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숲 - 합본
신영복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엽서 한장을 읽을때마다 책장을 덮었습니다. 그리고 교수님이 서 계셨을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의 찬바람을 맞았고 잉카문명 마추픽추의 폐허속을 거닐었습니다. 콜럼부스가 오욕에 가득찬 눈빛으로 서있는 우엘바 항구에서 새로운 태양의 그림을 우리의 과제로 남기신 태산의 일출로 마무리되는 여행 곳곳을 눈을 감고 따라갔습니다.

사람이 뿌리를 내리고 최선의 삶을 살아왔고 아직도 살아가고 있는 곳에서 나약하나 결코 무너지지 않는 삶의 모습을 명징한 사고와 냉철한 이성으로 하나 하나 엽서에 담았습니다. 강자의 논리로 지배되어온 과거의 문명속에 내재된 상처를 어루만지며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길의 방향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길위에서 하나의 가치에 치우치지 않는 동반의 의미를 너무나도 가슴에 와 닿도록 차분하고 힘있는 목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 자유의 반대는 구속이 아니라 타성이다 ]는 구절은 참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것입니다. 우리는 어찌할 수 없이 한곳에 뿌리박고 그곳을 쉽게 떠나지 못하는 나무입니다. 그러나 떠남을 어렵게 하는 것은 뿌리의 구속이 아닌 무쇠방과도 같이 우리를 둘러싼 타성에 젖은 사고입니다. 여행의 귀결이 결국은 돌아옴이라면 우리가 해야할 일은 어쩌면 현재의 우리의 상처를 둘러보고 보듬어 자신의 새로운 가치로 만들어내는 일일 것입니다. 진주는 조개의 상처에서 나오고 샘물은 바위의 상처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진리일 겁니다. 그런 후에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고...

책을 읽는 내내 저의 사고의 그릇이 얼마나 오만하고 무지한지를 느꼈습니다. 교수님의 말씀을 담기에도 부족했고 그 작은 그릇마저도 차마 채우지 못했습니다. 다만 그 작은 그릇에 담긴 말씀으로 망막의 비늘 한조각이라도 벗겨져 더 맑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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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7-17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참 잘 쓰셨네요. 옷깃여미며 겸손함을 담아...추천하고 갑니다.^^

미네르바 2004-07-17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 여름 방학 때, <더불어 숲>을 한 장 한 장, 천천히 읽어 보아야겠어요. '진주는 조개의 상처에서 나오고 샘물은 바위의 상처에서 나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과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지요... 빨리 읽고 싶어져서 조바심이 나네요. 저도 추천 누를게요.^^

겨울 2004-07-17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절로 숙연해지고 겸손해지는 글들이죠. 길을 잃었다가 이정표를 발견한 그런 기분요.

icaru 2004-07-17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가 좋습니다.....아...더불어숲...잉크 냄새님의 인생에 남을 책...이 되었군요...

홍홍홍.. 저도 어서 읽어야겠어요..

잉크냄새 2004-07-18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울과 몽상님의 말처럼 숙연해지고 겸손해지는 글이란 표현이 딱 맞는것 같아요. 항상 깨어있으라는 표현도 어울릴것 같군요.

비로그인 2004-07-18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불어 숲>..전 옆에 두고 조금씩 아껴가며 읽었었어요. 이 책은 책을 읽는 그 시간보다 그 속에 씌인 글 한 줄 한 줄의 의미를 곱씹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만드는 그런 책이죠.
더불어 숲이 되길...바라면서요.

잉크냄새 2004-08-17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랜 시간을 두고 교수님의 말씀을 곱씹으며 읽었답니다.
두고두고 되새길수록 그 맛이 더 우러나는 글들인 것 같아요.
 
