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법부터 바꿔라 - 인생 역전을 위한 리딩프로젝트
기성준 지음 / 북씽크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인생 역전을 위한 리딩프로젝트 <독서법부터 바꿔라>.

인생 역전 같은 단어 들어가면 읽기도 전에 시니컬한 반응이 먼저 나오는지라 좀 껄끄럽긴 했지만,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독서법에 대한 책은 읽어보고 싶다는 흥미를 주는 주제지요. 책을 더 잘 읽고 싶은 마음, 남들은 어떻게 읽지? 이런 호기심 때문에 말입니다.

 

 


<독서법부터 바꿔라>는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사람부터 이제 무작정 책 읽기를 시작한 사람에게 도움될만한 책입니다. 일단 기성준 저자의 하루를 한번 엿볼까요. 매일 완벽하게 이 일정은 아니지만,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오롯이 책과 함께하는 생활입니다.


- 이른 아침 5시부터 2시간 정도 아침 독서를 하며 보통 3권 정도 몰입 독서.

- 출근하며 가방에 오늘 읽을 책 담고, 운전하기 전 시집 한 장 읽고, 운전 중에는 오디오북 틀어놓기.

- 점심시간에 명언집 한 장 읽고, 자투리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이북 읽기.

- 퇴근길에 도서관 들러 읽었던 책 두 권과 읽고 싶은 책 선정해 읽기. 읽었던 책 읽는 이유는 그 시점엔 피곤하니까.

- 집에 와서 그날 읽었던 책에서 뽑은 문장 필사.

- 자기 전 내일 아침에 읽을 책 3권 정하고, 소설책 들고 자기 전까지 읽기.


 

저자도 처음부터 독서에 불이 붙은 건 아니었어요.

무작정 읽다 보니 자기만의 독서법이 형성되는 시점이 있더란 거죠. 이 시점까지 가지 못하는 초보 독서가들을 위해 이 시기를 조금 앞당길 길을 알려주는 게 <독서법부터 바꿔라>입니다. 특히 20대에게 권합니다. 저도 뒤늦게 책에 몰입한 편인데, 이 부분은 그래서 특히 공감해요. 청춘 시기부터 자기만의 독서법을 형성하면 얼마나 큰 행운인지... 책을 좀 읽는다는 사람들은 아마 한 번쯤 들 만한 생각일 겁니다.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한다고 하는 사람은 시간이 있어도 책을 읽지 못한다고 하죠.

<독서법부터 바꿔라>는 왜 독서를 해야 하는지, 인생을 위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개인적으로 이것만 하면 된다는 뉘앙스라든지 ~하라! 투를 싫어하는데 이런 동기부여 방법이 자신에게 잘 맞아떨어진다면 책을 읽는 내내 큰 감명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좀 부담스럽...;; 뒤로 갈수록 무난해져 가는 문체가 더 호감이 갔어요.


어쨌든 기성준 저자가 독서에 빠진 시작점은 고민을 빠져나오는 방법으로 선택한 독서였다는 것.

고통보다 독서에 집중하다 보니 책에 폭발적으로 집중하는 리딩포인트를 경험하게 됩니다. 독서로 인한 전환점을 맞이했죠. 이 리딩포인트를 빨리 경험하게 하고픈 희망이 <독서법부터 바꿔라>에 담겨있습니다.


 

 

​책을 선택하는 방법, 독서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 등 기성준 저자의 독서 경험은 초보 독서가들에게 도움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독서 슬럼프를 벗어나는 방법으로 저자는 자기에게 유난히 잘 맞는 도서관에서 힐링하는 거였는데요, 이처럼 독서하는 공간도 자기와 잘 맞는 공간이 있다는 것. 저는 지금까지 이런저런 시도를 해봤지만, 밖에서는 몰입이 안 되더라고요. 북카페는 저한테는 그냥 커피 마시고 책 사진 찍는 공간이고, 지하철이나 버스 등 이동 중의 독서는 바로 어질어질 입니다. 그땐 스마트폰 글도 못 읽을 정도라 그냥 눈 감고 쉬는 시간이지만, 그 시간에 독서를 못 해서 아쉽진 않아요. 전 그 시간이 머리를 비우는 시간 ㅎㅎ


 

『 독서는 사람들의 노력의 과정을 배우는 것이다. 』 - p70


톨스토이도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하거든 좋은 책을 만나길 권했지요.

