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食堂에 딸린 방房 한 칸

김중식


밤늦게 귀가할 때마다 나는 세상의 끝에 대해
끝까지 간 의지와 끝까지 간 삶과 그 삶의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귀가할 때마다
하루 열여섯 시간의 노동을 하는 어머니의 육체와
동시 상영관 두 군데를 죽치고 돌아온 내 피로의
끝을 보게 된다 돈 한푼 없어 대낮에 귀가할 때면
큰길이 뚫려 있어도 사방이 막다른 골목이다

옐로우 하우스 33호 붉은 벽돌 건물이 바로 집 앞인데
거기보다도 우리집이 더 끝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기로 들어가는 사내들보다 우리집으로 들어가는 사내들이
더 허기져 보이고 거기에 진열된 여자들보다 우리집의
여자들이 더 지친 표정을 짓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어머니 대신 내가 영계백숙 음식 배달을 나갔을 때
나 보고는 나보다도 수줍음 타는 아가씨는 명순씨氏
홍등紅燈 유리방房 속에 한복 입고 앉은 모습은 마네킹 같고
불란서 인형 같아서 내 색시 해도 괜찮겠다 싶더니만
반바지 입고 소풍 갈 때 보니까 이건 순 어린애에다
쌍꺼풀 수술 자국이 터진 만두 같은 명순씨氏가 지저귀며
유곽 골목을 나서는 발걸음을 보면 밖에 나가서 연애할 때
우린 식당食堂에 딸린 방房 한 칸에 사는 가난뱅이라고
경쾌하게 말 못 하는 내가 더 끝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사람들은 강원연탄 노조원들이다
내가 말을 걸어본 지 몇 년째 되는 우리 아버지에게
아버님이라 부르고 용돈 탈 때만 말을 거는 어머니에게
어머님이라 부르는 놈들은 나보다도 우리 가정에 대해
가계에 대해 소상히 알고 있다 하루는 놈들이, 일부러
날 보고는 뒤돌아서서 내게 들리는 목소리로, 일부러
대학씩이나 나온 녀석이 놀구 먹구 있다고, 기생충
버러지 같은 놈이라고 상처를 준 적이 있는, 잔인한 놈들
지네들 공장에서 날아오는 연탄 가루 때문에 우리집 빨래가
햇빛 한번 못 쬐고 방구석 선풍기 바람에 말려진다는 걸
모르고, 놀구 먹기 때문에 내 살이 바짝바짝 마른다는 걸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내심 투덜거렸지만 할 말은
어떤 식으로든 다 하고 싸울 일은 투쟁해서 쟁취하는
그들에 비하면 그저 세상에 주눅들어 굽은 어깨
세상에 대한 욕을 독백으로 처리하는 내가 더 끝
절정은 아니고 없는 적敵을 만들어 창槍을 들고 달겨들어야만
긴장이 유지되는 내가 더 고단한 삶의 끝에 있다는 생각

집으로 들어서는 길목은 쓰레기 하치장이어서 여자를
만나고 귀가하는 날이면 그 길이 여동생들의 연애를
얼마나 짜증나게 했는지, 집을 바래다주겠다는 연인의
호의를 어떻게 거절했는지, 그래서 그 친구와 어떻게
멀어지게 되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눈물을 꾹 참으며
아버지와 오빠의 등뒤에서 스타킹을 걷어올려야 하고
이불 속에서 뒤척이며 속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여동생들을
생각하게 된다 보름 전쯤 식구들 가슴 위로 쥐가 돌아다녔고
모두 깨어 밤새도록 장롱을 들어내고 벽지를 찢어발기며
쥐를 잡을 때 밖에 나가서 울고 들어온 막내의 울분에 대해
울음으로써 세상을 견뎌내고야 마는 여자들의 인내에 대해
단칸방에 살면서 근친상간 한번 없는 안동김가安東金哥의 저력에 대해
아침녘 밥손님들이 들이닥치기 전에 제각기 직장으로
공원公園으로 술집으로 뿔뿔이 흩어지는 탈출의 나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귀가할 때 혹 지인知人이라도 방문해 있으면
난 막다른 골목 담을 넘어 넘고넘어 멀리까지 귀양 떠난다

