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경의 아이 놀이 백과 : 0~2세 편 - 아동발달심리학자가 전하는 융복합 놀이 103 장유경의 아이 놀이 백과
장유경 지음 / 북폴리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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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경의 아이 놀이 백과

0-2세 / 아동발달심리학자가 전하는 융복합 놀이 103

저자 장유경 / 북폴리오 / 2015.04.15 / 페이지 328



0-2세 영유아에게 놀이 종합비타민 챙겨주기 <장유경의 아이 놀이 백과>

이 책을 보면서 우리 아이 그맘때가 새록새록 기억나면서 한편으론 그때 못 해줬던게 생각나 아쉽기도 했고, 앞으로 아이와 놀아줄 때 놀이의 본질을 좀 더 생각해서 놀아줘야겠구나 깨닫기도 했답니다.

 

 

 

 

<장유경의 아이 놀이 백과>는 개월별 발달에 맞춰 신체, 감각 / 인지 / 사회, 정서 / 언어 등 모든 영역의 발달 특징을 다루면서 그 시기에 알맞은 융복합 놀이를 소개합니다. 발달 체크리스트를 통해 내 아이가 현재 이런 발달 시기에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적절한 반응과 자극을 부르는 놀이가 필요합니다.


영유아 시기에는 몇 개월 차이도 상당하지요. 내 몸을 탐색하며 자극과 놀이로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하는 0-4개월,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모든 감각이 발달하는 5-8개월, 스스로 걷기 시작하며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9-12개월, 혼자 힘으로 무언가를 해결하려는 13-18개월, 자신의 감정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19-24개월로 구분해 알려줍니다. 이런 발달 과정에 따라 가장 먼저 나에 대한 것에서부터 시작해 주변세계로 확장하는 놀이들이 소개되고 있어요.

 

 

 

 

당신은 놀아주나요, 노는 아이를 보고 있나요, 아이를 가르치고 있나요.


 

저 글을 보고 얼마나 뜨끔했던지요. 저는 노는 아이를 보고 있기만 한 것 같아요.

아이가 도움을 청하면 그때 조금 참여해주는 소극적인 반응만 보였기도 했고요.

 

 

 

어린 개월에는 신체놀이 위주로, 조금씩 개월이 지날수록 언어와 인지 놀이 비중이 높아집니다. 하지만 어느 한 영역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의 놀이를 접할 수 있는 놀이가 중요하지요. 이 책에서 소개하는 놀이는 준비물이 필요한 것도 있는데 쉽게 구할 수 있거나, 기존 장난감, 재활용품을 활용하는 놀이 위주니 번거롭지 않겠더라고요.


<장유경의 아이 놀이 백과>에 소개된 다양한 융복합 놀이는 내 아이 기질에 따라 아이의 반응이 다를 수 있습니다. 아이의 기질을 잘 알고 부모가 이에 맞춰 양육해야 하듯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작은 네모칸에 별도로 소개되는 발달 이야기 코너가 참 유익했어요. 노느라 힘빠지는 엄마들 입장에선 너무 길지 않게, 포인트를 잘 잡아 소개하는 이런 자녀교육 관련 이야기가 알짜배기거든요.

 

아동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사랑받기 위해 태어나다> 에서 뇌발달을 위한 환경자극의 결정적 시기가 있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그런 환경자극에 최적 자극이자 경험이 바로 부모와의 '놀이'란 것을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양육자의 상태에 따라 아이 발달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은 부모라면, 부모가 될 사람이라면 꼭 유념해야 할 부분이네요.

 

 

 

 

 

놀이의 효과와 응용 놀이 소개, Q&A 고민상담소 코너를 통해 놀이와 육아에 대한 궁금증도 풀어주고 있으며, 발달 키워드 코너는 각 시기에 적절한 발달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놀이 하나에도 큰 의미가 있지만 그렇다고 너무 머리 싸매며 공부하듯 놀이하지는 말자구요. 놀이는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 부모가 즐겁게 참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요. 나는 내 아이와의 놀이에 진심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부모는 자녀놀이에 놀이자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고마운 책이었어요.


