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수세미와 안수타이 샘터어린이문고 82
강난희 지음, 최정인 그림 / 샘터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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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이처럼 사랑스러운 아이가 있을까요~ 제목만으로는 어떤 내용일지 전혀 상상하지 못한 채 펼쳐들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철 수세미와 안수타이>는 희귀한 '엉킴털 증후군'을 가진 주인공 모윤서의 이야기를 통해, 외모 콤플렉스라는 보편적 주제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저마다 자신의 외모에서 마음에 안 드는 점 하나씩은 다들 있잖아요? 사실 하나씩 손꼽다 보면 손가락이 모자랄 지경이지만요.


초등학교에 입학한 윤서가 자신의 독특한 머리카락으로 인해 받게 되는 첫 질문으로 시작됩니다. "너는 왜 머리가 철 수세미야?". 세상에나. 이렇게 무례한 말이라니! 이 질문으로 머리 모양이 특별한 자신을 처음으로 의식하게 됩니다.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자신의 머리가 어느 순간 콤플렉스로 자리 잡으며, 학교생활의 중심 고민이 됩니다. 


흥미로운 지점은 철색과 은색이 비슷하다고 말하는 엄마의 대답을 듣고 안심하는 장면입니다. 철색에 비해 은색은 뭔가 근사해 보이잖아요. 철색과 은색이 같은 색인지 묻는 윤서의 마음속에는, 조금이라도 더 멋져 보이고 싶은 바람이 숨어 있습니다. 성장 과정에서 외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머리를 단 한 번도 자르지 않은 나에 대해 이야기해야겠다. 그럼 ‘라푼젤’처럼 머리가 길겠다고? 정말 그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윤서는 자신의 머리를 두고 마법에 걸린 듯한 존재라고 느낍니다. 일반적인 머리카락과 다르게 일정 길이 이상 자라지 않고, 빗을 때마다 꼬집힌 듯한 통증을 느끼는 ‘엉킴털 증후군’이라는 희귀한 질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100여 명 정도만이 겪고 있다는 이 증상은, 윤서에게는 자신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이자, 동시에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됩니다.


윤서는 이제 자신의 머리를 감추고 싶어 합니다. 곱슬머리 펴는 법을 검색해 봐도 윤서에겐 통하지 않는 방법들뿐입니다. 엄마는 윤서에게 모자를 착용하게끔 합니다. 심지어 모자를 쓰고 나서 수학 문제를 잘 푼 경험까지 더해져 ‘모자 매직’이라는 새로운 주문도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이런 외적인 해결책이 진정한 해결이 될 수 있을까요? 윤서는 모자 없이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나저나 제목의 안수타이는 무슨 뜻일까요? 빵빵 터지는 스토리가 기다리고 있으니 여기서 그만 공개할게요.





윤서는 자신이 갖고 있던 콤플렉스를 어떻게 해결할까요. 시선의 차이에 따라 같은 특징도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걸 윤서의 이야기를 통해 들려주는 <철 수세미와 안수타이>. 콤플렉스 극복을 하려다 결국 진짜 나를 발견하는 성장 이야기로 이어지는 멋진 동화책입니다.


부모가 모르는, 아이 혼자 속상해하는 고민이 있을 수 있어요. 그 고민이 웃어넘길만한 가벼운 것일지라도요. 윤서의 고민에 공감하지 못할 아이들이 없을걸요?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동화입니다.


나만의 특별함은 무엇일까? 남들과 다른 점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반대로 우리는 타인의 다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진정한 자기 정의란 무엇일까? 철 수세미 머리를 가진 윤서와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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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도시 꾸리찌바 - 시민의 행복한 삶이 빛나는 스마트한 생태도시 이야기
박용남 지음 / 더블북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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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브라질의 작은 도시, 꾸리찌바가 전 세계가 주목하는 혁신적인 생태도시로 거듭났습니다. 브라질 하면 아마존 훼손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생태도시라니요? 꾸리찌바는 개발도상국의 변방의 도시입니다. 제한된 예산에도 불구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어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행복도시 꾸리찌바>는 도시학자 박용남 저자가 30여 년간 꾸리찌바를 연구하고 기록하며, 이 도시가 어떻게 지속가능성과 시민 행복을 조화롭게 결합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우리나라에 차 없는 거리, 공공자전거, 간선급행버스체계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현재의 생태교통 시스템 도입에 이바지한 사람이 바로 박용남 저자였습니다. 오랜 세월 행복도시 꾸리찌바와 지속가능한 미래도시를 연구해왔기에 그 혜택을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습니다.





