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충한 날씨는 계속되었다. 비 내리는 흑해 연안의 어느 민박집에서 홀로 밤을 지새우던 시간을 뒤로 하고 아침 일찍 길을 떠났다. 카파도키아에 도착한 것은 보슬비가 촉촉히 내리던 한밤중이었다. 칠흙 같은 어둠 속에 희미하게 서있는 표지판을 뒤로하고 무작정 언덕을 올라 언덕 맨 끝에 자리한 숙소에 자리를 잡았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칡흑 같은 어둠 속에서 그저 발길이 닿는 대로 찾아간 숙소는 다음날 잊을 수 없는 풍경을 선사해 주었다. 눅눅한 날씨에 지친 나그네의 발길을 달래주려는 듯 오랜만에 나타난 햇살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풍경을 더욱 환하게 비추어, ‘, 과연 이 곳이 진정 지구별에 존재하는 도시인가하는 감탄과 함께 아침도 잊고 햇살이 정수리에 내리 꽂힐 때까지 달에 첫 발을 내디딘 암스트롱인양 언덕 구석 구석을 돌아다니게 하였다.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피해 달아나 정착한 돌산의 동굴은 이제 여행자들을 맞이하는 숙소로 탈바꿈 되어지고 있었지만 언덕 위에서 바라보이는 마을 풍경은 경박스럽거나 소란스럽지 않은 아직 태동하지 않은 태고의 신비인양 조용하고 고요했다. 면허도 없이 빌린 오토바이를 타고 궤레메 외곽을 달리는 길은 또 다른 풍경을 떡 하니 꺼내놓았는데, 각양각색의 무지개 떡인 양 화려한 지층으로 축적된 로즈 밸리, 스머프 버섯집의 기원이 된 파샤바 등 도화지처럼 펼쳐진 풍경은 바람을 맞으며 달려가는 오토바이를 풍경 속의 한 점으로 만들어버리곤 했다  

 

<가파도키아 마을 풍경> 

처음 여행을 시작할 때는 내가 잃어버렸을지도 모를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든가 아니면 영혼의 구석 어딘가에 덕지덕지 달라붙어있을 욕망의 덩어리를 버려야 한다든지 하는 의무감 비슷한, 어쩌면 강박관념이라 표현해도 좋을 무엇인가가 분명 존재한 싶었다. 인도-네팔 45일간의 1 여행을 마치고 남미와 중동을 저울질하다 중동으로 떠나온 이번 여행은 그저 발이 가져다 주는 자유로움을 따라 걷고 있는 했지만 그래도 가슴 어딘가에는 설명할 없는 덩어리가 문득 느껴지곤 하였다. 그런데 터키 카파도키아의 어느 동굴 호텔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 " 게바라", 오랜 세월 습관처럼 의미 없이 반복되는 삶이 지겨워질 무렵 여행을 떠나 삶의 이면을 다시 한번 바라보라고 떠민 이가 그였다. 그가 의대생 시절 오토바이 한대로 떠난 남미 여행이 나에게 길을 떠나도록 오랜 세월 재촉했고, 속삭임에 발을 내딪은 것인데, 그의 여행기를 다시 읽으며 내가 떠난 의미를 다시 떠올려보게 것이다. 너무 욕심은 부리지 않을 생각이다. 사실 욕심만으로 일도 아니지만나무는 겨울에도 자라고 있음을 나이테가 보여주듯 자유로운 떠남 어딘가에도 영혼은 조금씩 자라고 있을 것이다 내리던 터키의 어느 시골 버스 안에서 창문 밖으로 그려지던 그리운 이들의 서늘한 눈매, 그것만으로도 지금은 충분히 충만하다.  



<카파도키아 열기구 - 세계 열기구 3대 포인트중 한곳>

가끔은 나무를 흔드는 바람이 나를 부르는 손짓처럼 느껴지고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거울로 희롱하는 햇살의 장난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 날은 내 몸을 감싸는 대지의 기운이 다 그런 듯 하여 일손을 놓고 하염없이 창밖을 바라보곤 했다. 피죤 밸리라 불리는 언덕은 간만에 모습을 드러낸 햇살에 녹기 시작한 눈이 질퍽거리고 있었고 아직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세우게 만들었다. 어제의 흔적인지 오늘 아침 먼저 내려간 이의 흔적인지 뭉그러진 발자국을 따라 조심스럽게 계곡을 내려가다 바람을 타고 실려온 소리에 사로잡혔다. 계곡 안을 부딪히며 메아리치는는 소리는 그 방향을 쉽사리 나에게 보여주지 않았는데 그나마 방향을 잡아갈 수 있었던 것은 그 알 수 없는 소리 속에 나의 마음을 이끄는 어떤 요소가 분명히 존재한 듯 싶다. 비탈진 언덕을 미끄러지며 올라 도착한 곳에서는 나를 이끌던 그 소리로 온통 가득 차 있었다. 교회 종소리보다는 경쾌하지 않고 절의 풍경 소리보다 묵직하지 않지만 초원을 쓰다듬는 바람과 어울리는 투박하지만 콧노래가 그냥 나올듯한 경쾌한 소리였다. ‘멜하바를 외치며 웃음으로 나를 맞아주던 어느 늙은 목동이 이끌던 양떼의 풍경 소리였다. 어느덧 눈이 녹기 시작한 푸른 초원을 배경으로 울리던 양들의 합창은 잊을 수 없는 감흥를 선사해주었다 
 


 

< 카파도키아 양치기>

땅덩이 넓은 대부분의 나라들이 그렇듯이 터키 또한 야간 버스 시스템이 훌륭하게 갖춰져 있다. 여행 시간 확보를 위해 주로 야간 버스를 타고 이동하였는데 몸이 적응하니 밤이 선사하는 아름다운 감흥에 젖어 들곤 했다. 지저분하고 깨진 창문 사이로 새어 든 바람으로 얼어 죽을 뻔한 인도의 야간 버스와는 달리 터키의 야간 버스는 천국을 향해 가는 어느 길 위에 있는 듯 편안하다. 차장은 제복을 말끔하게 차려 입은 터키 청년들인데 주로 간식을 챙겨주거나 중간 경유지에 내려야 하는 손님을 일일이 챙겨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가끔 잠이 들었다 깨어나면 몸을 뒤척이는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고 어느새 차장이 옆에 다가와 손을 내밀라고 한다. 잠결에 손을 내밀면 레몬 향이 가득한 스킨을 손에 뿌려주는데 아직 의식이 채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손 위의 레몬 향을 맡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다. 향기로운 꿈을 꾼 느낌이랄까. 그 버스 안에서 꿈과 의식의 거리는 머리와 손의 거리에 불과했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꿈과 레몬 향 사이를 오고 가노라면 마치 레몬밭 사이를 헤매다 꿈으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카파도키아 명물 항아리 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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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11-27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는 겨울에도 자라고 있음을 나이테가 보여주듯 자유로운 길 떠남 어딘가에도 영혼은 조금씩 자라고 있을 것이다"


