렴할 틈도 없이 다시 새로운 요구사항이 생기며...

주변 환경이 급격이 변해갔다.

결과적으로 엄청난 인력과 물질, 시간이 소요되도 프로젝트는 전혀 진척이 되지 않고 오히려 후퇴하게 된 것이다.


물론 이것은 이 책을 읽으며 개인적으로 적용해 본 문제이다.

실제 메르스 대응이나 기업운영은 이 보다 더 복잡할 것이다.

그럼에도 저자가 말했듯이 '변화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다.

기업이나 단체, 국가가 예전의 시스템을 고집하면 결국 변화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게 될 뿐이다.

그리고 그 시스템의 변화에 스크럼 방식이 좋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평판 사회 - 땅콩회항 이후, 기업경영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김봉수 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날 우연히도 땅콩회항사건의 주인공이 조연하 대한항공 전부사장인 집행유예로 풀려난 날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그럴 줄 알았다!'라며 흥분들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사건의 실체와 왜 국민들이 그렇게 분노하는지, 그런 분노를 통해 기업에게 어떤 해악이 있는지 보게 되었다.

그리고 기업과 오너들은 왜 이런 식으로 상황을 끌고 갈 수밖에 없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은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과 그 사건으로 미치는 파장을 다섯 명의 전문가들이 분석한 책이다.

읽으면서 가장 놀라운 건 이 책에서 분석하고 있는 내용들이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과 같은 대기업은 물론이지만, 작은 기업이나 단체에서도 이런 사건들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





1장에서는 오너리스크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유교문화와 한국의 전통에서 형성된 대기업의 가족 경영체계는 태생적으로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다.

저자는 그것을 '오너리스크'라고 한다.

오너의 잘못된 결정이나 실수가 기업에 치명적인 손해를 가져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오너리스크는 오너의 실수로 발생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같은 경우도 조현아 부사장이 사건을 일으킨 후 즉각적으로 언론에 사과하고 사건을 수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언론에 베포된 것은 오히려 자기변명과 피해자에 대한 모략이었다.

그로 인해 여론이 안 좋아지고, 대한항공 기업과 오너 일가에 커다란 피해가 갔다.

그렇다면 사건이 이렇게 되도록 대항항공 관계자들은 무엇을 했을까?


저자는 가족경영 체제의 기업에서, 특히 유교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학국기업에서 오너의 결정에 반대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이 없다고 말한다.

사람이나 단체는 위기상황이 닥치면 자기를 보호하려는 본능이 발생한다.

땅콩회항 사건 이후 조현아 부사장은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변명을 했고...

밑에 사람들은 자기가 살기 위해 그런 조현아 부사장의 말을 반론없이 따랐다는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반대의견이 없는 결정은 내려서는 안 된다는 피터드라커의 말을 인용한다.

카톨릭은 전통적으로 성인을 선정할 때 '악마의 대변인'이란 제도를 두었다.

성인으로 선정된 사람의 반대편에서 문제를 지적하는 역할이다.

반면 독재 국가 일수록 반대의견을 제시하면 묵살되거나 사형을 당한다.

그래서 독재자들은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구조적인 모순이 한국기업들에게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참으로 안타까움을 느꼈다.




2장에서는 선거에서의 여론전을 기업에서 도입하는 사례를 들며 기업경영헤서의 여론전략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고 있다.

저자는 가상의 정치인의 선거캠프에서 땅콩회항과 비슷한 상황을 발생하는 것을 가정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런 경우 선거캠프에서 어떻게 대응할지를 메뉴얼로 제시한다.

분명하고 빠른 결단으로 사건을 수습하는 메뉴얼을 제시한다.

그리고 기업경영에서도 이런 위기관리 메뉴얼과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3장에서는 땅콩회항 사건에서 왜 대항항공이 사태를 그렇게 밖에 만들 수 없었는지를 분석한다.

사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부분이다.

저자는 조현아 전부사장과 대항항공의 입장에서 왜 그들이 처음부터 사과하지 못했는지를 분석한다.


첫 번째 이유는 사과에는 강한 멘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사과를 나약한 행위로 본다.

그러나 자기 잘못을 사과하는 것은 왠만큼 멘탈이 강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이 부분에 절대 공감한다. 개인적으로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지 않는 사람들은 겉으로는 매우 강하지만 자존감이 낮고, 심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강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뇌의 전두엽이 약해지고 감정적인 부분이 강해지면서 합리적인 판단이 불가능해진다고 말한다.


두 번째 이유는 인지부조화의 현상때문이다.

사건의 심각성을 외면하고, 자기 행동을 정당화 시키기는 것이다.


세 번째는 직언하기 힘든 구조때문이다.

1장에서 다른 저자가 언급했듯이 한국의 기업문화는 오너의 잘못에 대해 직접적으로 직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


네 번째는 설사 직언을 한다해도 그것이 인터셉트 되기 때문이다.

