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 - 인류의 내일에 관한 중대한 질문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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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로 유명한 세계적 석학 재레드 다이아몬드 책 중에서 어쩌면 가장 쉽게 쓰였고, 쉽게 읽히고, 무엇보다 한국 독자 맞춤 책인 <나와 세계>.

 

 

세계가 직면한 7가지 중대한 문제를 다룬 이 책은 한국 사례가 많이 등장합니다. 어찌나 자주 언급되는지 한국에서 강연한 내용이 책으로 나왔나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어요. 재레드 다이아몬드 저자가 한국어판에서는 한국 독자를 위한 맞춤 수정을 해주셨다네요. 덕분에 낯설지 않게 읽어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 책입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개인과 국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왜 어떤 국가는 부유하고 어떤 국가는 가난한지, 개인의 위기와 국가의 위기 해결 방법은 무엇인지, 건강한 삶의 질을 누릴 방법은 무엇인지. 이 세계가 직면한 문제를 짚어가며 미래를 고민합니다.

 

한국어판 서문에는 북한과 남한의 빈부 차이를 언급합니다. 북한이 한국보다 가난한 이유를 밝혀내는 과정에서 사회과학자가 어떻게 실험 연구를 하는지 상당히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어요. 한반도를 180도 뒤집은 다음, 동쪽과 서쪽 세로로 나누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하게 합니다. 이것은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나와 세계>에서 주장하는 국가빈부의 원인이 지리적 요인과 제도적 요인에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한 실험이기도 합니다.

 

 

 

 

국가의 빈부를 결정하는 첫 번째 요인은 지리적 요인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노르웨이는 가장 가난한 나라보다 400배, 한국도 100쯤 부유하다고 해요.

 

대체로 온대지역에 있는 나라가 열대지역에 있는 나라보다 부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왜 열대지역이 불리할까요. 열대지역은 토양 비옥토가 낮고 박토가 많아 농업 생산성이 낮고, 동식물종이 다양한 만큼 병원균과 벌레가 많아 기생충과 세균 번창이 쉬워 열대성 질병이 많아 공중보건에 취약합니다.

조건으로만 따져보면 네덜란드보다 잠비아가 훨씬 좋아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게 작동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요즘 기대수명이 못해도 80세인데, 그나마 민주국가인 잠비아 기대수명이 겨우 41세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어요.

게다가 육지에 둘러싸인 내륙국이라는 입지 조건을 갖추면 더 힘들어지고, 천연자원이 풍부한 탓에 오히려 내란과 분리독립운동, 부패와 비리가 만연해지는 원인이 되었다는 점... 문명의 가난과 붕괴를 재촉하는 복합적인 요인이 많습니다.

 

 

 

국부의 차이 두 번째 요인은 인간이 만든 제도의 차이입니다. 지리적 차이는 별로 크지 않았지만 분리된 나라인 한국과 북한, 서독과 동독, 아이티와 도미니카공화국의 사례를 듭니다.

여기서 어떤 나라는 좋은 제도가 자리 잡은 반면 어떤 나라는 그렇지 못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데요. 나쁜 제도를 받아들이면 지리적 이점이 있어도 가난해지는 이유를 찾습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좋은 제도의 근원을 역사적 기원에서 찾는데, 농업의 역사와 맞물린다는 것 그리고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좋은 제도가 버무려져야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어떤 국가는 부유하고 어떤 국가는 가난한지, 그 이유를 우리가 왜 알아야 할까요.

재레드 다이아몬드 저자는 약점을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극복하는데 유리하지 않겠냐고 합니다. 정확히 진단하고 맞춤식 치료를 하면 극복하지 못할 문제는 없다고 말이죠. 지리적 요인은 고정된 부분이라 극복할 방법이 있겠냐 싶겠지만, 하나하나 따져보며 약점을 가진 나라가 극복한 사례에 집중해보니 해결책이 나오긴 하더라고요.

 

 

 

재레드 다이아몬드 저자는 외적, 내적 위기 관리에 대처하려면 선택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합니다.

전체적인 변화는 사실 불가능한데다 압박감이 커 당면한 위기 자체에 집중하는 위기요법이 필요하다고 말이죠. 국가적 위기에서 선택적 변화 사례로 일본 메이지유신을 예로 듭니다. 한편으로는 미국의 현재 위기 상황을 체크하며 미국 민주주의 쇠락을 부추기는 요소들이 해결될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보며 비판하기도 하네요.

