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마치고 한참이 지난 후의 일이다. 여행 방송을 통하여 요르단의 와디럼 사막이 소개되고 있었다. 잠시후 인터뷰를 위해 출연한 한 중동남자의 얼굴이 어딘가 낯익다 싶더니 그의 아내라 소개된 한국여성분 얼굴이 나오는 순간 박수를 치고 말았다. 그 분은 암만에서 잠시 머물때 묵은 게스트하우스 여주인장이었다. 여행 도중 만난 중동남자와의 인연으로 그 곳에 정착하여 자식을 낳고 여자 아이 이름을 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슬람이지만 술에 대한 호기심을 감추지 못하던 남편과 슬쩍슬쩍 눈치를 주던 아내분 모습이 문득 떠올랐다. 여행은 제자리로 돌아옴이라는 일상적인 문구를 뒤로 하고 여행길이 삶이 되어버린 사람들, 인도와 중동을 여행하며 길에 멈춰 새로운 삶을 시작한 분들을 만났다. 대부분이 여성분들이라 깊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그들을 길에 머물게 한 신호등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하곤 했다. 붉은 신호등일까, 푸른 신호등일까. 그 신호등은 그들에게 무슨 말을 전했을까. 여기 멈추어서라고, 계속 나아가라고, 왼쪽 오른쪽으로 꺽어보라고.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것은 그들이 만난 어떤 인연과의 낭만도, 지난한 삶의 과정도 아닌 그들 자리와 방향을 보여준 알수 없는 신호등과 여기일꺼라고 멈춰선, 저기일꺼라고 돌아선 그들의 발걸음이 지닌 삶의 작은 용기이다.  

 

 

<게스트하우스 옥상에서 바라본 골목길>

 

사해(死海)를 처음 알게된 건 지리학 교과서인것 같다. 신문을 펼쳐든 남자가 호수 위에서 유유히 신문을 보던 풍경. 사해에 도착후 바라본 호수 풍경은 마치 지리학 교과서를 다시 펼쳐든것 같은 기분이었다. 잡지를 펼쳐들고 책속의 모습을 따라하는 사람들, 두 팔 두 다리를 하늘로 뻗친채 오리떼를 흉내내는 사람들 모습이 천진난만하다. 그가 모습을 나타낸 건 호수에 들어간 일행과 전체 호수 풍경을 찍느라 연신 셔터를 눌러대고 있을때쯤이었다. 호수 반대편 절벽에 카메라 앵글이 머물때쯤 그 사내는 말을 꺼냈다.

 

" 어디서 오셨소?"

" 한국 "

" 지금 찍는 호수 저편이 어딘줄 아시오?"

" 이스라엘"

.

.

.

한 동안의 침묵이 궁금하여 옆을 돌아볼때까지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눈이 마주하는 순간, 그의 눈에서 알수 없는 떨림과 공허함이 피어올랐다.

 

" 저 곳은 팔레스타인이요"

 

아차 싶은 마음을 수습할 사이도 없이 그는 슬픈 표정을 마지막으로 뒤돌아서 걷기 시작했다. 손을 들어 그를 불러세워 뭐라고 말이라도 하고 싶은 생각이 일순간 움찔하며 멈춰섰다. 계절을 잊은 듯 두툼한 무채색 양복 상의는 가족과 놀러온 휴양객의 다채로운 색감속에서 더욱 침울하면서도 흑백과 칼라의 대조가 바뀐듯 또한 무척 도드라져 보였다. 실밥이 터진 듯 한쪽이 살며시 튀어나온 양복 속의 어깨는 한없이 낮아보였다. 사람은 뒷모습을 보일때 진심이 보인다고 하던가. 겨우 그 한마디 던지고 돌아서던 그의 모습은 그 어떤 슬픈 표정이나 말로는 다 할수 없는 아픔으로 쌓여있었다. 그저 낯선 동양이에게서 듣고 싶은 말은 "팔레스타인"이라는 한마디 였을텐데. 지금 다시 만난다해도 그 말을 쉽게 할수 없을것 같다. 희망없는 진실은 때론 독이 되기에. 그저 술 한잔 같이 기울일수는 있어도.  

      

 

 

<사해 - 반대편이 그가 말한 팔레스타인>

 

 

<암만의 한 카페 - 세번째는 25시의 앤소니 퀸 같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13-09-14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간 신호등이지 않을까요. 하트모양.

잉크냄새 2013-09-14 22:45   좋아요 0 | URL
에...확실한건 저는 그 하트모양 신호등을 못봤다는거죠.ㅎㅎ

마음을데려가는人 2013-09-15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은 '돌아오기 위한 여행'이지만 '그곳에 남기 위한 여행'이 되기도 하나 봐요.

전 여행의 환상이 '삶의 한 부분'이 되어버리는 걸 견딜 수 없을 것 같은데. ㅎㅎㅎ

잉크냄새 2013-09-16 08:54   좋아요 0 | URL
전 지금 뭐라고 확신할수는 없어요. 사실 여행중이거나 여행을 막 마친 후에는 열병처럼 길에 서지 못한 아쉬움이 가득한데, 또 시간이 흐르면 현실속에 서게 되잖아요.
그래도 여기가 내 삶일꺼라고 멈추어선 분들이 항상 부럽습니다.

페크pek0501 2013-09-17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의 문장에 (마음으로) 밑줄을 긋고 갑니다.

"그들을 길에 머물게 한 신호등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하곤 했다."
"사람은 뒷모습을 보일때 진심이 보인다고 하던가."
"희망없는 진실은 때론 독이 되기에"

잉크냄새 2013-09-17 09:0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시험에도 안나오는데 밑줄을 그어주시고, 감사합니다.ㅎㅎ

icaru 2013-09-17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사진은 그 한국여성분이 운영하시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내려다본 풍경인가요? 마치 헬리콥터 타고 줌업해서 아래를 찍은 것 같은 ㅎ 지붕 위에 공구같은 세간살이들 하며~

호수 반대편 절벽의 땅,, 아 지형이 꽤 독특하네요 벽처럼 깎아놓은 것 마냥...임진각에서 건너보는 것처럼 횡한~흙바람 도는 거 같구 참..