꾸리찌바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혁신적인 대중교통 시스템입니다. 특히 간선급행버스(BRT) 시스템은 서울의 중앙버스전용차로와 환승할인제도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180여 개 도시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100% 바이오디젤을 사용하는 친환경 버스를 도입하고, 빗물을 활용해 정류장 온도를 낮추는 등 지속가능한 교통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합니다.


꾸리찌바의 감동적인 면모는 시민을 위한, 빈곤층의 식량권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입니다. "음식은 길거리가 아니라 테이블 위에서 제공되어야 합니다"라는 철학 아래, 다양한 식량권 보장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합니다. 민중식당에서는 하루 4,700명에게 품위 있는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녹색교환 프로그램입니다. 재활용 쓰레기 4kg을 가져오면 1kg의 신선한 과일과 채소로 교환해주는 이 정책은 환경보호와 빈곤퇴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습니다.


무엇보다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기후행동계획을 실행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태양광 발전소 ‘피라미드 솔라’ 프로젝트, 도시의 홍수를 방지하기 위해 저류지 역할을 할 대규모 공원을 조성하는 스펀지 도시 프로젝트 등이 진행 중입니다.





<행복도시 꾸리찌바>는 그저 도시 정책 보고서가 아닙니다. 사람을 위한 도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력을 기록한 책입니다. 최근 꾸리찌바는 스마트시티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꾸리찌바가 만들어낸 혁신적인 정책들은 우리 도시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꾸리찌바의 창조적 도시정책을 하나씩 알게 될 때마다 도시의 혁신이 시민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놀라운 여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도시는 성장해야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민의 행복이라는 걸 꾸리찌바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스마트시티, 생태도시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꾸리찌바의 녹색혁명을 꼭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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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반짝이는 계절
장류진 지음 / 오리지널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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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핀란드로의 ‘여행’에 관한 이야기가 될 거라 생각했지만, 결국 이 책은 ‘친구’에 대한 이야기임을 깨닫게 되었다는 작가. 여행을 글로 남기고 싶었던 막연한 이유, 그 마음속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밀리의 서재 오리지널스에서 출간된 소설가 장류진 작가의 첫 에세이집 <우리가 반짝이는 계절>은 15년 전 교환학생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와의 리유니언 여행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우정과 성장 그리고 시간이 흐르며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장류진 작가는 2019년 첫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으로 문단에 등장해 『달까지 가자』, 『연수』 등으로 큰 주목을 받은 작가입니다. 평범한 직장인, 청년 세대의 고민, 사회적 불평등 같은 주제를 재치 있는 문체로 풀어내면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남기며 MZ세대들의 큰 공감을 얻고 있는 작가입니다.


이번 에세이에서도 삶의 세세한 순간들을 포착하는 섬세한 시선과 공감대 높은 서사로 읽는 내내 담백한 문장 속에 숨겨진 깊은 여운이 오래도록 마음에 머무릅니다.





"우리가 오래도록 그리워했던 것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까?" - p47


작가는 15년 전 머물렀던 핀란드로 떠납니다. 친구와 함께한 여행은 함께했던 과거를 되짚고 서로를 다시 발견하는 과정이었습니다. 15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작가는 전업 소설가가 되었고, 친구는 직장인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되었습니다.


달라진 환경 속에서도 여전히 닮아 있는 둘의 관계가 참 예쁩니다. "오랜 친구는 마치 기억의 외장하드 같다"라는 구절은 오랜 우정이 가진 특별한 가치를 절묘하게 표현합니다. 친구는 우리의 과거를 보관하는 신뢰할 수 있는 저장소이자, 현재를 함께 만들어가는 동반자임을 보여줍니다. 읽는 내내 반짝이는 기억의 조각들 속으로 우리를 끌어당깁니다.