좋은 책이란 기준은 뭘까요. 양서의 기준은 별도로 있긴 하지만, 자기 인생에 변화를 끌어낼 책은 베스트셀러 책일 수도 남들에게 악평을 받은 책일 수도 있습니다. 자기에게 좋은 책은 각자에게 있겠죠.


 

괴테는 읽는 방법을 배우는데 80년이 걸렸고, 그마저도 완전하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정답이야 라는 것은 없지만, 그 길을 앞서 걸은 이들이 말하는 다양한 흔적은 인생에 도움되는 독서란 무엇인지 자기만의 정의를 찾는데 도움됩니다.


『 진정한 책 읽기는 한 권의 책을 다 읽고부터 시작이다. 』 - p137


사색을 통한 깨달음 또는 독서 중에 남긴 밑줄 같은 흔적을 따라 한 번 더 읽어나가는 일이 중요하다고들 합니다. 그저 책만 읽는 바보가 되느냐 아니냐의 갈림길이 되는 부분이죠. 그래서 기성준 저자는 책을 선택할 때엔 읽은 후 변화될 모습에 집중하라고 합니다. 구체적인 목표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책 한 권에 집중할 수 있다면 어떤 일에도 집중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인생의 변화를 이끌, 강한 힘을 가진 독서. 스스로 자기 독서법을 찾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시작부터가 어렵거나 초반 과정에서 지쳐버릴 때 독서법을 다룬 책은 동기부여로 확실한 방법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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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돼라 - 예술계 하버드, 센트럴 세인트 마틴 대학의 크리에이티브 명강
로드 주드킨스 지음, 이정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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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보다도 창의성 그 자체의 삶을 사는... 예술인이 말하는 창의성 책,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돼라>.

예술계 하버드라 불리는 센트럴 세인트 마틴 대학의 명강의가 책으로 나왔네요. 예술인들이야말로 정말 창의적, 창조적 사고가 절실할 듯 합니다.


하지만 예술적 재능을 펼칠 일 없는 평범한 저도 이런 주제의 공부는 필요합니다 ^^ 그들이 배우는 창의적 사고는 논리적, 합리적 접근때보다 좀더 가치 있는 성과로 이어짐은 물론이고, 예술계 전반에 흐르는 열정, 영감, 창조 정신은 각계 각층의 세계에도 적용되기 때문이지요. 창의적, 창조적 사고는 수많은 기회를 포착하는 것과 관련있기에 특정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전문적인 활동이 아닙니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낡고 통송적인 사고와 이념, 경직된 사고방식에 물듭니다.

표준화 집단을 만든 사회, 교육, 관습의 영향이지요.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돼라>는 남들 하는대로 따라하기 보다는 내 안에 숨겨진 '대체 불가능성'을 찾으라고 말합니다.

 


내 안의 강점을 끌어내는 재능 발견, 상식을 파괴하는 나 발견하기, 재미있게 놀기, 생각을 바꿔 판 뒤집기, 상대를 꿰뚫는 관찰하기, 기억에 남는 메시지 던지기, 기회를 잡아 위기 극복하기.

크게 일곱 주제로 나눠 창의적 사고를 한 인물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프리다 칼로, 베토벤, 비틀즈 등 예술가와 음악가는 기본이요, 작가들도 꽤 소개가 많이 되어 있고, 기업가들 일화도 있어요. 기존에 알던 일화보다는 특이한 일화가 많은 편입니다.

 


미첼 파이겐바움 일화를 보면, 연구를 위해 24시간 주기 대신 26시간 리듬에 따라 살았다고 해요.

