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 일상생활 편 가리지날 시리즈 1
조홍석 지음 / 트로이목마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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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뉴스보다 웃긴 상식의 반전극, 유쾌함으로 무장한 교양상식의 진수를 맛보세요. 조홍석 저자의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 일상생활 편>은 2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가리지날 시리즈 첫 번째 책으로 이번에 2판 개정판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지식은 힘이다’라는 문장은 진부한 격언이 아닙니다. 우리가 아는 것 혹은 안다고 믿는 것들이야말로 세상을 해석하는 렌즈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바로 그 렌즈를 조정합니다. 옳다고 믿었던 대부분의 상식이 실제로는 가짜 오리지날, 즉 ‘가리지날’이었던 겁니다.


일상생활 편에서는 의(衣), 식(食), 주(住), 스포츠 분야에서 우리가 얼마나 틀린 상식에 익숙한지 짚어줍니다. 먼저 의생활 주제에서는 정장, 단추, 지퍼, 치마와 바지 등 일상적인 아이템에 담긴 역사를 추적합니다. 프랑수아 1세와 헨리 8세의 정상회담으로부터 시작된 단추 이야기가 의외의 웃음을 안겨줍니다.


프랑스의 위엄을 과시하기 위해 1만 3,600개의 금단추를 달고 나타난 프랑수아 1세. 그러나 “정황상 프랑수아1세가 정중히 모셔야 했는데 단추 자랑을 했으니 동맹은 결국 결렬!”. 패션이 정치적 메시지를 담을 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보여줍니다. 재밌게도 프랑수아의 금단추에 빡친 헨리8세의 딸, 엘리자베스 1세는 이후 한 쪽 장갑에만 48개의 금단추를 달고 위세를 뽐냈다고 합니다. 


스코틀랜드의 킬트가 사실은 전통의상이 아니라는 것, 지퍼(Zipper)라고 알고 있는 것의 원래 이름이 패스너(fastener)였으며, 가터벨트의 원래 용도가 남성용이었고 칸트의 발명품이라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는 저자의 시선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을 비틉니다.





‘식사는 정치다’라는 말을 증명하는 흥미진진한 사례도 등장합니다. 16세기 이전 유럽에서는 우리 한식처럼 온 가족이 둘러앉아 빵 등 각종 요리와 함께 한상을 차려서 먹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6세기 프랑스 왕가에 이탈리아 정식 코스요리를 도입한 인물은 당시 14세 소녀였던 카트린 드 메디시스였습니다. 카트린의 결혼식 행렬에 요리사, 주방 제작자, 식기 제작자 등 400여 명의 수행요원이 따라가서 프랑스 왕가에 정식 코스요리와 스푼, 포크를 선보였다고 합니다. 이 장면은 요리의 전파가 단순한 입맛의 문제가 아닌, 권력과 문화의 흐름이었음을 잘 보여줍니다.


주생활 파트에서는 신화와 전설 속 숨겨진 진실을 흥미롭게 풀어냅니다.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알라딘이 원래 중국 사람이었다는 사실, 산타클로스의 굴뚝 이야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동심을 자극하면서도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킵니다.






마지막으로 스포츠 파트에서는 근대 올림픽 창시자는 쿠베르탱 남작이 아니라 영국의 식물학자 윌리엄 브룩스 박사였다는 사실을 밝힙니다. 1850년부터 지역 스포츠 경기를 조직하며 고대 그리스 올림픽 부활을 꿈꾸었고, 월계관을 수여하는 등 실제 고대의 양식을 재현했다는 점에서 실질적 창시자에 가깝다고 합니다.


또 하나의 통념 파괴는 수영의 자유형입니다. 정확한 명칭은 크롤 영법(crawl stroke)이며, 자유형은 사실 경기 종목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다른 영법과 달리 자유영이 아니라 형으로 끝나는군요.


유머 감각 넘치는 대화체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는 방식은 단숨에 몰입하게 만듭니다. 각 장의 서사는 상식으로 출발해 세계사와 철학, 과학, 경제를 종횡무진하며 모든 지식은 결국 연결되어 있다는 통합적 관점을 전달합니다.