큰 도로로 나가면 철로가 있고 내가 사랑하는 기차가
있다 가끔씩 그 철로의 끝에서 다른 끝까지 처연하게
걸어다니는데 철로의 양끝은 흙 속에서 묻혀 있다 길의
무덤을 나는 사랑한다 항구에서 창고까지만 이어진
짧은 길의 운명을 나는 사랑하며 화물 트럭과 맞부딪치면
여자처럼 드러눕는 기관차를 나는 사랑하는 것이며
뛰는 사람보다 더디게 걷는 기차를 나는 사랑한다
나를 닮아 있거나 내가 닮아 있는 힘 약한 사물을 나는
사랑한다 철로의 무덤 너머엔 사랑하는 서해西海가 있고
더 멀리 가면 중국中國이 있고 더더 멀리 가면 인도印度와
유럽과 태평양과 속초가 있어 더더더 멀리 가면
우리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세상의 끝에 있는 집
내가 무수히 떠났으되 결국은 돌아오게 된, 눈물겨운.

-----------------------------------------------------

홍등가
- 대학을 버스로 등하교한 내가 항상 지나가는 길이 홍등가 앞이었다.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것이 아니라 남자 두명이 어깨를 겹치고 걸어들어가야 하는 너비의 골목길이 비스듬히 바라보이는 곳에 버스가 정차하곤 했다. 번호판이 어깨동무하듯 겹치어 보이고 가끔 하얀 반바지 차림의 여자들이 바로 옆 약국으로 들락날락거리는 모습이 눈에 띌뿐 알수없던 묘한 붉은 기운을 품던 그곳은 늘 적막했다. 

강원 연탄
- 홍등가의 반대편에 위치한 강원 연탄, 화창한 날에도 늘 우중충한 기분이 들던 그곳은 강원도 태생인 내게 묘한 편안함을 주곤 했다. 타지 생활이 처음인 나에게 일종의 위안을 주었다고 할까. 늘 날아드는 검댕으로 차창을 꼭꼭 달아걸던 인천 사람들과 달리 난 늘 그 검댕의 냄새를 느끼곤 했다.

화물 철로
- 시인이 말한 큰 길의 한가운데를 지나던 철로가 있었다. "땡~땡~" 경적을 울린다. 나처럼 홍등가의 여인들도 멍하니 그 화물기차를 바라보았을까. 언젠가 술이 취해 그 길을 걸어 집까지 돌아왔다. 새벽녘, 4시간의 기찻길 도보 여행. 무수히 떠났으되 결국은 돌아오게 된, 눈물겨운 무엇인가를 시인처럼 나도 느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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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31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되게 슬프고 살풍경한 시네요. 그게 현실이긴 하지만요.

플레져 2007-08-31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없이 말없이 추천누르오리다...

겨울 2007-08-31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해 보니 방 한 칸에 대한 기억이 은근히 많네요.
그리운 추억도 뭣도 아닌 쓰디 쓴.

파란잉크 퍼럴럭 여우 2007-08-31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당신의 저 거리에 41번, 6번, 3번, 10번, 27번 버스가 다녔지요.
탈색되어 허옇게 바탕색이 드러나는 로타리 작은 분수대 얘기는 왜 뺐어요?
분수대에서 물줄기가 뻗치는 날엔 그나마 개안(開眼)이 될 지경이었지요.
당신이 41번을 타고 다녔던 로타리 근방은 지금 대형갈비집이 성황중입니다.
갈비 맛있어요. 친절하고요. -모냐, 시 야그는 쏙 빼고 갈비타령만!-

가*동은 아파트 밀림으로 변했고, 용*동도 재개발로 싹 변했다우. 알긴 알우?

잉크냄새 2007-08-31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냥 / 그의 절망적인 서술이 학창시절 지나다니던 기억속의 로타리 근처 풍경을 너무나도 절절하게 그리고 있기에 몇자 적어 봤습니다.

플레져님 / 말하고 가세요. 플레져님이 올리시던 시집 리뷰들이 생각나네요.

우몽님 / 아, 저도 어린시절 재개발로 집이 철거되고 다음해 봄까지 임시가옥 단칸방에 살던 기억이 납니다. 님 말씀처럼 쓰디 쓴 것이 어디 고개를 내밀고...