<장유경의 아이 놀이 백과>와 함께 읽으면 좋은 책으로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북폴리오)> 책이 있습니다. 독일 발달심리 권위자들이 0-20개월까지 두뇌육아법을 다룬 책인데, 단계별로 나타나는 아이의 성장신호와 발달과정에 따른 내 아이의 몸과 머릿속을 이해하게 해주는 육아도우미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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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1
곤도 마리에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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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의 여신 곤도 마리에의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은 밀리언셀러죠. 2년 전 도서관책으로 한번 본 책인데요, 표지가 상큼하게 바뀌었네요. 정리 관련 책이 이 책 이후 정말 많이 쏟아졌었는데 이 책은 정리 분야 바이블같은 책이니 아직 안 읽어본 분들이라면 추천해드려요.


곤도 마리에의 정리 관련 책은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버리면서 채우는 정리의 기적>, <인생의 축제가 시작되는 정리의 발견> 이렇게 정리 3부작으로 유명합니다. 두 번째 책까지는 읽어봤는데 마지막 책은 아직 못읽어봤어요. 

 

 

 

 

원래 제대로 정리하고나면 다시 어지럽히지 않아야 정상이거든요. 그런데... 해도 해도 정리한 티가 안 난다면! 기껏 정리하긴했는데 몇 개월만에 도로아미타불이 된다면! 네, 제가 딱 이랬어요. 이런 분들에게 반가운 책!

 

원인은 잘못된 정리 상식으로 정리했다는 것. 그저 수납만 잘 한다고, 버리기만 했다고 정리한게 아니거든요.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는 정리의 힘! 아니, 정리 한 번 했다고 인생까지 달라진다고? 곤도 마리에식 정리를 실천하게 되면 자신의 사고방식, 삶의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정리를 통해 '과거'를 처리하기 때문이지요.


잘못된 정리 상식, 정리의 효과를 소개하며 버리기 원칙, 물건별 정리법, 수납컨설팅까지 알려주는 책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을 통해 기술적인 정리 수납 노하우 대신 물건 소유에 대한 올바른 마음가짐을 익혀 정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볼까요.

 

 

 

 

곤도 마리에 정리의 두 가지 원칙은 물건을 버릴지 남길지 결정하는 것과 수납장소를 정하는 것입니다.

어중간하게 정리하면 평생 정리할 수 없다해요. 수납이 먼저가 아니라 버리기가 먼저입니다. 그것도 한 번에, 짧은 기간에, 완벽히!


『 버리기 작업이 끝나기 전에 결코 수납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정리를 쉽게 못하는 원인은 바로 여기에 있다. 버리기를 하는 동안에 '이것은 어디에 둘까', '이 선반에 전부 놓을 수 있을까' 하고 수납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물건을 버리는 일을 중단하고 마는 것이다. 』 - p50

 

 

 

 

 

어떤 기준으로 물건을 버려야 할까요.

곤도 마리에는 설레지 않는 물건이라고 합니다. 감정을 기준으로 하지요. 이것은 다른말로, 정리를 통해 가려내야 할 것은 버릴 물건이 아니라 '남길 물건'이라는 것을 뜻합니다.


『 공간은 과거의 자신이 아닌 미래의 자신을 위해 써야 한다. 』 - p156


버릴 때 자책감이 들 정도로 내가 왜 이런 걸 샀을까 하는 경우도 있는데 아무 생각 말고 버리기보다는 물건 하나하나 마주하며 느낀 감정을 경험해야 비로소 물건과의 관계가 정리될 수 있다 합니다. 이건 나중에 정리 후 유지할 때 충동구매 하지 않는 것과 관련있으니 중요한 포인트예요. 즉, 물건을 버리며 마음가짐이 변하는 겁니다.

 

 

 

 

수납 컨설팅 파트에서는 의류 개기 같은 설명에서 글 보다는 사진 한 장의 위력이 있는데 참고사진이 있었다면 더 만족스러웠겠어요.