의외의 지점에서 만나는 지식들의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줍니다. 단추 이야기가 나폴레옹의 전쟁사로, 다시 조선의 근대화 과정으로 이어지는 전개 방식이 흥미롭습니다.


딱딱한 상식책을 넘어 이야기로 지식의 재미와 생각의 방향을 트이게 만드는 유쾌한 큐레이터입니다. 99%의 사람들이 의심 없이 믿고 있는 잘못된 상식들을 찾아내고, 그 원천을 추적하는 저자의 능력은 '한국의 빌 브라이슨'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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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개입은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
그레고리 월튼 지음, 고현석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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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 교수 그레고리 월튼 저자가 수십 년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책 <현명한 개입은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 마인드셋, 소속감, 심리적 트리거 등 정체성과 동기에 영향을 주는 미세한 요인들을 실험과 현장 적용을 통해 구체화해온 학자입니다.


이 책에서 단 한 번의 대화, 짧은 메모, 21분의 설문조사처럼 사소해 보이는 개입이 개인의 학업 성취, 관계, 정체성, 심지어 삶의 궤도까지 바꾸는 강력한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저자는 이 과정을 소용돌이로 설명합니다. 어떤 사건이 연쇄적으로 생각과 행동, 정체성까지 영향을 미쳐 결국 개인의 삶 전체에 중대한 전환점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자는 사람들의 심리가 하강 혹은 상승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로를 분석하고, 현명한 개입이라는 전략을 소개합니다.


머릿속을 점령한 뒤 삶까지 잠식하려 드는 질문들, 저마다 가지고 있을 겁니다. 이 질문들은 트리거에 의해 촉발된다고 합니다.





미셸 오바마는 집안 최초로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프린스턴대에 도착한 첫날, 그녀는 사소하지만 강렬한 문화적 낙차를 경험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기숙사 침대 시트가 맞지 않았던 일입니다. “기숙사 침대가 그렇게 길 줄은 몰랐어요. 내가 준비해 간 침대 시트가 맞지 않았고, 이건 단지 침대 문제만은 아니었죠.”라고 말입니다.


미셸 오바마가 느꼈던 이 당황스러움은 그녀의 성장 배경과 사회문화적 자원이 상대적 불이익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줍니다. 이 에피소드는 해프닝처럼 보이지만, 미셸 오바마는 심리적 좌절을 경험합니다. 나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심을 하게 만든 겁니다. 그렇게 이 일은 미셸 오바마의 트리거가 되었습니다.


사소한 경험이 정체성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지고, 의심이 다시 자기 충족적 예언이 되는 과정을 통해 어느덧 하강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희망적인 것은 상승 소용돌이도 동일한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인간이 본질적으로 마주하는 세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개인 내면의 변화 가능성을 탐구합니다. 첫 번째 질문은 ‘나는 이곳에 속하는가?’입니다. 이 질문은 특히 새로운 환경에 놓인 이들에게 위협적으로 작용하며, 미묘한 차별이나 배제의 신호로 인해 극심한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질문은 ‘내가 할 수 있을까?’입니다. 의지력의 착각과 같은 심리적 함정에 주목합니다. 우리는 종종 피로함이나 좌절감을 능력 부족으로 해석하고, 결국 목표 달성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게 됩니다.


세 번째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입니다. 자아정체성은 타인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됩니다. 이 과정을 새로운 내러티브를 형성하는 일로 설명하며, 개인이 스스로의 이야기에서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간관계 속에서 등장하는 두 가지 중요한 질문, ‘당신은 나를 사랑하는가?’, ‘당신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인가?’에 대해서도 다룹니다. 결혼, 육아, 우정 등 관계 속에서는 하강 소용돌이가 더욱 빠르게 작동한다고 합니다. 작은 오해가 부정적인 감정의 상호 반응을 낳고, 점점 큰 불신으로 확대되듯 말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현명한 개입입니다. 결혼 생활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 단 21분의 대화를 통해 관계를 재해석하게 만드는 개입이나,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단 17개의 단어로 구성된 피드백 메모를 활용한 개입 등 구체적인 사례를 보여줍니다.


