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스타 시즌1~4를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시즌4의 참가자 전소현이 두 곡의 노래를 부르던 장면이다.

 

심규선(Lucia)의 부디 그리고 사라 바렐리스의 gravity

 

나는 그 무대를 통해 심규선이라는 보컬을 처음 알게 되었다.

노래가 끝나자마자 역주행해 거의 모든 노래를 찾아들었다.

 

 

어쩐지 그녀의 노래는

가사에서도 멜로디에서도,

특히 음색과 창법이,
하루의 시작과 끝무렵

해가 뜨기 훨씬 전이거나 달마저 기우는 때에

조용히 드리는 묵상같다고 생각했다.
이력서에 적는 종교만 있을 뿐 기도를 하는 종교가 없는 내게도,

무언가 기도는 저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그녀의 노래는 뭔가 절규스럽지 않은 간절함이 있다.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담은 자작곡을 불러온 싱어송라이터 심규선.

인터뷰마다 작사 작곡에 영향을 주는 문학작품들이 꼭 등장한다.

데뷔 앨범 이름은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었고,

'데미안', '오필리아', '달과 6펜스',

그리고 고은 시인의 '사과꽃'에서 영감을 받은 동명의 노래도 있다. 

 

 

고전과 노시인의 시에서 삶에 대한 깊이와 철학을 배우고,

그걸 자신의 작품으로 내어 놓는 아티스트의 작업은

언제나 다음, 그 다음이 기대된다. 

 

 

음반을 소개하는 글이나 인터뷰 기사를 보다보면,

가수의 음악활동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깃거리가 많은

드문 뮤지션이라는 생각이 든다.

따져보니 대학가요제 수상을 시점으로 데뷔한 지 벌써 10년이 넘고

정규, 비정규 앨범도 10장이 넘는다.


어제 막 라이브앨범이 나왔다.

라이브 콘서트 실황과 신곡 몇 곡을 더해 총 17곡이 담겨 있다.

새로 발매된 앨범을 하루종일 반복해듣다

이 곡에서 잠시 숨을 골랐다.

외로워 본 적이 있는 경험에 대한 노랫말같지만

어쩐지 '외롭게 태어난(born)' 존재에 대한 심오한 이야기 같기도 하다.

 

'부디'만큼은 아니어도, 처음 부디를 듣던 날처럼 뭉클함이 있었다.

조용히 눈을감고 기도를 하듯 들었다.

 

외로워 본

작사/작곡: 심규선(루시아) 

 

석양이 타는 듯 뜨겁게 드리우고
불붙은 구름이 서서히 침몰하면
어느새 새벽이 베일 듯 날이 선 채 다가오네
침묵은 돌처럼 무겁게 짓누르고

아아 앞뒤 없는 어둠 속을 걸어가는 것
아아 기댈 곳도 없고 잡을 손도 없는 것
발 밑이 낭떠러지 같아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 같은 나 혼자, 어른의 기분

외로워 본 이는 사랑의 반대말들이
미움도 원망도 아닌 걸 알게 된다지요
나를 떠난 이의 아픔도 이해하는 것
외로운 시간은 그렇게 성립하는 것
외로워 본
외로워 본

어제가 꿈처럼 아득히 느껴지고
별다른 이유가 없이도 눈물 흘릴
준비가 된 채로 매일
또 억지 하루 살아내는
그대를 그 누가 손가락질 할 테요

아아 격정 없는 텅 빈 꿈을 안고 사는 것
아아 유령 같은 그림자를 따라 걷는 것
앞길이 아지랑이 같아 현기증마저
느낄 수 없도록 아찔한 어른의 기분

외로워 본 이는 고독의 같은 말들이
슬픔도 상처도 아닌 걸 알게 된다지요
모든 게 다 지나고 나서야 이해하는 것
외로운 시간은 그렇게 성립하는 것

누가 말 했던가 사람은
누구나 바다 위의 섬처럼
외로운 운명을 쥐고 태어난다고
이토록 내 가슴에 뜨거운 이름
남겨준 그 기억만으로
난 더 이상 외롭지 않소

외로움은 이제 더 이상
견뎌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믿게 되었지요
진정으로 외로워 본 사람만이
사랑하고 가슴 뜨거울 자격 있음을
외로워 본 외로워 본 외로워 본
외로워 본

 

[아이즈] "계속 싸우는 거다. '니가 할 수 있구나'라는 말을 들을 때까지'

 

심규선의 노래 못지 않게 좋아하는 매거진, IZE(아이즈)의 인터뷰 기사.
심규선(루시아)을 처음 듣는 이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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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날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마침 하루 수업이 다섯 시간이나 들은 날이었다온 몸이 저릿하고 머리가 울리는 불편함을 참으며 수업을 마쳤다집으로 가는 길아직은 8월의 훈기가 남은 시간이었는데 몸이 으스스 떨렸다나름대로 체력을 잘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운동을 게을리한 것이 슬슬 몸으로 나타나는 것인가 싶었다.

