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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산다는 것 - 세상의 작동 원리와 나의 위치에 대한 사회학적 탐구
아브람 더 스반 지음, 한신갑.이상직 옮김 / 현암사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초등학교때부터 사회 과목에는 영 취미가 없었다.
어렵다는 것 보다는 조금 따분한 이야기였다.
뻔한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대학교때는 교양과목으로 사회과학 과목을 들었는데...
어려운 학문적인 용어때문에 또 흥미가 없었다.
그때 드는 생각이 '쉬운 이야기를 참 어렵게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때 막스베버나 하버마스같은 학자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 추억때문인지 네델란드 학자에 의한 쉬운 사회에 관한 책이 출판되었을 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은 네델란드 학자인 아브람 더 스반 교수에 의해 지어졌다.
이 책의 특징은 참 쉽다는 것이다.
사회가 어떻게 구성되고, 어떻게 운영되고, 그리고 현대에 이르러 어떻게 복잡해졌는지를 너무 쉽게 이야기한다.
어려운 용어 대신 사회의 구성원리를 마치 블록 쌓듯이 쉽게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의 문장 역시 보통 인문학 책에서 보는 긴단락의 문장이 아닌, 짧은 단락의 문장으로 가독성이 매우 좋다.
아마 번역자의 능력도 한 몫 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은 마치 심시티 게임처럼 사회의 구성 과정을 눈에 보이게 쉽게 설명한다.
처음 원시사회는 자급자족의 사회였다.
이런 자급자족 사회가 점차 잉여생산물이 남으면서 그것을 교환하기 시작하고, 그 결과 서로를 의존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부와 사유재산이라는 것이 생겨났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규칙과 제도가 생겨난다.
또한 타 집단으로부터 약탈을 막기 위해 전사집단이 생기고, 이 전사집단은 군대로 발전한다.
생산자들은 자신의 생산물을 지켜 달라는 의미에서 전사집단에게 생산물을 주고, 전사집단은 전투력을 제공한다.
마치 전략시물레이션 기지를 만들듯이 사회 구성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저자가 이런 사회의 구성 과정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이 '네트워크'와 '상호의존관계'이다.
초기 사회는 대부분 친족사회이이다.
그러나 현대로 갈 수록 관계는 확장되고 복잡해 진다.
그리고 이 관계가 유지되는 것은 상호의존을 통해서이다.
상대방이 능력, 또는 재산 등이 필요하기에 상호의존하게 되고 이것이 사회가 되고 국가가 되는 것이다.
국민은 국가의 보호와 관섭이 필요하고, 국가는 국민의 세금과 노동력이 필요하다.
결국 사회는 네트워크와 상호의존으로 형성된다.
이 과정에서 권력, 재산, 위신, 계층화가 이루어진다.
이 책의 장점은 저자의 관점이 철저하게 중립적이면서도 심층적이라는 것이다.
보통 사회과학은 한 쪽으로 치우치기가 쉽다.
저자처럼 사회가 구성되는 과정에서 부와 재산의 축적, 그리고 계급의 형성을 다루게 되면 보통은 두 가지 시각으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보수적인 시각으로 부와 재산, 계급의 형성의 과정을 필연적으로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사람들의 합의에 의해 규칙과 법이 생겨나고, 이 규칙과 법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적용된다고 말한다.
또한 이것이 점차 발전되기에 점점 불평등이 사라지과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는 좋은 사회가 된다고 주장한다.
다른 하나는 진보적인 시각으로 부와 계급의 형성에서 당연히 지배와 피지배, 착취와 학대가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규칙과 법은 지배층의 권력의 수단이기에 이것으로는 사회적 모순을 해결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반면 저자는 사회의 구성 과정을 담담히 이야기 할 뿐이다.
부와 계급이 발생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이 과정에서 규칙과 법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설명한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이런 공식적인 규칙과 법의 아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사회 안에는 비공식적인 것이 여전히 통용된다고 말한다.
"근대 조직에서의 역할은 그 속성이 공식적이다. 역할은 문서로 규정되며 원칙상 공정하다, 상황에 관계없이 해야 할 일이 규정되어 있다. 공정함이란 지리 교사의 아들이나 잘 생긴 학생이라고 해서 예외적으로 다루어지지 않는다는, 즉 동일한 규칙이 모두에게 적용된다는 것을 뜻한다. 상급자와 하급자 간 관계와 업무 부담도 공식적 규칙에 명기된다.
그렇기는 하지만 조직 내에서는 그러한 공식 관계와 더불어 온갖 종류의 다른 관계들이 생겨나는데. 때로는 그것들이 서로 완전히 대립될 때도 있다. 이러한 비공식적인 관계는 그 어디에도 명시되어 있지 않으며 공개적으로 논의되는 경우도 드물다.(P177)"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의 사회의 구성 과정을 한 국가 속에서만 보지 않고 세계화의 과정까지 본다는 것이다.
저자는 국가의 구성과정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한다.
앞에 이야기 한 상호의존에 의해 국가가 형성된다.
개인들은 자신들의 재산을 보호해 줄 전사집단을 원하고, 그 전사집단은 다른 집단으로부터 경쟁관계로 인해 뭉쳐지며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그로 인해 왕과같은 군주가 생겨나게 된다.
그리고 이 군주는 세습이나 투표와 같은 정당성을 통해 이어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군주는 자신의 통치를 유지하기 위해 봉건제후들 간에 '자유경쟁'을 유발시킨다.
봉건제후들의 자유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군주의 지원을 얻으려 한다.
이것을 '독점적 경쟁'이라 한다.
문제는 이런 독점적 경쟁이 나라 간에도 발생하게 된다.
현대에 이르러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대가 있었다.
두 나라의 독점적 권력에 의존하기 위해 나라들마다 어느 편엔가 속하게 되었다.
그러나 냉전이 끝나고 미국만이 독점적 권력을 가지게 되었다.
결국 현대 외교에서 중요한 것은 각 나라가 미국의 독점적 권력을 얼마나 잘 이용?하는가 있다.
가 끝나고 독이런 국가가 발전하면서 국가들의 연합체가 형성된다.
개인적인 생각에 의하면 일본은 이 권력을 잘 이용하고 있는 중이고, 우리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생각된다.
"냉전시기(1984-1989) 세계에는 서로 경쟁하는 두 초강대국이 있었다. 나머지 국가들은 이 중 한 국가의 지지를 얻기 위해 경쟁했지만, 때로는 두 나라가 겨루게 할 수도 있었고, 이것이 작은 국가들로 하여금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했다. 소련 붕괴 이래 경쟁의 초첨은 남은 한 초대강국으로부터 지지를 얻는 것에 맞추어졌다. 미국은 독점자가 되었다. 어느 쪽이든 미국의 지지를 얻으면 곧 상대편보다 우위에 서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P189)"
이 책으로 사회과학의 입문서이자, 사회를 보는 보다 쉬운 관점을 제공해 주는 책이다.
특히 사회의 구성을 '상호의존의 관점'에서 보는 훌륭한 시각을 소유하고 있는 책이다.
이런 시각을 유지하고 사회를 바라본다면 사회를 편협하게 보는 시각들이 사라지고, 계층이나 지역, 단체 간의 반목도 많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통합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사회를 보는 좋은 시각들이 우리 사회에 많이 형성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