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 꿈꾸고 사랑하고 열렬히 행하고 성공하기 위하여
사이먼 사이넥 지음, 이영민 옮김 / 타임비즈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표지를 보아하니 경영이나 마케팅과 관계가 있겠구나, 싶어 읽지 않았다. 남편이 이 책을 읽은 뒤 친구에게 선물하는 걸 보고 '뭐가 있나'해서 펼친 책. 그러고보니 경영이나 마케팅이 나랑 무슨 상관이야, 생각한 내가 '무엇'에 더 시선이 뺏겼나 싶다. 무엇을 하든 어떤 태도로, 왜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는데도 여전히 보이지 않는 신념과 태도보다 보이는 행위가 눈에 띈다. 책을 읽으면서 경영을 말하든, 깨달음을 말하든 그가 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어떤 태도로 말하는가가 더 중요하는 생각이 선명해졌다. 그래도 취향이란 게 있어서 마케팅 성공 예들은 좀 빠르게 읽은 편.

 

매일 아침 당신은 무엇을 위해 달콤한 잠자기를 박차고 일어나는가? 그토록 애를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p.64

 

매일 아침 내가 눈 뜨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저 습관일 뿐일까? 오래된 꿈이 꿈틀거린다. 내게 절실했던 무언가가 희미해진 것은 무엇 때문인가? 왜 가장 중요한 것을 삶에서 밀어놓고 있었던 걸까?

 

끊임없이 '왜'를 추구하면서 매일매일을 보낼 때, 성공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성취, 즉 '무엇을' 하는 가는 제대로 방향을 잡고 있는지 나타내주는 이정표의 역할을 한다.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둘다가 필요하다.-p.240

 

왜 이 일을 하는가가 분명하면 실패는 모두 왜를 충족시키기 위한 과정의 일부가 된다. 방법이나 행위가 달라질 뿐 목적은 변하지 않으니까. 이 생각을 하니 남들처럼 살려고 나도 모르게 가졌던 조바심 같은 것이 가라앉는다. 어떤 일이 닥쳐도 그 일의 목적을 생각한다면 정말 의사결정이 단순하고 선명해질 수 있겠다. 스스로나 남에게 떳떳할 수 있고. 이 책을 읽고 난 후 매일매일 생각한다. 내가 하는 행위들의 이유가 무엇인지,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마음이 차분해지고 사람들을 대하는 데도 담담해지는 느낌이 있다. 이런 마음을 지속시킬 수 있는 것은 진정성이라고 한다. 내가 믿고 있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것. 진정성, 신념, 명료함, 절제, 일관성, 가치...이런 단어들을 돌아본다.

 

언젠가 달라이라마에게 물었다. "삶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달라이라마는 "없다"고 대답했다. 그것은 각자가 정하고 부여하는 것이지, 정해진 의미 따위는 없다는 말이었다. 누군가 자신에게 어떤 천명이 있다고 믿을 수는 있겠지만 결국은 그것을 받아들이고 말고는 선택이다. 삶의 의미도 선택하는 것이다. 그 선택이 견고해지면 신념이 된다. 이 글을 읽으며 어떤 신념이 올바른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히틀러의 신념과 킹 목사의 신념. 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한다는 신념 아래 서로 다른 태도를 취하는 사람들. 이 책에는 없는 이런 얘기가 궁금해진다. 나의 신념이, 나의 '왜'가 올바른 것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올바른 건 사실은 없는 것일까. 저자가 말한 신념을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느낌이 든다. 숙고해봐야 겠다.

 

 

진정성이 성공의 필요조건은 아니다. 그러나 이미 거둔 성공을 지속시키고 싶을 때는 꼭 필요한 조건이다. 다시 한 번 ‘왜’, 즉 신념으로 돌아가야 한다. 진정성은 실제로 믿고 있는 바를 말하고 행동할 때 생겨난다.-p.109

‘왜’로 시작하면 따라야 할 옳은 조언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뿐만 아니라 어떤 결정이 균형을 무너뜨리는지도 알 수 있다. 필요하다면 어떤 결정이든 충분히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결정을 하지는 마라.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아무도 당신의 믿음을 알지 못하게 될 것이다.-p.225

자신이 ‘왜’ 달리느냐에 대한 인식이 있기에 계속 달릴 힘을 얻는다. 계속 밀어붙일 수 있다. 계속 전진한다. 다시, 또 다시, 또 다시. 달리기를 하는 매일매일, 벤이 누군가를 이기려고 작정하는 순간이 있다면 그때 상대는 오직 자기 자신뿐이다.-p.297