 

 오자마자 저녁을 대충 때우고 더 귀찮아지기 전에 뜨끈한 물에 샤워를 했다이제 슬슬 창고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 선풍기의 남은 바람에 머리를 말리며 뉴스를 틀었다웬만해서는 빼먹지 않고 시청하는 손석희 앵커의 뉴스룸이다스마트폰을 하며 흘려듣던 중에 노래 한 곡이 흘러 나왔다. 2부의 시작인 앵커 브리핑이다한국 국민이 느끼는 사회 체감 온도 14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의 마음 온도는 24도였다. 2학기가 시작되는 9월이 두렵고도 설레는 마음이라고 표현한 한 취업준비생의 말을 빌려 손 앵커가 노래 한 곡을 소개했다.

 

 “두렵고 추울 테지만시작과 희망에 대한 두근거림 또한 공유되길 바라며, 9월의 시작과 함께 SNS에서 많이 들리는 이 노래로 앵커브리핑을 마무리하겠습니다.”

 

 피아노로 시작되는 전주와 함께 그가 평소에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가사의 정확한 발음'이 한 음, 한 음 위에 정확하게 떨어졌다. 벌써 '지난 여름'이라고 표현해야 할 7월, 8월과 이제 막 발을 디디고 선 9월의 문턱의 나를 바라보니 괜히 센치해졌다. 나의 마음의 온도는 몇 도나 될까. 대한민국 평균 영하 14도를 웃돌까, 밑돌까. 그 더운 여름에도 한껏 밑으로 치닫는 마음 온도를 한 번도 제대로 들여다 보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아직도 저릿하게 쑤시는 팔과 다리를 주무르고 허리를 두드리며 '9월의 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팥빙수 레시피를 담은 노래 제목을 '팥빙수'라고 붙인 남자. 9월의 시작에서 느끼는 감성을 이렇게 ‘9이라고 제목 지어 부르는 단순함 한편의 명료함이 재미있으면서도 자꾸만 가사를 되뇌게 된다가수작곡가임과 동시에 작사가로서의 윤종신을 생각하게 된다팥빙수와 쿠바 샌드위치처럼 위트 넘치는 노래들도 있지만 휴일이나 ‘9처럼 일상의 느낌을 담담하게 표현해주는 노래들이 특히 좋다.

 

1년의 끝으로 향해 가는, ‘꺾였다고 표현하기도 하는그 계절의 시작에서 그의 노래 덕분에묘한 기대감과 설렘을 다시 상기했다.


 

 

그을린 여름이 아직

가시지 않은 것 같은데 9이 왔어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하나 둘 떠오르는 가을의 이야기속에

우리 옷은 점점 짙어져 가고

우리 사랑도 짙어가고

무언가 약속 받고 싶던 손 놓기 싫었던

그 9이 왔어

 

나도 모르게 익숙해져 간

홀가분한 나의 계절이

마냥 싫진 않아 묘한 기대감들이

아직도 나를 늘 설레게 하는

9

 

지난 여름 여행 얘기와

까맣게 그을린 웃음에 날은 저물어

찌르르 귀뚜라미 지켜보던

우리 입맞춤의 그 밤에

바래다 주고 오던 길이 너무 흐뭇한

그 9이 왔어

 

나도 모르게 익숙해져 간

홀가분한 나의 계절이

마냥 싫진 않아 묘한 기대감들이

아직도 나를 늘 설레게 하는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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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팻 매스니의 'travels' 앨범을 모아 듣고 있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더 로드 투 유'와 '오프램프'와 같은 그와 그의 음악적 동료들의 길 위의 음악, 노스탤지어를 깐 음악들을 듣고 있는 중이다.




팻 매스니에 대한 정윤수 교수의 칼럼(주간경향, 정윤수의 길 위에서 듣는 음악)을 읽고, 이어서 정여울 작가가 시사 주간지에 기고하는 글(시사인, 정여울의 책꽂이) 몇 편을 필사했다. 정여울의 <그때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이 그랬듯이 만족스러운 문장과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1년 반 정도... '독서와 작문의 장기 휴점' 상태가 길어졌다. 오로지 읽고 써 보겠다는 생각으로 읽히기 쉬운 글들을 읽고 베껴 써보고 있다. 그렇게 오랜만에 다른 사람의 글을 진지하게 읽어가다보니 내가 그나마 그렇게 글을 써 냈던 시간들에 감사해야 할 만큼 나는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그 어떤 '이유'도 갖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주 잠시동안이라도 그게 가능했다면 그것이야말로 '기적'이라고 해야 할 것이었다.