"비 내리던 터키의 어느 시골 버스 안에서 창문 밖으로 그려지던 그리운 이들의 서늘한 눈매, 그것만으로도 지금은 충분히 충만하다"


"가끔은 나무를 흔드는 바람이 나를 부르는 손짓처럼 느껴지고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거울로 희롱하는 햇살의 장난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아.. 기억해두고 ..두고 두고 꺼내 보고 싶은 글들이예요..
잉크냄새님..
이런 글들을 쓰실 수 있는 잉크냄새님이 부럽습니다.
더 깊어지고 더욱 마음 저 깊숙한 곳들과 만나고 있으시군요..


저도 그 양들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합창을 듣고 싶습니다.
저 끝 어디에서 제 자신과 깊숙히 깊숙히 대면하고 싶습니다.

잉크냄새 2011-11-28 10:25   좋아요 0 | URL
부족한 글, 항상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년도 더 지난 여행기를 지금 쓰려니 기억이 가물거려 그 당시 일기에 썼던 내용들에 아직 가슴 한켠에 남아있는 감정을 살로 붙여 조금씩 엮어가고 있습니다.

여행기를 쓸때마다 다시금 길을 나서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비연 2011-11-27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곳에 가본 적이 있죠. 아직까지도 마음에 인상깊게 남겨둔 곳 중 하나이구요..
잉크냄새님 글을 보니 더욱 그리워지네요...아..

잉크냄새 2011-11-28 10:16   좋아요 0 | URL
비연님도 다녀오셨군요. 터키도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만한 여행지죠.

전 그곳에 3일 정도 머물렀는데 연휴를 이용해서 짧은 여행을 오시는 한국분들도 많으시더군요.

BRINY 2011-11-28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터키 다녀온지 10년이 넘었는데, 그 레몬향 콜론수의 향기가 아직도 남아있답니다.

잉크냄새 2011-11-29 10:39   좋아요 0 | URL
그 레몬향의 정체를 콜론수라고 하나 보네요.
아마도 터키를 떠올리면 가장 오래도록 남아있을 기억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風流男兒 2011-12-10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돌산 사진, 조용하게 시선을 담게 만드네요.
언젠가 꼭 가봐야겠어요.
언제나 눈과 마음 모두 즐거워지는 사진 감사해요 ^^

잉크냄새 2011-12-13 12:48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눈을 뜬 첫날 아침, 마을과 어울러진 돌산에 흠뻑 취해 밥도 잊고 마을 언덕을 돌아다녔답니다.

꼭 시간내셔서 한번 가보시길 바랍니다.

2012-01-01 0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3 1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십을 넘기면 절대 떠날수 없을것 같기에 회사를 그만두고 무작정 떠난 배낭여행길이 어느덧 세번째에 접어들었다. 처음 배낭을 메고 인도 델리 공항에 도착했을때의 설레임과 두려움은 이제 찾아볼수 없지만 아직도 걸어보지 않은 길 위에 서는 그 감흥만큼은 첫눈을 밟는 설레임만큼이나 시간이 지나도 줄어들지 않는다. 고단한 몸이 짊어진 배낭의 무게만큼이나 무거운 삶의 방향이 가끔은 의도한 바대로 흘러가는구나 싶기도 하여 슬며시 웃음짓기도 한다. 어느덧 삶의 현장으로 돌아온지 반년이 훌쩍 지난 사진을 올리면서 그때를 상기해본다. 아직 쓰여지지 않은 여행기가 자꾸만 누적되어 간다.  

1. 운남성 쿤밍 (云南省 昆明)  

 - 운남성은 세계의 배낭여행자들이 집결하는 곳이다. 중국의 소수민족 대다수가 살고 있어 한족 위주의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문화를 유지하며 풍경 또한 색다르다. 

 

< 운남 소수민족촌 공연 장면> 

 

<석림>  

2. 운남성 따리 (云南省 大理) 

 - 대리국을 떠올린다면 쉽게 이해할수 있는 지역이다. 소수민족중 백족이 주로 생활하며 고구려인지 고려인지 확실하지 않으나 한민족과 뿌리가 같다고 한다. 흰옷을 주로 입으며 깨끗하고 선한 인상의 민족이다. 음식 또한 한국과 비슷한 맛을 지녀 한뿌리임을 실감케 한다. 

 

<백족 전통 가옥> 

 

< 따리의 명물 삼탑사 전경> 

 3. 운남성 리쟝 (云南省 丽江) 

- 중국인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곳이다. 소수민족중 잘 알려진 나시족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이나 중국 정부의 상업화에 물든 모습이다. 리쟝 고성은 옛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나 이미 상업화의 물결에 밀려나는 모습이다. 그래도 해질녘의 골목 풍경은 넋을 잃게 만든다. 

 

<옥룡설산 풍경> 

 

<리쟝 고성> 

4. 운남성 중띠엔(云南省 中甸) 

 - 중띠엔이란 명칭보다는 샹그릴라로 더 알려진 곳이다. 20세기 초에 어느 서양 작가의 책에 소개되면서 샹그릴라를 찾기 위한 여행자의 행렬이 줄을 이었고 중국 정부가 발빠르게 샹그릴라로 선포한 곳이다. 실질적인 샹그릴라는 더 북쪽의 사천성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 풍경으로 말하자면 이곳을 샹그릴라라고 여겨도 손색이 없을것 같다. 