"실패 안에서도 유머를 잃지 마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라. 긴장을 늦추라. 그러면 주위의 모든 사람도 긴장을 풀 것이다."(샘 월튼)-p.236

정말 효과적인 가치나 지침을 원한다면 동사로 설정해야 한다. ‘성실’이 아니라 ‘항상 올바르게 행동하라’라고 해야 한다. ‘혁신’이 아니라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보라’로 바꾸어야 한다. 추구하는 가치를 동사로 표현하면 개념이 분명하게 선다. 책임감으로 서로를 결속시키고 평가도 할 수 있다. 의욕을 심어줄 수도 있다.-p.10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태백이 없으니 누구에게 술을 판다? - 서울대 교수들과 함께 읽는 한시명편 2 (가을-겨울편)
이병한 엮음 / 민음사 / 200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울대 인문대학에 있는 교수합동연구실 자하헌에 놓인 칠판에 한시 한 수씩을 적고, 그 시편과 그날 있었던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계절별로 시를 나누어 놓았는데 나는 가을과 겨울편에 있는 시들이 더 와 닿는 것이 많았다. 해석한 것으로 읽어서 그런지 담담하고 이해도 쉬웠다. 한시가 마음에 닿는 것은 이 시들이 시대를 넘어 오랜 세월 사랑받았던 보편성 때문이기도 하고, 유화 같은 현대시보다 먹으로 그린 그림 같아 더 눈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기 때문인지도.

이상향
-심주


굶주림에 울부짖는 아이들 온 마을에 잇닿았는데

조세 납부 독촉하는 관리는 문을 두드리네

늙은 농부 밤새 잠 이루지 못하다가

일어나 종이에다 도원경을 그리네


桃源圖 - 沈周

啼飢兒女正連村, 況有催租吏打門.
一夜老夫眠不得, 起來尋紙畵桃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월호를 기록하다 - 침몰·구조·출항·선원, 150일간의 세월호 재판 기록
오준호 지음 / 미지북스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가족 이야기를 가족 간에 할 수 없다. 입을 열면 가슴에 가득찬 무언가가 커다란 돌덩이 같은 것을 밀고 올라와 목 어디를 막아 버린다. 그 얘기를 거리에 나와 하는 사람들이 있다. 겉만 멀쩡하지 속은 새까맣게 타버린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 정치적 의도나 개인적 욕심을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어쩌다 여기에 이르렀을까. 입 밖으로 이 기막힌 사건을 얘기하는 게 두려웠다. 더 자세히 아는 것마저 피하고 싶었다. 세월호 집회에 쏟아지는 물대포와 최루탄을 보며 책을 샀다.
 
세월호 재판과정을 재구성한 책이라 감정적인 호소가 없는데 그 점이 책을 담담히 읽고, 상황에 대해 차분히 그려볼 수 있게 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은 누구도 악인이 아니다. 모두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 이유는 무서웠거나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거나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는 것인데 진정한 이유는 아무도 습관이 될 만큼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훈련이 없었다는 것, 어쩌면 모두가 용기를 내는 습관이 없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내부고발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생각한다면 우리 나라에서 용기를 내서 비뚤어진 일을 바로 잡는다는 것이 위험한 일이라고 여기는 것이 이상하지도 않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사고로 가는 수많은 고리 중에 단 한 고리만 끊겼어도...그 수많은 고리에는 비겁하고 눈치보는 내가 있었다. 
 
이 커다란 희생 앞에서도 여전히 운이 좋으면 나는, 내 아이는 괜찮겠지 하며 돌아보지 않고, 깨어 있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이 나라와 나 자신이 두렵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무에게서 온 편지 - 제22회 전태일문학상 소설 부문 당선작
하명희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책. `바위가 사라졌을 뿐인데...바위는 바위 아닌 것들을 모두 바꾸어놓았다(p.8)`. 우리는 모두 사라진 것들 속에서 살아간다. 의문사, 질식사, 분신..사라진 이들. 분노로 쓰지 않은, 따뜻하고 아프고 맑은 책. 지나치게 사랑하는 것은 말하기 힘들다. 이 책이 내게 그렇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힘 있는 글쓰기 - 옥스퍼드 대학이 출간한 글쓰기 바이블
피터 엘보 지음, 김우열 옮김 / 토트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들이 진짜 목소리를 사용하지 않는 또 한 가지 이유는 자신의 힘에서 달아나기 위해서다. 원래대로 강하게 살아간다는 것, 자신의 힘을 사용한다는 것에는 뭔가 무시무시한 면이 있다. 그것은 훨씬 더 큰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는 뜻이다.-p.38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