 

그걸 인정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한결 가벼워 졌다. 위에서 누군가 보고 계시다면 끊임없이 시험에 들게 하셨을 숱한 '예의없는 일상'들에 대해 고해성사를 끝낸 느낌이었다. 지적인 이해와 감성의 축적은 차치하고 일단 갈급한 마음들의 해소와 기도, 고해가 필요한 시간들이었다고 생각한다. 김민철의 <모든 요일의 기록>이 포문을 열어 주었고 팻 매스니의 음악과 정여울의 글과 책이 전개를 돕는 중이다. 수업이 없는 시간과 잠들기 전 한, 두시간 정도 읽고 써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글을 대하는 용기도 자라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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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송은 특별하게 관심을 두지 않으면 

 가사를 음미하기 위해 듣는 것은 아닌데,

끊임없이 'So Sorry', 'Apologize'를 부르는 이 노래는 좀 달랐다.

 

 

 지난 달인가 우연히 힐링캠프에서 성유리 배우와 정려원 배우가

함께 여행을 떠난 것을 봤다.

나는 핑클 팬도 아니었고

성유리 배우에게 스타성이란 걸 발견해 본 적도 없으며

예능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와중에도 진정성 있는 모습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릴 때 아이돌 가수로 데뷔해 배우로 정착해 가는

두 여배우가 마주 앉아 '죄책감' 이란 단어를 꺼냈을 때

나는 처음으로 그녀에게 '공감'했다.

 

 

      

 

나 역시 만 스물 아홉의 내 삶을 정리하는 한 단어를 꼽으라면...

'죄책감'이 다른 어떤 것보다도 앞설 것 같았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브라이언 맥나잇의 목소리와 멜로디가 좋은 것은 당연하고,

이 수없는 'Sorry'들이 딱히 사과해야 할 곳이 있는 것도 아닌데

내 스스로 만들어 낸 '미안할 곳'과 '눈치 보이는 곳'에

대신 사과를 쏟아내 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마음의 빚을 대신 갚아주고 있는 것 같았다.

 대놓고 'Sorry'라고 말하기에 부끄럽고,

진심으로 'Apologize'하기에는 더 민망한 순간이 많았는데

이젠 좀 덜 그래도 되겠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그런 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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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은 김민철의 <모든 요일의 기록> "듣다" 챕터를 통해서였다. 저자가  매스니(Pat Methny)의 'You'를 듣고 쓴 글이 있어 다른 추천곡들과 더불어 재생목록에 담아 두었다. 유튜브를 통해 팻 매스니의 다른 곡을 찾다가 우연히 이 곡을 듣게 되었다. 

 

 

  일단 들어보고, 괜찮으면 'You'와 함께 블로그에 소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재생버튼을 눌렀다그리고 가만히 한 번두 번세 번계속 듣기 시작했다. 매일 잠들기 전, 팻 매스니의 어쿠스틱 기타 소리를 듣고 있으면 금방 스르르 눈이 감겼다. 누군가의 표현처럼 기타가 아니라, 하프 연주를 듣고 있는 것만 같다. 하루 종일 상처난 마음에 '후시딘', '마데카솔'같은 연고를 바를 새도 없어, 일회용 밴드를 덕지덕지 붙여만 둔 곳들이 쿡쿡 쑤셨다. 그리고  마치 어릴 적 본 만화 영화 속 요정이 요술봉으로 한번 툭하고 건드리면 '뾰로롱소리를 내며 상처가 아물 듯이 기타줄이 마음을 하고 어루만져주는 것 같았다.

 

   기타 선율이 지나가는 자리마다 물이 차오르더니 눈으로 흘러 내리기 시작했다음악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기 참 오랜만이다아직 더 울어야 할 것이 남아 있는데 곡이 끝나니 아쉽기만 했다울고 싶은 아이 뺨을 때려준 것만 같은 음악이다.

 

  밤에 자기 전에 거의 매일같이 일기를 쓰거나 서평을 쓰며 반복 청취하고 있는 팻 매스니의 연주곡정식 앨범보다 라이브 공연집이 많다고 읽은 것이 기억난다언젠가 나만의 '듣다를 써야 할 때 꼭 넣고픈 '인생곡'이 될 것만 같다.

 

  지금, 내게로 와 줘서 참 고맙다.

 

[관련 기사] 주간경향, <정윤수의 길 위에서 듣는 음악>

                    "휴가 떠날 때 들을 만한 팻 매스니의 'Offramp'"

                     http://weekly.khan.co.kr/art_print.html?artid=201508041650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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