준~중동여행 전문가세요. (뭐 준,자 떼어드릴꺼나 ㅋㅋ)

제가 좋아하는 여성작가가 한 말인데, 여행이란, 다른 세계에 자신의 일부를 조금씩 두고 오는 것이라대요.. 홀가분하신가요? ~ 두고 온 것을 보러 다시 행장을 꾸리고 싶어질 것도 같고요 ^^

잉크냄새 2013-09-17 19:43   좋아요 0 | URL
네, 암만이 좀 심심한 동네라 게스트하우스 옥상에서 아래로 흔들흔들 사진만 찍곤 했어요.

무언가를 두고 온것 같기도 하고, 하여간 여행이 끝나면 한동안 열풍에 휩싸이곤 해요. 다시 짐을 싸서 돌아가고 싶을때가 많은데 그곳 어딘가에 두고 온 무엇인가에 대한 열망인지는 아직도 미지수랍니다. ^^

중동은 전문가가 되려면 몇번 더 가야 하는데 요즘 국제사정이 영 거시기해서 아마 이 수준에 머물지 않겠소!!!

2013-10-23 2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6 1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4-18 1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16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rosa 2014-08-26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님의 이 여행기가 언제쯤 끝이날까 궁금합니다.
여행기를 기다리는 독자를 생각하시고 한번씩 생각날때마다 올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이기적인 바람이지요?^^;;

잉크냄새 2015-06-16 14:22   좋아요 0 | URL
1년녀의 긴 여행은 잘 끝나셨는지요?

물론입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기약하기 쉽지 않은 일이네요.
기억도 가물가물 해지고 지금 쓰는 여행기가 그때의 감정을 담고 있을지도 의문이네요.
 

중국에서 생활한 경험만을 토대로 했습니다. 지식이 아니라 술자리 안주거리 제공이 목적입니다. 고로 틀리더라로 노하거나 성내지 마시고 살포시 지적해주세요!!!

 

중국의 외래어 표기법은 크게 두가지로 나뉘는 것 같다. 하나는 우리의 외래어 표기법과 비슷한데 외국 발음을 그대로 적용하는 방식이고 또 하나는 외래어에 내포된 의미를 중국어로 재해석하여 적용하는 방식이다. 표의 문자이기에 가능한 방법인것 같다. 외래어란 표현이 어색하지만 하나의 경우를 더 적용하자면 이미 정형화된 표기법으로, 예를 들면 USA를 미국이라 표현하는 형태이다. 세번째 경우를 정확히 뭐라 표현할지 모르겠다. 뭔가 있는것 같기는 한데. 위의 세가지 경우가 적용되는 실례를 보며 중국의 외래어 표기법에 대한 이해를 높여보자.

 

1. 우리의 외래어 표기와 비슷한 경우

  - 가장 의미 전달이 빠른 표기법이라 여겨지며 가장 광범위해 보인다. 외국어 발음을 한자를 사용하여 표기하기에 발음상의 제약이 존재하나 기억하기 쉽고 몰라도 대충 얼렁뚱땅 가져다 붙여서 위기를 모면할수 있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보자.

  

   국가명 : 캐다나 (加拿大 쨔나따), 이탈리아(意大利 이따리), 잉글랜드 (英格兰 잉거란)

   클럽명 : 유벤투스(尤文图斯 요우원투스)리버풀(利物浦 리우푸)

   프랜차이즈 : 켄터키 프라이드 ( 肯德基 컨더지)

   가수명 : 비틀즈 (披头士 피토우스), 레이디가가 (雷迪嘎嘎 레이띠가가)

   상품명 : 벤츠 ( 奔驰 뻔츠), 아우디 (奥迪 아오띠)

  

    일단 모르는 경우 비슷한 한자를 가져다 붙여 발음해 본다. 아니다 싶으면 꼬리 내린다.

 

2. 재해석하여 적용하는 경우 

  - 사실 중국 외래어에서 가장 어려운 방식이라 여겨진다. 외래어에 내포된 의미를 재해석하여 한자로 표현하기에 무조건 외우는 방법외에는 답이 없어 보인다.  예를 들어보자.

 

   남아프리카 공화국 (南非  난페이) - 아프리카를 (非洲) 페이쪼우 라 표현한다. 남쪽의 아프리카. 그럴듯 하다.

   레알마드리드 (皇家马德里 황쨔마더리) - 레알이 황제 가문인가보다. 마드리드는 그냥 소리나는 대로 표기했다.

   BMW (宝马 빠오마) - 빠오마는 중국에서 보배로운 말을 뜻한다. 중국에서도 BMW는 귀한 차량으로 여겨진다.

   컴퓨터(电脑 띠엔나오) - 전기전자제품의 뇌라 표현된다. 의미있다.

   마우스(鼠标 수표) - 마우스의 해석, 쥐(鼠)를 그대로 사용했다. 

   핸드폰(手机 쇼우지) - 예전에 한국도 핸드폰 초기에 손기계란 표현을 쓰곤 했죠.

   원더걸스 (奇迹女孩  치지뉘하이) - 기적의 소녀 란 해석을 달았군요.

 

   새로운 단어를 배운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외래어라기 보다는 그냥 하나의 단어로 여겨진다. 자, 볼펜 2개 들고 중학교 시절로 돌아가 연습장에 갈겨보자.

 

3. 정형화된 표기법

  - 이미 한자로 대체된 의미들이 포함된다. 주로 고유명사인 국가 명칭들이 해당한다. 예를 들어보자.

 

    USA ( 美国 메이꿔) - 미국

    네덜란드 (荷兰 허란) - 화란

    스페인 (西班牙 씨반야) - 서반아

 

4. 애매모호한 경우 : 애매모호

 - 말 그대로 애매모호다. 

 

   스타벅스 ( 星巴克 씽바커) - 星은 별을 뜻하는데 巴克는 별 의미없어 보인다. 중국 생활 초기 스타벅스 앞에서 星巴克 찾느라고 1시간을 허비했다.