 

<송찬림사 (松赞林寺)> 

 

<티벳승> 

5. 사천성 청두 (四川省 成都) 

 - 삼국지 촉나라의 수도이자 두보의 고향이다. 사천대지진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다. 티벳 포탈라궁을 보고자 하는 많은 여행자들이 머무르는 곳이다. 티벳으로 넘어가려면 이곳 청두와 칭하이성 꺼얼무 두곳을 이용해야 한다. 티벳 독립운동이 발생한 3월달에 도착하여 중국 당국의 엄격한 통제로 티벳행이 무산되다. 

 <사천 오페라> 

 

<려산대불 - 중국 4대 석불의 하나> 

6. 사천성 쥬자이고우 (四川省 九寨沟) 

 - 쥬자이고우의 물을 보지 않고 물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맑고 투명한 물이 계곡을 흐른다. 심한 가뭄으로 물이 줄어들었으나 가히 천하일품의 물이 어떠한지를 보여준다. 두 시간 거리 떨어진 황륭의 물 또한 천하1,2위를 다툴만하다. 

 

<쥬자이고우의 물> 

 

<황륭의 물 - 해발 4500 고지의 정상에 위치> 

7. 사천성 루구후 (四川省 泸沽湖) 

 - 사천성과 운남성의 경계에 위치한 호수이다. 티벳행이 좌절되어 무작정 밤기차를 타고 9시간, 아침 버스를 타고 8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이다. 교통이 불편한만큼 여행자들이 적어 며칠을 혼자 조용히 보냈다. 

 

<루구후 아침 풍경> 

 

<루구후 전경> 

8. 귀주성 황과수폭포 (贵州省 黄果树 瀑布) 

 - 중국에서 1,2위를 다투는 폭포이다. 얼마전 박지성이 면도기 선전에 나온곳이다. 폭포와 절벽 사이를 통과하는 모습이 색다르다. 

 

<황과수 폭포 - 가운데 보이는 줄이 사람이 통과하는 곳이다.> 

 

< 폭포 - 명칭은 잊어버렸다. 황과수 폭포보다 더 인상적이다> 

9. 광서성 양수오 (广西省 阳朔) 

 - 桂林山水甲天下 阳朔风景甲桂林 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구이린을 중국 최고의 산수로 친다면 구이린에 속한 양수오의 풍경을 구이린 최고의 풍경으로 꼽는다. 개인적으로도 내가 그동안 상상한 가장 중국적인 풍경이 아닌가 싶다. 

 

<양수오 풍경 - 무협지에 잘 나오던 가장 중국적인 풍경> 

 

<양수오 밤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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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2차 배낭 여행기를 마무리 하지 못했다. 기록해야할 여행기는 아직 남아있는데 쉽사리 글이 써지지 않는다. 여행일지에 빼곡히 남아있는 그때의 기록들을 하나 하나 들추며 다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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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인생. 2011-08-12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루구후의 아침풍경은 수채화의 한장면 같네요. 여전히 진행중이시네요 잉크냄새님. 운남성과 윈저우는 비슷한 동네인가요. 저 올해초 에 윈저우에서 일년동안 살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지금 살짝 후회되지만.^^ 한국땅을 밟고있는 이상 해야할일들이 너무 많네요.ㅎ 거대한 국가 중국 그치만. 그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소박함에 깜짝 놀랐던 지난 4월 북경여행이 떠올라요. 마치 우리나라 70년대를 본것마냥. 그 옷차림과 빨갛게 그을린 얼굴이 넘 인상적이였어요. 과하게 남을 신경쓰는 우리나라와 달리. 심플하다고 할까. 좀 부럽기두 하더라구요

잉크냄새 2011-08-12 14:01   좋아요 0 | URL
네, 중간중간 단절이 되지만 그래도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표현이 어울릴듯 싶네요. 윈저우면 어딜까요? 저도 정확히 어딘지는 알지 못하겠네요. ~저우로 끝나는 지명중 유명한 곳이 항조우,수조우,광저우 정도인데 어딜까요?

중국 풍경이 70년대라는 표현에는 공감이 가면서도 도시화된 풍경은 꼭 그런것만이 아닌지라 70년대와 2000년대가 공존하는 곳이라는 표현이 더 그럴싸해 보입니다.

비로그인 2011-08-12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국이 넓긴 넓군요!!ㅎㅎ 돌아오셔서 쓰신다니... 그럼 지금은 한국에 계신 건가요?^^

잉크냄새 2011-08-12 14:02   좋아요 0 | URL
아, 돌아왔다는 것은... 여행에서 돌아왔다는 의미입니다.
아직 중국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stella.K 2011-08-12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 잊어버리셨다던 폭포 대단합니다.
어디서 찍은 건가요? 산인가...?

잉크냄새 2011-08-14 14:39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오랫만이네요.
산의 계곡을 따라 위치한 폭포입니다.
황과수 폭포 지역이 넓어 택시를 타고 돌았는데 기사가 황과수 폭포보다 더 멋진 곳을 소개해준다면서 알려준 곳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8-12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에도 대림동이란 동네를 가면, 양수오 풍경과 유사한 거리 풍경을 만날 수 있어요~^^

전 루구후 전경이 좋은걸요.
한참동안을 들여다보고 앉았었어요.
어찌됐든, 님의 여행기는 계간인게죠?

중국 날씨는 서울처럼 변덕스럽지 않으려나요?
좋은 글, 좋은 사진 잘 봤습니다~^^



잉크냄새 2011-08-14 14:46   좋아요 0 | URL
서울에도 그런 풍경이 있군요.
요즘은 글이 써지지 않네요. 여행기를 마무리하긴 해야 하는데...
지금 추세로 봐서는 계간도 되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항상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1-08-12 2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14 14: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16 1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30 1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31 1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18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12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14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風流男兒 2011-08-17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나 정말 비경이네요.
여행에서 돌아와도 계속 중국에 계시는 거군요.
저는 서두만 보면서 아 한국에 계시는건가 싶었는데, 댓글을 보니 아니군요 ^^

숨겨진 여행기들과 사진이 정말 기다려지는데요
천천히, 개봉해주셔요

잉크냄새 2011-08-30 12:03   좋아요 0 | URL
세상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고 다양하다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그 많은 세상중 한정된 일부를 살아가면서도 왜 그리 척박해야 하는지요.

하나 하나 이야기들을 기록하며 나아가야 하는데 요즘은 글이 쉽사리 써지지 않는군요.

