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를 빨아 버린 우리 엄마'는 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시리즈다.

도깨비를 빨고, 다시 또 빨고, 달님까지 빨아버린 엄마의 에너지에 읽어주는 나도 참 대단한 엄마네...웃음을 짓게 만든다.

이 세권의 책이 작고 귀여운 미니북세트로 출간되었다.

세 권만 봐서는 그렇게 작은 느낌은 들지 않지만 보통 판형의 절반 정도의 사이즈다.

세권을 함께 보관할 수 있는 에코백과 함께 구성되어 있다.

휴대용으로 아주 좋다.

 


뭐든지 빨기 좋아하는 엄마. 

빨래뿐만 아니라 개, 소시지, 국자, 우산 등 평소 생각해 보지 못한 물건들이 빨래줄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은 즐거워 한다. 거기에 도깨비까지 빨았다니 말이다.

엄마는 빨래를 가사노동이라 생각하지 않나보다.

엄마의 표정이 하나도 힘들지 않다는데 주목해 본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은 즐거운 법.  즐기며 사는 엄마가 부럽기도 하다.



 

빨 수 있는 건 뭐든지 다 빨고, 심지어 도깨비까지 빨았다가 얼굴이 지워지고만 도깨비.

무시무시하고 못생긴 얼굴에서 착하고 예쁜 얼굴로 다시 태어난 도깨비가 하늘로 올라간 뒤

도깨비들이 단체로 자기들도 빨아달라고 내려온다.

하늘에서 도깨비비가 내려와~~~


 긍정의 왕, 엄마는 헉 소리가 날정도로 많은 도깨비들을 보며 힘차게 외친다.

"좋아, 나에게 맡겨!"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만 이후 아이들과 무궁무진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두번째 시리즈, '도깨비를 다시 빨아 버린 우리 엄마'에서는 흐린날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빨래를 어떻게든 해내는 엄마의 모습이 나온다.

빨래를 연줄에 매달아 구름 위로 올려서 말린다는 기발한 상상력이란!

너무 바싹 말라서 굳어버린 도깨비들은 엄마는 이번에도 "좋아, 나에게 맡겨!"라며 다시 빨아 버린다.



 


세번째 '달님을 빨아 버린 우리 엄마'는 진흙투성이가 된 달님과 별님까지 빨아버리고 무사히 하늘로 올려보낸다.

밤하늘에 환하게 빛나는 달님 별님은 어쩌면 엄마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보고 또 봐도 재미있는 이야기인지라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인데 미니북 사이즈에 파우치가 함께 있어 휴대하기 좋다.

추석 연휴 장거리 이동시간에 갖고 가기 딱 좋겠다.

세 권이 한 세트라 세녀석이 싸우지 않고 나눠 볼 수 있다는 점도 맘에 든다.

읽어주기엔 텍스트가 작아서 불편할 수도 있지만 무릎에 앉혀놓고 보는 정도면 큰 무리는 없다.

어차피 아이들은 텍스트보다 그림에 더 주목하고 즐거워할테니.


오늘도 엄마는 힘차게 외친다.

좋아, 나에게 맡겨!

어떤 문제도 긍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엄마가 참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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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애미 2017-09-25 16: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같은 책을 구매해 읽었는데ㅎㅎ
참 맛깔나게 표현하세요^^

딸기홀릭 2017-09-25 17:24   좋아요 0 | URL
그...그...런가요?^^;;
 
노랑나비랑 나랑 보림 창작 그림책
백지혜 지음, 최정선 엮음 / 보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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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나비랑 나랑'은 한국화가 백지혜작가가 그린 전작 '꽃이 핀다'에 이은 두번째 작품이다.

10년만에 나온 두번째 작품이라는데 사실 전작은 아직 보지 못했다.

'노랑나비랑 나랑'을 보고 급관심이 가진다.


비단에 배채를 이용한 전통 채색화 기법으로 그린 그림들이다.

비단 질감이 보여서 옛그림을 감상하는 맛과 멋이 느껴진다.