 

 

 

우리 세계가 곧 직면하게 될 문제로는 기후변화, 불평등, 환경 자원 문제가 있는데 이제는 그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도미노 작용을 하기에 남의 나라 문제일 뿐이라며 먼 산 보듯 하면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불평등 문제만 하더라도 불법 이민 문제, 자발적 테러 같은 직접적인 결과를 낳고, 우리 삶에 필요한 자연자원은 자기 파괴적인 관리로 남획을 일삼는 등 자멸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인간활동으로 인한 자원 소비량, 폐기물 생산량은 늘어나는데 이 말은 인간 활동을 줄이면 기후변화도 줄일 수 있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인구 많은 몇 나라만 협정을 맺어도 기후변화 문제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실상 정치적 의지가 부족합니다. 이런 위기 극복 능력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주체는 누구입니까. 지도자? 국민? 파충류의 뇌가 언제든 번득이는 인간의 특성상 미래를 내다보며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 큰 기대는 솔직히 안 하게 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밋빛 미래는 어떻게 일궈내야 할 지. 재레드 다이아몬드 저자가 말한 극복할 가능성 51%에 기대를 걸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지. <나와 세계>에서는 이런 약점에도 이렇게 해서 극복했다는 사례들을 강조하며, 우리가 직면할 범세계적 위기 관리 해법을 고민하게 합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는 개인에 관한 이야기가 많아 꽤 재미있었어요. 특히 뉴기니 전통사회를 통해 위험에 대처하는 자세 흥미로웠습니다. 우리는 주관적 평가에 따라 위험 요인의 순위를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알려주는데요. 사다리에서 떨어질까 걱정하기보다 테러 위험을 더 걱정하는 것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위험은 과소평가한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이걸 해결하려면 건설적 편집증을 습관화하라고 해요. 행위 자체는 위험성이 낮더라도 평생 빈번하게 반복하는 행위에 내재된 위험을 알아차려야 한다고 말이죠.

 

건강하게 장수하는 법까지 다루고 있네요. 요즘은 비전염성 질병에 걸려 죽는 경우가 흔한데 그 원인으로 서구식 생활방식을 꼽습니다. 자연선택으로 선택된 신장의 염분 재흡수 능력이 과다 염분 섭취 생활방식으로 변하면서 약점이 되어버린 상황. 인간을 살아남게 한 능력이 이제는 죽음으로 몰아단다며 현대 생활방식의 문제점을 고민하게 합니다. 특이하게도 우리 몸이 짧은 기간 내 자연선택된 사례도 있었어요. 나우루 공화국의 경우 서구식 생활방식으로 당뇨 유전자가 생명에 치명적으로 작용하게 되자, 결국 당뇨 유전자를 빠르게 제거하며 다음 세대부터는 오히려 당뇨 발생률이 줄어든 사례. 신기했습니다.

 

 

교육 이야기는 안 나오나 싶어 좀 서운했는데, 마지막 파트 "재레드 다이아몬드에게 문명의 길을 묻다"에 살짝 언급하네요. 그런데 오바마도 그렇고 재레드도 그렇고, 한국 교육을 참 좋게 평가합니다. 문맹률 높고, 평등한 교육을 받을 기회조차 없는 나라들에 비하면 한국 교육, 훌륭한 위업을 달성하긴 했습니다. 저자는 학력테스트 상위권 대부분이 한국인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기도 하는데, 솔직히 인생이 학창시절에서 끝인가요. 교육의 목적을 생각해볼 때 한국 교육이 과연 선망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에서 제기한 문제들. 인간은 정말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이게 가능해야 장밋빛 미래가 올 텐데 말이죠. 5월 둘째 주에 방한 예정인 재레드 다이아몬드. 더 깊은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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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이토 씨
나카자와 히나코 지음, 최윤영 옮김 / 레드박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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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넷 미혼인 딸, 거침없이 무례한 아버지, 대책 없이 친절한 동거남의 한집 살이를 그린 <아버지와 이토씨>. 딸, 아버지, 동거남이라는 캐릭터만으로도 이 소설이 어떻게 흘러갈지 분위기는 지레짐작할 수도 있겠는데요. 그저 잔잔한 감동을 주는 가족 드라마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속에 코믹한 면이 숨겨져 있어 재미있게 읽어냈어요.

 

 

나카자와 히나코 작가는 원래 희곡 작가라고 합니다. 대사와 대사 사이를 자신의 언어로 채우고 싶다는 욕심으로 탄생한 첫 장편소설이 바로 <아버지와 이토씨>입니다. 극작가 출신답게 스토리 흐름이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상상되더라고요. 눈앞에서 펼쳐지는 드라마를 보는 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야기가 만족스러웠어요.