개봉은 언젠가는 합니다.ㅎㅎ

2011-08-25 0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30 1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애초에 흑해 연안을 따라 터키 동부로 이동하고자 하는 계획이 없었던건 아니지만 '아마스라'라는 흑해 연안의 작은 어촌 마을로 향하게 된것은 '아마스라'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큰 몫을 차지했다. 붉은 지붕의 작은 어촌 마을의 사진보다도 그 위에 자리한 마을의 이름에 한동안 눈길이 머물렀다. '아마스라' 를 조근히 속삭여보면 아스라히 멀어져가는 말로 표현할수 없는 흐릿한 영상이 머릿속을 맴돌았고 발길은 자연스레 그곳으로 향했다. 어촌 마을로 향하는 언덕길은 터키 겨울철 우기 특유의 날씨들 동반하였는데 빗물이 흐르는 창밖으로 지나치는 나무의 녹색 옷차림은 그 음울한 기분을 다소나마 달래지고 있었다. 차를 갈아타고 넘어가는 마지막 고개에서 바라본 작은 마을은 손바닥을 들어 가려질만큼 작은 곳이었다. 푸르른 바다를 배경으로 붉은 지붕을 어깨동무 삼아 자리잡은 마을은 동화속에서 구술되던 마을이라 할만했다.   

<아마스라- 북해 연안의 어촌 마을> 



세상의 어느 촌이나 마찬가지로 이곳 또한 젊은이가 떠난 마을을 노인들이 지키고 있었다. 한국전쟁과 월드컵으로 한국에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이곳 노인들에게 배낭을 메고 나타난 동양인이 신기했던지 바닷가를 산책하던가, 식당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던가 하면 영락없이 나타난 흰 수염의 터키 노인들에게 질문공세의 대상이 되곤 했다. 그들과 대화를 하거나 허름한 카페의 한 구석에서 바라보다 보면 터키 노인들에게서는 늙어감에 대한 자연스러움이 묻어난다. 인생의 막바지를 향해가는 고독과 두려움보다는 현재 주어진 시간을 살아간다는 느낌, 최선을 다해 늙어간다는 느낌이 묻어난다. 세월의 바람에 조용히 풍화되어 가고 있는 자연스러운 늙음이다. 문득 인도에서 마주친 노인들이 떠올랐다. 현재를 살아간다는 인도 노인에게서 과거와 미래에 단절된 느낌을 받았다면 터키 노인에게서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조화로움이 묻어난다고 할까. 그들이 바라보는 삶의 지평 너머에는 또 다른 삶이 푸른 돛을 달고 넘어가고 있는것 같았다.   

<아침 언덕 산책길에>

터키 여행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면 잠들기 전 두세 시간 동안 조용히 피우던 장작을 말하고 싶다. 이스탄불을 제외한 겨울철 터키의 숙소는 방마다 난로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국민학교 시절 도시락을 데워 먹던 그 난로와 똑같은 것이었다. 촉촉히 떨어지는 비를 뒤로 하고 어둑어둑해진 골목을 돌아 들어서면 삐걱 열리는 문소리를 확인한 주인 양반이 한동이의 장작을 들고 나타나 오래된 잡지의 한쪽 면을 부욱 찢어 불을 붙이곤 사라진다. 전등을 끄고 장작을 한두개 집어넣으며 소파에 앉아 상념에 잠기다 문득 뒤를 바라보면 내 영혼의 그림자가 보이곤 한다. 한밤중 촛불을 응시해본 사람은 알고 있지 않을까. 그 불빛의 흔들림이 내 영혼의 흔들림이라는 것을. 그것이 나를 투과하여 뒷편의 벽면에 흔들리고 있다. 그건 그림자가 아니라 영혼의 투영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듯 했다. 신처럼 완벽한 형태를 갖추지 못한, 불빛의 흔들림에 그저 속적없이 흔들리는 영혼. 그 속절없는 영혼이 바라보는 가운데 부끄러운 일기를 쓰거나 그리운 이에게 한통의 엽서를 띄우곤 했다. 두세시간후 영혼이 조용히 잠들면 나도 침대에 쓰러져 잠이 들곤 했다.   

<언덕의 제일 좌측에서 혼자 머물다>

일주일 동안 샤프란볼루에서의 단 하루를 빼고 비가 촉촉히 내렸다. 겨울철 우기로 접어든 터키의 날씨는 사람을 축 쳐지게 만들어 여행 경로를 바꾸게 만들었다. 터키 중부에 자리잡은 카파도키아를 마지막으로 터키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물론 한국 물가와 맞먹는 터키 물가에 질린 이유도 없지는 않다. 흑해 연안을 따라 터키 동부를 돌아보려던 계획은 그렇게 무산되었다. 새로운 여행길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아마스라의 어느 식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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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1 15: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24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21 15: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24 1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1-03-21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에서 장작 타는 냄새가 나는 것 같아요 ㅋㅋ 크게 숨 한번 들이켜고 갑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구요^^

잉크냄새 2011-03-24 15:00   좋아요 0 | URL
저에게 후와님 만큼의 사색의 크기와 글솜씨가 있었다면 그 여행의 흥취를 더 잘 표현할수 있었을텐데요...아쉬워요..

후와님도 건강 유의하시길...

2011-03-22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24 1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3-24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을 찬찬히 한참 들여다 보게 만드는 재주를 가지고 계시네요.
옛날 천원 짜리 지폐를 가지고 마당 쓰는 마당쇠를 찾아보는 숨은그림 찾기가 유행이었어요.
답은 마당 다 쓸고 들어갔다...였구요.
언덕 제일 왼쪽의 집도, 지난 사진의 그네도 한참을 들여다 봤어요~^^

저는 장작은 고사하고, 촛불에 비춰 제 영혼의 흔들림을 한번 봤음 좋겠어요.
답은 불낼라...아닐까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잉크냄새 2011-03-24 15:24   좋아요 0 | URL
앗,찌찌뽕.
예전 알라딘에서 이렇게 거의 실시간으로 댓글 다는 것을 찌찌뽕이라고 했지요.ㅎㅎ

제 사진이 그런 마력이 있군요. 거의 혼자 여행을 다니다보니 풍경 말고는 제 사진을 찍는 경우가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말로 설명하다보니...ㅎㅎ

2011-03-29 08: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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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8 12: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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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26 02: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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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8 12: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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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3 08: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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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3 21: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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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5 15: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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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7 13: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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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 청소부의 꿈, 한 장 사진에 이끌리다"