   맥도날드 ( 麦当劳 마이땅라오) - 麦 는 보리를 뜻한다. 단어 그대로 해석하자면 보리가 일이 되었어요, 보리가 힘들어졌어요 이다. 뭔가 자본주의를 고발한 의미있는 단어로 보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曼联 만랜) - 맨체스터의 맨의 발음 (曼) 과 유나이티드의 의미 연맹( 联)의 복합적 의미로 보인다.

   맨체스터 씨티 (曼城 만청) - 맨체서터의 맨의 발음 ( 曼)과 씨티의 의미 (成)의 복합적 의미로 보인다.

   프랑스 ( 法国 파꿔) - 예전에 한국에서도 불란서란 표현을 쓰긴 했는데 추정하기 애매하다.

   브라질 ( 巴西 빠씨) - 모르겠다.

 

 

 

 

자, 이만 하고 마지막 문제 한번만 맞혀봅시다.

1. 辣女 (라뉘)- 辣 :맵다는 뜨이고 女:말 그대로 여자입니다. 누구를 나타내는 표현일까요?

2. 강남스타일 돌풍으로 말미암아 중국에서도 인기가 좋은 PSY는 어떻게 불려질까요?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 스파이스 걸즈 입니다. 해석하자면 "매운 여자들" 매꼼한 표현이네요.

2. 鸟叔(냐오수)라고 불립니다. 해석하자면 "새아저씨"  ,싸이가 중국에서 제대로 "완전히 새 됐어!!!"


댓글(6)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음을데려가는人 2013-09-02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운 여자들. ㅎㅎㅎ 말난장 같기도 한 것이, 잼있네요.

잉크냄새 2013-09-02 18:05   좋아요 0 | URL
말장난이면 마굿간으로 가셔야죠. ㅎㅎ ( 이건 다른 서재 주인장 글에서 빌려온 표현입니다.)
아무래도 의미 그대로 옮기다 보니 말장난 같은 경우들이 종종 보이기도 합니다.

Mephistopheles 2013-09-03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카콜라를 가구가락이라 표현하고 세익스피어를 모래 사자에 어른 옹자를 써 사옹이라 부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생각보다 한자의 운용폭이 넓구나란 생각을 했었더랬죠. ㅋㅋ

잉크냄새 2013-09-03 11:36   좋아요 0 | URL
세익스피어를 그렇게 부르는건 몰랐네요.

중국인들이 보통 사람 이름은 발음 기준으로 적용하는 경우가 많기는 한데, 세익스피어는 왜 모래 늙은이라 불렀을까요? 뭐 알려지지 않은 작품중 모래랑 관련된 것이 있나요? ㅎㅎ

icaru 2013-09-11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이렇게 학구적인 것과 익살스운 것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걷는 페이퍼를 만날 수 있는 데는
알라딘서재 밖에 없어요. 라고 생각해요 ㅋ

근데, 스파이스 걸스 여즉 활동 하나요?
산통 깨네요~ ㅋ

잉크냄새 2013-09-11 19:15   좋아요 0 | URL
음, 바꿔말하면 학구도 익살도 아닌 어중간한 페이퍼라는 말이죠. ㅎㅎ

스파이스 걸스를 들어본지도 어언~~~~몇년인지 기억도 안나네요.

 

이미 일년이 넘은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여행을 마칠 즈음 간략한 여행 사진을 올려야지 마음 먹은지 일년이 지난 것이다. 여행중 찍은 사진을 정리하고 간략한 감상을 적어보며 그 지난 시간을 다시 한번 되뇌이던 즐겁던 작업이 노동이란 느낌으로 변한지 일년이 지났다 말이다. 알라딘은 간혹 옛 서재지기들의 소식이 궁금하면 한번씩 접속하곤 했는데 그들의 소식마저 소원해진 지금 알라딘 10년이란 글이 자꾸 떠올라 행여 누군가 반가운 손님이 흔적이라도 남겼나 들려보는 요즘이다. 내 서재마저 서성거리며 훓어보는 느낌이다.

 

1. 사천성 성도 ( 四川省 成都)

 - 성도는 도시 자체의 매력보다는 지우자이고우(九寨沟)와 티벳을 가기 위한 하나의 교두보같은 도시였는데 2007년 출장시 천진에서 홀로 날아와 이틀을 보낸 이래 세번째이다. 특히 티벳을 들어가기 위한 허가증을 받기 위해 혹은 같이 여행할 동료를 찾기 위해 많은 서양인들이 머물곤 한다. 짧았던 첫 여행을 제외한 두번의 방문은 티벳을 가기 위함이었으나 허가증의 문제로 두번다 좌절되었다. 첫번째는 3월이라 티벳 방문 자체가 막히는 시기였고 두번째는 몇몇 지정 국가에 허가증 발급이 안된 시기인데 한국을 포함하여 영국, 네덜란드 의 3개국이 제외되었다. 달라이라마에 대한 우호적 발언이 문제시된 시기였다. 아마 성도 여행은 이것이 마지막일 것이다. 합리화일진 몰라도 두번째의 시도가 좌절된 후 더 이상 독립하지 못한 티벳을 점령국인 중국을 통해 들어가지 않으리라 다짐한 때문이다.

 

 

<사천 경극 - 아마도 여포랑 초선일 겁니다>

 

2. 사천성 캉딩 (四川省 康定)

 - 차마고도의 시발점이 되는 도시이며 본격적인 동티벳의 시작이다. 캉딩에서 출발한 천장공로가 신두챠오(新都桥)를 기점으로 천장북로와 천장남로로 나뉘어진다. 도시의 입구는 청동상의 마방들의 행렬이 줄지어 여행객을 맞이한다. 계곡을 따라 흐르는 그리 넓지 않은 물길을 따라 형성된 마을이라 물소리가 밤새 정겹다. 2500미터 이상의 고도에 위치한 도시라 본격적인 고산증이 발병되는 고도이므로 자신의 신체 상태를 잘 확인후 관련 상비약을 챙기길 추천한다. 리탕으로 가는 길은 위에서 언급한 천장공로를 거치는데 정규버스를 타는 경우 천장남로를 경유하고(8시간) 장족들이 이용하는 비정규버스(일명 빵차)를 타는 경우 천장북로를 경유한다(22시간). 개인적으로 천장북로를 추천하고 싶다. 설산과 초원과 눈부시게 푸른 하늘을 하루종일 담고 갈수 있는 길이다.