일상에서 벌어지는 임의성에 대해 알고자 했는데 그는 결국 카오스 이론을 만들어냅니다. 일정한 법칙을 따르는 시스템 안에 임의성이 존재한다는 카오스 이론이 탄생하기까지 그는 다른 방식으로 생활하고 사고하며 규칙성을 내던지죠. 판에 박힌 사고를 낳는 주범이 규칙성이었다는 걸 말해주는 일화입니다.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돼라>에서 가장 임팩트 있었던 일화는 비아그라를 만든 생리학자 자일스 브린들리인데요. 정말 웃기기고 하고 난감하기도 하고... 빵 터질 지경이었어요. 학회 회의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스스로에게 실험해 발표(?)했거든요. 이 사건을 두고 '혁명'이라 일컫더군요. 정말 제대로 강한 인상을 남긴 브린들리입니다.


『 당신의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의 경험, 당신의 부모로부터 받은 자질은 당신 자체로 유일하다.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니다. 』 - p27


비창의적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은 창조적인 능력이 없다고 믿도록 강요당했고, 점점 자신감 부족이 됩니다. 하지만 어릴 때 꿈은 단순한 공상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실질적 해결책을 보여주는 소중한 길잡이가 될 수 있다고 해요.

독창성은 다름 아닌 자기 안에 존재한다는 것. 우리 대부분은 다른 누군가가 되기 위해,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창의적인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사람입니다. 자아 발견 능력을 점차 상실하는 우리들. 우리가 가진 장단점을 모두 수용하고 활용해 자신을 최고의 버전으로 만들어 보자고 합니다.


 

 

 

『 다른 누군가를 모방하지 말고 자신을 최고의 버전으로 만들어가라. 』 - p29

 


 


인식을 환기하고 사물을 새로운 견해로 보고 싶을 때는 익숙한 사물 혹은 인물을 엉뚱한 장소나 환경에 놓아보라고 하네요. 선입견, 고정관념을 떨쳐버리는 방법입니다.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은 성질이 전혀 다른 두 개의 객체를 함께 두어 기묘하게 병렬 배치하는 기법을 고안했는데, 살바도르 달리의 바닷가재 전화기처럼 재미있는 발상은 곧 사고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 굳이 남들의 기대에 맞춰 살 필요는 없다. 대신에 우리는 자신의 기대에 부응해서 살아야 할 책임이 있다. 』 - p221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돼라>는 어느 페이지부터 읽어도 괜찮은 구성이라 머리 싸매며 읽어내리기보다는 머릿속이 갑갑할 때 슬쩍 읽기 좋은 책이네요. 그동안 참 무비판적으로 수용된 생각들로 살아왔던 것 같아요. 남들 하는대로 따라하지 말고, 나 자신을 최고의 버전으로 만들어 나가기! 내 안에 숨겨진 대체 불가능성을 찾도록 동기부여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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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거짓말에 웃으면서 답하다 : 2015 정규재의 뉴스읽기 - 혼란스런 현실이 명쾌해지는 지식의 힘
정규재 지음 / 베가북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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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거짓말에 웃으면서 답하다, 일명 세거웃답.

2014-2015 주요 현안을 다룬 정규재 뉴스를 책으로 만났습니다.

 

저는 언론에서 하도 언급하니 어쩔 수 없이 눈에 들어오는 기사 제목을 통해 이런 주제가 요즘 이슈구나... 그 정도로만 알고 사실 더 파헤쳐보는 일에는 무관심한 편입니다. 제대로 말해주는 기사를 참 힘겹게 찾아야 하는 현실에서 차라리 무관심으로 돌려버린 거죠. 그래서 세거웃답 같은 책이 전 너무 좋네요. 

 

딱딱한 정치 이야기가 많아 재미없게 읽힐 것 같았는데 생각외로 넘 재밌더라고요. 시원하고 통쾌한 말솜씨에 읽으면서 후련한 느낌도 팍팍!

 

 

 

팩트를 추구하는 기자로서 거짓된 주장이 넘치는 꼴 보기 싫어 정규재 뉴스를 만들었다는군요.