<우리가 반짝이는 계절>에서는 핀란드의 세 도시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첫 번째 도시, 쿠오피오는 추억의 공간입니다. 15년 전 교환학생 시절을 보낸 그곳은 대학 캠퍼스와 학생식당, 그리고 오랜 친구와의 만남을 통해 작가는 다시 한번 그 시절로 돌아가는 기분을 만끽합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는 무형의 작은 공동체가 어느 대륙이든, 어느 나라든, 마치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비밀 요원들처럼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도서관'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기지 삼아 '헤쳐 모여' 하고 있는 것 같아 괜히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 pp119-120


책을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과거의 자신이 속했던 곳에서 느끼는 친숙함이 작가를 감싸며, 책과 독자가 연결되는 공간으로서의 도서관을 다시금 떠올리게 합니다.


두 번째 도시 탐페레는 작가의 단편 「탐페레 공항」의 배경이 된 곳입니다. 소설가로서의 여정이 시작된 곳에서, 작가는 “내가 만든 이야기는 나보다 씩씩하게, 나보다 멀리 간다.”라는 말을 남깁니다. 소설 속 장면이 현실과 맞닿는 순간, 이야기는 더 이상 허구가 아닌 작가의 삶 속 일부가 됩니다.


세 번째 도시 헬싱키는 작가가 소설가로서의 첫걸음을 내디뎠던 곳이었습니다. 이곳에서 돌아온 후 신인소설상에 당선되었고, 이후 본격적으로 글을 쓰는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도 작가는 새로운 이야기의 씨앗을 발견합니다. 친구와 함께한 순간들은 또 다른 작품의 시작이 됩니다.


작가는 과거의 자신에게 말을 건넵니다. “내 인생의 가장 빛나고 좋은 시절, 내 인생의 황금기가 끝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때의 내게 말하고 싶어졌다. 네 인생의 황금기는 지금이 아니야. 훨씬 더 좋은 날이 많이 펼쳐질 거야.” (pp.168-169)라고 말입니다.





우리가 가장 반짝이던 시절은 과거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때는 알지 못했지만, 더 많은 빛나는 순간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메시지가 잔잔한 위로와 희망을 안겨줍니다. 글자와 글자 사이로 흐르는 작가의 섬세한 감성이 마음속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킵니다.


"나는 '그때 참 행복했었지' 하고 내 행복에 과거라는 꼬리표를 붙이지 않는다." - p345


'반짝인다'는 단어가 주는 설렘이 참 좋습니다. 그런데 정작 현재의 반짝이는 순간을 알아채지 못하는 나날들을 살고 있습니다. 지나고 나서야 그 순간이 반짝였다는 것을 깨달을 땐 지나간 시간에 대한 미련이랄까요, 아쉬움이 밀려들지요.


<우리가 반짝이는 계절>을 읽으며 반짝임에 대한 동경은 더욱 커졌습니다. 하지만 반짝임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걸 결국 깨닫습니다. 일상의 작은 순간들이 충분히 반짝일 수 있다는 것과 오히려 이런 자각이 앞으로의 삶에서 더 많은 반짝이는 순간들을 발견하고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으니까요.


변하는 것들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우정을 찾은 <우리가 반짝이는 계절>.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순간이 만나는 지점에서 피어나는 우정과 성장의 기록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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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이야기 중국 신화
김선자 지음 / 어크로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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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롭고 경이로운 중국 신화의 세계 <처음 읽는 이야기 중국 신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우리에게 익숙한 반면, 중국 신화는 여전히 낯섭니다. 한국의 대표 신화학자 김선자 저자가 집필한 이 책은 동양 신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줍니다.


출간 20주년을 맞아 전면 개정된 이번 판은 기존 두 권으로 나뉘어 있던 내용을 한 권으로 묶었고, 최신 연구 결과를 반영해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고 합니다.