나의 작은 설렘을 위해 존재하는 물건. 내 주변에 있는 물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다는 감정이 생긴다면, 그런 물건에 둘러싸여 생활한다면 그게 행복한 일상이 아닐까요. 내가 진짜 원하는 것에 둘러싸이면 그것이 진짜 나의 삶입니다.

 

언젠가를 위해 남겨두고 방치하다 잊어버리는 것보다는, 지금 이 순간 행복기운을 주는 물건들과 함께 하는 삶.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은 그런 삶을 위한 정리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이 책 읽고나면 쓰레기봉투 몇 십장 필요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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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C 힐러리 로댐 클린턴
조너선 앨런.에이미 판즈 지음, 이영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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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퍼스트레이디에서 상원의원, 국무장관이라는 어마어마한 경력을 가진 힐러리 클린턴의 마지막 정치적 부활을 그린 책 <HRC 힐러리 로댐 클린턴>.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힐러리에게 남은 단 하나의 더 높은 자리인 대통령. 과연 미국 최초 여성 대통령이 나올 것인가 기대됩니다.


<HRC 힐러리 로댐 클린턴>은 2008년 결국 실패로 끝난 오바마와의 대선 후보 경선, 오바마 정부의 국무장관 시절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최초의 유력한 여성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와 최초의 유력한 흑인 대통령 후보인 오바마의 당내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힐러리는 결국 오바마에게 패했는데, 당시 클린턴 부부를 위해 일하며 정치적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을 잘 알고 있던 볼더스턴과 엘로드의 현대 정치전을 위한 살생부 이야기를 보니 현재 우리나라를 들썩이는 성완종 리스트가 생각나네요.


책에서는 배신자들의 실명 거론은 기본이군요.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립니다. 배신과 복수의 이야기가 살벌합니다. 클린턴 부부는 '우리'를 따지는 편이더라고요. 누가 친구이고 누가 적인지. 민주당원끼리의 경쟁에서 배신한 정치인들에 대한 복수 이야기를 보며 정치판이 돌아가는 방식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어요.

 

 

 

 


경선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잘못된 점을 찾아내고,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고. 힐러리의 미래 정치 인생 계획은 이미 시작됩니다.


정치가들이 마지막으로 도전하는 대선. 힐러리는 빌 클린턴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 종종 나타났는데 오바마와의 협력을 통해 국무장관이란 자리를 대권으로 가는 디딤돌로 삼은 셈입니다. 자기 사람들만 챙기기로 유명했던 그녀는 대선 출마를 계획함에 있어 무엇이 최선인지 현실적으로 볼 줄 아는 측근들의 도움을 받으며 힐러리의 대외적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국무장관의 자리에서 최고의 참모진을 꾸리는 과정을 보면 충성심을 더 높게 사는 그녀의 업무 운영 방식이 아직 강하게 드러나긴 합니다. 국무장관으로서 힐러리의 영향력을 강력하게 해주고 국무부 힘을 되찾을 수 있는데 도움될 사람들을 영입하지요.

게다가 미묘하게 남아있는 '우리'와 '그들'.

힐러리 진영과 오바마 진영 간의 신경전은 오바마 정권 초반에는 극을 달하기도 했고요.

 

 

 

 


 

전 세계의 복잡한 관계와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예측불가의 상황이 끊임없이 밀려드는 국무부 일을 해결하며 자신의 직책에 적응하는 과정을 보면 힐러리의 담대한 성격도 엿볼 수 있습니다. 행동 지향적인 힐러리더군요. 그렇다 보니 너무 단거리 경주하듯 몰아치는 상황도 있긴 했고요. 오죽하면 오바마로부터 길게 보라고 조언받기도 했으니.


힐러리는 그녀 스스로 부족한 점을 참모들을 이용해 배우며 메워나가면서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과학기술이 정치도구로써 막강한 위력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외국의 정치 운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정부와 미국 기업들간의 협력이 외교 정책 수행과 미국 기업들의 기회 확대에 도움되도록 말이지요. 