자기도 모르게 믿고 있던 것이 거짓일 수도 있다는 것. 개인의 문제라면 인간의 기억 편향 혹은 사고 편향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사회현상에 대해서이거나 사회적 선택에 대한 것이라면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세상의 거짓말에 웃으면서 답하다>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글로벌이슈, 인문 분야의 이슈를 소개합니다.

정치경제 이슈는 따분하다 싶은 주제지만, 정규재 저자는 귀에 쏙쏙 박히게끔 알려줍니다.

 

 

 

한국 민주주의 발전 과정사 이야기는 특히 흥미로웠어요.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서서히 인민주의적 속성을 띠기 시작했다는데, 인민이라는 단어 때문에 사회주의 국가가 절로 생각나더군요. 인민주의는 '인민의 의지'라는 이름으로 자유에 대한 구속이 정당화되고 타인의 경제적 자유에 대한 침해가 정당화되는 체제를 의미합니다. 풀어보니 낯선 개념이 아니지요. 일반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정치행태인 포퓰리즘적 특성을 갖는 대중 민주주의를 말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선심정책 남발하는 우리 정치 이야기죠.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까지. 게다가 피케티 열풍조차도 꼬집습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치판 꼴이 다 맘에 안 드는 제 입맛에 맞는 이야기들이어서 더 쿵짝쿵짝 공감하며 읽었네요.

 

 

 

대표적인 악성 규제법인 단통법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죠.

단통법을 비판하면 대기업 옹호자로 낙인찍히기도 했던 그 단통법. 정규재 저자는 이 법은 소비자, 판매자, 제조사 누구에게도 좋지 않은 법이라고 합니다. 경제학의 기초를 모르고 만든 악법이라고요. 단통법은 결국 시장 경제를 무너뜨리는 길이라고 합니다.

 

 

뭣도 모르고 진보 이념을 따라가는 사람들에게도 일침을!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기초연금 같은 무상복지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거죠.

무차별 복지, 무차별 세금 같은 보편적 복지의 숨겨진 비열성을 알려줍니다. 의도가 좋았다고 해서 결과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무상복지라는 전면적, 보편적 복지는 하위 계층에게 돌아가는 몫이 줄면서 오히려 빈부 격차를 늘리고 있다는 사실.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법을 만드는 프로세스를 비판합니다. 복지의 기본 이념과 복지의 도덕성을 일깨워주는 이 주제가 특히 인상 깊었어요.

 

“ 사회를 비판하고 정책적인 방향을 제시할 때만큼은 객관적인 사실을 가지고 이야기했으면 좋겠습니다. 객관적인 자세가 토론의 기본적인 자세임을 명시하시기 바랍니다. ”

 

다양성과 차별 문제에 관한 주제도 흥미로웠습니다.

마이클 센델과 피터 우드의 책을 비교하며 다양성에 대한 정책에 부정적인 입장과 옹호하는 입장을 알려주네요. 언젠가부터 소수 집단 우대정책을 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위헌이라는 인식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정규재 저자는 대학에서 이렇게 하는 걸 꼬집는데요, 대학은 지식 전수하는 곳이지 사회정책 펴는 곳이 아니라며 대학의 본질을 따져봐야 한다고 합니다.


정규재 저자가 말하는 것이 모두 공감되지는 않을 수 있지만, 이것 한 가지는 확실하게 배울 수 있습니다. 잘못된 해석, 감각의 착각, 지각의 오류를 꼬집어 세상의 흐름을 잘 살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요. 정규재 저자 역시 해법 제시를 똑 부러지게 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진단부터 하자는 이야기죠. 그래야 올바른 처방을 찾는 길이 보일테니까요.

국가의 갑질만큼은 막아야 하지 않겠어요. 맥을 짚어주는 정규재의 <세상의 거짓말에 웃으면 답하다>는 합리적 사고란 이렇게 하는 거라는 걸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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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박한 공기 속으로
존 크라카우어 지음, 김훈 옮김 / 민음인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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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박한 공기 속으로>가 9월 24일 개봉 영화 <에베레스트> 원작이라고 해서 읽었는데요, 중간에 잠깐 손 놓는 것도 아쉬울 정도로 저는 완전 몰입해서 읽었답니다. 산악문학 명저다워요.