학생들에게 "다음 페이지의 피드백은 상당히 비판적이지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앞서 언급한 높은 기준에 도달할 능력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이렇게 자세한 피드백을 드리는 것입니다."라는 메시지가 전달된 경우, 학생들의 반응과 성과가 현저히 달라졌다고 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비판적 피드백의 의도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입니다. 높은 기준과 능력에 대한 믿음을 동시에 표현해 피드백을 받는 사람이 방어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이게 만듭니다. 믿음을 전제로 한 개입이 단순한 조언보다 훨씬 깊은 동기 부여를 만들어낸 겁니다.


<현명한 개입은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에서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 조직과 사회 구조까지 아우르는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교육 현장과 취약 계층을 위한 프로그램에 대한 부분은 정책과 조직 설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증명합니다.





현명한 개입을 통해 학교는 보다 포용적인 공간으로 변화할 수 있고, 조직은 구성원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환경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물론 심리적 개입이 성공적으로 작동하려면 적절한 타이밍과 관계 맥락, 대상자의 삶을 존중하는 태도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됩니다.


현명한 개입은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일상의 언어와 행동입니다. 하지만 그 효과는 마법처럼 강력합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인생의 방향이 우리가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해석을 내리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상황에 대한 해석이 바뀌면 생각이 바뀌고, 생각의 변화는 행동의 변화로 이어집니다. 현명한 개입은 바로 이 해석의 전환점에서 작동하는 심리학적 도구입니다.


변화의 출발점을 찾고 있는 이들에게 나침반이 되어주는 책입니다. 반복되는 실수나 부정적 감정의 루프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유용합니다. 아주 작고 정밀한 현명한 개입이 어떤 파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깨닫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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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개의 경계로 본 세계사 - 국경선은 어떻게 삶과 운명, 정치와 경제를 결정짓는가
존 엘리지 지음, 이영래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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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존 엘리지의 <47개의 경계로 본 세계사>를 읽으며 떠오른 생각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국경선들이 얼마나 우연적이고 자의적인 산물인지에 대한 놀라움이었습니다. 지도 위의 얇은 선 하나에 수천 년의 권력과 전쟁, 정체성과 분열의 이야기가 응축되어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면서도 매혹적입니다.


"어떤 경계도 필연적이거나 영원하지 않다. 경계는 자의적이며 우연적인 결과물이고, 많은 경우 단 한 번의 전쟁이나 조약, 혹은 지친 유럽인 몇 명의 결정이 달랐다면 전혀 다른 모습이 되었을 수도 있다."


저자 존 엘리지는 도시 전문 웹사이트 CityMetric을 창간하고, 지도와 경계를 주제로 한 팟캐스트 Skyline을 기획하고 진행해온 영국의 저널리스트입니다. 경계선이 어떻게 인간의 본성을 반영하는지에 대한 통찰이 인상 깊었습니다.





고대 이집트의 최초 국경부터 시작하여, 만리장성의 통합적 역할, 그리고 유럽이 아시아와의 구분을 위해 설정한 대륙의 선까지. 초기 역사 부분에서 저자는 경계가 물리적 방어막을 넘어서 정체성 형성의 도구였음을 보여줍니다. 지리적 경계가 문화적 우월감과 어떻게 결합되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칭기즈칸의 개방 국경 정책은 오늘날의 관점에서 볼 때 혁신적입니다. 경계를 폐쇄의 도구가 아닌 소통의 통로로 활용했던 몽골 제국의 사례는 경직된 국경 개념에 익숙한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선사합니다.


유럽 열강이 아프리카와 중동에 그어놓은 무책임한 경계선들에 대한 분석은 익히 들어본 바 있을 겁니다. 아프리카 대륙을 의미 없이 조각 내고 자연스러운 일체감을 무시한 채 선을 그어버렸습니다. 저자는 경계선이 어떻게 공동체의 자연스러운 결속을 파괴하고 인위적인 분열을 만들어냈는지 보여줍니다.