일본인 특유의 행동은 사실 좀 오글거려서 일본소설은 제 취향 아니었거든요. 물론 지금도 영미, 유럽 소설을 더 선호하지만. 가족 간에도 90도 인사를 하는 엄청 예의 바른 그런 모습... 일본소설 마니아라면 무슨 말인지 아시죠? 그들만의 문화인데도 불구하고 제 눈에는 너무 작위적으로 보이기만 해서 오히려 스토리 몰입에 방해되더라고요.


그런데 <아버지와 이토씨>에서는 그런 모습조차 스토리 진행에 딱 맞아떨어져서 재미있게 읽었어요. ​변변한 직장 없이 학교 급식 조리 보조원 시간제로 일하는 동거남 이토씨와 옹고집 아버지의 첫 대면 장면은 코믹 그 자체였어요. 학교에서 일한다고 하니 "교사인가!" 하며 순간 눈을 반짝이거나, 급식 아저씨라는 것에 허탈해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영화로 보면 크큭대며 한참 웃겠다 싶더라고요. 아, 이 소설은 영화 제작 중이라고 합니다. <노다메 칸타빌레> 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우에노 주리가 딸 역할로 나온다네요.

 

 

 

서른넷 나이에 스무 살이나 차이 나는 남자와 동거하는 딸, 아내와 사별 후 아들 집에서 살다가 가출(?)하고 무작정 딸 집으로 들이닥친 아버지.


딸 입장에서는 성가시기만 한 아버지와 딱히 끈끈한 관계는 아닙니다. 아버지로부터 혼난 기억만 남아있을 뿐.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상처를 입힌 가족입니다. 아버지는 그저 편협하고 거만하면서 소심한 사람인 데다 체면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한편으론 세상을 두려워하는, 한 마디로 그릇이 작아 보이는 아버지로만 남아 있습니다. 그런 아버지를 억지로 집에 모시고 지내다 보니 서로 눈치 보며 어색하기만 합니다.


하루는 아버지를 미행해 보기도 하는데요, 특별한 일 없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아버지를 보며 아버지에게는 돌아가야 할 '장소'는 있지만 '집'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 장소마저도 선택한 것이 아니라 강요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죠. 아버지는 종일을 그렇게라도 돌아다니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던 겁니다.

 

 

 

딸과 아버지의 소원한 관계는 동거남 이토씨의 담담한 대처가 빛을 발휘하네요.

이런 해결사, 참 고마운 존재입니다.


"기분은 일단 제쳐 두고, 냉동고에라도 넣어 둬. 그러지 않으면,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놓치고 말아." - 책 속에서

 

<아버지와 이토씨> 책을 읽다 머릿속에 콕 박힌 단어가 있는데, '기간 한정'이란 단어입니다. 우리 인생에 이 기간 한정인 것이 사실 얼마나 많은지... 부모는 존재 그 자체가 스트레스인 무거운 짐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왜 모든 걸 한쪽에 맞추려고만 하는지, 어느 쪽에 맞추는 게 아니라 제각각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사용하면 그걸로는 만족할 수 없는 걸까 고민하는 딸의 모습이 남 일 같지만은 않네요. 자기 취향의 소스는 따로 갖춰도, 먹는 건 함께면 된 거죠. 하지만 우리는 소스 하나도 한쪽 취향에 맞추게 강요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


<아버지와 이토씨>는 전형적인 일본 가족 드라마 소설입니다. 아버지와 이토씨 캐릭터가 수더분하면서도 내면이 강해요. 우리나라 배우 중에서도 명품 조연하면 딱 생각나는 그 분들 이미지라고나 할까. 코믹과 감동이 드러나는 건 좋았는데, 아버지와 이토씨 각자의 소소한 비밀은 시원하게 밝혀주질 않아서 그 부분은 살짝 아쉬웠어요.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이런 소재의 소설, 이상적인 가족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 요즘 읽기 딱 좋은 타이밍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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죔죔기법
설기문 지음 / 학지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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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나는 몸신이다>에서 화제가 된 셀프 힐링, 죔죔기법 아시나요?

10초 만에 스트레스 날려버리는 죔죔기법 신기하더라고요. 상담심리 전문가 설기문 박사의 죔죔기법은 너무 간단한 방법이라 솔직히 믿기 어렵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준비물도 필요 없고 시간도 안 걸리면서 빠르게 스트레스 해소 효과를 보여준다 하니 밑져야 본전! 한번 해보기로 했어요.