 

재난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라 빼먹지 않고 보는 편인데, 간혹 느끼는 억지스러운 면을 <희박한 공기 속으로>에서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상상의 이야기가 아닌 생생한 실화 에세이거든요. 영화 <에베레스트>가 에베레스트의 웅장한 자연만 볼거리로 남을지, 아니면 원작소설에서처럼 팀원들의 심리와 산악인의 사고방식을 얼마나 잘 묘사할지... 영화를 보기 전이나 보고 나서라도 책으로 꼭 읽어보셨음 좋겠어요.

 

 

 

<희박한 공기 속으로> 책에는 사건 당일 사진이 생생하게 실려 있습니다.

에베레스트 등반 과정에서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힐러리 스텝 구역을직접 사진으로 보니 더 실감나게 다가오네요.

 

 

 

<희박한 공기 속으로> 에서 참사가 벌어진 바로 그곳. 책을 읽고 나서 다시 사진을 보니 이야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가슴이 저릿저릿해집니다.

 

 

 

 

<희박한 공기 속으로>는 1996년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고 참사가 있던 그 날, 살아 돌아온 존 크라카우어의 목소리로 담담히 이야기합니다.

 

존 크라카우어는 아웃사이더 편집장의 요청으로 가이드가 딸린 등반대 일원으로서 에베레스트에 오르게 됩니다. 베이스캠프 정도까지만 둘러보고 상업화된 에베레스트 등반 풍조에 관한 기사를 쓰는 것이었지만, 존 크라카우어는 정상까지 오르지요. 하지만 하산 과정에서 살인적인 폭풍이 몰아쳐 동료 다섯 중 넷을 잃습니다. 당일 함께 한 다른 등반팀에서도 사망자가 나왔고요.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으로 그의 삶 뿌리가 뒤흔들린 채 고통에 사무치다 그들을 기리는 <희박한 공기 속으로>가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1852년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를 발견한 이후 에베레스트 등정 역사를 소개하면서 에베레스트 등정의 의미를 알려주고 있어요. 등반에 큰 관심 없어 지식이 전혀 없었던 저도 산악 등반사를 조금은 알게 되었네요. 에베레스트 발견 후 101년만인 1953년. 힐러리와 텐징이 최초로 정상을 밟게 됩니다. 이는 달 착륙과 비교될만한 사건이었다고 해요.

 

 위험요소를 무릅쓰고 도전을 하는 것일까요.

이 책 바로 직전에 읽었던 책 <원 마일 클로저> 저자인,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최연소 영국인 제임스 후퍼는 삶의 동기부여 측면에서 도전의 의미를 말했고, <희박한 공기 속으로>에서도 삶의 목적이 상실되어갈 때 위험요소는 오히려 목적의 중요함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어려움에 대한 도전, 동지애, 사명감 등이 길을 잃어버린 기운을 채워주는 거죠.

 

 

 

 

인간은 에베레스트를 기어코 정복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관광지처럼 전락되어버리고, 영리 목적의 등반대가 늘면서 에베레스트는 상업화되어가지요. 돈은 많지만 높은 산들을 제힘으로 오르기에는 경험이 부족한 몽상가들이 대거 몰려듭니다. 존 크라카우어는 바로 그런 상업화한 에베레스트 등반대를 직접 경험하는 것이었죠.

 

<희박한 공기 속으로>를 읽으면서 몰랐던 점을 참 많이 알게 되었답니다. 셰르파를 노예처럼 대하는 부분이 나올 때는 분개도 하면서... 에베레스트 등반을 도와주는 셰르파족의 문화와 역사를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순식간에 훅 등반하는 줄 알았는데 고산에 적응하기 위한 시간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는 것도 이번에 알았고요. 정상에 가기까지 제2캠프에서 제4캠프까지 단계가 있네요. 희박해져 가는 공기에 적응하려고 베이스캠프에서 어느 고도까지 오르락내리락 반복 연습을 하더라고요. 그 과정을 이겨내지 못하고 마지막 정상 공격에서 빠지는 팀원도 나옵니다.