사이크스피코협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영국과 프랑스가 1916년 중동을 자로 긋듯 나눈 이 비밀 협정은 민족, 종교, 언어를 무시한 채 오직 제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되었고, 현재까지도 중동의 복잡한 분열 구조를 낳는 근본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한반도 분단을 다룬 챕터도 등장합니다. 저자는 "K-팝과 〈오징어 게임〉을 만들어내는 점점 더 부유해지는 남한과, 고립적이고 공산주의적이면서도 신정체제적인 북한, 그리고 두 국가를 가르는 국경선은 북위 38도선을 따라 형성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라며 한반도 국경에 대한 흔한 오해부터 짚어줍니다.


한반도를 가르는 38선의 형성 배경과 실제 경계가 일치하지 않는 현실, 그리고 동서 냉전의 상징이 된 베를린 분단의 이야기는 경계가 불러온 이데올로기적 분열을 극명히 보여줍니다. 


저는 이 책의 후반부에서 다루는 현대적 경계 개념의 확장이 특히 신선했습니다. 배타적 경제수역, 위성 궤도 배치 경쟁, 달의 안전지대를 둘러싼 외교적 수사까지 인류는 경계의 개념을 우주로까지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1967년 세계 대다수 국가가 서명한 우주조약은 우주 탐사를 '모든 국가의 이익을 위해 이루어져야 하며 인류 전체의 영역'으로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평화적 목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한 정의를 제시하지 않았기에 그 가치가 제한적이다"라며 이런 이상적인 조약도 결국 해석의 여지를 남기고 있음을 짚어줍니다.


저자는 경계선들이 인간의 야망과 불안은 물론 경계 너머를 두려워하는 나약함까지 반영한 사회적 구조물이라고 정의합니다. 미국 디트로이트의 사례를 통해서는 도시 내부에서도 작동하며 확장과 축소, 인종 차별과 경제적 배제가 보이지 않는 경계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확장에 대한 집착과 탐욕, 그리고 인종 차별과 배제의 심리가 어떻게 도시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는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47개의 경계로 본 세계사>는 이제 지도 바깥을 상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지금껏 그려온 선들은 어디까지 유효하며, 앞으로 어떤 기준과 가치로 새로운 경계를 그려나가야 할까요? 


"처음 보는 공존의 지도를 만들 수도, 긴 시간 이어져온 분열의 지도를 되풀이할 수도 있다"라고 말합니다. 기술과 자본이 맞물리는 현대에서 경계는 더 이상 지도 위에 그려진 선에 머무르지 않고, 첨예한 전선이자 미래를 향한 주도권 싸움의 출발점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히말라야 국경을 둘러싼 인도와 중국의 충돌, 예루살렘과 가자지구를 둘러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무력 충돌 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지도 저변에 흐르는 지정학의 숨은 규칙을 읽어내야 합니다. 


<47개의 경계로 본 세계사>는 해독 능력을 기르는 데 유용한 책입니다. 47개 경계의 탄생과 변화를 통해 역사, 자원, 안보, 정체성이 교차하는 실질적 힘의 경계가 어떻게 세계 질서를 형성하는지 보여줍니다. 경계선에 숨겨진 인류 욕망을 엿보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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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챙겨
김영희 지음 / 상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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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한국 예능계의 전설적인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낸 김영희 PD가 이번엔 여행 작가로 변신했습니다. 『양심 냉장고』, 『!느낌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나는 가수다』 등 방송 역사에 길이 남을 프로그램을 탄생시킨 그의 창조적 영감의 원천이 바로 여행이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짐 챙겨>는 웃음을 선사하는 여행 에세이를 넘어서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철학적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스타 예능을 만든 예능 PD를 넘어 세상이라는 드넓은 무대에서 인생의 찐 재미를 캐내고 기록한 유랑자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1부 ‘웃지 못할 게 뭐 있어?’에서는 유머 감각이 돋보이는 여행담들로 가득합니다. 네팔의 수도승과 복채를 두고 벌이는 눈치싸움이나, 케냐에서 비비 원숭이들에게 간식을 털리는 에피소드 등 이런 유쾌한 이야기들 사이사이에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이 스며들어 있다는 점이 매력 있습니다. 일상을 비트는 유머의 힘을 만나게 됩니다.