여우님인걸 알아요 / 제가 4년동안 타고 다닌 버스가 41번이죠. 거북시장부터 독쟁이고개까지의 40여분 거리. 인천 시내를 휘돌아 다니던 버스를 탄 덕에 버스 창가에서 인천 시내 구석구석을 참 많이도 보았답니다.
로타리 분수대 이야기를 뺀 것은 홍등가 주변의 적막한 기운과는 달리 로타리 우측의 동양에서 가장 크다는 교회가 왠지 조화롭지 못하다는 기분이 들어서입니다.
아파트 밀림, 재개발...그 지역으로 가본지 10여년이 다 되어가는 지라 알리가 없지요.ㅎㅎ

라로 2007-08-31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시네요,,,
제목은 참 아련하기까지,,,,

2007-09-01 0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은비뫼 2007-09-01 0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시를 쓰는 이들이 참 부럽네요.
눈물겹습니다.

프레이야 2007-09-01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적 동네에 쓰러져가는 홍등가 집들이 나란히 있는 골목길이 있었고
철로가 가로로 길게 뻗어 기차소리 덜커덩거리던 기억이 살아있어요.
철로엔 툭하면 사고로 사람이 죽기도 하고 홍등가를 지날때면 붉고 야사시한 불빛이
어른거렸어요. 그 앞에 의자를 내어놓고 앉아있는 여자의 붉은입술 드러난 허벅지..
기차길 옆 단칸방에 사는 친구가 있었어요. 그아이 집에 놀러가면... 기적소리
가까워지고 곧이어 집이 통째로 흔들거렸어요. 귀를 찢는 것 같은 소리에 귀가 먹먹
했지만 친구는 아무렇지 않은 것 같았지요. 눈물나는 풍경들, 생활의 풍경입니다.
그친구는 지금 어디서 살고있는지..
잉크냄새님, 9월입니다. 바람이 시원해요^^

가시장미 2007-09-03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실의 가혹함에 무너질 수밖에 없는 존재, 나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것이 인간이라는 생각에 어떤 상황에 처한 이들이라 할지라도 쉽게 비난하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만약, 내가 그런 상황이 되었더라도, 나만큼은 그렇게 살지 않겠노라고 자신하지 않은 것은 아니죠. 그래서 그들의 모습이 때로는 위안이 되었을지도 몰라요.

내가 가진 짐이 작다고 해서, 누군가가 등 뒤에 더 큰 짐을 짊어지고 있다고해서 그것이 나에게 위안이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때로는 그들에게 연민이나 동정의 감정을 느껴왔다는 것. 생각해보니 조금 부끄럽네요. 제가 언제부터 이렇게 부끄러움이 많은 인간이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요즘은 깊이 생각하면.. 모두 다.. 부끄러우니...이거 원..

한 주가 시작되었네요. 출근 잘 하셨죠? 주말에는 감수성이 막 풍부해지더니, 출근을 하니 다시 정신이 번쩍드네요. 으흐 좋은 한 주 되시길! ^-^

잉크냄새 2007-09-04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 / 네, 저도 삶을 빙 둘러가는 시보다는 아프더라고 콕 찍어 이야기하는 시들이 좋더군요.

속삭님 / 외면은 눈을 돌리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을겁니다. 애틋한 가슴과 눈이 없는것이 외면이 아닌가 싶군요. 그들의 아픔과 눈물을 조심스럽게 헤아리는 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은비뫼님 / 그러게요. 이렇게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도, 그 가슴의 웅어리를 풀어내는 것도,,,시인의 눈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혜경님 / 눈물나고, 서글프고, 외면하고 싶던 풍경들,,,그러나 삶에서 한발짝 비켜나 바라볼수 없는, 그 속에 온전히 녹아들어야 보이는 삶의 풍경들인가 봅니다.

장미님 / 남의 슬픔에 기대어 눈물 한방울 찔끔 흘리는 카타르시스, 하지만 그 속에는 내 슬픔이 아니라는 약간의 안도감도 숨어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도 삶의 한 부분이지요. 다만 그 슬픔을 좀더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바라볼수 있는 가슴을 잃지 않는것, 그것이 우리의 최소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시장미 2007-09-04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님. 댓글이..... 너무 멋지삼! ㅠ_ㅠ

잉크냄새 2007-09-07 12:54   좋아요 0 | URL
장미님 / 댓글이...너무 띄우주삼!ㅠ_ㅠ
 

문득

-정호승-

문득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성산포 앞바다는 잘 있는지
그때처럼
수평선 위로
당신하고
걷고 싶었어요

--------------------------------------------------------------

기억을 실핏줄처럼 감싸고 돌던 전화번호가 잊혀지고
기억을 대신하던 손의 감각도 잃어버리고...

