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 등꽃, 절굿대꽃, 패랭이꽃, 때죽나무꽃, 도장나무꽃, 산딸나무꽃, 백굴채, 자운영, 흰철쭉, 댑싸리꽃, 수국, 인삼, 층층나무꽃, 갓꽃, 후박꽃, 아카시꽃, 민들레, 당귀, 철쭉, 병꽃나무꽃, 고들빼기, 찔레꽃, 장미, 토끼풀꽃, 작약, 꽃잔듸, 이 꽃잔디는 꽃이 작아서 말려놓고 한번 기침하면 다 날아가버릴 정도니, 아주 많이 아주 오래도록 따야 했다. 수영꽃, 동백꽃, 박태기꽃, 자목련, 벽오동꽃, 사상자꽃, 백일홍, 연꽃, 석류꽃, 쥐똥나무꽃, 돌미나리꽃, 붓꽃, 개쑥꽃, 사계화, 이탈리안수수, 개망초, 냉이꽃, 금은화, 따꽃, 접시꽃, 감꽃, 엉겅퀴, 줄풀꽃, 구슬꽃, 단풍나무꽃, 싸랑부리꽃, 구절초, 싸리꽃, 초록꽃, 밤꽃, 돈나물꽃, 쑥갓꽃, 감국, 해당화, 해당화를 따기 위해서 이 마을 저 마을을 돌아다니며 울타리 너머로 꽃도둑질을 해야 했다. 하루는 그의 거동을 수상히 여긴 마을 사람들에게 에워싸인 적도 있다. 명아주꽃, 팽이채꽃, 담배꽃, 질경이, 널러초, 행운나무꽃, 코스모스, 고삼, 머루, 삐삐, 해바라기, 상륙, 당근꽃, 무궁화, 홍화, 도라지, 노나무, 마타리, 능소화, 삼백초, 각시풀꽃, 엄나무, 남천, 서광, 목백일홍, 사철나무꽃, 옥수수꽃, 봉숭아꽃, 맥문동, 부들, 족두리풀, 키다리꽃, 개나리, 원추리, 회화나무꽃, 두릅나무꽃, 참나리, 제피나무, 달맞이꽃, 달맞이꽃은 여름이면 쉽게 볼 수 있고 채취하기도 어렵지 않은데, 문제는 말려놓으면 깨알처럼 작어져버린다는 것이다.

< 비주, 숨겨진 우리술을 찾아서 > p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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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10-25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화주에 들어가는 꽃들이다. 이 정도면 술이 아니라 향기에 취하지 않겠는가
송강 정철의 < 장진주사 > 한 구절이 저절로 나올만도 하다
[ 한 잔 먹세그려 또 한 잔 먹세그려
꽃 꺽어 산(算) 놓고 무진무진 먹세그려 ]

stella.K 2004-10-26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으셨군요. 전 술은 잘 못하지만, 우리나라 술에 대해선 알고 싶더라구요. 백화주라. 한번 마셔보고 싶네요.^^

파란여우 2004-10-26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에 나온 백화주는 무횹니다. 왜? '여우꼬리털'꽃이 없으니까요...우헤헤..^^

잉크냄새 2004-10-26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쩐지 한구석이 허전한 맛이구나! 했더니 여우꼬리털꽃이 빠졌군요.
[구구 빼다구주]로 바꿔야할것 같네요.^^

미네르바 2004-11-02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쁜 일 어느 정도 끝내고 알라딘에 와 보니 심히 불안하네요. 댓글 올리는 것조차 힘들고요. 님도 한동안 글을 안(못)올리셨군요.........................................................(개편된 시스템은 줄을 바꾸기도 힘들고..) 백가지 꽃으로 발효된 백화주라고 해서, 정말 백가지인지 세어보았습니다(무식하게도..) 백가지는 맞는데, 제가 아는 꽃이나 나무들은 66가지밖에 안 되네요. 더 열심히 야생화 공부를 해야겠어요^^ 그런데, 저렇게 예쁜 꽃으로 어떻게 술을 만들까요? 술에 취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향기에 취하겠어요. 그리고 거기에 '여우꼬리털'꽃이 추가 된다면 기가 막힌 술이 되겠지요?(생각만 해도 꼴깍^^*)

잉크냄새 2004-11-03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가지꽃중에 육십여섯가지라....역시 대단합니다. 알라딘 야생화협회 수석부위원장다운 면모입니다. 술에 취하고 향기에 취하고 님들의 글에 취하고...캬~ 좋다.

진주 2004-11-14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에...저는 74개는 알겠는데...(수목원 옆에 살았던 보람이..)제게는 무슨 감투를 주실렵니까? ㅎㅎ

잉크냄새 2004-11-14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더 대단하시네요. 알라딘 야생화협회 수석위원장님이 파란여우님이고 부위원장님이 미네르바님이었는데 아무래도 부위원장자리를 두개로 해야할까 봅니다. 참고로 전 채집부장입니다.^^
 

잠든 사람은 깨우기 쉽지만, 잠든 척하는 사람은 깨울 수가 없는 법이다.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그는 계속해서 잠든 척하고 있기 때문에 깨울 수가 없다. 그대, 차라리 깊이 잠들라. 아니면 자신이 이미 깨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그대가 부처가 아닌체 행동한다면, 누구도 그대를 부처이게 할 수 없다. < 지구별 여행자中 p 179~180 >

다른 사람들이 세워놓은 질서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질서를 발견하는 것, 그것을 나는 자유라 부른다. < 지구별 여행자中 p2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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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magic 2004-10-01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자신의 질서를 발견하는 것, 그것을 나는 자유라 부른다.
좋으네요