중국 56개 민족이 전해 내려온 다양한 신화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단순한 이야기 나열이 아니라 신화의 변천 과정과 그것이 반영하는 사회적, 문화적 배경까지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서양 신화가 신들의 계보와 위계질서를 중심으로 한다면, 중국 신화는 한족 중심의 질서만이 아니라 다채로운 민족의 이야기들이 공존한다는 점에서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중국 신화에서 세계의 시작은 혼돈에서 비롯됩니다. ‘제강’은 혼돈의 신으로, 질서를 창조하는 것이 아닌 끝없는 혼돈을 유지하는 존재입니다. 서양 신화에서의 창조적 신과는 대조적이지요. 중국 신화의 독특한 세계관을 보여줍니다.


천지를 연 거인 ‘반고’ 신화는 중국의 대표적인 창조 신화입니다. 거인 반고가 죽으면서 그의 몸이 천지가 되고, 그의 호흡이 바람과 구름이 되며, 눈은 태양과 달이 됩니다. 천지창조를 인간형 거인의 희생과 연결합니다. 세계의 기원을 거대한 생명의 흐름 속에서 바라보는 동아시아적 사유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여와는 진흙을 빚어 인간을 창조한 여신입니다. 하지만 후대로 갈수록 신격이 격하되며 복희의 아내로 등장하게 됩니다. 유교적 가치관이 신화에 반영되면서 여신의 역할이 축소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면 한족 중심의 신화가 아니라, 중국 내 소수 민족의 신화까지 폭넓게 다룬다는 데 있습니다. 투자족의 여신 이뤄냥냥과 야오족의 여신 미뤄퉈는 각각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인간을 창조했습니다. 한족 중심의 여와 신화와는 또 다른 매력적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창조신화에서부터 드러나는 이러한 다양성은 중국 신화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중국의 신들은 종종 인간 세계의 통치자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이들의 초자연적인 능력은 여전히 신화적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신과 인간의 경계가 모호하며 때로는 인간이 신이 되기도 하고, 신이 인간이 되기도 하는 유동적인 세계관을 보여줍니다.


황제와 치우의 탁록 전쟁은 중국 신화에서 가장 격렬한 전투 중 하나로 꼽힙니다. 치우는 강철로 된 머리와 여섯 개의 팔을 가진 괴력의 신으로 묘사되며, 결국 황제에게 패배하지만 그의 전설은 전사들의 수호신으로 남아 있습니다.


북방의 신 전욱과 물의 신 공공의 대결은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동시에, 서로 다른 문명권의 충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신들의 전쟁 이야기는 고대 중국 사회의 갈등과 통합 과정을 신화적으로 형상화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곡식이나 농사의 기원에 관한 신화에 곡식을 주워 먹는 새나 개미가 자주 등장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는 구절처럼, 비슷한 모티프가 여러 지역에서 발견되더라도 각각의 고유한 맥락과 의미가 있습니다. 인류의 보편적 상상력과 각 지역의 특수성이 만나는 지점을 보여줍니다.


"중국에서 신화가 오랫동안 잊혔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유가의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이 지식인들의 의식 세계를 지배해왔기 때문이다." 이 구절은 중국에서 신화가 겪은 억압과 망각의 역사를 설명합니다. 유교적 합리주의는 상상력의 세계를 경시했고, 이로 인해 많은 신화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20세기에 들어서야 비로소 이러한 신화들이 재발견되고 그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책의 백미는 동서남북 사방 바다 너머의 신비한 나라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군자국, 장수국, 여자국 등 상상 속의 나라들은 당시 중국인들의 세계관과 상상력을 보여줍니다. 걸리버 여행기 확장판 느낌이랄까요.


거인들의 나라나 외다리 사람들의 나라 같은 이야기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상상력을 보여주며, 동시에 '다름'에 대한 인식을 드러냅니다. 어떤 나라들은 이상향으로, 어떤 나라들은 경계해야 할 곳으로 묘사되며 당시 사람들의 복잡한 세계관을 반영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빛깔만이 세상 전부가 아니라는 것, 원색의 세상도 파스텔 조의 세상도 모두가 세상을 구성하는 일부라는 것"이라는 구절은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 말은 오늘날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신화라는 오래된 이야기를 현대적 시각에서 새롭게 조명하는 <처음 읽는 이야기 중국 신화>. 동아시아의 문화적 뿌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 되는 중국 신화입니다.