한국사의 1막 1장 건국 신화
이종욱 지음 / 휴머니스트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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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향으로 신화는 천지창조, 생명의 기원, 죽음과 윤회, 천국과 지옥, 자연과 초자연등에 대한 이야기로 인식되어 진다. 물론 신화라는 단어적인 의미의 정의는 그러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건국신화는 단군신화의 환인과 환웅, 주몽신화의 하백등 신과의 연관성이 일부 수록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명백히 초기 국가의 건국에 대한 이야기이다. 신화라는 단어가 주는 신비성에 대한 선입견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건국신화를 한국 역사의 1막 1장으로 인정함에 있어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초기 국가의 건국에 관한 역사가 신화적인 요소를 가지게 되는 것은 문자로 정착되기 이전의 수백년을 구전으로 전해지며 조금씩 변형을 일으켜 사실 자체가 신비화 되어버리는 경우와 후세들의 필요성, 특히 왕통의 정통성과 지배세력의 특권을 부여하고자 의도적으로 행해진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특히 한국 민족사는 일본에 의해 왜곡되어지고 홀대받는 특수성을 지니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건국신화의 신화적인 요소를 한겹씩 벗겨내며 신화적인 시간과 장소와 인물을 역사속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고조선의 단군신화, 부여의 동명신화, 고구려의 주몽신화, 백제의 온조설화 (백제의 건국신화만이 설화라 칭하여지는 것은 일찍 문자로 정착되어 신화적인 요소를 거의 찾아볼수가 없기 때문이다.), 신라의 혁거세신화, 가락국의 수로신화등 초기 국가 성립의 건국신화에서 시조의 탄생, 건국 세력, 건국 시기, 정치 체제, 국가 성장 과정, 왕실 세력과 지배층 세력등의 역사적인 자료의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건국신화의 역사로의 전환, 그것은 비단 학문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것은 한국, 한국인, 한국사회, 한국문화, 한국사의 뿌리를, 정체성을 찾는 일인 것이다. 대체로 연극에서 1막 1장이 전체적인 방향을 설정한다. 역사 또한 1막 1장인 건국신화의 올바른 인식이 현재와 미래의 방향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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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04-07-11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드디어 다 읽으셨네요~ 이 리뷰만 기다렸답니다. 감사합니다.~~^^*
단군신화는 엄연한 건국신화라는 주장이로군요, 맞아요.. 제가 국사 시간에 배울 때도 곰 숭배 부족과 호랑이 숭배 부족의 다툼에서 곰 숭배 부족이 승리하여 어쩌고 이렇게 배웠거든요... 저도 사서 읽어봐야겠어요~^^

미네르바 2004-07-12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화와 역사의 차이... '건국신화의 역사로의 전환, 그것은 비단 학문의 문제만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 한국인, 한국사회, 한국문화, 한국사의 뿌리를, 정체성을 찾는 일인 것이다' 이 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오히려 신화로 인해 역사가 그 진실성을 훼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단군신화를 이야기하면서 항상 이 부분에 대해 강조를 했지요. 그리고 '한국 민족사는 일본에 의해 왜곡되어지고 홀대받는 특수성을 지니게 된다.' 이 글에도 동감합니다. 일본은 어떻게 하든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축소하거나 왜곡하려들지요.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일단 보관함에 넣어야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메시지 2004-07-12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우리 신화에 조금 관심이있습니다. 책이 기대가 되는군요.

잉크냄새 2004-07-12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화를 역사로 전환하는 작업, 이러한 의식을 밑바탕으로 한 고고학과 역사학의 연구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단지 신화라는 이유만으로 정통 역사학에서 등한시되는 것은 모순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메시지 2004-07-14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신화는 우리의 역사이기도 하죠.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전 지금까지 역사학에서도 다루어지는줄로만 알았습니다. 삼국유사나 삼국사기는 역사의 중요한 자료라고 생각하거든요.

잉크냄새 2004-07-14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우리 신화가 역사학에 다루어지고는 있는걸로 압니다. 다만 신화가 가지는 비과학적인 요소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아쉽다는 것이지요. 일제시대의 식민사학의 영향이 아직도 남아있는 이유도 있겠지요. 이책의 저자 또한 잘못 해석된 신화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에 대하여 말하고 있답니다.

메시지 2004-07-14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나중에 봐야지' 했다가 '빨리 봐야겠구나'로 생각이 바꿨습니다.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하빈다.

비로그인 2004-07-14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리뷰도 잘 읽었고 그에 대해 나누신 여러 님들의 말씀도 깊이 새겨 들었네요.
신화...그 속엔 인류 보편성과 동시에 개별 민족만이 지녀 간직해 온 특수성이 상징적으로 습합되어 있죠. 그러다 보니 편협한 민족주의 시각에서 자민족의 역사를 날조하는 데 이용될 위험성도 다분히 내재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구요.
좀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시각에서, 신화를 역사의 한 장으로 자리매김하는 작업...의미있는 일이라 여겨집니다. 일본에 이어 중국의 역사 왜곡이 하루가 갈수록 더해지고 있는 요즘, 더 의미있는 책이 되겠다 싶습니다.

