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혜덕화 2006-09-30  

행복한 추석^^
시어머니들의 명절 증후군이 어쩌면 우리 젊은 사람보다 더 심하지 않을까 싶네요. 가족 중의 누군가가 아프면 마음이 정말 무겁지요. 저는 그냥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편안하게 보내기로 했습니다. 삼천배를 계속 다녀서인지 요즘은 조금씩 조금씩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일을 앞에 두고 미리 당겨서 걱정하거나 마음 무거워지는 일이 적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기 싫은 일이라도 닥치면 즐겁게 하자, 라고 마음 먹으니 오히려 일이 나를 피해 달아나는 느낌까지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아직도 마음을 다 내려놓고 비우지는 못했지만, 요즘 하늘이 너무 청명하고 맑아서, 햇살이 너무 뜨겁고 투명해서 하루 하루가 그냥 편안하고 아름답습니다. 금강경을 5독 이상 하려고 욕심내다보니 사실은 걱정이든 뭐든 생각할 틈이 없다는 말이 더 맞겠지요. 부처님의 크신 사랑과 자비가, 햇살 같은 가피가 님과 님의 시어머니, 명절 맞아 마음 무거운 모든 사람의 짐을 덜어주기를 바랍니다.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한번도 본 적 없는 님이 가끔은 그립다는 느낌으로 다가오니, 참 글의 힘이 위대함을 새삼 느낍니다. 아프지 마시고, 씩씩하고 행복한 추석 보내시기를..... 나무 관세음보살 _()_
 
 
이누아 2006-10-02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 관세음보살 _()_
 


왈로 2006-09-25  

만날 지켜보고 있지롱~
지금 네 뒤를 봐. 내가 있을꺼야. 흐흐흐~ 난 이누아를 몰래 지켜 보고 있는 귀신이당~ 무섭지롱~ 점심 먹었나? 아침밥도 애들 먹다 남긴 걸로 해치웠는데 점심은 좀 든든한거 뭐 없을까 하다가 삼겹살 생각이 간절했거덩. 근데 혼자 구워 먹는 삼겹살 진짜 맛없는 거 알재? 그려서 냉동실에 있던 베이컨을 풋고추랑 구웠다. 키위도 하나 깎아서 한접시에 올려 놓으니 근사하네. 포크 하나 들고 서재 구경하면서 맛나게 먹고 있다. 글 읽어 보니까 이사 간 집이 무척 마음에 드는 모양이군. 우리집에선 '이사'라는 말은 거의 사용금지다. 아주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있어서. 그럴수록 난 더 이사, 이사한다. 니가 준 책은 머릿말 부분 정도만 읽었다. 읽기가 두렵다고 해야 할까... 다 읽고 나면 내가 발가 벗겨질것 같아서. 고요한 밤에 혼자 자지 않고 손에 들었다가도 생각이 많아지면 놓아 버리곤 하는데 언젠가는 읽게 되겠지. 마음의 준비부터 해 놓고 시작해 볼께. 그리고 몸은 아파해도 마음은 편해 보여 좋다. 언제나 피~스!
 
 
이누아 2006-09-26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있을수록 집이 맘에 들어. 내내 하늘을 볼 수 있어. 너도 근처로 눈을 돌린 것 같던데 그래도 선배가 이사를 반대하시는 모양이지? 그리고 그 책은 그냥 가볍게 읽어도 돼. 읽고나서 치유 안 해도 되고. 편하게 읽어. 난 네 홈피 방문 이후 바로 다운되어서 싸이는 멀리하고 있다.^^ 피~스 하는 글자가 씩 웃는 얼굴 같아 보여. 너도 피~스! ^-----------^
우리 이웃들도 모두다 평화를 구하는데...그치?
 