길 가다 만난 어느 여행자가 한국에서 추천할만한 것을 묻는다면 난 서슴없이 세 가지를 말할 것이다. 하나는 끊어질 듯 아스라히 이어진, 달리는 버스 창으로 손을 들어 그 곡선을 따라 쓰다듬는 것만으로도 정겨운 시골의 산 능선이고, 둘은 느끼함으로 범벅이 된 그들의 속을 달래줄 고추 가루 흠뻑 묻은 김치와 반찬수 헤아리기 곤란한 전통밥상이고, 셋은 신발 벗고 누워 잠이 들어도 좋을 고속도로 휴게소의 화장실이다. 여행 중 가장 놀라웠던 사실 중 하나는 대부분의 나라가 화장실 사용이 무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인도는 화장실 옆에 사용료 수급원이 앉아 지키면 대부분 그 옆에서부터 길게 줄을 지워 노상방뇨 하는지라 나도 그 옆에서 동참하곤 했다. 터키는 그 비용을 지불하는데 한국 문화에 익숙한데다 배낭여행자 특유의 경제 관념에 익숙해지면 그 돈이 그리 아까울 수가 없다. 비싼 곳은 무려 1유로나 하는 곳을 보았으니. 또한 여행이 길어질수록 10시간 이상 걸리는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면 자연스레 생리작용에 대한 통제력이 향상되곤 한다. 1유로의 건방진 유혹을 뿌리치고 샤프란볼루로 향하는 야간 버스에 올라탔다. 경험상 다음날 새벽 도착하여 찾아들 숙소까지 문제없을 듯 싶었다. 얼핏 잠이 들었다 깨어난 곳은 고속도로 중간이었다. 차는 잠시 정차한 상태였고 잠결에 바라보니 훈련소로 향하던 청년들이 도로변 산기슭에 올라 일렬로 소변을 보고 있었다. 이게 왠 횡재냐 싶어 허겁지겁 기어올라 그들 옆에 일렬횡대를 유지하며 의식에 참여하였다. 잠시 후 왠지 나를 의식하는 눈초리가 느껴져 바라보니 터키 청년들이 전부 고개를 내밀고 나를 바라보며 무언가를 속삭이고 있었다. 뭔가 수상한 기운이 느껴져 먼저 내려오니 한 청년이 따라오며 말을 걸었다.
왜 남의 나라에 와서 노상방뇨를 하나요?”
너희들이 하니 나도 하지. 이걸 자업자득이라 하니라
잠시 말문이 막힌 청년이 다시 조심스레 이야기를 걸었다.
저기, 우린 내일 훈련소에 입소할 예정이고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고향 앞으로 쏴! 를 하고 있는 겁니다. 나름의 의식이죠
자업자득이란 말로 그의 정곡을 찔렀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반격에 다소 주춤하였다.
나도 한때 군인이었느니라
불쑥 이 말을 던지고 서둘러 버스에 올랐다. 잠든 척 하고 있으려니 성스러운 의식을 마친 젊은이들이 차에 오르며 조심스레 한마디씩 했다.
, 저 사람 예전에 군인이었대

<샤프란볼루 마을 풍경 - 반대편 언덕의 나무 한그루와 그네>

한때 굴뚝 청소부가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어느 시절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영화 속에 등장한 주인공 꼬마가 검댕을 잔뜩 묻히고 굴뚝 청소를 하다 바라본 북유럽 어느 마을의 지붕 풍경에 사로잡힌 시점이었음은 분명하다. 굴뚝 옆에 주저앉아 그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다소 어른스러운, 우수에 잠긴 표정으로 바라보던 그 지붕들의 끝없는 이어짐은 나에게 상당히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었고 이스탄불의 한 숙소에서 집어든 한 장의 사진이 나를 샤프란볼루로 이끈 것이었다. 그곳은 터키가 아닌 북유럽의 어느 마을인 듯 싶었다버스가 정차한 곳은 마을에서 약간 떨어진 곳이었고 언덕을 따라 쭈욱 이어진 길은 아직 여명이 다 밝아오지 못한 새벽이었다. 거미줄의 이슬이 채 마르지 않은 골목길은 오래되어서 낯설지 않은 숨결을 고스란히 뿜어내고 있었다. 1층은 다소 투박한 석조 건물이었고 2층부터는 목조 건물의 형태였는데, 2층 건물은 1층보다 넓어 밖으로 튀어나온 건물의 아랫부분을 큰 나무 기둥을 사선으로 석조 건물에 박아 지탱해 놓은 형태였다. 그리하여 내가 걸어가는 좁은 골목의 윗부분은 이웃집의 창문이 상당히 가깝게 위치하여 서로 손을 뻗는다면 연서 한 장을 전달할 수도 있는 거리였다. 2층 목조건물은 사방이 직접 나무를 깍아 만든 유리창틀로 온통 채워져 막 떠오르기 시작한 햇살을 받기 시작한 동네는 가볍게 반짝였고 창과 창 사이로 겨우 들어선 햇살은 골목길을 서서히 은은하게 물들였다. 누군가 창을 열고 아침을 맞으면 창틀은 나무만이 지닐 수 있는 묵직하면서도 경쾌한 음을 골목길에 흘리고 있었다




<샤프란볼루 지붕 풍경 -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샤프란볼루에서의 일상은 단조롭고도 평화로웠다. 아침 햇살이 눈부신 창 옆에서 주인 아저씨가 가져온 아침 식사를 마치면 신발끈을 묶고 부지런히 골목길을 돌아다녔다. 저 창 너머의 누군가는 내 발걸음 소리에 잠을 깨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햇살의 은은함과 창틀이 들려주는 경쾌함 울림이 일상의 분주함으로 사라질 즈음이면 가볍게 점심을 먹고 언덕에 올랐다. 그곳은 푸른 초원이 멀리 눈 덮힌 산을 배경으로 아득히 펼쳐져 있었는데 그 배경에 방점처럼 한 그루의 커다란 나무와 그네 하나가 소설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오랜 세월 마을을 지켜본 나무 옆의 비꺽거리는 그네에 앉아 그림처럼 아름다운 마을을 바라보곤 했다. 가끔씩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검댕 묻은 소년의 어깨 위로 지나가던 바람과도 같았다. 내 어깨 어딘가에 내려앉았던 삶의 찌꺼기들은 살며시 바람에 실려 마을의 지붕위로 살며시 내려앉을 것이었다. 그리하여 집안의 두런거리는 소리에 귀 기울이다 하나 둘 사라질 운명이었다. 언덕의 그림자가 지붕위로 번질 즈음이면 언덕을 내려왔다. 골목의 오래된 가로등이 하나 둘 불 밝히기 시작할 즈음 또 다시 창문의 경쾌한 울림이 들린다. 저 창을 만든 오래 전의 목공은 알고 있었을까. 그가 조심스레 깍아 만든 창틀의 가벼운 울림이 홀로 길 떠난 나그네의 마음을 이리도 어루만질 것을.  




