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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서♡

[월간 月刊 새로 나온 에세이]

2016년 4월

 

 4월의 테마는 따뜻한 봄이다. 따뜻해서, 벚꽃이 흐드러져서, 벚꽃엔딩이 흘러나와서, 사랑하는 사람의 눈을 더 바라보고 싶어서, 감성에 젖어서, 그런데 꽃같은 아이들이 스러진 날이 다가오고 있어서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은 4. ‘사랑타국의 말기록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은 에세이 네 권을 뽑았다.

 

1. 우리는 어째서 이토록 |곽정은| | 2016. 3. 29

 

 정은의 책은 내게는 언제나 반쪽짜리 책이다. 사실은 되게 소설 같다. 그녀의 책들에 등장하는 극사실주의적인 연애고민을 진지하게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단한 고민을 하는 연인들 사이에 솔로로 굳건히 살아가는 나를 성찰하게 하는 그런 시간이다. 그녀의 책을 읽는 시간은....;;;

 녀를 처음 알게 된 건 코스모폴리탄도 아니고, 마녀사냥도 아닌 전설의 카운슬링 방송으로 남은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였다. 곽 기자는 두 번 정도 출연해 연애 고민을 상담을 했는데 방송이 급작스럽게 폐지된 이후 더 만날 수 없게 되었다. 명쾌하고 진부하지 않은, 그러나 진정성이 담긴 그 상담이 매력적이었고, 나는 그녀가 썼던 몇 권의 책을 읽으며 글로 만나기 시작했다. 그녀의 지난 책 <내 사람이다>, <연애하듯 일하고 카리스마 있게 사랑하라(공동)>,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는 전략이었다>, <혼자의 발견> 등을 모두 읽었다. 당연히 다음 책을 기다리고 있었고... 이번 책은 그 어떤 책보다 표지 디자인과 제목이 참 좋다. 개인적으로는 그녀의 책이 변화했기보다, 그녀의 책을 만나는 내가 좀 변해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기다린다.

 

2. 외롭지 않은 말 | 권혁웅 (지은이) | 마음산책 | 2016-03-25

 

  인의 사전. 시인이 이야기 하는 일상의 언어.

시와 소통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상어를 시인이 곱씹었다. 이런 말에 대한 시인의 태도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일 것 같다. 규범주의적인 태도는 일상어에 익숙한 독자를 불편하게 할 것이지만, 유연성과 개방성을 갖고 일상어에서 대중들이 찾지 못한 문학적이고 철학적인 의미를 대신 찾아준다면 같은 말을 쓰더라도 많은 언중들의 언어생활이 의미와 가치를 띠고 풍부해질 것이다. 사전에 단어가 탑재되는 순서로 말을 실었다고 하니 형식도 재미있을 것 같다.

 


3. 다시 봄이 올 거에요|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창비|16-04-05

 

 4이 되었고, 16일이면 벌써 2주기다. 그간 다양한 형식과 장르로 여러 책이 출간됐다. 아직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기에 그 날의 팩트에 관해서는 어떤 기록도 완전하다고 할 수 없다. 진짜를 밝혀내기 위한 이 어려운 과정 속에서 놓치기 쉬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잊혀질지 모르는 것들이 계속해서 쓰이고 있다.

  란 리본을 달고, 그 날의 기록을 위한 프로젝트에 기부도 하고, 온 마음을 다해 슬퍼하는 것 말고 다양한 기록들을 찾고, 읽어내는 것이 또 하나의 몫이자 유일하게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응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본다. 시인들의 시를 읽다가 감정에 몰입돼 울어도 보고 몇 안 되는 탐사보도를 보며 과학적으로 이해도 해 보고 특조위에 소환된 책임자라는 사람들의 궤변을 들으며 분노도 해 보았지만 그 숱한 황금같은 시간들 속에서도 변한 것이 없다. 그래서 더 계속해서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에 형제 자매들의 이야기가 붙었다. ‘유가족으로 통칭해 버리는 명명법은 편리하지만 잔인하다. 엄마이고, 아빠이고, 이모나 고모, 삼촌이나 할머니, 할아버지, 언니, 오빠, 동생 등 처한 상황과 충격과 감정이 결코 다 같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살아갈 일도 마찬가지이다. 세월호와 관련된 기록은 끝날 때까지 끝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아직까지도 우리가 귀 기울여 들어야 할 이야기가 너무도 많다.

 

4. 마음도 번역이 되나요 |엘라 프랜시스 샌더스|루시드 폴|시공사

   | 2016-03-23

 

 4월에 가장 먼저 읽고 싶은 책이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를 떠올리라고 붙여놓은 제목인가? ^^  따뜻해진 봄기운을 따라 일단 참 설레는 제목이다. ‘마음이라는 감정의 영역과 번역이라는 이성의 영역이 함께 있을 수 있냐고– 물어보는 것만 같다.

 과 글을 표현하는 데 소위 뉘앙스라고 하는 것을 따지다보면 한 단어, 한 음절도 허투루 내뱉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든다. 말로 빚을 갚지는 못할망정 빚을 지는 상황은 피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아주 완벽하게 적절한 표현을 찾아내기 전에 표현을 하지 못하는 패착이 발생한다.

  책은 다른 나라 말로 옮길 수는 없지만 누구나의 마음속에서 반짝이고 있는, 세상에 하나뿐인 아름다운 52개 낱말을 담고 있다. 책에 대한 소개마저 매력적이다. 뮤지션 루시드 폴이 번역을 맡았다. 다양한 외국어에서 다른 나라 말로 쉽게 번역하기 어려운 표현들을 찾아내 묶어 놓았다. 한국어에서도 재벌이나 ()’을 번역할 수 있는 말을 찾지 못해 ‘jaebul’, ‘han’으로 음역해 사전에 등재되는 예를 들어본 적이 있는데. 엄마’, ‘사랑’, ‘먹다’처럼 전세계 모든 언어에 있음직한 표현들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사랑에 빠지는 순간의 반짝이는 눈빛 '티암'(페르시아어)','나뭇잎 사이로 스며 내리는 햇살 '코모레비'(일본어)'처럼 우리말 한 단어로 쉽게 번역이 되지 않는 이 예쁜 말들이 마치 다른 세계를 만나는 일이기도 할 것 같다. 작가가 흥미롭게 가려 뽑은 한국어는 무엇이었을지도 궁금하고. 늘 변죽을 울리던 나의 외국어 공부사(史)에서 가장 재미있는 외국어 책으로 남지 않을까 더욱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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