산다는 것은 문득 잊혀지는 것들 하나 살며시 추억해보는 것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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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9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시장미 2007-08-29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잊혀진다는 거.. 어떤 사실만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요. 요즘요...
그 감정과 기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것들, 내 마음을 가득 채웠던 것들이..
연기처럼 사라져버렸을 때, 느끼는 그 허무함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드래요.
사람의 마음이 이처럼 간사하고, 내가 내 안에서 일어나는 많은 것들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데.. 문득 문득 추억을 떠올린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그런 생각도 드네요.
그래도.. 괜찮아요. 제가 바보라는 사실은 알고 있으니깐요. ^-^;

잉크냄새 2007-08-29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 더듬고 간 흔적과 향기로 오후내내 행복한 시간이 되었네요.

가시장미님 / 사람이 미치지 않고 살아갈수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망각일 겁니다. 과거를 잊음으로써 미래로 나아갈수 있으니까요. 과거를 망각하지 않는 사람은 결국 미래를 망각하게 될겁니다. 그래도, 어느날 문득 슬며시 꺼내볼 추억 한자락 망각의 샘에서 건져올리는 것도 삶이겠지요.

2007-08-29 2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30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07-08-29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문득이란 말을 좋아해요,,,,그래서 가끔 문제일때가 있지만서도,,,

잉크냄새 2007-08-30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 / 문득 떠오른다는건 기억 저편에 살아있다는 뜻일겁니다.

춤인생님 / "우리네 인생일까요" 라고 구태여 묻지 않으시더라도 쓰신 글속에 조금씩 한걸음씩 나아가는 님 삶의 모습이 보이네요. 그 어떤날의 말할수 없는 허전함, 또한 희미해지고 잊혀져가지요. 먼 훗날 문득 돌아보면 그저 쓴웃음 한번 지울수 있는 추억이면 족한거고요.

프레이야 2007-08-30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며칠 자꾸 추억을 곱씹어보게 되네요.
이게 다 가을바람 탓이에요^^

2007-08-30 2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시장미 2007-08-31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님은 어쩜.. 이리도 멋진 말만 골라서 하시나요? 댓글도 예술이시네요!!! +_+
너무 멋지신거 아니세요? 잉~~

잉크냄새 2007-08-31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 올 가을은 산뜻하게 다가오지 않나 봅니다. 이리 우중충한 날이 계속되니...

속삭님 / 음,,,용기...삶이든 사랑이든 가장 큰 미덕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어디 전화기 붙잡고 여기저기 흐르는데로 때려볼까요?ㅎㅎ

장미님 / 이런 과찬의 말씀을...ㅎㅎ 그냥 가끔 느끼는 일상의 말들이지요.
 

훈련소 입소를 앞두고 거닐던 해질녘의 부둣가 어느 전봇대에 원양어선 선원을 모집하는 전단지가 나부끼고 있었다. 1년 반의 선원 생활이면 남은 3,4학년의 학비/생활비 걱정도 없고, 잘하면 짧은 한달간의 유럽 여행도 가능한 금액이었다. 어촌에서 상경한 고학생에게 생활비를 벌기 위한 노동은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4년의 대학 생활동안 7개월 정도의 막노동을 하였다. 곰방,비계공,배관공,미장공,시다,잡부,철근공,콘크리트,황태덕장 상덕,정원사...땅의 많은 일을 경험한 나에게 바다의 소식은 나름 매력있는 제안이었다. 어차피 돈이 가장 큰 매력이었지만. 그당시의 난 어쩌면 졸업후 나의 삶이 지금처럼 사무직으로 굳어질거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것 같다. 그래서 졸업전에 세상의 다양한 일들을 접하고 싶어했다. 사실 이것도 스스로를 합리화하기 위한 하나의 자기 최면의 일종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도 든다.

평발, 신검시 평발 판정을 받은것이 생각났다. 훈련소에서 최종 재검이 있다고 하기에 병원에서 다시 X-RAY와 진단서를 끊고 돌아서는 나의 뒷통수를 향해 의사는 "50만원 정도면 면제 가능하겠는데요"라고 말했다. 젊기에 가능한 결정을 하고 돌아섰다."흥". 이런 저런 정의니 논리를 갖다 붙이지 않더라도 왠지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게 젊음인거다.