게다가 아랍의 봄 혁명, 리비아 내전, 빈 라덴 작전, 벵가지 사건을 거치며 스마트파워, 다국간주의, 민주주의 확산이라는 현대 미국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미국 외교의 새로운 방식인 뒤에서 이끌기를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힐러리는 미국이 외교 정책을 펼칠 때 이용 가능한 (그것이 공문서든 미사일이든)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진이라는 것. 미국이란 나라의 파워는 세계적이기에 어떤 성향, 어떤 접근법을 가진 이가 대통령이 되느냐... 외교적 관점에서 주시할만한 부분인 것 같아요.


<HRC 힐러리 로댐 클린턴>은 힐러리의 정책에 대한 관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부러웠던 점은 현대 정치 에피소드를 속속들이 밝혀내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위기가 터지기 전에 차단하는 것이 그들의 일이기에 사실 우리가 알게 되는 시점은 일이 잘못되어 터졌을 때죠. 물론 어떻게 해결하느냐 대응 방식도 궁금하지만,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도 궁금하거든요. 우리나라에선 금기시하듯 입 다무는 정치 이면의 이야기를 자유분방하게 하는 걸 보며 그 점만은 확실히 부러웠습니다. 이 책은 200명이 넘은 사람들과의 인터뷰가 바탕이 되었다네요.


2016년 여자 대통령이라는 미국의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인지. 힐러리의 정치적 관점을 살펴보고 싶은 분들은 그녀의 정치적 미래를 위한 발걸음이 담긴 이 책이 도움되겠네요.


H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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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대중문화 표류기
김봉석 지음 / 북극곰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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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에서 영화, 만화, 음악, 소설 등 모든 대중문화를 다룬 칼럼을 쓰며 영화평론가, 대중문화평론가 명함에 이어 미생 윤태호 작가의 제안으로 만화에 대한 정보와 리뷰 매체인 에이코믹스까지 만들게 된 김봉석 저자.

고상한 예술이 아닌 흔히 '오락'으로 여겨지는 것들에 빠져들게 된 사연을 담은 <나의 대중문화 표류기>는 그의 삶과 함께한 대중문화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 자신이 원하는 목표, 규범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모두에게 집요하게 강요하는 사회, 집단은 싫다. 여전히. 』 - p29
 

 

유년시절 집안 환경부터 문화생활에 아낌없는 환경이었더라고요.

온 가족이 동참하는 즐거운 문화 환경. 가족들 각자 책, 영화, 음악 등에 관심이 상당했네요. 당시엔 그저 눈앞에 그것들이 있었고 자연스럽게 누린 수준이었지만, 그에게 갑자기 찾아온 말더듬증은 현실을 외면하며 가상의 세계에 몰두하게 된 계기가 됩니다.

 


유년기 시절 추억담을 보며 저자와 비슷한 세대여서 그런지 공감할만한 경험담이 수두룩했네요.

싫어하는 작품은 왜 싫어하는지 이유도 비슷해 깜짝 놀라기도. 좋아하는 것도 비슷한 순서로, 당시 인기 있었던 작품 역시 아는 척할 수 있었고요. 제가 좋아했던 추억의 작품들이 언급되면 나만의 추억을 마구 떠올리며 그때 그 시절을 기억하다 보니 오히려 책장이 쉽사리 넘어가지 않았다는 단점이 ^^

 

 


『 나에게 영화라는 세계는, 그 모든 것이었다.

어느 하나를 빼고는 존재할 수 없었다. 정신적 고양도 필요하고 오락과 위무도 필요하다.

그렇게 나는 영화에 끌려 들어갔다. 』 - p195
 

 

 


대중문화에서도 어느 한 가지에 마니아가 될 수 없는 이유도 공감되더군요.