 

 

<캉딩 - 차마고도 마방 행렬>

 

 

 

<천장북로 어디메쯤>

 

3. 사천성 리탕 (四川省 理塘)

 - 중국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도시로 대략 4000미터 이상이며 티벳의 라싸보다도 높게 자리하고 있다. 중국의 티벳 침략시 최후까지 항전한 장족 전사의 마을로 라싸의 저항 운동이 많이 약해진 현재도 저항 의지가 가장 활발한 곳이기도 하다. 분신을 하는 수도승의 다수가 이곳 출신이라고 한다. 장족 남녀는 신장히 훤칠하고 기골이 장대하며 흡사 인디언을 대하는 느낌이다. 티벳의 고유 장례풍속인 천장 ( 시체를 잘라 독수리에게 주는 의식)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매주 특정 요일에 행해지는데 사진 촬영은 금지된다. 한족에 대한 중오심이 상당히 깊은 곳이라 감시 카메라를 장착한 공안 차량이 도시 곳곳에 자리잡고 있으므로 한족과 흡사한 한국 여행객으로서는 행동에 주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언덕길을 절대 뛰어오르지 말자 한번 집 나간 숨이 돌아오는데 한참 걸린다.

 

<리탕 - 언덕배기>

 

 

<리탕 - 장족 결혼식장 - 삼일동안 축제를 벌이네요>

 

4. 사천성 따오청 (四川省 稻城)

 - 도시 자체의 매력보다는 신비의 절경 야딩(亚丁)으로 들어가는 전초기지의 의미가 큰 도시이다. 사천성 청두를 시발점으로 접근하는 방법 (20시간)과 운남성 쿤밍을 통하여 접근하는 방법(28시간)의 두가지 루트를 통하여 들어온다. 단순히 지나가는 도시로 여기기에 아쉬운 점이 많은데 초저녁 그리 넓지 않은 광장에서 이루어지는 장족의 전통 춤사위에는 거의 모든 동네 사람들이 나와 춤을 추는데 그 광경이 정겹고 아늑하다. 그리 가깝지 않지만 바오처를 예약하면 하루 코스로 다녀올수 있는 놓치기 아쉬운 풍경들이 펼쳐진다.

 

 

<따오청 - 장족 춤사위> 

 

 

 

<따오청 - 야딩 가는 길>

 

5. 사천성 야딩(四川省 亚丁)

 - 20세기초 소설을 통해 한장의 사진이 알려지면서 서양인들 사이에 샹그릴라로 불려지며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비경으로 전해진 곳이다. 서양의 한 여성 탐험가에 의하여 그 모습을 드러내기전 반세기 동안을 존재하지 않는 하나의 이상향으로 여기지던 곳이다. 따오청을 통하여 3시간 가량 4000고지를 넘나들며 도착한다. 교통이 불편하여 아직 많은 여행객들에게 노출된 곳은 아니다. 만년설산의 봉우리를 바라보며 4500 고지 이상을 오르면 유우해, 오색해가 찬란한 모습을 드러내는데 아름답다거나 신비하다거나 하는 단어 하나로 표현하기 어려운 풍경이 펼쳐진다. 저녁에는 동네 맥주집을 꼭 가보길 추천한다. 허름한 술집의 다듬어지지 않은 무대와 장족 무희의 다듬어지지 않은 춤이 오히려 가장 어울린다는 느낌에 술을 홀짝이게 될것이다.

 

 

<야딩 - 우유해(정상 호수)>

 

 

<야딩 - 그냥 어디메쯤 >

 

6. 운남성 샹그릴라 (云南省 香格里拉)

 - 원래 지명은 중띠엔(中甸)이나 중국 정부에 의해 샹그릴라로 이름 붙여진 도시이다. 사천성의 야딩이 모습을 드러내기전 소설에 소개된 이상향의 도시로 소개되며 개명이 이루어진 도시. 그 자체의 아름다움 또한 어디에 내놔도 부족함이 없다. 처음 발을 디딘 시기가 겨울이었기에 여행자 그림자조차 찾기 어려운 황량한 벌판을 혼자 돌아다니던 기억이 아득한데 이번 방문은 여름철을 맞아 동티벳으로 들어가려는 여행자의 발길로 활기가 넘친다. 야딩의 풍경이 쉽사리 지워지지 않아 샹그릴라의 여름은 그저 골목을 거니는 것으로 끝낸다.

 

 

 <샹그릴라 - 어느 작은절 옆에서>

 

<샹그릴라 - 송찬림사>

 

7. 운남성 따리 (云南省 大理)

 - 여행을 하다보면 유독 짐을 풀고 다시 싸는 일이 버거운 도시가 있다. 계획한 모든 여행을 다 마무리하고도 아무 계획없이 머물게 되는 도시, 나에게 있어 따리가 그러하다. 따리 또한 세번째의 만남이다. 백족과 결혼하여 작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청년이 반갑게 맞이해 주는 곳, 그저 친구를 찾아가듯이 자연스러운 발길로 찾아가는 곳, 그곳이 따리이다. 고구려인지 고려인지 가물가물한데 한민족의 한 지류라는 백족의 마을. 남서쪽의 소수민족과 달리 동북아인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며 흰 옷을 즐겨입고 음식마저 비슷하여 편안함을 느끼는 백족의 마을이다. 따리 자체만 하더라도 주변에 많은 볼거리가 있어 한번쯤 소일하며 머물러 볼만한 도시이다.

 

 

 

 

<따리의 밤>

 

 

 

 

<따리 - 이안 감독의 야외 연극 무대로 매일 저녁 따리 고성에서 행해진다. 리장에 장예모 감독의 연극이 있다면 따리에는 이안 감독이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13-08-28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간만이네요. 잉크냄새님..