김영희 PD가 직접 그린 그림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 현장감을 더합니다. 그 순간 느꼈던 감정과 인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그의 여행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해줍니다.


호텔 키를 잃어버려 모래 마당에서 노숙하게 된 상황에서 김영희 PD는 모래 마당 한가운데에 천 쪼가리들을 깔고 눕습니다. 점점 추워지는 곤란한 상황이 이내 "보석을 뿌려놓은 듯 반짝이는 별빛이 눈꽃처럼 쏟아져 내렸다"라는 경이로운 순간으로 바뀝니다. 인생의 곤란함이 때로는 예상치 못한 선물을 가져다준 겁니다.


그의 여행 철학은 영국에서의 경험담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엄숙한 순간일수록 오히려 반전이 일어나는 영국식 유머는 이 사고의 말랑말랑함에서 연유한다"라며, 어떤 순간에도 유머를 잃지 않는 삶의 여유가 부러웠다고 고백합니다. 단순히 웃기기 위한 웃음이 아니라, 삶의 여유에서 나오는 진정한 유머의 가치를 일깨워 줍니다.





2부 '짐 챙겨, 그냥 떠나자!'에서는 여행이 어떻게 창조적 영감과 일상의 혁신으로 이어지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한국 방송사에 길이 남을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낸 김영희 PD의 이력을 보면, 그의 창조력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해집니다. 책에서 엿볼 수 있는 힌트는 여행에서 마주한 낯선 일상과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그에게 새로운 시각과 창조적 영감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파나마에서의 경험담은 특히 인상적이다. 공항에서 파나마 해트를 사려다가 놓친 상황에서 그는 "하려고 마음먹었다면 그때 해야 한다. Now or Never! 지금 아니면 영원히 할 수 없다"라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판단력과 결단력은 방송계에서 혁신적인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의 바탕이 됩니다.


히말라야 해발 4,300미터에서 목욕을 하면서는 "어쨌든, 닥치면 할 수 있다"라는 용기를 얻습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실제로 부딪히면 해낼 수 있다는 인생의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김영희 PD는 여행의 의미를 내가 가진 고정관념을 깨뜨려 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합니다. 휴식이나 관광을 넘어 자기 성장의 도구로 보는 관점입니다. 마음을 비우고 몸을 던질 때 비로소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인생엔 옆으로 난 길도 많다는 깨달음을 주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현지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고, 예상치 못한 상황을 즐기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 우리는 대체로 정해진 길만 따라가려고 하지만, 때로는 옆길로 빠져서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짐 챙겨>는 세상이 만든 틀에서 벗어나는 용기를 이야기합니다. "행위에 반드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그냥 먹고, 그냥 운동하고, 그냥 여행을 떠나는 것도 해볼 만하다"라며, "이유 없이 그냥 하는 것, 웬만한 용기 없이는 감히 엄두도 못 내겠지만, 가끔은 세상이 만든 길에서 벗어나 볼 필요도 있다. 당신은 자격이 있다"라고 말합니다.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서, 혹은 SNS에 올릴 멋진 사진을 찍고 싶어서일 수도 있습니다.


여행을 통해 자신의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새로운 시각을 얻고, 그것을 일상으로 가져와 더 창조적이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태도를 보여주는 <짐 챙겨>. 일상으로 돌아오는 여행의 가치를 일깨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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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트렌드 아카이브 포토샵 & 일러스트레이터 - 트렌디한 효과부터 최신 AI 기능까지 디자인 실무 감각 트레이닝
김혜주 지음 / 제이펍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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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82가지 실무 예제로 익히는 트렌드 감각 트레이닝 <디자인 트렌드 아카이브 포토샵 &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인 툴을 다룰 줄 안다고 해서 모두가 좋은 디자이너가 되는 건 아닙니다.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의 기능을 달달 외워도 뭔가 아쉽다는 피드백을 받기 일쑤라면? 도구와 결과물 사이의 그 미묘한 간극, 바로 감각을 키워야 합니다. 


김혜주 작가는 멋있고 예쁜 것들이 좋아서 디자인 유학길에 올랐지만, 툴 하나 제대로 다루지 못해 남들보다 몇 배는 더 고생했다고 고백합니다. 그렇기에 치열한 노력과 시행착오를 통해 실무 노하우를 쌓아 올렸습니다.