 

 

 

 

그나마 그의 팀은 다른 팀에 비해 꽤 훌륭한 편이었어요. 

베이스캠프에서 고도 적응을 하며 몇 주 동안 서로 의지하게 될 팀원들의 면면을 확인합니다. 처음엔 신뢰할 수 없는 사람들일 뿐이었지만 점점 그들의 인간적인 매력에 공감하며 동료애가 생깁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무조건 감싸들듯 묘사하진 않고 최대한 관찰자 입장으로 서술했기에 처음 기사와 책이 나왔을 때 비난도 많이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 나는 물 위에 오른 물고기처럼 계속 헐떡이면서 희박하고 싸늘한 공기를 들이마셨고 그때마다 폐가 찢어질 것처럼 아팠다. ”- p125

 

서로의 몸을 연결하는 전통적인 등반 기술 대신 이제는 독자적으로 등반하는 시스템인데, 무섭지만 매혹적인 등반 과정에서 두려움조차 잊게 하는 등반의 순수한 기쁨을 만끽하기도 합니다.

 

 

 

 

“ 거센 바람이 불러일으킨 거대한 눈가루의 소용돌이가 해변에 부서지는 흰 파도처럼 로체 사면을 휩쓸고 내려와 내 옷을 하얀 서리로 뒤덮었다. ” - p183

 

 

 

 

세 명의 가이드, 여덟 명의 고객(그중 다섯은 중도에 돌아섭니다), 네 명의 셰르파. 총 열 다섯 명으로 구성된 로브 홀 팀. 그날 등정한 다른 팀까지 해서 모두 서른세 명이 정상을 향해 출발합니다. 존 크라카우어는 등반 실력이 꽤 있는 편이었어요. 뒤처지는 일 없이 다른 이들보다 빠르게 정상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산소통 걱정에 일찌감치 하산한 것이 결국 그의 생명을 살린 셈입니다.

 

예상했던 시간에 정상을 밟고 하산을 해야했건만... 고정밧줄의 설치 지연, 저산소증으로 판단이 흐려진 상태 등 사소하고도 작은 잘못들이 쌓이고 쌓인 상태에서 자연은 절대 너그럽지 않았습니다.

 

 

 

 

하산 과정에서 탈진 상태가 되어, 눈폭풍에 갇힌 동료들을 다시 구하러 갈 수 없는 몸 상태였던 존 크라카우어.

내려오는 길에 마주친, 상태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던 가이드와 동료를 뒤로 한 채 하산했기에 생존자로서의 죄책감이 더 컸습니다. 그는 정말 아슬아슬한 순간에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삶으로 한 발짝 건너왔던 겁니다.

 

낯선 지명과 산악 용어에 익숙지 않아 읽어내기 좀 까다롭지 않을까도 싶었는데독자에게 그 장소에 있는 것처럼 존 크라카우어의 상세하면서도 생생한 묘사가 단번에 절 홀려버렸어요. 산악인들의 사고방식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희박한 공기 속으로>는 에베레스트에서는 본질적으로 모든 시스템이 철저히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장엄한 대자연을 정복하려는 인간의 도전과 욕망, 거기에 어리석은 자만감이 한데 섞이면 산악재난은 피할 수 없는 길일지도요.

 

 

 

 

로브 홀이 이끄는 팀과 베이스캠프에 들렀던 도보여행자가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이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다들 웃고 있지만, 며칠 후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설 줄은 몰랐을 테지요. 존 크라카우어의 팀에서는 더그 한센, 앤디 해리스, 로브 홀, 남바 야스코가 그날 사망했습니다.