 

 

 

죔죔기법은 일상에서 겪는 불편한 심신 상태, 신체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 역할을 합니다. 근본적인 치료는 아닙니다. 즉, 치료를 대신하는 것은 아니라는 거에요. 하지만 불편과 고통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나는 상태 그 자체만으로도 당장 마음이 좀 편안해질 수 있다는 겁니다.  

하는 방법도 어렵지 않아요. 짝짜꿍, 도리도리, 곤지곤지 그리고 어린 아기처럼 두 손을 쥐었다 폈다 하는 손동작 죔죔~ 바로 그 동작입니다.

 

 

<죔죔기법> 책에서는 일상 사례를 먼저 소개하며 죔죔기법을 어떤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데요.

드라마식으로 구성한 이야기는 다양한 스트레스에 죔죔기법을 접목해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 보여줍니다.

 

 

먼저 해소하기를 원하는 스트레스와 불편을 확인해야 합니다. 목표를 말하는 게 아니라 불안, 화, 두려움, 부끄러움, 분노, 신체적 통증 등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겁니다. 그리고 1에서 10까지 수치 중 현재 불편지수를 생각해보고, 죔죔 동작을 하면서 말을 내뱉으면 됩니다. 10초 정도면 기본적으로 불편함이 사라지는 걸 경험할 수 있다는데, 사람마다 개인차는 있으니 몇 번 반복해야 하는 경우도 있네요.

효과가 없다면 표현 문구에 문제가 있다고 해요. 자신의 문제나 불편을 더 구체화하거나 원인에 더 집중하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마음이 불안하고 두근거린다."로 했을 때 효과가 없다면, "나는 내일 있을 면접시험 때문에 걱정된다." 처럼 새로운 시도를 하라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왜 내가 유독 불안해하는지 원인을 파악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면 "최근에 몇 번 연속적으로 면접시험에 실패한 것 때문에 속상하고 앞으로의 면접이 두려워진다." 는 표현 문구가 나오게 됩니다.

 

불편사항을 말로 표현하는 것, 바로 속내를 털어놓는 셈입니다. 자기노출의 치유적 효과라고 해요. 부정적 정서와 통증, 마음이 불편할 때 현재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해결의 기본은 마련된 셈입니다. 죔죔기법을 하며 자신을 스스로 분석하게 되네요.

 

 

죔죔기법에서는 손 위치가 중요한데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좁은 시야를 가지게 된다고 해요. 한 곳에 집중되는 중앙 시야라고 합니다. 그런데 얼굴 근처에 손을 두고 죔죔~하면 시선을 중앙에 두지만, 눈동자를 돌리지 않아도 손동작이 보이게 자세 잡는지라 이때 주변 시야 효과를 나타낸다고 하네요. 산 정상이나 바다에 가면 넓은 시야 때문에 가슴이 후련해지는 기분을 느끼는 것과 같다고 해요. 좁아진 시야를 일부러 넓게 확장하는 게 바로 죔죔기법입니다.

 

죔죔기법은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습니다. "가슴이 답답하다람쥐"처럼 원래 말이 갖는 의미를 희석하고 파괴해버리기도 하고, 단어 바꾸기, 주어와 목적어 바꾸기 등 다양한 언어변화기법을 소개합니다. 눈동자도 원래는 정면을 바라보지만, 좌우로 움직일 수도 있고요. 손을 교차해서 죔죔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방법은 좌우 뇌를 자극하는 동작이라고 해요.

 

죔죔기법은 뇌과학, 양자물리학 등의 이론으로 설명하는데요, 그중 한 가지를 소개하자면 일명 멍때리기. 지친 뇌를 쉬게 하는데는 우스갯소리로 하는 게 아니라 정말 멍때리기가 좋다고 해요. 이때는 심장박동수도 편안하게 유지된다고 합니다.

아플 때 병원에서 하는 말, "스트레스받지 말고 푹 쉬세요."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정작 누워 있어도 온갖 잡생각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대인들. 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데 나에게 맞는 힐링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사람마다 힐링 방법은 다르겠죠. 그런데 굳이 떠나지 않고, 어떤 도구 없이 바로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응급 스트레스 해소법이 죔죔기법이네요. 스트레스로 좁아진 시야를 넓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내 스트레스 지수를 낮출 수 있다니, 이런 응급처방은 익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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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크아트 컬러링북 - 아날로그 감성의 분필 그림과 레터링
발레리 맥키언 지음, 김아영 옮김 / 솜씨컴퍼니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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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필을 이용한 초크아트를 컬러링북으로 만날 수 있네요.