현재 30개 이상의 국내외 브랜드와 협업하며 인스타그램 '시크릿 아카이브' 계정으로 16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그의 이력은 실제 시장에서 검증받은 디자인 감각의 증명서나 다름없습니다.


매달 진행하는 포토샵 & 일러스트레이터 실무 강의에서 쌓은 교육 경험까지 더해져 이 책은 가르칠 줄 아는 사람의 관점에서 잘 쓰였습니다. 결과물을 한눈에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목차부터 실용적입니다.





먼저 포토샵으로 풀어내는 이미지 마법, 기초에서 AI까지 포토샵을 활용한 38가지 예제가 등장합니다. 3분 만에 초간단 목업 제작하기부터 생성형 AI로 미래 도시 포스터 만들기까지, 기초 스킬과 최신 트렌드를 조화시켰습니다.


목업은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합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목업 템플릿이 아쉽다면 직접 만들어야 합니다.  원근감까지 살리는 목업 제작하기나 주름까지 살린 리얼한 티셔츠 목업 만들기 등의 예제를 통해 스킬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합성과 보정 기능에서는 클릭 한 번으로 자연스러운 합성 연출하기부터 오래되고 손상된 흑백사진을 컬러로 복원하기까지 다양한 난이도의 작업을 다룹니다. 작가가 강조하는 건 자연스러움입니다.


브러시 활용 파트도 배워봅니다. 빛 브러시로 팝 아트 무드의 칵테일 이미지 연출하기, 구름 브러시로 초현실적인 인물 연출하기 등 똑같은 브러시 도구라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무드를 연출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툴의 기능을 아는 것과 그것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것 사이의 차이를 실감하게 됩니다.


AI 관련 예제들도 도움 됩니다. 생성형 AI로 촬영 없이 제품 목업 만들기나 생성형 채우기로 콜라주 느낌의 앨범 커버 만들기 등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합니다. AI를 창작 과정의 파트너로 활용해 보세요.





일러스트레이터 파트는 44가지 예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직선과 드래그로 시작하는 Pen Tool 기초부터 시작해서 패키지 디자인, AI로 완성하기까지 일러스트레이터로 디자인 완성도를 업그레이드하는 시간입니다.


볼드하고 감각적인 텍스트 스티커 만들기, 손으로 쓴 것 같은 나만의 타이포그래피 만들기 등 글자를 단순한 정보 전달 수단이 아닌 시각적 요소로 활용하는 타이포그래피 섹션도 흥미롭습니다.


입체적인 느낌의 감성 그라디언트 레터링이나 아이소메트릭 제품 아트 워크 만들기 등의 예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디자인 언어로서의 활용법을 짚어줍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아날로그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방법도 보여줍니다. 클래식한 감성, 하프톤으로 완성하는 빈티지 포스터나 그레인 효과로 깊이감 있는 풍부한 무드 만들기는 레트로 트렌드에 담긴 미학적 가치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입니다.


디자인 감각을 기르는 메타 인사이트 <디자인 트렌드 아카이브 포토샵 & 일러스트레이터>. 기술적 튜토리얼을 넘어서 디자인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다루는 마지막 장에서는 디자이너로서의 성장을 위한 나침반 역할을 하는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폰트 조합의 중요성, 디자인을 완성하는 영감 한 스푼, 놓쳐서는 안 되는 디자인 원칙 10가지, 색상 조합의 중요성 등 트렌드를 읽는 눈과 실무를 관통하는 통찰을 배워보세요.


실무에서 자주 마주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유용합니다. 82가지 예제는 현재 디자인 업계의 트렌드를 종합적으로 조망하는 아카이브 역할을 합니다.


예제마다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이 기법을 쓰면 좋은지에 대한 맥락을 풀어내고 있어 기초적인 도구 사용법부터 고급 테크닉, 그리고 디자인 철학까지 역량을 쌓아갈 수 있습니다.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기초는 알지만 늘 비슷한 결과물에서 벗어나지 못해 답답함을 느끼는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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