신화 이야기는 인류 최초의 메타버스와도 같습니다. 다채로운 상상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처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동양 신화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고 싶다면, 최고의 길잡이가 되어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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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는 도끼다 -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는 지성의 문장들
김지수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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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직접 필사하며 문장의 힘을 느낄 수 있는 <필사는 도끼다>. 저자 김지수는 10년간 진행한 인터뷰 시리즈 「김지수의 인터스텔라」에서 수많은 지성들의 통찰을 모아 이 책에 담았습니다. 단순히 좋은 문장을 읽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필사라는 도구를 통해 더욱 깊이 새기고 체화하도록 유도합니다.


프란츠 카프카는 책은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책 한 권을 찬찬히 읽으며 문장을 곱씹는 시간이 줄어든 것이 현실입니다. 김지수 저자는 ‘필사’가 그 도끼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한 글자씩 따라 쓰면서 문장의 의미를 깊이 음미하고, 결국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이 책의 핵심입니다.


<필사는 도끼다> 책은 각 분야에서 독보적인 철학을 가진 100인의 인터뷰에서 엄선한 135개의 문장이 담겨 있습니다. ‘어른’, ‘지성’, ‘각성’, ‘안식’, ‘행복’이라는 다섯 개의 장마다 색다른 통찰을 선사합니다.


김형석 교수의 '성실한 사람은 악마가 못 건드려', 밀리논나의 '성실은 내 인생에 대한 예의' 편에서는 삶의 기본을 일깨워주고, 김훈 작가는 겸손의 미학을 보여줍니다. 파스칼 브뤼크네르는 "나이가 든다는 것은 당신이 지나갈 때 문이 저절로 닫히는 어두운 복도를 걷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말하며 노화와 시간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합니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삶의 지혜를 터득한 사람들의 말은 필사를 통해 더욱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한 문장 한 문장을 따라 쓰며, 마치 그들과 직접 대화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아만다 리플리의 갈등 극복법부터 모건 하우절의 경제 통찰, 한병철의 철학적 성찰까지, 각 분야 최고 지성들의 목소리가 울립니다.


현장의 전문가들이 전하는 실용적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문장도 많습니다. 장기하, 조수용, 이영표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하는 경험과 통찰은 단순한 성공론을 넘어 진정한 프로페셔널리즘이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필사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따라 쓰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좋은 문장을 직접 써 내려가면서, 그 문장을 내면화하고 스스로에게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지성들의 통찰을 자신의 언어로 만드는 여정이자, 나만의 인생 철학을 만들어가는 여정입니다.


책 속에는 인터뷰 전문을 확인할 수 있는 QR코드가 함께 있습니다. 한 문장의 맥락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고, 김지수 저자의 인터뷰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접할 수 있어 재미있습니다. 180도로 펼쳐지는 사철제본 방식과 튼튼한 양장본은 필사하기에 최적화된 디자인입니다. 오랫동안 곁에 두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SNS 시대, 사라지는 문장을 붙잡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 바로 필사입니다. 직접 손으로 옮겨 적으며 곱씹는 과정 속에서 문장의 의미가 뿌리내리게 됩니다. 필사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언어의 주인이 되는 과정이며, 좋은 문장은 그 자체로 삶의 이정표가 될 수 있음을 이 책이 잘 보여줍니다.


좋은 문장을 내 안에 새기고, 그것이 나의 언어와 삶의 방향이 되도록 하는 것. <필사는 도끼다>로 당신만의 도끼질을 시작해 보세요.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우는 언어의 힘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자기 성장의 리추얼, 필사. 단순한 자기계발서를 넘어 철학과 문학, 예술,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사유를 통해 나만의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필사책입니다.


<필사는 도끼다>에 소개된 명언은 때론 유쾌한 농담이기도 하고, 때론 가슴을 울리는 일갈이기도 합니다. 이 모든 문장들이 결국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나아가 삶의 방향을 고민하게 만듭니다.


2500만 뷰를 기록한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10년의 에센스를 담은 <필사는 도끼다>는 100인의 지성이 들려주는 삶의 지혜를 한 권에 담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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