아날로그 감성의 분필 그림과 레터링 <초크아트 컬러링북>.

컬러링북에서는 진짜 분필을 사용하지 않고도, 일반 컬러링북처럼 색연필, 마커, 파스텔, 젤펜 등 다양한 도구를 이용하면 됩니다.

 

 

 

먼저 초크아트 아티스트 발레리 맥키언의 초크아트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카페에서 초크아트 메뉴판이나 그림을 볼 때면 감히 한 번 해볼 생각조차 안 했었거든요. 분필로 음영까지 표현하는 작품이라.. ㅎㅎ 그런데 이렇게 초크아트 컬러링북으로 접하니 그저 쓱쓱 칠하기만 했는데 초크아트 필이 제대로 나서 그 결과물에 저도 모르게 으쓱으쓱~

 

 

 

초크아트 컬러링북은 한쪽엔 글귀, 다른쪽엔 컬러링 도안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마커를 사용해도 뒷면 도안을 사용하지 못하는 단점이 없어서 좋아요.

 

 

 

식물 위주의 도안 32가지가 실려있습니다. 보타니컬 컬러링북이죠.

초크아트는 검은 배경에 색칠하는 거여서 명도 낮은 색은 티가 잘 안 나기도 하더라고요. 이왕이면 검은 배경에 묻히지 않는 색을 선택하는 게 포인트~

 

 

 

 

초크아트 컬러링북 컬러링만큼 쉬운 것도 못 봤네요. 하얀 부분만 칠하면 됩니다.

색연필, 형광펜, 사인펜, 마커, 젤펜, 파스텔 등 어떤 채색 도구라도 다 사용할 수 있어요. 검은 바탕이어서 대충(?)해도 실수한 티가 전혀 안 나는 게 완전 매력입니다.

 

 

색연필로 초크아트 컬러링 완성

 

 

 

초크아트 컬러링북 초판 한정으로 들어있는 킵캄 컬러링 노트.

손바닥만한 Keep Calm 컬러링 노트도 완소네요.

 

 

 

킵캄 컬러링 노트 미니 도안에도 색칠해봤어요. 슥슥~ 순식간에 완성! 작은 건 작은 것대로 깜찍하네요.

 

 

검은 배경이라 완성작을 보면 스크래치한 느낌도 있고, 아날로그 감성도 풍깁니다.

평소 컬러링 한 번씩 몰입하는 편인데, 초크아트 컬러링만큼 손에 힘 빼고 한 적도 없었던 것 같아요.

대충 막 칠해도 결과물은 깜~짝 놀랄 만큼 멋진 작품으로 탄생해서 만족도가 너무너무 좋아요.

그동안 꼼꼼히 칠하느라 힐링이 아닌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은 막손들!

초크아트 컬러링의 환상적인 매력에 빠져보세요. 막손도 금손으로 보이게 하는 초크아트 컬러링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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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결혼하지 않겠어 - 남인숙의 여자마음
남인숙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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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는 어느 단계에나 선물이 숨어 있다.

 

20대 청년 시절만 삶의 절정이 있는 게 아니라는 말만으로도 30~40대 여자 마음을 쓰담쓰담 해주네요. 40대 남인숙 작가가 말하는 젊음을 잃어가는 대가로 얻고 있는 좋은 것들은 무엇일까요. 그저 나이 먹음에 우울해 하지 말고 앞으로의 행복 성향을 결정지을 수 있는 밝고 열린 생각을 북돋게 하는 책 <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결혼하지 않겠어>.

 

 

 

 

'그 시절이 좋았지.' 하는 생각보다는 '요즘이 더 재미있다'는 생각으로 산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어떻게 재미있게 보낼 수 있을까? 남인숙 작가는 경험의 축적이 전에는 무관심하던 것에서 새로움을 느끼게 하더라고 합니다. 그런 작은 변화들을 숨은그림찾기 하듯 찾아내며 만끽하는 기쁨을 누리라고 합니다.

 

 

<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결혼하지 않겠어>는 여자 공감 에세이에요. 묵직한 제목이지만 커피 한 잔 놓고 수다 떠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는 에피소드가 많답니다. 조언이랍시고 무게 잡지도 않고요. 그녀의 소소한 에피소드에서 재미와 감동, 공감을 건져내는 맛이 아주 좋았던 책입니다.


