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을 하는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그것을 통해서든, 다른 어떤 것을 통해서든

자신이 '무엇이 되어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세계 평화 운동을 하면서 독선적이고 옹졸해지면

그 사람은 '독선적이고 옹졸한 사람'이 되는 거다.


예술 활동을 하면서 외롭고 우울해지면

그 사람은 '외롭고 우울한 사람'이 되는 거다.


딱히 일이라 말할 게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자유롭고 행복해지면 그 사람은

'자유롭고 행복한 사람'이 되는 거다.


그냥, 그런거다.


- 먼지의여행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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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데려가는人 2022-03-21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잉크냄새 2022-03-22 13:22   좋아요 0 | URL
아하!!! 그냥 그런거죠???
 














-노안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하나,

안경을 이마 쪽으로 올린다.

눈은 아래로 내려본다.

늙는 것이 죽어도 싫은 이들이다.


둘,

안경을 콧등으로 내린다.

눈은 위로 치켜뜬다.

늙는 것에 순응하는 이들이다. 

- p150




느리게 걷고,천천히 말하며,기분 좋은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그래야 행복한 거다. 행복은 추상적 사유를 통한 자기 설득이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감각적 경험이기 때문이다

- p330




사랑은

그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

딱 그만큼이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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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3-16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늙는 것에 순응하는 인간이네요.ㅎㅎㅎㅎ

잉크냄새 2022-03-17 12:02   좋아요 0 | URL
전 의도적으로 위로 올리려고 하나 습관적으로 아래로 내려옵니다. ㅎㅎ

Vanessa 2022-04-12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잉크냄새 2022-04-12 20:21   좋아요 0 | URL
공감하시는군요.^^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 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 <섬집 아기> 1절





오늘 문득 책을 읽다 <섬집 아기>란 동요에 2절이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바닷가 작은 둔덕 위 낡은 집에 홀로 남겨진 아이가 봄 볕에 잠드는 서정적이고 평화로울 것 같은 이 노래를 조용히 불러보면 뒤끝이 쌉싸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속울음을 참고 외로움을 견뎌야 하는 그 느낌은 근원적인 어머니의 부재가 가져오는 서글픔이고 그리움이었을 것이다. 하여 이 노래를 부르고 나면 괜시리 눈시울이 뜨거워지던 시기도 있었다. 오늘 2절을 조용히 따라 불려보며 허전하고 쓸쓸했던 풍경이 따사로이 가난한 풍경으로 살아나는 것을 느낀다.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 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 찬 굴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 <섬집 아기> 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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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0 15: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11 17: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음을데려가는人 2021-08-25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님~ 요즘 간간히 서재에 들어오시는군요! 잘 지내시죠? 갑자기 옛날 생각 나서 들어왔는데, 요즘 글들이 있어서 넘 반갑네요 :) 섬집아기 2절이 이런 거였네요~~ 안심이 되네요 ㅎ

잉크냄새 2021-09-08 15:55   좋아요 0 | URL
와 이게 얼마만인가요? 마음님
마무리하지 못한 여행기를 적어보고자 다시 들어왔는데 이게 영 씌여지지가 않네요.
그래도 조금씩 천천히 여행기는 마무리해볼까 해요.
가끔 댓글로 뵐 수 있으면 좋겠네요.
 

마음은 한 번 일어나면 자신을 완성하려고 합니다. 당신은 그 마음이 완성될 때까지, 그 마음을 위해 활동하거나 부림을 당할 것입니다. 그게 아니라면야, 당신은 그 마음의 완성을 꿈꾸지 않을 만큼 현명해져야 할 겁니다.


<여행 생활자> p.86

 

사는 게 막막할 때가 있다. 아니 늘 막막하다. 다만 그걸 견딜 수 있을 때와, 견딜 수 없을 때가 있다.


<여행 생활자>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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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다 그런 거라고 치더라도 쿠퍼는 블랙홀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어야 했다. 거기서 죽는 게 옳았다. 하지만 쿠퍼는 블랙홀에서 살아남았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를 알아내려면 영화를 조금 더 보는 게 좋겠다. 토성 주변에서 발견돼 의식을 되찾은 쿠퍼에게 귀한 손님이 찾아오는데, 바로 딸 머피다. 이 이상한 재회 장면에서, 각자가 머문 공간의 중력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아빠 쿠퍼는 여전히 젊은 반면 딸 머피는 할머니가 되어 있다. 그리고 머피는 이제 죽을 참이다.


처음부터 쿠퍼가 초점인물이었기 때문에 관객들은 당연히 쿠퍼의 관점에서 이 장면을 볼 것이다.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그 장면은 어쩐지 머피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가족에게 둘러싸인 채 병상에 누워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때, 머피는 블랙홀에 들어간 쿠퍼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살아온 일생의 모든 순간을 동시에 바라보고 있으리라. 죽음이란 그렇게 시간의 흐름 바깥으로 나간다는 뜻이니까.


그렇다면 그 순간, 사랑하는 아빠를 보게 된다면 과연 그는 어떤 모습일까? 당연히 우리가 영화에서 본 바로 그 모습, 딸보다 훨씬 젋은, 그러니까 헤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의 그 모습이리라. 그러고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딸만 생각하는, 이 세상에 둘도 없는 아빠 쿠퍼라는 캐릭터도 어쩐지 이해된다. 그저 무조건적으로 아빠를 사랑하는 딸의 환상속에서나 존재하는 아빠의 모습에 가까우니까. 여기에 이르면 영화는 어린 시절에 헤어진 아빠를 평생 그리워한 딸이 병상에 누워 다른 가족들에게 들려주는 아빠 이야기로 느껴진다.


<시절일기> p146~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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