<아침 산책길 찻집에서 - 차 한잔 얻어마시며>

중동 지역이 배낭여행자에게 각광받는 이유중의 하나가 이방인에게 베푸는 그들의 친절함이라 한다. 특히, 그들은 낯선 이방인을 집으로 초대하여 차를 대접하는 것으로 그들의 호의를 보여준다. 이방인 접대를 가장 큰 미덕으로 여긴다는 유목민 특유의 핏줄이 아직 흐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 그러한 율법을 담고 있는 이슬람의 영향 때문이기도 하다. 마을 외곽을 따라 길게 움푹 파인 계곡을 따라 산책을 나갔다 길을 잃었다. 길을 잃었다기 보다는 방향을 알되 돌아오기 곤란한 지점에 놓인 것이다. 두 시간 가량 숲을 헤치고서야 가시넝쿨을 온몸 가득 붙이고 올라오다 한 청년을 만났다. 약 한 시간 전부터 계곡 위쪽에서 나와 방향을 같이하며 내가 가야 할 길을 알려준 청년이다. 그는 샤프란볼루의 한 호텔에 근무하는데 그도 산책을 나왔다 계곡 아래서 허둥대는 나를 발견한 것이다. 그를 따라 찾아간 그의 집은 소박했다. 담장 밖 건초 더미에는 흰 망아지가 홀로 풀을 뜯고 있었고 낮은 담장 작게 놓인 창문을 통해 들여다보인 거실엔 난로 위 주전자가 끓고 있었다. 소박한 소파와 아래 깔린 거친 양탄자는 난로의 열기를 품어 아늑했다. 그의 동생과 약혼녀를 포함한 네 명은 난로 옆 양탄자에 둘러앉아 어설픈 영어나마 가능한 모든 말들을 쏟아냈다그들의 사진을 몇 장 담고 돌아오던 어느 다리 위에서 그는 하얀 볼펜을 건넸다. 골목길을 돌아서며 바라보니 그는 아직 그 다리 위에 서 있었다. 누군가 나의 뒷모습을 저리 오래 바라보아 주었던 적이 언제런가. 외로움은 같은 크기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한 움큼의 관심과 애정이 이리도 마음을 감싸 안는다는 것을 보여주며 그는 작은 점이 될 때까지 그 다리 위에서 손을 흔들었다.  



<샤프란볼루 골목의 구두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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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mssim 2010-07-13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맨 아래 사진에 시선이 오래 머뭅니다.
좋은 글, 사진 잘 보고 갑니다.

잉크냄새 2010-07-13 17:49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저도 좋아하는 사진입니다.

BRINY 2010-07-13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녀온 지 8년이 지났지만, 아직 선명하게 남아있는 제 기억 그대로의 사진이라 더 반갑습니다.

잉크냄새 2010-07-14 09:1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저 마을의 저 풍경은 8년이 더 지난다 해도 그 모습을 지키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디 2010-07-13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긴 휴가를 받아놓고 여행을 떠날지에 대해 살짝 망설이고 있었는데 올려주신 글에 마음이 벌써 날아갔습니다. 작년에 터키에서 줄창 이스탄불에만 머물지 말고 흑해지역으로 올라가볼걸 하는 아쉬움이 생기네요. 시원한 여름 보내세요. (^^)(__)(^^)

잉크냄새 2010-07-14 09:22   좋아요 0 | URL
아무 정보도 없이 찾아간 터키인지라, 그저 이스탄불, 파묵칼레, 카파도키아 정도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방명록에 붙어있던 한장의 사진이 저를 그곳으로 이끌어주었습니다.

님도 시원한 여름 보내시길...

2010-07-14 19: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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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5 1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0-07-13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글을 읽으면 항상 마음이 분주해 져요~
(항상 시간이 부족한 거 같아요~ㅠ.ㅠ)
그냥 한번 읽고 지나가는 걸론 왠지 부족한 거 같고,
붙들고 앉아 있다보면 빨려들어 넋을 놓고 앉아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돼요.

저는 오늘,
'누군가 창을 열고 아침을 맞으면 창틀은 나무만이 지닐 수 있는 묵직하면서도 경쾌한 음을 골목길에 흘리고 있었다.'
요기까지예요~

아직 채 못읽어 추천은 누를 수가 없어요~
어느날 추천의 숫자가 하나 업그레이드 돼 있으면 제가 다녀갔구나 하세요~^^


잉크냄새 2010-07-14 09:21   좋아요 0 | URL
그저 넋두리에 지나지 않는 글을 읽으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벌써 기록했어야할 여행기를 1년이나 지난 지금에야 하나둘 올리고 있고 그것도 한달에 한두번 밖에 못올리고 있네요.

님이 방문하실때 저 묵직하면서도 경쾌한 음이 서재에 흐르리라 생각합니다.ㅎㅎ

2010-07-14 2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15 0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7-15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장실이 유료가 많다니...그저 으슥한 언덕에서 실례하는 수밖에 없군요.

잉크냄새 2010-07-15 16:26   좋아요 0 | URL
노이에자이트님도 군대를 갔다 오셨으니 터키에서는 슬쩍 실례하셔도 무방할 겁니다.ㅎㅎ
특히, 터미널에서 화장실이 유료일때는 참 할말이 없더군요. 그것도 비싼 곳은 1유로 가까이 하더군요.