낯선바람 2006-09-18  

이누아 님, 오랫만이에요^^
이누아 님 댓글 보고 반가운 마음으로 달려왔어요~ 실은, 대문 사진에 혹하여 왔습니다^^ 이누아 님 데이트 사진인가? 하고 들어와 보니 복수랑 경이네요. 네멋 진짜 재밌게 봤었는데... 다시 보고 싶다. 특히 둘이 포항으로 놀러간 장면 참 상큼하고 좋았어요 그죠? 님도 좋은 가을날 즐기세요~~
 
 
이누아 2006-09-18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가을 잘 보낼께요. 님도 준비 잘 하셔서 네팔 다녀오셨으면 좋겠어요. 전 결혼 전에 왜 그렇게 네팔에 가고 싶었는지...간혹 그렇게 가고 싶었다는 그 이유 때문에 그곳을 생각해요. 중국에서 네팔 사람 봤을 때 실망까지 했어요. 얼마나 기대를 했으면...사수자리님, 아자!(지금 술 한잔 한 버전입니다.^^)
 


왈로 2006-07-24  

대문 사진 진짜 좋구나.
동근이랑 나영이랑 손 잡고 걷는 모습이 이쁘다. 네멋 에서 나온 장면 같은데. 저런 사진은 어데서 구할수 있냐? 아직까지도 사람 사진이 산이나 바다 사진보다 더 좋아, 난.
 
 
이누아 2006-07-25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달고 오니 여기도 니가 있네.
동근이랑 나영이랑...복수랑 경이랑...진짜 좋다고 하니 나도 좋네.
사진은 인터넷에서 굴러다니는 걸 주웠는데.
큰아들은 이제 방학 했겠네. 니가 좀 바빠지겠네.
친정 올 일 있을 때 우리집에 들러라.
난 드디어 이사를 가기는 간다. 아자!
 


돌바람 2006-07-12  

비에도 지지 않고
비에도 지지 않고 -미야자와 켄지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에도 여름의 더위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을 갖고 욕심은 없이 결코 성내지 않고 언제나 조용히 웃고 있고 하루에 현미 4홉과 된장국과 조금 야채를 먹고 모든 일에 자신을 계산에 넣지 않고 잘 보고 들어 이해하고 그리고 잊지 않고 들판의 소나무 숲 그늘 작은 초가집에 살며 동쪽에 병든 아이 있으면 가서 간호해 주고 서쪽에 지친 어머니 있으면 가서 그 볏짚을 져 주고 남쪽에 죽어가는 사람 있으면 가서 두려워하지 않아도 좋다고 말해 주고 북쪽에 싸움과 소송 있으면 부질없는 일이니 그만두라고 말하고 가뭄 때에는 눈물을 흘리고 추운 여름은 허둥지둥 걸어 사람들에게 데구노보(바보)라고 불리고 칭찬받지도 않고 걱정시키지도 않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 미야자와 켄지의 마지막 시입니다. 서른다섯, 1931년 11월 3일,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는, 칭찬받지도 않고 걱정시키지도 않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던 미야자와 켄지는 고작 두 해를 더 살다가 숨을 거둡니다. 쑥차를 따라 한 입 넣으며 '바보'라고 한 번 불러줍니다. 데구노보는 아마도 법화경 '상불경보살품常不輕菩薩品'에 나오는 '상불경'인 모양입니다. "나는 그대들을 매우 공경하며 결코 경멸하지 않습니다. 그대들은 모두 마땅히 성불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상불경의 이 말은 쓰임에 따라 다르겠으나 지금처럼 흉악한 세상에 듣기에는 역시 허망합니다. 당시에도 사람들은 그를 욕하고 몽둥이로 때리고 돌을 던졌다고 하지요. 그래도 꿈쩍않는 그에게 사람들은 '상불경常不輕'이라는 이름을 주었다고 하고요. 항상 같은 경을 욀 수 있다면, 그것도 돌을 맞아가면서까지, 자신의 이익과는 상관없이 같은 말을 되풀이 하여야 했다면, 그 말에 뭔가가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이해하지 못하였는데 미야자와 켄지의 삶을 들여다보며 그가 각혈의 겨울에 마지막으로 써낸 시편에서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감동感動'이라고 해야 하겠지요. 오랜만에 소식 전합니다, 이누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