잉크냄새 2013-08-29 00:35   좋아요 0 | URL
오랫만이네요. 반갑습니다.
메피님도 한동안 모습을 보이시지 않을걸로 아는데 지금은 다시 현역복귀하신건가요? ㅎㅎ

Mephistopheles 2013-08-30 09:15   좋아요 0 | URL
그냥 남들 다 경험하는 저점 한번 찍고 열심히 올라가려는 중이죠..^^

잉크냄새 2013-08-30 09:39   좋아요 0 | URL
저도 저점을 찍은 걸까요? ㅎㅎ
아직은 오래 떠나있던 이 자리가 많이 어색하네요.

2013-08-29 1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29 1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29 15: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29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13-09-11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지인짜~~ 근사해요!
사람들의 인생이란 대부분의 기조가 슬프고 불행하며 서글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풍광은 어쩐지 슬프면서도 아름답구요 꺼이꺼이~

잉크냄새 2013-09-11 19:09   좋아요 0 | URL
제 실력으로는 사진으로 담아낼수가 없어요. 풍경보고 사진보면 참 아쉽죠.ㅎㅎ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풍경은,,,나이가 들수록 잡아내기가 어려워지네요.

2013-09-30 0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30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01 0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0-28 0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마도 89년의 여름 어느 날쯤으로 기억한다. 시내 극장을 돌며 순찰하는 선생님들의 눈을 피해 뒷구멍으로 들어가서 봤던 인디아나 존스 3’ 는 한 동안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카우보이 모자, 낡은 가죽 재킷, 어떤 악당도 때려 잡는 가죽 채찍의 인디는 꿈 속에서도 나타나곤 했다. 그 당시 문과가 아닌 이과였던 난 인디와 같은 고고학자가 되고자 과감히 교무실을 밀치고 들어가 문과로의 전과를 요구하다 흠씬 얻어터지고 꿈을 접었었다. 성배가 보관되어 있는 페트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난 그 때의 추억에 잠겨있었다. 철없던 시절의 한낱 치기로만 여기기에는 간절했던 그 시절의 소중한 기억들이 스멀스멀 피어나고 있었다. 만약 전과를 하였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꿈이란 철이 들고 세상을 하나 둘 알아 갈수로 잊혀지고 사라지는 것일까? 인생에 가정법처럼 무의미한 건 없지만 한편으로 그것처럼 새로운 삶의 시각을 열어주는 것도 없을 것이다. 꿈은 잊혀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더 이상 꿈을 꾸지 않는 이의 가슴 깊은 곳으로 잠시 들어갈 뿐. 어느 날, 그 꿈의 언저리를 살며시 쓰다듬는 손길을 느낀다면 선잠에서 깨어난 아이처럼 기지개를 켜고 살며시 일어나는 것이다. 페트라로 향하는 길 위에는 내 안에서 기지개를 켜는 한 고등학생의 꿈이 동행하고 있었다.

 

 

<페트라 가는 계곡길>

 

 

최후의 성전 페트라로 진입하는 길은 수직으로 깍아지른 절벽 사이를 한참 통과하여 지나간다. 돌바닥을 디딪는 여행자들의 발자국 소리는 절벽 사이를 메아리쳐 성전에 잠든 기사의 선잠을 살며시 깨우는 듯 했다. 좁을 틈을 비집고 들어온 햇살은 형언할 수 없는 빛의 향연을 펼쳐 보였는데, 빛의 굴절로는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한, 바람에 올라탄 빛만이 표현할 수 있는 색조였다. 수 천년 동안 그 바람이 쓰다듬었을 적갈색의 바위는 오랜 세월 품어온 따스한 온기를 품고 있었다. 인도의 타지마할은 복도를 통과하는 순간 어둠 속에서 갑자기 짠! 하고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페트라는 햇살과 바위와 바람이 연출하는 빛의 향연을 지나 바람마저 차단 당한 듯 깊어진 절벽의 어둠이 살며시 내려올 즈음 황금빛의 찬란한 모습을 서서히 드러냈다. 그것은 빛을 향해서 서서히 나가가는 느낌을 안겨주었는데 절벽의 출구를 빠져나오자마자 맞은 편의 절벽 한 면을 차지한 황금빛의 웅장한 페트라는 한 동안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바위 틈새의 황금빛을 쫓아 한 걸음 한 걸음 내딪던 그 순간의 두근거림이 아쉬워 몇 번을 되풀이 해 그 길을 걸어보곤 했다. 사실 인디가 도착한 성전은 페트라의 시작에 불과했다. 그 성전을 기점으로 산 꼭대기까지 고대 도시의 폐허가 펼쳐져 있었다 흡사 카파도키아와 비슷한 인상을 받았는데 카파도키아가 요정의 손길로 만들어졌다면 페트라는 신의 숨결로 만들어진듯 했다.

 

<페트라 초입>

 

<인디아나 존스3의 성배가 보관된 성전 - 성배를 찾아 들어갈 길은 없다. 그저 작은 방 하나>

 

 

발길은 자연스레 이어졌다. 낡은 나무 판자에 쓰여진 세상의 끝이라는 글을 따라 난 길을 올랐다. 페트라 제일 마지막에 위치한 성전을 지나 올라간 돌 언덕 너머에 세상의 끝이 자리하고 있었다. 의도적으로 색칠한 듯 완전히 다른 색으로 치장한 절벽과 산들. 온화한 황토빛의 완만한 산들이 음울한 진회색의 날선 절벽으로 바뀌는 순간 페트라를 지은 이들의 발길은 그 색감 앞에서 무참히 무너졌으리라. 색의 경계가 이루어지는 절벽 위에서 한참을 앉아있었다. 더 이상 나아가기를 거부한, 발길마저 꿈마저 차단당한 그 곳에 세상의 끝은 검게 내려앉아 있었다.