 


 

이 책은 적어도 세번을 읽어야 이 책이 주는 묘미를 느낄 수 있다.

표제지 전에 시작하는 아이와 노랑나비의 숨바꼭질 그림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노랑나비랑 나랑"이라는 제목도 꼭 함께 소.리.내.어. 읽어주어야 맛이 난다.

우리말에서 찾는 라임이랄까...


꼭꼭 숨어라~ 어디어디 숨었나~ 움직이면 들킨다~ 아, 저기 찾았다!!!

어릴적 익숙하게 들었던 전래노랫말처럼 운율이 느껴진다.

첫장부터 마지막장까지 아이와 나비들의 숨바꼭질을 운율을 느끼며 소리내어 읽어주니 아이들이 좋아한다.

글밥이 많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두번째는 1부터 10까지 숫자로 풀어나가는 꽃들이 향연이다.

전통화법의 ​꽃과 나비를 그린 화접도들이지만 완전히 옛스럽지 않고 현대적 감각이 느껴진다.

연분홍 작약, 진노랑 원추리, 빨간 개양귀비와 청보랏빛 붓꽃, 줄기 끝에 앙증맞게 조롱조롱 매달린 금낭화와 초롱꽃,

담장 위에 흐드러지게 핀 주홍빛 능소화까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꽃들이다.

아파트 단지에 흐드러지케 핀 능소화는 나와 아이들이 제일 좋아한 장면이기도 하다.


꼭꼭숨어라 숨바꼭질 노래, 그림 그리고 장면마다 꽃과 나비에 대한 설명을 읽는 것이다.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던 아이들에게 꽃이름도 알려주고

같아보이는 여러 나비들의 다양한 모습도 비교해 보며 관련된 약간의 지식정보도 얻을 수 있다.


초판 한정판으로 들어 있는 원화 컬러링은 아까워서 고이 모셔뒀다.

세 녀석들이 서로 자기가 하겠다는데 무단복제 금지. 우리집에서만 해도 되겠.....지?

'노랑나비랑 나랑'은 내게는 꽃과 나비 그림을 천천히 들여다 보면서 즐기는 여유로움과

동시에 아이들에게는 숨바꼭질하는 나비와 꽃송이 수를 세어보는 또다른 즐거움을 주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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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2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22 1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22 17: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자와 남자는 같아요 - 2016 볼로냐 라가치 상 논픽션 대상 수상작 내일을 위한 책 4
플란텔 팀 지음, 루시 구티에레스 그림, 김정하 옮김, 배성호 추천 / 풀빛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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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양성평등을 말할 수 있는 기회였다
남녀의 불평등에 관해 좀 극단적인 내용이다 싶었는데
텍스트는 1978년에 쓴 것이고 일러스트가 2015년 작이다
2016 볼로냐 라가치상 논픽션 대상 수상작인 것은 모르고 골랐더랬다
아직 양성평등이 뭔지 잘 모르는 꼬맹이들은 그저 그림보며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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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빅토리아 턴불 지음, 김영선 옮김 / 보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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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어지러워 보이는 주변 잡것들(자세히 보면 망가진 물건들이다) 속에 파랑새와 함께 있는 귀여운 여우의 표정이 밝아 보인다.

'판도라'하면 그리스 로마신화의 '판도라의 상자'를 떠올리게 된다.

그 판도라와 이 그림책 판도라는 표지를 봐서는 연관성이 전혀 없어 보였다.

실크프린트한 양장본이라 느낌이 새롭고 고급지다.


잔잔한 톤의 그림이지만 어쩐지 어두워보인다.

판도라는 이 망가진 물건들이 잔뜩 쌓인 곳에 혼자 살고 있다.

망가진 물건들을 고치면서.

그것들은 판도라의 손에서 새롭게 태어난다.

(이 대목에서는 아이와 업사이클링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아이는 판도라의 집을 보며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떠올렸다.)


그러던 어느날, 어딘가 망가진게 분명한 파랑새.

하지만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모르는 판도라는 그저 포근한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고 밤새 지켜주었다.



