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1 | 22 | 23 | 24 | 25 | 26 | 2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퇴계와 고봉, 편지를 쓰다
김영두 옮김 / 소나무 / 200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로 쓰여지지 않고, 두 사람이 대화하는 모습은 어떠했을까? 이 편지에서처럼 정중하고 존경하는 말투였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나이와 지역을 넘어서 학문적 논의와 서로에 대한 인간적 염려를 하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은 종교의 사제들 같기도 하고, 절제된 사랑 같기도 하다. 두 사람이 모두 학문에 대한 열정과 나라에 대한 근심으로 몸이 좋지 않았다니 놀랍다. 그들의 사단칠정논쟁이 어떠했든 게으르고, 남의 이야기나 하면서 세월을 허송하는 나를 꾸짖는 글임에 틀림이 없다.

이 책에서 무엇보다 부러운 것은 학문적이든 내면적인 것이든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추고, 또한 그것을 함께 나눌 벗이 있다는 점이다. 나이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스스로 소양을 갖추려고 애쓰다 보면 같은 길을 가는 벗을 자연스레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애쓰지 않고, 가만히 앉아 옛 사람의 만남을 부러워만 한다면 그것이 정말 부끄러운 일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풍요로운 삶을 위한 일곱 가지 지혜 - 내 안에 잠든 힘을 깨워라
디팩 초프라 지음, 박윤정 옮김 / 더난출판사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어느 날 마이알라딘에 들어갔더니 이 책을 권하고 있었다. 그날 마침 나는 풍요로운 삶을 살고 싶은 내 자신을 돌아보고 있었다. 제목 덕에 이 책을 사기로 했다. 저자는 인생에 있어 성공이란 기쁨이 오래도록 지속되고 가치 있는 목표가 점진적으로 완성되는 것이라고 한다. 일곱 가지 지혜 가운데 첫번째는 '내면에 잠든 힘을 깨우라-순수 잠재력의 법칙'이다. 아마 이 첫번째 지혜가 일깨워질 수 있다면 나머지 여섯 가지 지혜는 저절로 따라 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떻게 하면 내면의 힘을 깨울 수 있을까?

저자의 대답은 황당하리 만큼 간단하다. 자연과 자주 벗하거나 침묵을 경험하는 것을 통해 참자아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침묵을 훈련하기 위해 아침 저녁의 명상도 권하고 있다. 너무나 간단하다. 그래서 읽는 동안만 마음 편한 그런 서적이 아닐까 의심했다. 120페이지도 되지 않는 얇은 책에서 구체적인 것을 바라는 것이 무리가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간단한 것은 얼마나 유익한 것인가? 실천해 볼뿐이다.

사실, 이 책은 풍요로운 삶과 평온에 이르는 지혜를 소개하고 있지만 나로서는 전적으로 공감하기는 쉽지 않다. 나는 벌써 그의 최소 노력의 법칙의 한 요소인 '수용'에 어긋난 말을 하고 있다. 그는 '나는 오늘 사람들과 상황, 환경, 내 삶에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다'라는 다짐이 곧 수용이라고 말한다. '바라는 대로'가 아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이 글은 훌륭한 말이지만 첫번째 지혜를 경험한 경우에 한해서만 유효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으려면 집착과 욕심이 없어야 하며, 혹시라도 제 멋대로 파악하면서 있는 그대로 파악한다고 착각하지는 않는지 늘 반성해야 한다. 무조건 다짐한다고 수용하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물론 저자가 첫번째 지혜인 내면의 힘을 깨운 상태에서 다른 법칙들을 이야기했다고 본다면 이 글에는 반박할 것이 없다. 그런데도 뭔가 너무 쉽고, 너무 편하게 일곱 가지의 무엇을 나열한 듯한 느낌은 나 자신의 복잡하고, 어렵게 세상을 사는 어리석음 때문일까?

그러나 가끔 가슴을 울리거나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하는 구절들이 이 책을 빛나게 하고, 누군가에게 소개해도 좋을 책이라고 생각하게 한다. 책 한 권이 아니라 한 구절, 한 단어에서도 인생을 바꿀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읽는 이의 마음이 얼마나 갈망하는가에 달려 있는 것은 아닐까? 책을 소개해 준 알라딘 담당자께 감사드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라이 라마 삶의 네가지 진리
달라이 라마 지음 / 숨 / 2000년 6월
평점 :
품절


작년 10월에 링린포체의 법문을 들은 적이 있다. 법문은 쉽고 평이한 내용이었지만 나는 이전에 다른 어떤 분에게서 느끼지 못한 평온과 충만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이후 그분의 책을 찾아 보았지만 제대로 노력하지 못한 탓인지 찾지 못했다. 그 대신에 읽게 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고등학교 윤리 교과서에서도 불교의 기본사상으로 나올 만큼 기본적인 불교이론인 사성제에 관한 달라이 라마의 강연이다.

누구나 고통을 싫어하지만 고통을 겪는 것은 '업의 인과법칙에 대한 무지'와 '실재의 절대적 본질에 대한 무지' 때문이고, 이러한 고통을 소멸시키기 위해서는 해탈해야 하는데 그것을 위해서는 공성을 통찰해야 하며, 공성을 통찰하기 위해서는 공성에 대한 지성적 이해와 경험적 지식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한 수행으로 성문승과 대승, 금강승의 수행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생활 속에서 자비심을 훈련을 통해 일으켜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한 내용이다.