너의 어머니에게 다시는 너의 평발을 내밀지 말아라.아프고 괴롭겠지만, 나라의 더 큰 운명을 긍정하는 사내가 되거라. 네가 긍정해야 할 나라의 운명은 너와 동년배인 동족 청년과 대치하는 전선으로 가야 하는 일이다. 가서, 대통령보다도 국회의원보다도, 그리고 애국을 말하기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보다도 더 진실한 병장이 되어라.

김훈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p20-



재검에서 떨어진후 돌아가던 봄밤은 조용조용 봄비가 내렸다. 훈련소를 끌려가던 버스는 암울하고 적막했다. 내 인생 절대 잊지 못할 노래가 되어버린 김건모의 "잠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는 왜 그리 처량한던지. 가슴과 옆구리로 날아들 군화발과 배신의 이미지로 낙인찍힐 치욕보다도 뒷주머니에 고이 접혀있던 원양어선 선원 모집 전단서는 또 왜 그리 눈에 밟히던지. 자정이 되기전 도착한 훈련소에서 숱한 군화발과 치욕속에서 이를 갈며 생각했다.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

그러나, 얼마전 다시 평발을 내밀었다. 회사 통합후 새로 부임한 부회장이 마라톤과 등산 매니아였다. 천성이 뒷통수에 반골이 있는지라 강압적인 마라톤에 참여를 거부하고 평발을 내밀었다. 몇번의 강압에도 버티었다. 총무팀에서 이 문구를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마라톤 불참 사유 - " OO본부 OOOO팀 잉과장 - 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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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7-08-21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마노아 2007-08-21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눈물을 앞세우며 추천! 크흑...;;;;

Mephistopheles 2007-08-21 0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과장님과 메차장의 공통점을 하나 발견하는 페이퍼였습니다.^^

프레이야 2007-08-21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발이 많으시구나.. 아무개님에 메차장님에 잉크님까지..
강압적인 건 뭐든 싫어요, 그죠? ^^

비로그인 2007-08-21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발만 아니면 내 이상형인데;;; 아쉽 잉과장님 :)

잉크냄새 2007-08-21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아무개님 / 무엇에 동감하시는지요. 평발? ㅎㅎ

비연님 / 김훈이 평발이었다면 아들에게 저러지 못할겁니다.

마노아님 / 눈물이 훈련소 때인지 총무팀에 걸린 치욕 때문인지...ㅎㅎ

메차장님 / 그럼 메차장님도 아시겠네요. 박지성이로 인하여 평발이 더 구박받음을...평발도 다 "사랑해요 지성"이 처럼 뛸수 있다고 생각하나봐요.

혜경님 / 설마, 혜경님도 평발???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모든것을 싫어라 합니다.

체셔냥 / 평발에 대한 편견을 버리세요. 우리 지성이도 있잖아요.

비로그인 2007-08-21 12:27   좋아요 0 | URL
ㅎㅎ 지성군은 원래 좀 좋아했어요.

프레이야 2007-08-21 12:42   좋아요 0 | URL
저 말고 옆지기요.ㅎㅎ
그래서 오래전 군에서 훈련 받을 때 참 불편했다고 하더군요.^^

잉크냄새 2007-08-23 12:35   좋아요 0 | URL
체셔냥 / 그럼 지성이를 버리세요.

혜경님 / 아마 행군이 가장 어려웠을 겁니다.

비로그인 2007-08-21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과장님~ 페더러랑 샘프라스랑 11월에 테니스 매치 있답니다
것도 한국, 잠실에서요! 캬오-

은비뫼 2007-08-22 0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발의 슬픔이네요. 글이 참 좋아요, 잉크냄새님. :)
제가 아는 친구와 언니도 평발인데 많이 걸으면 아프다고 하더라고요.
쉬엄쉬엄 내미세요~

잉크냄새 2007-08-23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냥 / 진짜 세기의 대결이라 할만하네요. 개인적으로 샘프라스의 우승을 바라지만 나이를 속일수는 없을것도 같네요.

은비뫼님 / 슬픔이라고 까지야...ㅎㅎ 지성이 때문에 자주 내밀수가 없어요. 요즘은 "지성이도 평발인데.." 이 말이 통용되기 때문에 내밀기 무안해요.