잉크냄새 2004-07-15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냉열사님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역사가들의 편협한 시선은 왜곡된 역사를 낳을수 밖에 없을겁니다. 철저한 고증을 거친 객관적인 자료를 통한 역사의 재조명이 필요하겠죠.
 
데미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4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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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내적인 문제를 외적인 부분에서 찾고자 한다. 자기 가슴속에서 솟아나오는 길로 나아갈 방향을 잃고 방황하고 좌절한다. 설령 다른 부분에서 가시적인 답을 찾았다고 할지라도 또 다시 자기 내면의 문제로 방향전환하는 문제의 본질에는 다가가지 못한다. 자기 내면의 길로 나아가는 것 또한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삶속으로 녹아드는 것은 아니다. 끝없는 자기성찰과 동반되는 고독과 방황의 오랜 시간속에서 쟁취되는 것이다.

싱클레어가 부모라는 안정된 세상속에서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불안한 세상으로의 첫 나아감은 프란츠 크리머를 통해서이다. 처음으로 자신의 내적인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기존 규범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느끼는 불안이 그를 통해 표현되고 있다. 그런 시기에 그에게 모습을 드러낸 데미안은 때론 구원자의 모습으로 때론 유혹자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결국 데미안은 그가 나아간 길에서 만나게 된 완성된 자기 내면의 길과 동일시되지만 기존의 삶의 틀을 벗어나려는 부분에서는 구원자의 모습으로 그에 동반되는 안정된 틀에의 불안함에는 세상의 유혹자로 그려지고 있다. 알을 깨고 나온 새가 날아가는 방향에 존재하는 신, [압락사스]는 신성과 마성, 남성과 여성, 선과 악, 카인과 아벨 등으로 묘사되는 우리의 가슴속에 존재하는 이중적인 모습의 상징이다. 그러나 [압락사스]는 이중성에 대한 부정이 아니라 자아의 삶속으로 나아가는 길에서 직면하게 되는 인정하고 받아들여 삶속으로 고스란히 녹여들여야할 사고의 한 단면이다.

싱클레어가 최초로 접하게 되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두려움, 데미안을 만나게 되면서 느끼게 되는 또 다른 삶에 대한 열망과 현재의 안정된 삶으로의 복귀, 홀로 맞이하게 되는 처절한 방황과 고독의 시간, 그런 과정을 거친후 결국 바라보게 되는 자기 내면의 길. 자기 가슴속에 솟아나오는 길을 따라 사는 것이 그토록 처절하고 어려운 과정에 있음을 데미안은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거치고 자기 내면의 길을 따라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의 수많은 젊은이들을 말하고 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이 부분에 대한 번역은 기존의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라는 번역과는 다르다. 주인공이 마지막에 자신이 그토록 추구하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에바부인을 사랑할때 그녀는 [당신에게 다가가지는 않겠습니다. 쟁취되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새가 알을 깨는 행위, 새로운 세계로의 나아감은 당연한 수순처럼 지나게 되는 그런 과정은 아니다. 투쟁과 쟁취라는 표현처럼 현재의 자기의 모습을 고스란히 버리고 미래의 자신을 받아들인 준비가 된 자에게만 그 길은 열리는 것이다. 이 구절은 트리나 포올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에 나오는 [한 마리의 애벌레의 상태를 기꺼이 버릴 수 있을만큼 날기를 원하면 이루어진다] 라는 말과 같은 의미이다.

<데미안>은 10대에 선생님의 권유로 한번, 20대에 먼지 폴폴나던 세로줄의 낡고 두꺼운 책으로 한번, 그리고 30대에 다시 집어들었다. 전쟁에서 부상한 싱클레어에게 가벼운 입맞춤으로 떠난 데미안과 그의 모습과 사상이 이제는 남이 아닌 내안의 완전한 그가 되었음을 말하는 마지막 장면처럼 책장을 덮는 순간 나는 데미안과 하나가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아마 10대,20대,30대에 느끼는 데미안은 모습을 달리하며 내 속으로 들어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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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4-06-30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장기에 읽었던 고전을 현재에 다시 읽는 일은 '새가 알을 깨고 나오려고 투쟁하는 것' 만큼이나...쉽지 않은 일이지요... 잉크 냄새 님은 내면 성찰을 끊임없이 하시는 듯 합니다...저도 예전에 읽었던 폭풍의 언덕을 다시 읽어볼까...예적지부터..별렀는데...안되누만요....ㅋ

꼬마요정 2004-06-30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 읽고 싶은 책도 많지만 다시 읽고 싶은 책도 많아요... 하지만 선뜻 손이 안 가는 이유는 뭘까요...