미네르바 2004-10-01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요, 다 좋았지만 '성자와 파파야' 부분도 참 좋았어요.
<이 세상에 우연이란 없어. 태어나기 전부터 서로 만나기로 약속을 했기 때문에 만나게 되는 것이지.......... 삶에서 만나는 중요한 사람들은 모두 영혼끼리 약속을 했기 때문에 만나게 되는 것이지............ 모든 사람은 잠시 또는 오래 그대의 삶에 나타나 그대에게 배움을 주고 그대를 목적지로 안내하는 안내자들이야.>
바람처럼 잠시 스쳐지나가는 만남도, 오랫동안 내 곁에 있는 만남도 모두 영혼끼리 약속을 한 만남이고, 나에게 배움을 주고, 내 삶의 목적지로 인도하는 안내자라는 것. 그렇게 생각한다면 어떤 만남이고(설령 상처를 준 만남이라고 하더라도) 모두가 감사하고,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젠 기억조차 할 수 없던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지금 여기에 내가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다시 이렇게 서재에서 뵙게 되어 참 기뻐요.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셨나봐요.

잉크냄새 2004-10-02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유에 대한 정의로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미네르바님 서재에서 리뷰 보았답니다. 류시화님 최고의 잠언집이 아닌가 싶어요.
 

행복의 비밀은 당신이 무엇를 잃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얻었는가를 기억하는데 있소. 당신의 얻은 것이 잃은 것보다 훨씬 많다는 걸 기억하는 것이오.  < 지구별 여행자中 p43 >

 

그는 단순한 소똥철학자나 궤변론자가 아니었다. 그는 시종일관 내게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 일을 배우라고 말하고 있었다. 고통이란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 지구별 여행자中 p43 >

 

결국 나는 완벽한 인간이 아니며, 생은 온갖 시행착오를 거치기 마련이라는 것, 자신의 시행착오를 너그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시행착오라는 것, 따라서 자신을 괴롭힐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구루지는 내게 일깨워 주고 있었다.  < 지구별 여행자中 p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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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2004-09-19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통이란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란 말...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거부하기에, 거기서 오는 마찰이 고통을 불러 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나에게 다가오는 일들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 조금은 삶이 가벼워지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되네요.
저 책 아직 안 읽어 봤어요. 오래 전에 보관함에 넣어두긴 했는데... 류시화님의 글은 잠언처럼 오래 오래 생각하게 만들어요. 추석 때 한 번 읽어 보아야겠어요.

잉크냄새 2004-09-19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시화님의 글은 시집, 잠언집, 산문집등 이것 저것을 읽어보았는데 지금 읽고 있는 < 지구별 여행자 > 가 괜찮은 것 같아요.
자신에게 다가오는 일들을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인다는 것 참 어려운 일일테지요.
 

파리가 예술의 도시라는 명성을 누리는 것은 이처럼 언제나 기존의 관습과 관성을 일상적으로 뛰어넘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파리에서 깨닫게 되는 것은 자유의 반대는 구속이 아니라 타성(惰性)이라는 사실입니다. 타성은 우리가 그것이 억압이나 구속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 그것은 견고한 무쇠 방입니다. 새로운 사고와 새로운 감성이 갇혀 있는 상태입니다.

- 신영복 교수의 <더불어 숲> 中  p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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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7-13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불어 숲>을 오래도록 잊지 못하시는가 봅니다. 아니면 내가 그런가...?!

호밀밭 2004-07-13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유의 반대는 타성이다. 맞는 말이네요. 자유라는 말이 참 편안하게 들리네요. 이상하게 그 말이 참 멀리 있는 말처럼 들려요. 그냥 영화 속에 있는 말같고 세상 속에는 다른 말들이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책 저도 한 번 읽어 보고 싶네요.

잉크냄새 2004-07-14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타성에 젖어 사는한 자유는 없겠죠.^^
이 책 꼭 한번 읽어보세요. 참 괜찮은 책이네요.

icaru 2004-07-14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움~~~!!! <더불어숲>을 여적지 못 읽고 있는 저에게도 ~~ 적잖이 자극이네요...
사실 저...저 책 사놓고 읽어볼려구 수삼번 시도...

그러나...유럽의 역사와 역사기념물들이 깜깜인 관계로..자꾸자꾸 맥이 끊겨야 했다는....핑계아닌 핑계로 못 읽어온것에 대해 구차한 갈음을 합니당...헉...
 

단죄없는 용서와 책임없는 사죄는 은폐의 합의 입니다.

- 신영복 교수의 <더불어 숲>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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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2004-07-02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입니다. 요즘 대한민국 정말 짜증민국입니다..... 국민들 가슴에 멍들이고 한숨만 나오게 하니... 이젠 서울시장까지 나서서... 용서하지말아야겠죠?

잉크냄새 2004-07-02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때는 우리민족은 관대한 민족이라 생각했는데 요즘은 관대함은 허울좋은 표현일뿐 단죄해야할 대상에 대해 쉽게 망각해버리고 마는 건망증 많은 민족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렇게 살아 숨쉬고 있으면서 레테의 강은 왜 그다지 건너다니고 있는건지...

icaru 2004-07-02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더불어 숲>이네요...저는 언제 다 읽는다죠...ㅠ.ㅠ

호밀밭 2004-07-02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폐의 합의, 야합이겠지요. 사람들 마음은 하나로 가는 듯한데 윗선이라고 불리는 곳은 여러 갈래로 흩어져 있네요. 7월, 참 살기가 팍팍한 느낌이 드네요. 지지부진한 하루하루, 갑자기 확 변하기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뭔가 꽉 막힌 곳이 많은 나날이네요.

잉크냄새 2004-07-03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나라 정치인의 주특기가 야합이죠.
정당한 일에는 협력하는 일이 없으나 부당한 일에 야합하는 경우는 흔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