 

 

<페트라 정상의 성전>

 

 

<세상의 끝으로>

 

 

 


댓글(24)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12-05-31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과였는데 문과로 옮기기 어려운 시절이었었어요.. ㅋㅋ

"인생에 가정법처럼 무의미한 건 없지만 한편으로 그것처럼 새로운 삶의 시각을 열어주는 것도 없을 것이다.꿈은 잊혀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더 이상 꿈을 꾸지 않는 이의 가슴 깊은 곳으로 잠시 들어갈 뿐. 어느 날, 그 꿈의 언저리를 살며시 쓰다듬는 손길을 느낀다면 선잠에서 깨어난 아이처럼 기지개를 켜고 살며시 일어나는 것이다. 페트라로 향하는 길 위에는 내 안에서 기지개를 켜는 한 고등학생의 꿈이 동행하고 있었다"

"페트라는 햇살과 바위와 바람이 연출하는 빛의 향연을 지나 바람마저 차단 당한 듯 깊어진 절벽의 어둠이 살며시 내려올 즈음 황금빛의 찬란한 모습을 서서히 드러냈다"


아...이 구절들 너무 좋아요.. ^^ 정말 적어두고 싶다..



뒤에 이어지는 글은 쓰고 계신가요? 잉크냄새님?



잉크냄새 2012-05-31 17:11   좋아요 0 | URL
이과였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네요. 글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문학관련 분으로 생각했었거든요. 에,뭐랄까. 비행기가 너무 높아서 어질어질합니다. 저는 그냥 그때의 느낌이라든지, 소중하다고 생각되는 단어를 글로 적어보려고 했어요. 고민도 좀 하지요. 저에게는 소중한 여행기니까요.

뒤에 이어지는 글은 여전히 요르단 어딘가 일겁니다.

icaru 2012-05-31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웅장하고, 어쩐지 쓸쓸하고요. 으아으아..

잉크냄새 2012-05-31 16:53   좋아요 0 | URL
그쵸? 웅장하지만 어딘지 쓸쓸한 느낌. 저도 그때 느꼈던것 같아요.

風流男兒 2012-05-31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도 개인적으로 고등학교 때 문과로 꼭 옮겼어야 했는데.. 라는 나름의 아쉬움이 남아 있긴 합니다. 물론 이과였기에 덕본것도 많았지면, 결국 대학은 문과로 들어간 걸 생각하면.. 조금 쌩뚱맞지만, 전 경복궁의 돌담길을 걷거나, 버스를 타고 지나갈 때면, 이상하게 여기가 서울의 끝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몇번 있었어요.

여하튼, 제가 꼭 가봐야 하겠다는 많은 곳에, 잉크냄새님의 흔적이 남아있군요.
부럽고, 즐거워요. 생생한 경험을 글로 본다는 사실과 다시 가겠다는 생각을 또 품게 된 것에도요. ㅎㅎ

잉크냄새 2012-05-31 16:55   좋아요 0 | URL
이과 출신들이 많군요. 전 대학 역시 공대로 갔지만 공대에서도 전과 하려다 물리 빵구 나면서 좌절했던 경험이...ㅎㅎ

페트라는 제가 가본 유적지 중에서 가히 최고라고 생각해요. 원래 여행을 해도 유적지나 박물관 같은 곳을 잘 안가는 편인데, 페트라 만큼은 반드시 가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언젠가 꼭 가실 날이 올겁니다. 원하면 이루어지니까요.

차트랑 2012-05-31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대인들님께서 언급해주신 부분은
정녕 적어둘 만한 '어록'입니다~

어찌 이리도 좋은 어록을 남기실 수가 있는 거지요??
마치
'소현'이라는 소설을 쓴 작가와 견줄 수 있는 표현력이 감동받습니다.
쩔어요~^^

잉크냄새 2012-05-31 16:57   좋아요 0 | URL
또 다시 비행기에 승선하네요.^^
좋은 글을 쓰시는 분들을 보면 참 부럽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가장 적절하고도 아름다운 표현으로 할수 있다는 것은 분명 축복일테니까요.

2012-05-31 18: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01 0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음을데려가는人 2012-05-31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도 안돼!!!
이렇게 아름다운 묘사를 하시는 분이 이과라니!
말도 안돼요!!!

잉크냄새 2012-06-01 09:11   좋아요 0 | URL
흠,,,오늘 다들 왜 이러실까? 누가 보면 댓글 알바 푼줄 알겠어요.ㅎㅎ
정말 말도 안되는 것은 저 페트라 자체의 풍경이었어요. 페트라 앞에 섰을때 진짜 말도 안돼 라고 외칠뻔 했으니까요.

차트랑 2012-05-31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 안~되요 되요 ㅠ.ㅠ

잉크냄새 2012-06-01 09:12   좋아요 0 | URL
저 풍경 자체가 말이 안되게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요.
저런 유적지라니...지금도 페트라 초입을 떠올리면 두근두근 합니다.

2012-06-01 0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01 0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2-06-01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디아나 존스 3에 나왔던 페트라네요.잃어버린 성배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장소지만 영화를 보면서 참 멋지단 생각을 했지요.그런곳에 가신 잉크냄새님이 넘 부럽습니당^^

잉크냄새 2012-06-01 13:45   좋아요 0 | URL
네,인디아나 존스3를 통하여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죠. 페트라를 방문하는 여행객이 헤아릴수 없을 정도인데, 그때 당시 요르단 사람들은 스필버그에게 감사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참, 이 여행은 이미 꽤 시간이 흐른 여행기랍니다.

프레이야 2012-06-01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요르단의 페트라까지 여행하셨군요.
오래전 여행이지만 생생하게 살아있나 봐요, 잉크냄새님 기억속에요.
부러워요~~ 세상의끝,으로라니요. 세상의 끝! 가보고 싶어요.

