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온통 내맘의 강물 이야기뿐이다. 내맘의 강물...너는 정말 내게 내맘의 강물 같은 존재였다. 네게 내가 좀 어려운 사람이었다니 의외다.
너는 내게 있어 노래다. 음치에다가 노래를 잘 듣지도 않는 나지만 노래를 생각하면 언제나 니가 떠오른다. 누구도 자신이 어떤 일을 했는지 제대로 알기가 쉽지 않다. 너도 그럴 것이다. 내가 너를 볼 때마다 이 이야기를 하지만 그래도 너는 나에게 그 노래가 어떤 것이었는지 상상도 못할 것이다.
햇살이 비치는 아침, 혹은 점심, 혹은 저녁 그 어느 때라도 내가 노래를 해 달라고 하면 노래를 불러줬다. 그게 몇 번이나 되는지 알 수 없지만 내 기억 속에선 너무나 아름다운 장면이다. 네가 불러주는 노래는 사람이 부르는 것 같지가 않았다. 나무의 끝이 바람에 가늘게 떨리듯 네 노래의 고음은 그렇게 떨렸는데 나는 그 엷고, 약한 듯한 떨림이 좋았다.
몇 년 전 만났을 때 별로 노래를 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내 마음 속에는 네 노랫소리가 아직도 강물처럼 흐르는데...
얼마전 옛날 쟁반노래방을 봤는데 거기 노래가 "산너머 남촌에는"이었다. 그래서 니 생각이 무척 많이 났다. 아직도 난 마이크도 반주도 없이 바람따라 부르는 니 노래가 그립다. 눈물나게 그립다.
니가 부른 노래가 누군가의 가슴에 이렇게 남겨져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다. 다시 듣고 싶다. 그 노래들...내맘의 강물이란 노래는 알고 있었는데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한번 들려줄래? 전~에 너 줄려고 가곡집 사 놓은 것도 아직 집에 있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별로 친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네게 어려운 친구였고, 너는 내게 노래였으니...일상은 어디로 가고 이렇게 이미지나 남아서 이야기를 나누는지...니가 아이가 있으니 내가 한번 찾아 가야 겠구나. 이 달은 어려울 듯하고 다음 달에 갈께.
내 인생에 그렇게 아름다운 추억을 심어준 네게 노래를 들을 때마다, 특히 네가 불러준 가곡을 만날 때마다 얼마나 감사한지...지금에라도 이야기할 수 있어 다행이다. 고맙고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