현재 전방위 대중문화평론가로 활약 중인 그는 예전부터 무엇이건 완전히 빠져들지 못했다는데, 마니아는 못되지만 적당히 즐기는 것이 좋았다는 그의 말에 끄덕끄덕~ 제가 그렇거든요. 일시적으로 파고들 때는 몰입하다가 이만하면 됐다 싶을 때 슬쩍 다른 것에 또 빠져들고. 그렇다고 빠져나온 것에 완전히 손을 떼진 않고 적당한 거리를 두며 여전히 즐기면서요. 물론 장단점이 있지만 어떤 상황이든 즐겁게 할 수 있다면야. 그도 영화, 만화, 소설 등을 즐기면서 설마 현재의 직업으로 이어질지는 처음부터 상상하진 못했겠지요.
 

 

 

 


열정은 쏟아붓되 다른 하나를 완전히 버리는 경우도 없었던 그는 뭐든 재미있으면 보고, 관심이 가면 늘 곁에 두고 봤다고 합니다. 유년시절엔 뭔가 배우려는 생각이 아닌 그저 도피용 킬링타임으로서의 대중문화였다는 그의 말이 솔직하게 와 닿습니다. 있어 보이는 척하지 않아서 좋더라고요. 그나마 잘 아는 게 그거니 그 길로 현재 활동 중인 거고요. 그렇다고 해서 그저 겉돌기만 하지도 않거든요. 그는 그저 겸손하게 말하지만 실상 그의 대중문화 평론 내공은 상당하지요.


김봉석 대중문화평론가가 어떤 문화적 경험을 해서 이 자리에까지 오게 되었는지 소담하게 이야기하는 책 <나의 대중문화 표류기>.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부르는 책이면서 젊은 세대에게는 대중문화의 즐거움은 물론 삶의 방황 시기에 대중문화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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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와 쿠스쿠스 - 요리하는 철학자 팀 알퍼의 유럽 음식 여행
팀 알퍼 지음, 조은정 옮김 / 옐로스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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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땅에서 사는 유대인 가정 출신 영국인 쉐프, 팀 알퍼의 유럽음식기행 <바나나와 쿠스쿠스>.

맛집만을 찾아가는 여행이 아닌 문화에 한 반짝 다가갈 수 있는 삶과 문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매개체로서의 음식 여행을 다룬 책입니다.


 


 

<바나나와 쿠스쿠스>에 소개된 영국, 스웨덴,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벨기에, 스위스, 독일, 불가리아, 러시아 음식들. 음식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그들의 삶과 문화에 어우러진 음식여행이다 보니 각 나라의 음식마다 상세한 레시피가 나오지는 않아요. 유럽 동, 서, 남, 북 나라마다 고유의 음식을 보니 그 지역 특색이 고스란히 담겨 있구나! 확실히 깨달았어요.


 

 


영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저자 덕분에 그의 경험담이 많이 담긴 영국 음식 이야기가 다른 나라에 비해 더 정감있게 다가왔어요. 영국음식처럼 북유럽 음식은 겉보기에 식욕을 자극하는 이미지는 아니네요. 하긴 지금 당장 머릿속으로 영국 음식을 떠올리려니 생각나는 게 딱히 없습니다. 그저 홍차(차 문화 역시 수입되어 우유를 잔뜩 넣은 영국식으로 변화한거고요) 정도네요.

영국의 우중충한 날씨 탓에 음식에 있어서만큼은 뭔가 밍밍한 영국 음식의 경우 남유럽 음식에 비해 화려함은 없지만 대신 따뜻하고 집밥이 주는 소박함이 스며들어 있더군요. 강한 햇빛이 없어 뿌리채소류가 많은 영국은 감자, 당근 같은 뿌리채소를 주재료로 한 고유음식이 많네요.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디저트인 당근 케이크라든지, 그나마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영국음식인 피시 앤 칩스처럼요.



다양한 소스가 가득한 식탁을 보면 멘붕이 있기 마련인데, 소스만큼은 걱정 없도록 소스의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파트는 특히 유익했어요. 케첩, 프렌치 머스터드, 잉글리시 머스터드, 비니거, 브라운 소스, 샐러드 크림, 우스터셔 소스, 브랜스톤 피클, 민트 소스, 크랜베리 소스... 소스 종류만 해도 어마어마하더라고요.