잉크냄새 2004-07-01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깨고 나오는 알이 시지프스의 바위와 동일한 것인지도 모르죠. 알을 깨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알에 의해 겹겹히 쌓여있어서 항상 그렇게 보일뿐은 아닐런지요.
 
그림자 정부 - 숨겨진 절대 권력자들의 세계 지배 음모 그림자 정부 시리즈
이리유카바 최 지음 / 해냄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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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암살사건의 배후를 추적하는 올리버 스톤 감독의 <JFK>에서 주범인 하비 오스왈드는 호송중 잭 루비에 의해 살해당하고 잭 루비 또한 감옥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암살을 둘러싼 증폭되는 의문점에 대해 진상 조사 위원회는 오스왈드의 단독범행으로 사건을 마무리 짓는다. 그러나 그의 죽음에 여전히 의문을 품고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하여 나선 짐 개리슨 검사가 배후인물로 기소하여 법정에 세운 인물이 쇼 클레이라는 남부지역의 영향력 있는 경제인이다.

쇼 클레이와 같은 어떤 사건의 배후에서 사건을 조종하고 은폐하는 인물들, 즉 보이지 않는 힘 프리메이슨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러한 사건의 전체적인 배후에 존재하는 프리메이슨은 이집트의 석공 히람 아비프에 기원을 둔다. 프리메이슨의 최종목적은 혼란,반응,해결의 순차적 진행을 통한 세계질서의 재편이고 또한 단일 정부의 수립이다. 죠지 오웰의 <1984>에 등장하는 BIG BROTHERS 가 현재의 프리메이슨이 추구하는 세계와 일맥상통한다고 할수 있다. 프리메이슨 조직의 구성원으로 묘사된 버트런트 러셀의 표현에 따르면 <누상정부>, 곧 [하나님이 곤란을 겪고 있을때 충고를 해줄수 있는 정도의 정부]이다.

작가가 내세우는 논리적 근거는 그 설득력이 빈약하다. 거부할수 없는 명확한 근거와 증거가 아닌 역사적인 사건과 관련된 세부사항과 주변상황과의 연관성에 근거한 추론의 성격을 강하게 띄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손에서 놓을수 없는 것은 과연 우리가 얼마나 아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과연 현재의 역사가 옳다라는 근거는 무엇인가? 파블로프의 개가 종소리와 먹이 사이에서 조건반사를 일으키듯이 우리 또한 진실성으로 포장된 허구의 역사와 진실 사이에서 조건반사를 일으키고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교육을 통하여 길들여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조건반사에서 탈출하는 유일한 방법은 조건자극 (종소리)만을 되풀이하고 무조건자극 (먹이)를 주지 않는 상황의 반복이다. 무비판적인 수동적 수용이 아닌 진실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과 갈망이 길인 것이다.

조지 오웰은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역사를 지배하고 역사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라고 말한다.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이 그러한 사실을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이 역사에 대한 바로보기인지 비틀어보기인지의 판단은 분명 독자의 몫이다.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듯이 진실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접근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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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 2004-06-20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이 있었네요. 그림자 정부,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더 큰 조직이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가끔 음모는 음모로 의미가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알고 싶지만 결국은 누구도 알지 못할 거라는 생각도 들고요. 다른 나라는 몰라도 우리 나라만 보더라도 음모와 음모가 끊이지 않는 느낌이에요.