제목에 담긴 의미는 이번 생을 충실히 살고 있기에 다음 생에서까지 똑같은 역사를 이룰 필요는 없지 않겠느냐는 의미더라고요. 다음 생에는 카사노바처럼 살 수도 있을 테고, 다른 나라에서 또 다른 연애를 할 수도 있고. 그게 더 재미있지 않겠냐고요. 그만큼 지금 이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소소한 행복감을 누리며 사는 일상이 모여 내 삶이 되는, 일상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학창시절 친구가 평생친구라는 말. 약육강식 성적순 학교에서 정말 그게 가능한지 묻기도 합니다. 실상은 억지로 맞춘 경우가 대부분일 거라고요. 오히려 사회에 나와서 관심사가 맞아 알게 된 사람 중에 평생친구가 생기더라는 말에 저도 살포시 공감하네요.

 

 

요즘 같은 100세 시대에 학창시절 이후의 삶이 더 긴데, 굳이 우정친구라는 이름으로 스트레스받거나, 그걸 내 아이에게도 강요하거나... '나는 동창생 중에 마음에 맞는 사람이 없어' 하며 우울해 할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마음을 나눌 친구는 학창시절에만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황금기라는 말이 와 닿네요.


일하는 여성에 관한 이야기에서는 답답한 현실이 엿보이기도 합니다. 남인숙 저자는 이왕이면 두 개의 방을 가지라고 합니다. 직장과 가정 두 군데서 동시에 스트레스받기도 하겠지만, 말 붙이기도 조심스러운 아이, 내 맘 같지 않은 남편. 이럴 때 나만의 방이 두 개 이상 있으면 생기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말이죠. 하지만 워킹맘으로서 살아내는 삶, 만만찮은 일이긴 합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매일같이 눈물 쏙 빼는 일이 다반사죠. 그럼에도 하나의 방보다는 두 개의 방이 낫다는 것. 젊은 여성분들은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어찌 보면 우리는 우리가 바랐지만 가지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아쉬워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 우리는 알고 보면 우리의 손에 닿는 것들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며 살아온 결과로 지금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 책 속에서


 

후회 없이 삶을 사는 비법은 바로 후회하지 않고 사는 것이겠죠.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을 순 없지만. 후회를 안 한다는 것은 내 선택이 능동적이어야 하고 결과에 책임지겠다는 생각에서 가능한 겁니다.

 

"예전에는 목표, 꿈이라는 말과 여가 시간, 자유, 치열함 등의 단어가 공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게 가능하다는 것을 알겠다. 시간이 빨리 간다고 해서 그 속도에 맞춰 뜀박질하기보다는 반대로 천천히 가며 핵심을 거두어들이는 것. 그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도 무색하게 만들 우리만의 지혜일 것이다." - 책 속에서

 

 

곱게 나이 드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부분도 인상 깊었어요. 표정, 자세, 손의 움직임, 걸음걸이, 목소리, 말투 등 애티튜드의 힘을 강조합니다. 이건 오히려 경험이 쌓여 중년의 매력녀들이 갖춘 아름다움이기도 하죠. 스스로를 대접하며 자신감 있게 사는 삶, 40대에 그게 제대로 발휘하는 것 같아요.

 

 

​"나이가 들 것인가, 나이'만' 들 것인가는 선택의 문제다." - 책 속에서

 

 

 

 

"'좋은 사람'이 '좋은 엄마'가 된다는 것이다. 아이는 부모가 의도하는 대로가 아니라 부모의 됨됨이를 따라 자란다." - 책 속에서


사춘기 딸을 키우며 아이에게는 '완벽'한 엄마의 모습을 원한다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그녀의 에피소드도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피곤하고 짜증 나는 일도 많지만, 그나마 가장 나은 방법들을 찾아 실천할 줄 아는 게 어른이라는 것. 그런데 이런 생각조차 왜 남편들은 덜 하는 걸까요 ㅎㅎ 남편들에게도 꼭 쥐여주고 싶은 책입니다.


<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결혼하지 않겠어>는 육아, 남편, 친구, 직장 등 여자의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권태로운 삶이라 하지 말고, 결혼기념일을 내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 날이라 생각하지 말고. '사는 의미가 없어'를 달고 사는 지긋지긋한 이 삶에 숨어있는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내려는 마음. 그거야말로 앞으로 남은 인생을 잘 살아낼 첫 발걸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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