양철나무꾼 2010-07-17 0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곳 서재 이름을 제 맘대로 '시간도둑'으로 정했어요~
자꾸 넋을 놓게 돼,시간이 쪼개져 있을 땐 들어올 수가 없어요.
오늘도 페이퍼 하나를 제것으로 만들지 못하네요~
눈꺼풀이 방바닥이랑 뽀뽀하자네요~^^

잉크냄새 2010-07-17 09:53   좋아요 0 | URL
시간도둑...좋네요. 갑자기 밥도둑이 생각나며 게장이 묻어있는 밥 한그릇이 떠오릅니다.ㅎㅎ
지금 돌아보면 뭔 글을 그리도 주저리 주저리 많이 썼는지 모를 일입니다. 그 옛날의 일이지만...

2010-08-06 16: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09 1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9 16: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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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30 10: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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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09-01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9월1일 오후 4시에...9월 문안 인사 여쭐려고 왔다갑니다.
저 위의 그네가 숨어있다는 사진도 한참 보고 가구요~

저 사진을 대문사진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여?
(그럼 다른 사진들이 서운해 하려나~)
저 사진을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습니다.

양철나무꾼 2010-09-19 23:07   좋아요 0 | URL
덧.추석 문안 인사 여쭐려구요~^^

잉크냄새 2010-11-06 14:56   좋아요 0 | URL
아, 오랜 시간이 흘렀군요.
추석 문안인사에 이제야 답글을 답니다.
양철나무꾼님도 잘 지내시길...

風流男兒 2010-11-23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터키에 다녀오셨군요. 언젠가 꼭 가봤으면 하는 도시였는데 ^^
정말 좋으셨겠어요!!

잉크냄새 2010-11-26 15:21   좋아요 0 | URL
네, 터키도 워낙 많은 여행지가 있는지라 시간 여유되시면 오랜시간 걸어보시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2010-12-24 1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03 1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오스의 손길을 피해 달아나다 "  


밤은 끝없이 이어졌다. 벌써 훤히 동이 틀 시간이었지만 밤은 새벽의 여신 에오스의 손길을 외면하고 자꾸만 달아나고 있었다. 비행기 꼬리에 살짝 얹혀질 아침 햇살을 피해 어둠은 서쪽으로 줄행랑치고 있었다. 벌써 깨어난 몸의 감각기관들은 기지개를 켜고 있었지만 어둠을 응시하는 마음 한구석은 아직 꿈이었다. 아니 진짜 꿈이었을지 모른다. 비행기 날개를 따라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고개 들어 바라보던 전설마냥 아득한 별의 속삭임이 아니라 내 귓가에 살며시 잦아드는 그런 속삭임이었다. 어깨 높이에 매달린 별은 그 눈높이 만큼이나 정겨웠다. 허리를 구부리고 자세히 보아야만 그 아름다움을 보여주던 풀꽃처럼 손에 잡힐 듯 어깨에 내려앉는 별은 아득한 그리움으로 바라보던 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인도 델리로 향하는 비행기에서는 별을 보지 못했다. 첫 여행의 가벼운 흥분으로 저 아래 반짝이는 인간의 꿈을 보았다. 저 곳이 캘커타일까? 바라나시일까? 내가 곧 발디딜 땅에 대한 호기심에 하늘을 보지 못했다. 지금의 밤은 우편을 싣고 밤하늘을 비행하던 생떽쥐베리가 바라본 하늘이 그대로 펼쳐진 듯 싶었다. 그 별들 사이를 유영하던 그를 살며시 품어버린 지중해를 떠올리곤 그가 불시착한 별을 바라보았다. 몇 시간 후 도착한 이스탄불은 아직 어두웠다. 밤은 한참이나 더 계속되었다.  



<술탄 아흐멧의 블루 모스크>

비 오는 새벽 거리는 을씬년스러웠다. 술탄 아흐멧의 고풍스런 건물 사이 골목을 돌아 나온 택시가 공원의 어느 한 곳에 멈추어 섰을 때도 그곳의 풍경은 어둠에 쌓여 있었다. 숙소를 찾아 한 바퀴 빙 돌았지만 허탕을 치고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와 비 내리는 벤치에 앉아 담뱃불을 붙이는 순간, 새벽녘의 푸르름을 배경삼아 환영처럼 떠오르는 블루 모스크가 보였다. 아! 짧은 감탄 속에 담배마저 떨어뜨리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저 푸르름, 어딘가 낯익다 싶더니 모든 세상의 새벽의 푸르름이 떠올랐다. 각각의 지역마다 그 채색을 달리하지만 그가 품어 안는 세상의 빛은 똑 같은 것이었다. 맥그로드 간즈의 안개빛 새벽도, 바라나시의 주황빛 새벽도, 포카라의 황금빛 새벽도 그 푸르름이 나를 감싸고 돌 때 깊은 바다 속으로 침전하는 아늑함에 빠져들곤 했다.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는 술탄 아흐멧의 한쪽 편은 아야소피아 성당이 자리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새벽, 비에 젖은 벤치에 쭈그리고 앉아 새벽을 맞이한 그 곳은 묘하게도 블루 모스크와 아야소피아 성당의 중간쯤이었다. 그러니까 나의 이번 여행은 이슬람과 천주교 두 신의 축복 속에 시작된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술탄 아흐멧의 아야소피아 성당>

윗통을 벗어 제끼고 트럭에 올라타 터키 국기를 휘날리며 큰 소리를 외치던 젊은이들을 보았을때 반정부 시위가 일어난 줄 알았다. 가슴속 깊은 울분을 토해내듯 터져 나오는 함성과 그것에 화답하는 자동차의 경적소리는 분명 시위였다. 이스탄불의 버스 정류장은 온통 그런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잠시 후 사람들로 빙 둘러 만들어진 원 속에서 젊은이들이 부모님들을 모시고 나와 춤을 추었다. 나도 낯선 손에 이끌려 원 안으로 끌려가 잠시 몸을 흔들다 뻘쯤하게 나왔버렸다. 이 시위 같기도 하고 축제 같기도 한 행위가 무엇인지를 안 것은 버스에 올라타고 나서였다. 떨어지지 않는 무거운 발걸음을 겨우 옮기며 버스에 올라타던, 방금 전까지 웃고 떠들던 젊은이들의 촉촉히 젖어드는 눈빛, 까치발을 세워 겨우 버스 창문에 손바닥을 보이며 유리창 두께만큼의 아쉬움을 참지 못하고 끝내 울어버린 어머니의 눈물, 그 어머니의 눈물 뒤로 말없이 울음을 삼키던 아버지의 서먹한 눈동자. 굳이 한국의 군입대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세상의 모든 부모 자식의 이별을 대변하던 눈들이었다. ‘그래, 터키도 징병제였지.’ 다음 목적지인 샤프란볼루로 떠나는 버스에는 훈련소로 향하던 수많은 젊은이와 이미 그 눈물을 경험한 여행자 한 명이 타고 있었다.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다 울컥해버린 슬픔의 전이, 서로 맞잡지 못한 어머니와 아들의 유리창 두께만큼의 그리움이 오늘 만큼은 그 어느 그리움보다 아득했다.  