 

​1997년 첫 출간 이후 산악문학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희박한 공기 속으로>.  저는 2015년 영화 <에베레스트> 개봉에 맞춰 나온 2판 8쇄로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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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마일 클로저
제임스 후퍼 지음, 이정민.박세훈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비정상회담 영국 대표로 방송 출연한 제임스 후퍼의 책 <원 마일 클로저>를 읽으며 대단한 모험담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어요. 제임스 후퍼 이력부터 놀라웠답니다.

2006년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최연소 영국인,

2007년 세계 최초 북극 남극 무동력 종단 성공,

2008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올해의 모험가' 선정이라니!

 

 

 

<원 마일 클로저>는 제임스 후퍼의 모험 동반자 (고)롭 건틀렛과 어떻게 처음 모험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꿈을 정하고 꿈을 향한 발걸음 하나하나를 이야기 합니다.

비정상회담 방송에서 이야기했던 꿈을 향한 세 가지 단계 외에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그의 모험인 '원 마일 클로저' 에 대한 것도 소개하고 있어요.

 

 


새파랗게 어린 나이 열 다섯에 사이클링 클럽에 가입하며 그의 모험기가 시작되는군요.

사이클링을 하며 체력의 한계를 맛보기도 하고, 자랑스러움을 만끽하기도 하다 우연히 신문에서 에베레스트 기사를 본 이후 에베레스트 등정에 홀려버립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할 법한 일을 결국 해내더라고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등반기술을 연마하는 3년을 보내며 에베레스트 정상이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 진전을 합니다. 에베레스트라는 목표는 조금씩 꿈에 가까워지는 데 초점을 맞춰 준비를 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됩니다.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분명 한 번에 딱 한 걸음씩이었다. ” - p47



 


 

“ 위험, 그것을 경감하고자 하는 바람 그리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더욱 발전시키고 배우려고 노력하게 된다. ” - p79


위험 요소를 제거하며 최종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황당무계할 수 있는 꿈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며 머릿속 상상으로만 머물렀던 꿈을 현실세계로 끄집어 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의 도전이 언제나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풀코스 마라톤 완주 실패, 장거리 자전거 여행 실패, 스판틱 등반 실패를 겪지만, 실패로 끝나는 실패는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실패는 그 능력을 앗아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지요.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경험합니다.


13개월간의 북극-남극 무동력 종단 도전 과정에서는 몇 번의 죽을 위기를 넘기면서 결국 성공을 이뤄내더라고요.


 

하지만 그의 오랜 친구 롭을 잃고나서 그의 목표 방향은 변합니다.

삶이 유한하다는 자연의 이치에 감사해야 하고, 살아있는 동안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데 의미를 두며 새로운 도전을 합니다.

 


모험을 하며 만난 다양한 환경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욕구와 열정이 생기면서 한국으로 오게 되기까지, 그는 이제 파트너 롭 없이 하는 첫 번째 도전을 시작합니다.

제주에서 남산까지 무동력으로 종단하며 모험기질을 제대로 발휘하기도 했지요.



 

 


 

이후 롭을 기리기 위한 자전거 여행 원 마일 클로저를 시작하며, 기부금으로 우간다에 학교를 짓게 되네요.

그 과정에서 한국인 아내를 얻기도 하는군요 ^^


제임스 후퍼가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알려준 몇 가지 이야기 중에서 특히 한 가지가 기억에 남는데요, 원하는 꿈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라고 하네요. 그들과 보이지 않는 계약서를 맺으며 버틸 수 있게 하는 극복의 원동력이 된다는 거죠. 조력자가 생기고, 주변인들에게 영감을 주기도 하지요.


제임스 후퍼는 이제 다른 이의 도전에 도움이 되는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자전거 여행을 하는 '원 마일 클로저' 네 번째 행사를 한국에서 진행하고 있답니다. 9월 13일부터 7박 8일간 일정으로 여수에서 서울까지 1,000km 를요.


새로운 도전이란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어떤 형태의 도전이든 이제는 혼자서 하는 모험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도전을 하는 제임스 후퍼. 멋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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