듣기만 해도 헷갈리는 소스들을 설명할 때 그의 재치있고 유머러스한 입담이 진가를 발휘합니다. 크랜베리 소스가 있으면 "와! 오늘 저녁에 칠면조가 나오나요?" 하면 초대한 사람이 깨갱~ 왜냐하면 크랜베리 소스는 오직 칠면조 요리를 먹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올려진다고 하네요.



 

먹는 즐거움을 일찌감치 발견한 프랑스 역시 소스의 힘이 강력하더군요. 한국인의 입맛엔 그다지 맞지 않지만, 각종 요리도구는 프랑스에서 시작된 것이 대부분이고 가장 높은 차원의 예술로서의 음식 문화를 형성한 나라지요.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마카롱은 18세기 후반 프랑스의 한 수녀원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합니다.

우리가 먹는 딱딱한 바게트의 경우 저는 몰랐던 새로운 사실도 발견. 저는 도대체 왜 저렇게 딱딱한 바케트가 인기일까 싶었는데, 실제 프랑스인들은 갓 구워낸 따뜻한 바게트를 사러 아침 7시 전에 벌떡 일어나 줄을 서서 바케트를 사간다고 해요. 갓 구워낸 바게트는 진짜 맛있다고 하네요. 프랑스 빵과 디저트는 프랑스에서 맛보지 않은 이상 진정 그것들을 먹어봤다고 할 수 없다고 할 정도라니 에잇!

그 외 프랑스 하면 유명한 와인 이야기도 빠질 수 없죠. 5분만 투자하면 와인에 대해 제법 아는 척할 수 있는 가이드까지 알려줍니다. 


이탈리아 요리하면 파스타와 피자가 가장 먼저 생각나네요. 피자의 본고장 이탈리아와는 전혀 상관없이 미국에 의해 강력한 패스트푸드로 변모한 피자를 우리는 흔히 먹고 있긴 하지만요. 그나마 우리나라에 이탈리아 음식 레스토랑은 제법 많은 편이지요. 하지만 저자는 이탈리아 요리 식당 주인에게 간곡히 보내는 글을 통해 제발 파스타는 푹 익히지 말고, 토마토소스는 캔 토마토소스 대신 시장에서도 흔히 살 수 있는 진짜 토마토를 사용해달라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내가 먹은 게 진짜 제대로 된 이탈리아 본고장 음식인지 알 수 없네요. 흑.



 


『 음식은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나라들 사이의 국경도 건너가고, 언어적인 장애물도 통과해 나간다. 』 - p151

 

지난번에 <음식의 언어> (어크로스) 책을 읽고 언어학자가 분석한 음식의 기원을 알게 되어었는데, <바나나와 쿠스쿠스> 책에서 나온 유럽 음식들을 보며 음식이 그 나라의 문화와 어우러져 그 자체가 또다른 문화를 낳는 사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저자가 철학을 전공한 사람이기도 해서 인문학적 에세이  느낌이 물씬.


 

 

 


책 제목이 <바나나와 쿠스쿠스>. 좀 독특하지요. 어린 시절 기억하는 그의 첫 요리인 바나나 케이크에서 시작해 할머니의 손맛이 담긴 쿠스쿠스의 추억까지. 저자는 음식의 맛은 기억에 오래 남아 있지 않을지언정 냄새의 기억은 영원하다고 합니다. 음식을 하는 사람, 음식을 먹는 사람... 이처럼 음식을 통한 관계와 그 음식을 먹던 환경적 경험이 합쳐져 소울푸드로 남게 되는 것이지요.

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흔한 맛집여행이 아닌 애정과 추억이 듬뿍 담긴 음식 이야기가 가득한 책입니다. 음식에 큰 관심없는 이들도 문화 측면에서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고요. 유럽여행 계획한다면 같은 장소는 두 번 이상 안가지만 그 나라 음식은 최소 하루 두 세끼는 먹을테니... 북유럽 음식 비주얼에, 두툼하고 풍성한 토핑의 피자 대신 썰렁한 피자 비주얼에 실망하지 않으려면 이 책 정도는 읽고 떠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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