이 책뿐 아니라 그의 다른 책에서도 느끼는 것은 그의 강연이 대단히 지성적이고, 그러면서도 핵심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의 이야기 속에는 항상 연기법과 공성, 중도 혹은 자비심이 빠지지 않는다. 즉 허황되지 않게 불교의 뿌리로 눈을 돌리게 하고, 그 줄기를 따라 오늘의 불교와 수행에 이르도록 이끈다.

수행을 강조하지만 이 책에서 수행법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 지성적으로 연기와 공성, 고통을 여의는 길을 모색하고, 그의 다른 책에서 소개한 수행법들을 삶에 적용시켜 본다면 달라이 라마가 비록 한국에 오시지는 못하셨지만 그 가르침은 우리를 통해 빛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다른 책을 읽을 형편이 못 된다면 그의 자비심에 대한 이야기에 좀더 귀기울여 생활 속에서 자비심을 키우는 훈련을 해나가도 좋을 것이다.

수행에 대한 그의 세 가지 조언은 사성제에 관해 명상하고, 결단력 있게 불교수행을 실행하라는 것, 그리고 마지막 조언은 여기에 옮겨 적는다. '여러분이 참을성이 없을수록, 가장 빠르고, 가장 비용이 적게 들고, 가장 좋은 방법을 원할수록 여러분은 비참한 결과를 얻기 쉽다는 것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걸 말하고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사랑한 책들
오쇼 라즈니쉬 지음, 류시화 옮김 / 동광출판사 / 1991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오쇼 라즈니쉬가 읽은 십만 권의 책 가운데 그가 사랑한 150권을 뽑아 소개한 것이다. 많은 강연에서 그는 자신의 말이나 글을 기억할 필요가 없으며, 그 순간이 지나고 다 잊어 버려지는 것이 제대로 강연을 듣고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해 왔다. 그런데 이 책에서 그는 150권이나 되는 책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제목을 다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어려울 것 같은 150권이 쏟아져 나온다. 그에게 있어 이 책들은 기억이 아니라 체험이었을까? 승찬이 문을 두드리며 [신심명]을 소개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수많은 책의 저자들이 자신의 것을 소개해 달라고 그를 괴롭힌다고.

그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책뿐 아니라 읽어서는 안 되는 책, 혹은 깨달은 이가 쓰지 않았지만 읽을 만한 책 등을 포함해서 소개한다. 그의 도서목록에 오를 첫번째 책은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였다. 나 역시 다시 읽고 싶은 책이었는데 이 책이 소개되어 있어 반가웠다. 이렇게 처음 몇 권까지는 익숙하고 반가웠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처음 보는 책이나 혹은 우리나라에 번역이 되어 있는지 알 수 없는 책들도 있었다. 특히 그는 구제프의 책이나 구제프 제자의 책을 여러 권 소개하고 있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구제프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서 새삼 그 인물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사실 오쇼가 150권이나 되는 책의 내용을 다 소개한 것은 아니다. 어떤 책은 제목만 언급하기도 하고, 또 어떤 책은 그 책의 한 구절만을 소개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대의 영적 스승이 어떤 책을 읽었는지 엿보고, 함께 그 책들 중의 일부라도 공감할 수 있다면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독서수준과 읽는 자세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우리나라에 번역된 책에 대해서 역주가 있었더라면 금상첨화였을 것 같다. 그러나 관심이 있다면 스스로 책을 찾아보는 기쁨이 그보다 더 좋은 공부가 되리라 본다. 보물을 찾고 싶을 땐 보물지도를 펼쳐본다. 좋은 책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특히 영적인 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오쇼가 남긴 책지도를 참고해 봐도 좋으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누구인가
라마나 마하리쉬 지음, 이호준 옮김 / 청하 / 200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 무엇보다 궁금한 것은 나다. 감정에 휘둘리고, 몸이 원하는 대로 따르고, 망상들로 가득차 문득 가만히 앉아 있으면 나는 누구인가 생각하게 된다. 그 감정이 나인가, 몸이 나인가, 생각이 나인가? 나는 누구인가? 어떨 때의 나가 참나인가? 그 모두가 나인가? 마하리쉬의 자아탐구는 성경의 '쉬임없이 기도하라'라는 구절을 떠올리게 한다. 몸, 감정, 생각 등이 덮쳐올 때 질문이 이것들에 휩싸이는 것을 막아준다. 나는 누구인지 깨달음을 얻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겠지만 그의 자아탐구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수행인이 될 수 있는 길에 들어서게 되는 건 아닌지...선행과 대상에 대한 기도와 헌신 등도 모두 나로 가는 길이다. 그의 자아탐구는 그것들에 비해 훨씬 직접적이다. 자신에게 적절한 수행법이 가장 좋은 수행법이겠지만 이런 직접적인 길이 있음을 보여주는 책으로, 내게는 아주 유용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6-03-10 14: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1 | 22 | 23 | 24 | 25 | 26 | 2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