잉크냄새 2004-06-21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 집단인 회사만 하더라도 음모속에 도사린 집단이 있잖아요. 하물며 커다란 세상사에 없다고 볼수는 없을것 같아요. 보이는 것, 내가 아는 것만이 옳다라는 것은 큰 오판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반인들은 그런 집단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무지몽매한 부속품으로 취급당하고 있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청춘의 문장들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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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데미안>과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알지 못하는 그들을 멍하니 그리워했고 <스물 셋이 넘기전에 인생의 목표를 이루어야한다>는 랭보의 글귀를 신문 한 귀퉁이에서 읽고 스물 세살의 마지막 밤을 술로 지새웠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고백한 김광석의 노래속에서 내 사랑의 아픔을 가늠해보곤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는 유치환 시인의 싯구에서 잠시나마 자조섞인 행복을 맛보곤 했다. 청련거사 이백을 술대작 친구로 마주한 어느 산기슭의 남루한 술집에서 별들 사이로 잠적한 생 텍쥐베리를 떠올리다 괜시리 정지상의 <송인>의 마지막 싯구 <別淚年年添綠波 (별루년년첨록파)>를 나즈막하게 읊조리며 어두운 밤하늘에 눈물을 더하곤 했다. 내 푸르른 청춘의 나날에...

서른 중반에 접어든 작가가 그의 청춘을 사로잡은 한시와 하이쿠와 문장들을 그의 추억 한자락과 더불어 풀어내고 있다. 청춘,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이는, 젊음의 피를 끓게 만드는 그 시절의 아련한 이야기들을 때론 격하게 때론 유머섞인 웃음으로 때론 서글프게 들려주고 있다. 청춘이기에 품을 수 있는 커다란 이상과 뜨거운 정열, 눈시울이 젖은채로 죽고 싶었던 호사로운 취기와 허허로운 웃음으로 버릴 수 있었던 기억의 편린들이 나의 추억인양 그렇게 녹아들어 있다.

우리는 지나온 세월을 뒤돌아보며 아쉬워하곤 한다. 그러나 우리가 아쉬워하는 것은 그 시절의 추억이 아니라 화살같이 우리를 이곳까지 흘러보낸 세월이 아닐까? 세월의 흐름속에 자리잡은 청춘의 추억은 잠시 머문 우리 삶의 나루터와도 같다.

1급수에 사는 열목어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기에 영원히 푸르른 곳에서 살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어차피 앞으로 나아가도록 운명지어졌다. 고단한 행로에서 많은 것을 상실하며 나아간다. 그러한 삶속에서도 연어처럼 삶의 여울로 한번쯤 돌아가도록 만드는 것은 우리의 회귀본능이다. 고단한 몸을 이끌고 찾아간 고향의 여울에 육신의 고단함을 씻어내듯이 청춘의 추억들은 우리 영혼이 발 담글 우리 삶의 여울인 것이다. 청춘, 삶의 여울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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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04-06-15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청춘의 저는 그런 깊이는 없지만, 현실이 어렵다보니 계속 옛날만 생각하게 된답니다. 메말라버린 가슴에 이제는 간직하고 있는 싯구도 없고.. 갑자기 우울해집니다...ㅠ.ㅠ

갈대 2004-06-15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물 셋... 이 리뷰 왠지 저 보라고 쓰신 것 같아요
곁다리 - 보통 스물 셋이면 대한민국 남아라면 군대에 있을...-_-;;

잉크냄새 2004-06-15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연히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안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 같아요. 청춘도 그와 같아 그 당시에는 우리 삶의 얼마나 큰 특권이었는지를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것 같아요.

호밀밭 2004-06-18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춘일 때도 그 좋은 시기를 느끼지 못한 것 같고, 지금은 청춘이라는 시기가 지난 게 분명한 듯해서 안타깝네요. 김연수가 쓴 거라는데 어느 정도 신뢰가 가는 책이에요. 표지도 마음에 들고요. 저 표지 색을 파란색으로 하거나 흰 색으로 했다면 왠지 느낌이 달랐을 것 같아요. 청춘의 색이 연두색, 초록색이 아닐까 싶네요.

icaru 2004-06-18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도입 부분...절절하네요^^

책에 대한 평가도 별 다섯이구요~!! 아음~~!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잉크냄새 2004-06-20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춘과 초록은 동색이 아닐까요?
초록이 금방 묻어날것 같듯이 청춘 또한 그러한 느낌이 드는 색일것 같아요.

햇살가득 2005-08-24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근데 <송인>은 정지용이 아니라, 정지상이 지은 한시인데..
죄송합니다.. 잠깐 사이에 일어난 님의 착각임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잉크냄새 2005-09-01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이라니 당치도 않지요 지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