임원이 오너의 잘못을 아래 사람이 지적한다고 해도, 오너에게 잘 보이고 싶은 다른 임원이 나서서 그 직원을 묵살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예를 들어 땅콩회항의 사건의 경우 한 임원이 공개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해도 주위에서 이런 방응이 나왔을 것이다.

"아니 박상무, 부사장님이 뭐를 잘못했다고 사퇴하고 공개적으로 사과를 해야 하나?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지? 당신 우리 회사 사람 만자? 사무장의 잘못을 지적한 것이 도대체 무슨 잘못이지?"

그리고 오너에게 이렇게 말한다는 것이다.

"저희가 잘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너무 걱정 마십시오"

그러면 오너가 누구의 말을 듣겠냐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너무 현실적이여서 깜짝 놀랐다.

나 역시 계속 조직사회에 있으면서 네 번째와 같은 경우를 너무나 많이 겪어 보고 보아 왔기 때문이다.

결국 직언을 허거나 진실을 말하면 오너에게 찍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모두들 그것이 아닌 줄 알면서도 침묵하면서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기업과 오너의 파멸이다.





4장은 땅콩회황 사건 이후의 대한항공의 경제적 손실을 분석한다.

그리고 기업의 브랜드의 이미지와 그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특히 기업의 브랜드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한 방어 전략등을 제시한다.




5장에서는 대한항공의 위기상황이 발생한 시대적 상황을 이야기 한다.

당시 세월호에 대한 분노와 마이클샌델이나 토마스 피케티와 같은 책들이 인기를 얻으며 불공정에 대한 분노들이 커지고 있었다.

또한 현대는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인해 여론이 쉽게 형성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대중의 분노와 정보가 빠르게 전달되는 환경이 만나 사건이 핵폭발처럼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현대 기업은 이런 여론과 평판에 대해 위기대응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런 위기대응전략의 개념과 이론들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는 대한항공의 땅콩회항사건의 진행과정을 도표와 함께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씁쓸했다.

단순히 땅콩회항이라는 이슈가 된 사건이 씁씁한 것이 아니라...

그런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우리 사회로 인해서...

그리고 지금도 그런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 내 주변의 상황으로 인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 삼국지 리더십 1
자오위핑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사이 중국역사상의 인물이나 삼국지의 인물을 소재로 한 경영이나 처세에 책들이 많이 등장한다.

특이한 현상은 예전에는 대표적인 폭군으로 여겨졌던 조조가 많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반면 유비와 같은 인물은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마 현대의 세태가 덕이나 의리를 중요시하기 보다는 결단과 생존, 승부를 중요시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정말 조조와 같은 경영 방법과 처세의 방법이 가장 뛰어난 방법일까?

그리고 유비와 같은 방법은 고리타분하고 어리석은 방법일까?

물론 정답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유비의 덕과 의리가 단순한 명분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중요할 때마다 덕이나 의리에 묶여서 과감하지 못했던 것 같은 유비의 선택이 사실은 먼 미래를 내다 본 과감한 선택이었음을 이 책을 읽다보면 깨닫는다.



우선 이 책은 유비의 어린시절부터 시작해서 오나라의 육손에게 패해 63세에 백제성에서 최후를 맞이할 때까지의 생애를 다루고 있다.

유비의 생애에서의 사람 사귐과 전쟁, 통치 등에서 그의 뛰어난 지헤를 발견하고...

다시 이것을 현대의 경영과 사람사귐에 적용하고 있다.


이 책의 초반부는 유비의 실패에 대한 이야기이다.

유비가 처음으로 안정된 기반을 잡은 것은 48세에 적벽대전에서 조조를 격파하고 형주를 얻었을 때이다.

그리고 54세가 되어서야 성도를 함락하고 촉한의 주인이 되었다.

그의 가장 화려한 승리인 한중전투에서의 승리가 59세이고, 황제로 즉위한 것이 61세이다.

즉 유비는 거이 50세가 되기 전까지 변변한 성 하나를 가지지 못한 채 이리 저리 쫓겨다니며 자신보다 강한 상대에게 신세를 졌고, 그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시기를 받아 몇 번의 암살 시도를 당했다.


유비의 가장 뼈 아픈 실패는 힘들게 서주를 얻고 여포에게 빼앗긴 것이다.

서주목 도겸은 조조와 원술에게 공격을 당하며 병사할 때 유비에게 서주를 맡긴다.

유비는 몇 번을 사양한 후 힘들게 서주목이 된다.

그 때 조조에게 패한 여포가 유비에게 귀순을 한다.

주변 사람들은 다 여포를 받아 들이는 것을 받대했지만 유비의 사람을 품는다는 마음으로 여포를 받아들인다.

그러나 유비가 원술과 전쟁을 할 때 여포는 원술과 밀약을 맺고 유비를 뒤에서 공격하여 서주를 빼앗는다.