2007-08-23 1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춤추는인생. 2007-08-27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발이신분은 인라인 못타시려나요?^^
아들아 평발을..은 지금 상병으로 복무중인 남동생이 첫 휴가나온 마지막날밤. 누나인 제가 읽어준 글이랍니다.. 눈물을 감추려 기어코 돌린 옆모습 그러나 조금씩 들썩이던 어깨. 그래서 잊지 못하는글이지요.^^

가시장미 2007-08-27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화발과 치욕보다도.. 더 무서운 것이... 늘 우리 주위에.. 으흑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드러워서 피하지.'라는 말이 떠오르는군요.
무서운 것이던 드러운 것이던, 어떻게 대처하느냐의 문제겠죠.
전 그 대처에 대해 많이 미숙한 사람인 것 같은데, 잉크님은 안 그러신 것 같네요. ^^

잉크냄새 2007-08-28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춤인생님 / 일단 불편한 신발을 신고 하는 운동은 다 별로입니다. 누나가 읽어주는 김훈의 저 문구들,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가시장미님 / 하하, 어리숙한 평발 대처법을 읽으시면 아시듯이 저도 참 미숙합니다. 다만 그 미숙함을 부끄러워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2007-08-29 1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29 1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농담

- 이문재 -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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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국수의 김이 안개처럼 엄습해오던 비 내리던 저녁 나절,
가슴 한켠을 치달아 올라오는 뜨거운 그리움을 뜨거운 국수발로 가라앉히던 시절에 아련히 떠오르던 얼굴 하나가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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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데려가는人 2007-08-08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늘 점심으로 차가운 국수발 먹었슴다^^

비로그인 2007-08-08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해라, 시간이 없다 .
사랑을 자꾸 벽에다가 걸어두지만 말고 만지고 , 입고 그리고 얼굴에 문대라.
사랑은 기다려주지 않으며
내릴 곳을 몰라 종점까지 가게 된다 할지라도 아무 보상이 없으며
오히려 핑계를 준비하는 당신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사랑해라. 정각에 도착한 그 사랑에 늦으면 안 된다.
사랑은 그런 의미에서 기차다.
함께 타지 않으면 같은 풍경을 나란히 볼 수 없는 것.
나란히 표를 끊지 않으면 따로 앉을 수밖에 없는 것.
서로 마음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같은 역에 내릴 수도 없는 것.
그 후로 영원히 영영 어긋나고 마는 것.

- 오늘 읽은 것, 이병률님의 끌림 중에서요 :)
구질구질한 댓글보단, 이런 인용이 나을 거 같네요. 잉과장님.

잉크냄새 2007-08-08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님 / 차가운 국수발로 누르는 것이 더 효과적이죠.^^

체셔냥 / 이거 왠지 동병상련의 회초리 같은 느낌인데요.

플레져 2007-08-09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님, 안녕하시지요? ^^
오랜만에 들른 (아, 네, 제 서재는 매일 들르지만 아직 습관이 안되서 브리핑 안보고 훌쩍~ 나가버리곤 해요. 흐흐) 서재에서 찰떡처럼 달라붙는 시를 만났습니다. 문득, 국수는 왜 먹고 싶은건지... 양념같은 원망도 조금 뿌려놓고 갑니다 ^^!

잉크냄새 2007-08-09 09:55   좋아요 0 | URL
플레져님, 오랫만이네요. 문득 생각이 날때는 울컥울컥 국수를 먹어주는 겁니다.ㅎㅎ

2007-08-10 0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10 0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10 1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07-08-09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시인데 오랫만에 웹에서 만나니 새롭네요.
음악은 이 시와 함께 올리신거죠?
국수 먹고싶어졌어요~.
책임지시라고...ㅋ

은비뫼 2007-08-10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시 너무 간만에 읽어요. 그때도 읽고 나서 내 맘과 같아라...했는데 말입니다.
덕분에 다시 읽어봅니다. 감사해요, 잉크냄새님~ :)

잉크냄새 2007-08-10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 / 음악은 다른 분에 올려주신 페이퍼에서 흘러나오는 거랍니다. 국수는,,, 이 시는 사실 국수랑 무관하기에 제가 어찌해드릴수가 없나이다...ㅎㅎ

은비뫼님 / 어느날, 어느 시가 가슴에 콕 박히는 날이 있죠. 저도 오래전부터 보던 시인데 얼마전 가슴에 슬며시 자리하더군요.