잉크냄새 2012-06-04 11:26   좋아요 0 | URL
네, 한참이 지난 여행기죠. 미리 올렸어야 더 생생했을텐데 한동안 여행기를 쓰지 못했습니다. 아직 써야할 여행기가 많이 남아있어요.

rosa 2012-06-05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년 4월부터 1년간 연구년(안식년) 휴가를 떠날 예정입니다.
힘들 때는 여행 계획을 짜고, 세계일주 바이블..같은 책을 사다 열심히 경로 수정해보고 있어요. 페트라는 세계일주를 한 많은 여행객이 추천하는 곳이지만 제가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이런 곳이 있구나, 새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몇년 전의 여행기록도 이렇게 살뜰히 올리시는 것을 보고 반성했어요.
열심히 적었던 여행공책을 다시 꺼내 살펴 봅니다.
틈틈히 기록을 정리해야겠단 생각을 했어요.
지난 여행기록들이 하나둘 제 서재에 옮겨진다면, 그건 모두 잉크냄새님 덕분입니다.^^

잉크냄새 2012-06-05 13:51   좋아요 0 | URL
와, 1년간의 여행이 되는건가요? 부러운데요.
여행의 기억이라는 것이 시간이 지나도 잘 잊혀지지 않지만 그래도 뭔가 기록으로 남겨보고 싶어서 그때 거쳐간 도시들을 하나둘 적어보고 있어요.
님의 멋진 여행기 기대해 봅니다.

rosa 2012-06-05 22:40   좋아요 0 | URL
1년간 여행을 떠나려고 했는데 어쩌면 연구도 조금 하게 될지도 몰라요. ^^;
원래 예정하고 있던 것과 조금 달라질 수도 있는데, 연대 차원에서 꼭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라 기회가 되면 일하는 것도 괜찮다 생각하고 있답니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요.
여행기는 남겠지만 멋지진 않을 거예요. 기대하지 마세요.^^;;;

잉크냄새 2012-06-06 09:46   좋아요 0 | URL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멋진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일과 더불어 여행을 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의미있는 여행이 되겠네요.
 

금일 소개하고자 하는 문화는 화장실에 관한 것입니다. 의도하지 않게 화장실과 관련된 용어가 나올수 있으므로 특정용어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거나 식사중인 분들은 잠시 백스페이르를 눌러도 무방합니다.

 

10.화장실 문화 1

 - 중국의 화장실은 문이 없다. 칸을 구획하는 칸막이는 존재하나 문은 없다. 도시를 중심으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나 아직도 공공화장실은 문이 없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참 망설여지게 된다. 워낙 인구가 많은지라 화장실에서도 줄이 길게 이어지기 마련인데 엉덩이를 까고 쪼그려 앉은 옆으로 길게 줄이 늘어져 있다. 줄을 선 사람들에게 옆이 노출되는 상황이니 시원한 배변은 기대하지 말자. 중국인들은 또한 말 걸기를 좋아해 기다리는 사람과 응가하는 사람과의 대화가 자주 진행된다. 내가 한국인임을 아는 그들의 질문은 주로 이러했다. 한국과 북조선(중국은 북한을 북조선이라 칭한다)간 전쟁이 날 것 같은가? (내 뱃속은 이미 전쟁중이요), 여자 연예인중 누가 제일 이쁜가? (괄약근에 힘들어갈 때 연예인 얼굴 떠오르겠소?). 또 어떤 이는 친절하게 담배를 건네주고 쑥 들어와 불도 붙여주더라. 이제 화장실이 나만의 사유 공간임을 포기하자. 빨리 싸고 빨리 튀는 것을 추천한다.

 

11. 화장실 문화 2

 - 화장실 문화 1에서 설명한 변기로(그냥 이렇게 정의한다)가 한 줄로 이어져 있다. 문이 없는 화장실은 도시에서 사라지고 있는 반면 일렬 종대형의 변기로는 아직까지 도심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국제도시 상해 남부 터미널이 아직도 이런 방식이다. 재래식 형태의 똥통을 묻는 형식이 아니라 나름 수세식의 개념을 도입하였다. 개별 수세식이 아닌 중앙 공급형의 수세식 개념이다. 쏴아! 하고 중앙 공급기에서 물을 쏟아내는 소리가 들릴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바로 그 순간, 변기로를 통하여 내 똥 니 똥의 구분없이 쏟아져 흐른다. 가끔 변기가 막혔는지 뉴톤의 작용 반작용 법칙으로 역류도 일어나니 더욱 주의하자. 아래를 보지 말고 늑대가 달을 향해 울부짖듯 고개를 빳빳이 든 자세를 추천한다.    

 

12. 언어 문화

 - 여기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소수 민족의 언어가 아니다. 중국 인구의 92%를 차지하는 한족의 언어이다. 중국에는 우리의 표준말에 해당하는 보통화가 존재한다. 초중등 교육을 통하여 보통화를 배운다. 각 지방마다 지방어가 별도로 존재하는데 우리 기준의 사투리와는 의미가 다르다. 의사 소통에 다소 불편함을 느끼는 수준이 아니라 의사 소통 자체가 불가하다. 북경 사람이 상해에서 상해 토박이들의 말을 들으면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다는 것이다길림성 태생의 직원이 충칭에서 4년동안 대학생활을 하고 나서야 충칭어를 할줄 안다. 거의 외국어 수준이다. 지방어의 특색이 특히 심한 곳이 저장성이다. 이 곳은 한 시간만 벗어나면 의사 소통이 불가하다. 이런 지역의 특성상, 일제 시대 정보원으로 가장 많이 착출된 지역이기도 하다. 참고로 영화로 많이 접하게 되는 홍콩 영화에 등장하는 중국어는 광동어이다 

 

 

 

오늘의 퀴즈!

 

중국의 소수 민족은 초중등 교육을 통하여 그들 민족만의 언어를 공부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조선족은 한글을 배우죠. 중국 정부에서 학습을 허용치 않는 언어가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

.

.

.

.

.

.

.

.

.

.

.

.

.

.

.

.

.

.

.

.

만주어입니다. 근래 중국 설립 직전의 왕조가 청왕조이고 청나라를 세운 민족이 만주족입니다. 현재의 중국으로서는 가장 선명히 기억에 각인되어 있는 이민족에 의한 치욕의 역사이죠. 그런 이유로 만주어는 공식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만주족에 대한 차별이 심하여 스스로 만주족임을 밝히기를 꺼려합니다.

