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送人(송인)    님을 보내며

                                정지상   鄭知常
                                

雨歇長堤草色多(우헐장제초색다)     비가 그친 긴 제방에 풀빛은 가득한데

送君南浦動悲歌(송군남포동비가)     남포에서 당신을 보내는 마음 슬픈노래가 절로 납니다

大同江水何時盡(대동강수하시진)     대동강 물은 언제나 마를 것인가

別淚年年添綠波(별루년년첨록파)     이별의 눈물은 세월이 가도 푸른파도를 적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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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4-14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別淚年年添綠波
이 구절이 주는 어감에 참 가슴 찡해하던 젊은날의 기억이여!

비로그인 2004-04-14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이거 저도 좋아하는 시예요. 언젠가 외우기 과제가 있었던 것도 같구. 마지막 줄 해석은 '이별의 눈물은 해마다 푸른물결을 더하니' 이렇게도 들었었구. 오랜만에 들으니 더 좋네요. ^^

waho 2004-04-14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좋네요.

Laika 2004-04-14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그 당시에는 딸딸 외는것에만 신경써서 아무 생각없었는데,
이런곳에서 만나니...감회가 새롭네요...

비로그인 2004-04-14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비>

                                    이수복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送人>...오랜만에 님의 서재에서 다시 만나다니~

이 한시를 보면 항상 떠오르는 시가 <봄비>이기에 이리 한 자락 읊어보고 갑니다~ 냉.열.사의 넋두리.....^^*


잉크냄새 2004-04-16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봄비라는 이 시도 감회가 새롭게 떠오릅니다...
 

푸르른 소멸·48
- 증명사진

             - 박제영 -


초로의 저 사내는 특별한 단골이다
일년 중 이맘때 꼭 한번 증명사진을 찍으러 오는데 벌써 이십 년째다
그 이유가 궁금해서 물으면 대답 대신 웃음으로 넘기곤 했는데
아내 무덤에 해마다 증명사진을 묻어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바로 작년의 일이다

웃으세요 요즘은 증명사진도 웃으며 찍는 게 유행이랍니다
(웃는 낯으로 만나셔야지요)

선생이 봐도 이제 몰라보게 늙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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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4-13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이거 시인가봐요...저렇게 끝나남요? 왠지 읽고 마음이 짠~해지더라는...^^

잉크냄새 2004-04-13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는 산문시입니다.
증명사진속의 표정...
궁금하다가도 문득 보아서는 안될 슬픔이 있을것같아 그냥 웃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낙화

     - 이 형기

 

가야 할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 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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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03-27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막 봄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는데, 벌써 낙화를 떠올리시는 님은 누구신가요...

비로그인 2004-03-28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훌륭한 결실, 순수한 영혼의 성숙을 가져다 준다지만... "가야 할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간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겠지요.... 그래서 그 과정이 더 안타깝구요.^^

잉크냄새 2004-03-28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 제가 철 모르는 철부지랍니다...
냉.열.사님... 그건 아마도 끝없이 안고 가야할 삶의 숙제가 아닌가 싶네요...생의 마지막에 그걸 알고 떠날수 있을런지...

포로롱 2005-04-29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다닐 때 이 시를 배우면서 죽죽 울었다지요. 이별이란 추상적인 감정에 왜 그리도 슬펐는지.
 


겨울 강가에서

                     - 안 도현 -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내리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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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3-20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있는 시네요. 그림도요. 저 이거 퍼갈께요.

잉크냄새 2004-03-19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를, 무엇을 바라볼지 몰라 세월만 소복히 쌓였답니다.
 


 

갈 대
               - 신 경림 -

언제부터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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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3-10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좋아하는 시인데, 사진이랑 같이 있으니 분위기가 더 절묘한데요~ ^^

icaru 2004-03-10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저도 좋아하는 시입니다... ^^ 가을이면...강원도...민둥산에...억새풀인가..갈대인가가..그렇게 장관을 이룬다고 합니다...한번 가 봐야징...

비로그인 2004-03-10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경림 시 중, <목계장터>와 <농무>와 더불어....제가 아끼는 시인데...
시에 대해 아는 것도, 좋아할 줄도 모르는 이 목석같은 인간도 신경림의 시에선 뭔가를 느끼곤 합니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다" .....소리없는 아우성..............

비로그인 2004-03-10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 몇 자 적고 있는 사이에 복순이 언니가 오셨다~!! ^^
동작 무쟈게 빠르시다....
아니다.....
이 놈의 독수리 타가 문제다.
그래서 슬프다~ ㅠㅠ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다......^^*

잉크냄새 2004-03-11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둥산...억새로 유명하죠... 아마 가시려면 시기와 날씨를 잘 보고 가셔야 할겁니다. 2년전 가울에 한번 갔다가 입구를 못첮아서 결국 야밤에 정선에서 소금강으로 야간 주행을 해서 넘어갔죠. 민둥산 입구가 다른 산이랑 다르게 고개에서 내려오는 길목인데, 깜빡하면 놓치기 십상입니다.

icaru 2004-03-20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그래요?? 그런데..제 귀엔 민둥산 행보다... 야밤에 정선에서 소금강으로 넘는 야간 주행이 더 솔깃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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