가시장미 2007-08-15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윽, 시선이 한참을 머물었드래요.
아파요. 아파요. 아파요........
제 종소리, 세상에서 제일 크게 울려퍼졌으면 좋겠는데...
그러다가 아파서 저 죽으면 어쩌죠? _-_)~ 켁!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인데.
행복만큼 아픔이 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뭘까요?
사랑하면 다 줄 수도 있어야 하는데,
내가 갖고 있는 것을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하고,
그깟 자존심도 때로는 버릴 수도 있는건데,
그렇게 할 수 없어서.. 늘 말로만 사랑을 하는 것 같아요.
조금 더 아프면, 알 수 있겠죠?
제가 아직 사랑을 잘 모르나봐요. 으흐

잉크님. 가슴을 울리는 시 감사해요.
오늘 휴일인데...평온하신 하루 되시길 바래요..

잉크냄새 2007-08-20 12:37   좋아요 0 | URL
그래서 사랑이 그리 어려운가 봅니다. 어디 아프지 않은 가슴이 있겠나요.^^

순오기 2007-08-28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문재, 전 '노독'이 참 좋더군요.
제 서재에 잉크를 흘려주셔서 따라 왔어요. 축하 댓글도 감사하고요!
어떤 것으로도 통하는 것이 있다는 건 참 즐거운 일이죠! ^*^

잉크냄새 2007-08-29 12:47   좋아요 0 | URL
님의 소개로 "노독"을 찾아서 읽어보았어요.
좋은 시 소개, 감사드려요.
 
이문재 산문집
이문재 지음, 강운구 사진 / 호미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난 적극적인 생태주의자도 환경론자도 아니다. 다만 인간도 자연의 한 부분이라 생각하며 모든 영혼이 깃든 사물들의 조화로움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삶의 형태라 여기고 있다. 그런 삶의 실천적 인물이었던 니어링 부부의 "덜 갖되 충실한 삶" 혹은 "조화로운 삶"을 나름 삶의 모토로 삼고자 한다. 물론 실천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지만.

작가는 스스로를 생태주의자라 말한다. 산업화 이후 급속도로 변해가는 세상과 그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 발버둥치는 우리들이 은연중에 잃어버리는 삶의 한 단면을 이야기한다.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순간, 낙오자로 낙인 찍히는 세태 속에서 느림과 기다림의 미학을 이야기한다. 그 미학의 중심에 자연이 있다. 더 이상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공존의 대상으로 남겨져야 할 자연이 있다.

인간이 걷는 속도는 시속 4키로이다. 봄꽃들이 북상하는 속도도, 가을 단풍이 남하하는 속도도 인간이 걷는 속도와 비슷하다. 대지를 버티고 선 두 다리로 땅을 딛고 걸어본 이는 느낄수 있다. 그 길 위에서 인간이라는 한 영혼이 소유할 수 있는 삶의 무게와 범위와 속도를 느낄 수 있다. 무한 질주의 도로 위에서 영혼은 풍경속으로 편입되지 못한다. 오직 길 위에서만, 자연이 허락한 그 속도에서만, 주어진 삶의 무게만큼 짊어질 때에만 인간의 삶도 풍경이 될 수 있다.

작가가 보여주는 수많은 잃어버린 것들중 가장 가슴에 와닿는 것은 "발효의 시간"이다. 발효는 음식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가슴에서 머리에 이르는 가장 먼 거리, 편지의 봉합과 개봉 사이에 깃든 손 떨리는 기다림의 시간, 당신과 나 사이의 바람이 춤추는 거리... 그 사이사이에 깃든 숨 막히는 감정의 떨림과 기다림의 시간이 바로 "발효의 시간"이다.

올 가을에는 단풍이 남하하는 속도로 걸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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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시 2007-07-19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봤습니다..
이 책 관심은 많았는데, 아직까지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리뷰 보니까, 갈팡질팡하게되네요^^

비로그인 2007-07-20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효의 시간, 멋지네요...
발효와 부패의 미묘한 차이는 무엇일까 생각해보고 갑니다.
과연 그 양자를 어떻게 구별해낼 것인가를...