그리고 그 유비는 그 여포 밑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 얼마나 굴욕적인 패배인가?


유비의 생애에서는 이런 몇 번의 굴욕적인 패배와 항복이 있었다.

그 중에서는 조조나 유표와 같이 유비를 인정해 준 사람도 있었다.

그냥 그 밑에서 만족하며 유명한 영웅들의 부하로 생애를 마감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유비는 그런 것에 만족하지 못했다.

고난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았다.

이것이 유비의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젊은 시절 큰 꿈을 가지고 살다가도 직장에 취직하고, 세상의 쓴 맛을 본 뒤에 '다들 그렇게 사는 거지 뭐...'라면서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고 산다.


저자는 이것을 망아지의 고사를 통해 설명한다.

망아지가 강을 건너게 되었다.

망아지가 어디가 얕은 지를 다람쥐에게 물었다.

다람쥐는 그 강을 건너면 빠져 죽는다고 말했다.

과연 망아지는 다람쥐의 말을 듣고 강을 건저지 말아야 할까?

저자는 인생은 강을 건너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다람쥐가 강을 건너지 않고 숲에 사는 것은 다람쥐 인생이다.

그러나 망아지가 다람쥐의 말을 등고 강을 건너지 않는다면?

저자는 다람쥐의 인생이 있고, 망아지의 인생이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유비가 이런 실패에서 벗어난 비결에 대해 이야기 한다.

유비에게는 여러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

그의 인품을 알아 본 사람들이 유비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서주를 물려 준 도겸...

형주를 물려 주려 했던 유표...

또 쉽게 서촉을 차지할 수 있었던 기회들...


그러나 유비는 그 때마다 의리와 신의 등을 내세우며 이것들을 포기한다.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하게 그것을 잡는 조조와는 반대되는 성격이다.

나 역시 삼국지를 읽을 때마다 유비의 이런 태도로 인해 답답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이것이 장기적으로 내다 본 유비의 책략이었음을 이야기한다.

그 당시 유비가 바로 서주나 형주를 받고, 서촉을 차지했다면 그는 백성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면 왕은 되어도 백성들의 지지가 없는 왕이 되었고...

유비의 왕권은 얼마가지 못했을 것이다.

유비는 그것을 알고 백성들이 자신을 지지할 때까지 기다린 것이다.


현대인들은 단기적인 이익에 급하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내다보지를 못한다.

저자는 이런 현대인들의 조급함을 유비를 통해 깨닫게 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유비가 어떻게 사람을 품었는지를 이야기 한다.

유비가 비약적인 성공을 거둔 시기는 제갈공명을 받아들이고 부터이다.

물론 제갈공명은 뛰어난 인재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제갈공명을 받아들여 그에게 병권을 쥐어주는 것이 과연 쉬운 일이었는가라는 질문을 한다.

지도자가 사람을 선택하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그 택한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것도 힘든 일이다.

나 역시 일을 하다보면 밑에 사람들에게 일을 맡기지 못하고 하나 하나 관섭하는 상사들을 보게 된다.

그러면 밑에 사람들은 결국 자신의 재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상사의 눈치만 보게 된다.

더군다나 상사가 그 방면에서 뛰어난 판단력이 없을 때에는...

결국 모두가 공멸하게 된다.


저자는 유비가 뛰어난 전략가이나 통치자가 아님을 이야기한다.

유비의 생애에서 뛰어난 승리는 그가 이룬 것이 아니라 그가 일을 맡긴 부하들이 이룬 것이다.

오히려 말년에 가장 큰 자원과 병력을 가지고 손수 이끈 오나라와의 전투에서는 참담한 패배를 맛보았다.

반면 유비가 제갈공명이나 다른 장수들에게 전권을 주었을 때 그들은 눈부신 승리를 가져왔고,

그 모든 영광은 유비가 받았다.

결국 유비의 성공은 좋은 인재를 품고, 그 인재에게 일을 맡겼을 때 이루어 낸 것이다.


이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자신이 싸우기 보다 자신의 부하에게 싸움을 맡기는 것...


결국 현대의 성공한 기업이나 단체들은 이 부분을 잘 해 낸 케이스이다.

사장이나 오너가 자기 손으로 주물럭 거리는 기업이나 단체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

인재들을 발국하고, 그 인재들에게 과감히 일을 맡길 때 기업이 성장한다.




자오위핑의 강의는 영상을 통해 몇 번 접한 적이 있짐나 책으로는 처음이다.

작년에 제갈량에 대한 책을 구입했지만 아직 읽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이 책을 읽으면서 그의 강의의 탁월함을 계속해서 느꼈다.

중국 역사와 고전에 대한 해박함...

그리고 그런 해박함을 뛰어 넘어 현대 경영이론과 상황에 맞는 적용...

현대인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