<돌마바르체궁 내부>

여행지에는 아쉬운 그 무언가를 남겨두고 싶은 기분이 들곤 한다. 특히 그 여행지가 다시 돌아와야 할 길 위에 있을 때에는 더욱 간절하다. 갈라타 타워에 올라 보스포러스 해협을 바라볼 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왠지 저 해협을 유람선으로 건너 아시아를 밟는 것은 여행의 마지막으로 미루고 싶었다. 어차피 다음 목적지가 터키 북부인지라 아시아 지역이었지만 해협을 직접 건너는 일만은 마지막으로 미루고 싶었다. 지중해 해변을 거쳐 올라오려던 계획이 변경되어 이집트에서 비행기로 지중해를 통과하여 돌아온 다음 날 보스포러스를 건넜다. 터키는 떠날 때처럼 여전히 우기인지라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문득 인도-네팔 소나울리 국경을 넘던 일이 생각났다. 국경에 양발을 걸치고 대지의 어머니에게 인위적으로 그어버린 선을 쓱쓱 문지르며 느꼈던 아쉬움, 인간의 오만함이 인위적으로 만든 틀이 그 땅에 살아가는 이들을 규정한다는 씁쓸함. 가깝게 마주보는 이 해협을 사이에 두고 동서양의 문명이 얼마나 많은 반목과 충돌을 거듭하였을까. 빗방울이 굵어지는 사이 유람선은 어느덧 아시아 선착장을 찍고 유럽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보스포러스 해협, 맞은편이 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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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10-06-24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과 사진 잘 읽고, 보고 내려오다가 맨 아래에서 열불!!!

잉크냄새 2010-06-24 18:40   좋아요 0 | URL
저 연인의 모습 때문인가요?
그리 부러운 모습이 아니거늘...ㅎㅎ

털짱 2010-07-14 22:0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언니 우리 이러지 않기로 했잖아요!!!!!

잉크냄새 2010-07-15 09:48   좋아요 0 | URL
두 분 사이에 그런 협약이 있었군요.

blanca 2010-06-24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터키에 가셨군요...저한테 터키에서 온 파란 눈동자(행운을 준다고 했던가?)가 있는데...똑같은 곳을 가도 잉크냄새님은 더 크고 깊게 느끼시는 것 같아요. 저는 아직 가 보지 못했지만 사진이랑 글이랑 보며 마치 가 본 듯한 느낌을 가져 봅니다. 이젠 유럽인가요?

잉크냄새 2010-06-24 18:41   좋아요 0 | URL
네, 그 행운의 터키석. 터키 곳곳에 팔고 있죠. 하지만 터키뿐 아니라 중동 모든 나라에 팔고 있더군요.
유람선을 타고 아시아 대륙을 찍고 유럽 대륙으로 넘어오는 길입니다. 실제 여행은 아시아 쪽으로 이어졌습니다.

2010-06-24 20: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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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5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25 22: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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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6 1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24 23: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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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5 11: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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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6-25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여행서를 내신 적이 있나요? 글이며 사진이며 예사롭지 않네요. 다들 알고 있는데 혹시 저만 엉뚱한 소리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그렇담 용서하세요.

"어깨 높이에 매달린 별은 그 눈높이 만큼이나 정겨웠다."

이런 문장을 보면 누구든 잉크님이 다녀오신 길을 그대로 따라가고 싶어질 겁니다^^

잉크냄새 2010-06-25 11:05   좋아요 0 | URL
전 그저 여행을 좋아하는 일반 직장인입니다. 벌써 시간이 지난 여행이지만 그때의 기록과 사진과 기억을 추스려 저만의 여행기를 하나하나 적어나가는 중입니다.
다행이네요. 제 글을 읽고 누군가 제가 걸어간 그 길을 떠올려본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양철나무꾼 2010-06-30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잉크냄새님.
현대인들님 블로그에서 꼬리 잡고 들어왔어요~^^
글이 참 정겹네요.

시간을 두고 쬐금씩 아껴 읽어야 겠어요~

잉크냄새 2010-06-30 11:54   좋아요 0 | URL
네, 안녕하세요. 저도 현대인들님 서재에서 뵈었었는데 인사를 못드렸네요.
제 서재는 그저 넋두리나 푸는 서재인지라 편하게 오시면 됩니다.
저도 종종 뵙지요.

전호인 2010-06-30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 이맘때쯤 옆지기와 아이들을 문화체험 삼아 터키를 보냈었습니다.
동서양과의 문화(문명?)이 교차되는 지점, 터키.
여러가지 체험을 하고 온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각인시킨 듯 하여 기분도 좋았어요.

잉크냄새 2010-06-30 18:51   좋아요 0 | URL
작년 이맘때쯤이면 제가 귀국하고나서군요.
인도에서 어린 두 아들딸을 데리고 여행하는 제 나이 또래의 여성분을 만났습니다. 대학때부터 배낭여행을 시작한 그 분은 지금도 아이들의 겨울 방학을 이용하여 더불어 여행을 하고 있더군요. 아마도 여행이 그 아이들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주리라 느꼈던 것이 문득 떠오릅니다.
참, 반갑습니다.

양철나무꾼 2010-07-22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관탐정 미스터 야심>이라는 장르소설을 읽느라고 한동안 터키에 대해서 엄청 공부하며 머리 아파했던 게 떠올라요.

이 글을 3년쯤 전에 봤음...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지 않아도 돼서,좀 수월했을텐데...

책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경험을 앞지를 수 없음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잉크냄새 2010-07-23 13:08   좋아요 0 | URL
네, 경험이 지식보다 오래 남죠.
책을 통한 지식과 경험의 획득은 한계가 있죠. 지금은 중국에서 중국인을 경험중인데...어렵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