 

<중국 운남성에서 만주족 아가씨>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風流男兒 2012-05-29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분을 만나는 기쁨은 항시 충만해야 하는데. 안타까운데요;; 그래도 시원하게 일보라고 담배붙여주는 인심이 있다니 정말 다행이에요(응? ㅎㅎㅎ) 중국으로 여행갔다가 변비걸리는 분들도 상당하겠어요 쩝. (아, 생각하는 게 고작 이런식이라니..ㅋ)

잉크냄새 2012-05-29 10:03   좋아요 0 | URL
그 분을 영접하는 공간이 완전 노출되었으니까요. 함께 영접할 분도 아니잖아요.
중국인들이 목소리 톤이 높고 대화를 잘 나누는 편이라 화장실 안도 시장 분위기 비슷합니다.ㅎㅎ

2012-05-29 0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29 1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차트랑 2012-05-29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국지 읽을 때랑 현실감이
아주 다른 것이 중국이 아닌가 싶어요 ㅠ.ㅠ
하긴...삼국지에는 화장실관련 스토리가 없으니...
화장실에서도 적군이 침입해오는 것을 확인 할 수가 있는
장점을 잘 살린 화장실 문화...

그러다가 적군 진짜 오면??
바로 응사^^

아~, 별-생-각- 다 떠오른다 ㅠ.ㅠ 뒤죽박죽^^
그런데 또 아주 욱겨요^^
재밋게 잘 읽었습니다
아하하^^
(이거 어느 알라디너의 특허웃음인데...기억이 안나네요 ㅠ.ㅠ)


잉크냄새 2012-05-29 13:38   좋아요 0 | URL
삼국지도 중국의 이미지와 많이 엮이죠. 그 시대가 어떠했는지는 자세히 알수 없지만요. 근데 재미있는건 중국사람들은 삼국지를 우리만큼 몰라요. 삼국지라는 소설은 아는데 세부 전투라던지 등장 지역에 대한 내용은 참 모르는 편입니다.
예전에 면접을 볼때 안휘성 합비에서 온 친구가 있길래 장료의 합비전투가 벌어진 곳에서 오셨군요 했더니 모르더군요. 한두명이 아니라 꽤 많은 사람들이 잘 모릅니다.

차트랑 2012-05-29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요??
저는 삼국지를 정비석버전, 박종화버전, 이문열버전, 황석영버전 등으로 읽었눈뎅 ㅠ.ㅠ
물론 이문열 버전은 2번 읽고 고민많이 했습죠.
이책을 던져버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ㅠ.ㅠ

여하튼,
합비에서 온 분이 장료를 모른다시니...
왜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궁금해지는 군요..
삼국지를 안 읽으시나...
그래도 그렇죠 전설의 고향이라는것이 있잖아요?
수백, 수천년 된 전설의 고향...^^

사뭇 궁금해집니다요 ㅠ.ㅠ

잉크냄새 2012-05-30 09:37   좋아요 0 | URL
일단은 독서량이 적어요. 홍루몽, 서유기, 삼국지, 수호지를 다 읽은 사람은 참 드뭅니다. 하긴, 삼국지가 가장 흥한 나라가 일본과 한국이라고 하잖아요. 게임의 영향도 크긴 하지만요.

차트랑 2012-05-30 13:08   좋아요 0 | URL
중국의 독서문화가 아직...
공자님께서 태어난 나라인데, 독서량이 적다는 점은
뜻밖입니다 ㅠ.ㅠ

그러나 잉크냄내님 덕분이 중국 안가보고도 알수 있으니...
참 좋으다 입니다^^

참고로 요즘 국내의 학생들 사이에서 신유행어는
"좋으다, 시르다' 입니다^^

서재 글 참 좋으다~^^

잉크냄새 2012-05-31 09:35   좋아요 0 | URL
저도 처음 중국와서 놀란 것이 공자라는 그림자가 주는 어떤 이미지 였어요. 공자의 유교 사상이 발현한 곳은 중국이지만 실현되고 실천된 곳은 한국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뭐, 이건 글이나 말보다는 중국에서 경험해보면 금방 피부에 와 닿아요.

마음을데려가는人 2012-05-29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중국엔 문 없는 화장실이 자연스러운가,가 궁금합니다. ㅠㅠ

잉크냄새 2012-05-30 09:39   좋아요 0 | URL
제가 들은 바로는 일단 인구가 많다보니 화장실 사용 빈도가 상상 초월입니다. 글에서도 언급했듯 문없는 화장실 앞에서 줄이 길게 서 있어요. 그러다보니 일반인들은 화장실 문을 열고 닫는것 자체를 귀찮게 여긴답니다. 그러다보니 문을 설치해도 금방 파손된다네요. 그래서 공공기관에서도 화장실 문을 설치하다 파손의 문제로 방치해버리게 된다고 합니다.

icaru 2012-05-31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만주족 아가씨 그냥 한족 아가씨로 보이는데요~ 흠,,정말 출신을 드러내어 피해를 입는다면, 굳이 밝힐 필욘 없겠네요.
제가 중국어를 전혀 몰라서 그런가,,, 중국말은 다 비슷하게 들리던데~
성조가 제대로 안 들어가면 완전 의사소통 불가라는 게 맞군요~
아는 친구가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배웠는데, 좀 잘 해보려고 했었는데, 중국어 선생님의 한마디 때문에 쟤중포(쟤중국어포기했대)가 되었대요.
책을 읽으라고 해서 잘 읽는다고 읽었더니,
"그렇게 읽으니까, 중국사람끼리 중국말해도 서로 못알아먹는다고 하는거야!"하셨다나...

잉크냄새 2012-05-31 16:51   좋아요 0 | URL
사성은 중국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익히는 거고요, 물론 사성 때문에 자기들끼리 의사소통이 매끄럽지 못할때는 좀 웃기기도 해요.
여기서 말한 의사 소통은 말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는 거죠. 지금 우리가 러시아어를 듣는다고 이해해야 할걸요.ㅎㅎ
사성은 중국인들도 완전히는 아니어도 문맥으로 어느 정도 이해해요. 안 그러면 저 같은 경우 의사소통 완전히 제로 상태일걸요.ㅎㅎ

ㄷㄷ 2013-03-08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항 만주어가 금지되있나요?

잉크냄새 2013-09-02 12:05   좋아요 0 | URL
네, 몇년전 천진에서 직원으로 있던 만주족 아가씨의 이야기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