잉크냄새 2007-07-20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까탈이님 / 반가워요. 이 책을 구매하기까지 발효의 시간이 필요한가 봅니다. 가을쯤에 읽으셔도 좋으실듯...^^

체셔냥 / 발효란 더도 덜도 아닌 어느 정도의 적당함이라면 부패는 발효의 신뢰구간을 넘어서는 기각역에 존재한다고 해야할까요?ㅎㅎ

춤추는인생. 2007-07-20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자리에서 일으켜지는 고요한 바람 같은 떨림. 그 잔잔한 진동에
기대어 걷고 싶어져요. 가슴속에 하나하나 새겨지는 저마다 다른 촉감들을 몸으로 느껴가면서요.... 오늘은 어떤무늬가 우리곁에 다가와. 발효의 시간들을 통과해나갈지.
가만 가만 기다려봅니다.

마음을데려가는人 2007-07-20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세상이 제 속도를 따랐으면 좋겠어요. 제가 같이 하기엔 너무 빨라요, 요놈의 세상!

잉크냄새 2007-07-23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춤인생님 / 사람마다 지닌 파문이 잔잔히 흘러 물결치듯 만나는 지점, 그곳이 떨림의 시간인가 보네요. 저도 가만가만 기다려봅니다.^^

마음님 / 세상은 세월과 같아서 그리 녹녹히 따라주지 않나 봅니다. 그저 자신의 가슴에 길 하나 품고 살아가는수 밖에요.^^

2007-07-22 0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7-23 1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음을데려가는人 2007-07-23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님 미워요. 나 춤인생님 아닌데 흥흥흥-_-

잉크냄새 2007-07-23 12:48   좋아요 0 | URL
엇, 이런 실수를...관찰력이 대단하세요...ㅎㅎ

은비뫼 2007-07-24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어지는 책이네요. ^^
가을에 단풍이 남하하는 속도로 걷는 이를 보면 잉크냄새님이라 생각하겠습니다.

가시장미 2007-08-02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효의 시간이라.. 멋진 말이네요. ^-^
제가 잠수 탄 시간도 발효의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랜만에 들렸는데도, 잉크 냄새가 향으로 음악으로 전해져..귀까지 즐겁습니다.
저도 느림과 기다림의 미학에 대해 알고싶어요. 그동안 너무 빠르게 달려왔거든요.
빠르게 달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누군가가 말해주지도, 그렇게 믿지도 않았는데,
그냥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문득..왜 그래야만 하는지...
궁금해져서. 잠시 쉬었다 가려합니다. 잉크님.. 잘 지내시나요?

잉크냄새 2007-08-06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비뫼님 / 오래전부터 생각하곤 했는데, 아직 걸어보지 못하고 있어요. 언젠가는~~~ 이라는 말만 자꾸 되뇌이네요.

가시장미님 / 앗, 오랫만이네요. 오랜 시간 님 스스로를 더 숙성시키시고 오신 느낌이네요.그러한 삶의 미학들은 누군가 알려줄수도 없는것이고 배울수도 없는것 같네요. 스스로 살며 느끼며 몸으로 체화될때가 있겠죠.^^

2007-08-07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06 2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잉크냄새 2007-08-07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1님 / 네, 님 서재로 슝~~
속삭2님 / 가을은 많은 면을 가지고 있는 계절인듯 합니다. 그래서 어떤 속도로 걸어도 멋진 계절인가 봅니다.

프레이야 2007-08-20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어느새 가을단풍이 그리워지는 리뷰에요^^
당신과 나 사이의 바람이 춤추는 거리..

잉크냄새 2007-08-20 18:07   좋아요 0 | URL
이제 그 속도를 몸이 느끼도록 슬슬 걸어야하나 봅니다. 날이 좀 서늘해지면요.ㅎㅎ

여울 2010-07-24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효, 제가 참 좋아하는 말이에요. 그리고 쓰는 말들이 겹쳐 친근합니다. ㅎㅎ 팔랑팔랑 왔다가 취해서 돌아갈 것 같군요. ㅎㅎ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가끔 마실 나올께요. ㅎㅎ

잉크냄새 2010-07-26 17:07   좋아요 0 | URL
네, 김치나 된장이 아닌 삶의 발효는 가슴에 어떤 향을 남길까 문득 궁금해집니다. 저도 가끔 마실 다닐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