 

​​

날이 갈수록 기력을 찾고 튼튼해진 판도라의 손님은 멀리 날아갔다 올때마다 선물을 하나씩 물고 왔다.

하지만 어느날, 더이상 찾아오지 않는 작은 손님.

이 장면을 보는데 앗! 이것이 판도라의 상자인가? 라는 생각을 잠깐 했다.


작은 손님이 떠나고 난 후 판도라는 다시 혼자가 된다.
"가슴이 고장난 것만 같다"는 표현과 그림이 무척 마음에 와닿는 장면이다.

그 감정이 잠깐 이입읻 되어 어쩐지 눈물이 날것만 같았다.


작은 손님이 찾아와주고 그가 남겨준 판도라의 상자,

그곳에서 또다른 생명과 희망이 싹텄다.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이 된다.


'판도라의 상자'와 어쩐지 비슷한 것 같지만 어쩐지 조금 더 미래지향적이란 느낌이다.

"희망"이 남아 있다는 메세지는 같지만 신화의 판도라의 상자는 희망이 갖혀있다면,

그림책 '판도라'가 말하는 희망은 앞으로도 더 많이 피어날 것 같다.

신화를 조금 아는 나와 큰녀석은 뭔가 알듯 모를듯한 표정을 지었고,

전혀 모르는 막둥이들은 그저 예쁜 그림을 보면서 즐거워했다.

표현은 하지 못했으나 아마도 희망이 주는 긍정적 에너지를 받아서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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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날개 2017-10-11 2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망이 주는 긍정적 에너지 너무 좋네요^^
 
일루미네이쳐 : 자연의 세계 아트사이언스
카르노브스키 그림, 레이철 윌리엄스 글, 이현숙 옮김 / 보림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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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림 아티비티시리즈가 또 대박이다.

이번에 만난 건 "일루미네이쳐 자연을 비춰봐요"

표지의 색감부터 뭔가 색다르다.

 

 

들어는 봤지만 잘 알지 못하는 열 곳으로의 여행.

각 여행지마다 기본 정보도 함께 실려있을 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서식하는 희귀 동물들도 세밀화로 자세히 볼 수 있다.




 

RGB 즉, 빨강, 초록, 파랑의 세 가지 색으로 그린 그림으로 한 장에 세 가지 그림을 볼 수 있다.

책 속에 들어있는 마법렌즈를 통해서 파란색은 야행성 동물을, 초록색은 식물을, 빨간색은 주행성 동물을 관찰할 수 있다.

처음 렌즈를 통해서 책을 들여다 볼때 아이들뿐만 아니라 나도, 남편도 반응이 똑같았다.

우와~!!!

처음에는 돋보기처럼 책장 앞에서 세 가지 색 렌즈를 대고 이리저리 본다.

나는 분명 한 장면을 보고 있는데 렌즈를 통해 보이는 장면은 세가지다.

이건 분명 마법인듯.

​아이들은 자기는 어떤 동물을 찾아냈다며 서로 무얼 발견했는지 경쟁하듯 책을 가지고 논다.


​​


 

그러나 그 진가는 렌즈를 눈앞에 대고 봤을 때 나타난다.

한눈에 시원하게 펼쳐지는 장면들이 원리를 알면서도 신기하다.

마법렌즈를 통해 보이는 장면을 사진으로 담기는 참 어렵다.



 

https://youtu.be/fGlFk69Ylpg

마침 유튜브에 북트레일러가 있어 퍼왔다.
보기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신기하며 볼거리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언젠가는 이곳으로의 모험을 떠날 꿈도 꿔본다.
문제는 렌즈가 하나라서 세 아이들이 서로 보겠다며 싸운다는 것 -.-;
셀로판지가 있어서 해봤는데 마법렌즈처럼 드라마틱하게 보이지 않는다.
눈에 대고 볼때 한쪽 눈을 감고 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서 안경처럼 쓰고 봤음 좋겠다는 생각도 살짝 했지만
이 정도로도 무척 맘에 들고 놀라운 그림책이다.
역시 아티비티. 
그림책은 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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