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자녀와 함께 떠나는 유럽 자존감여행 - 2022-2023 최신판 트래블로그 시리즈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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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주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미션을 계획해 자녀의 자존감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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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공부 - 어떻게 배우며 살 것인가
최재천.안희경 지음 / 김영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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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자연을 관찰해온 생태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최재천 교수와 세계적 거장들을 만나 대담을 나누는 재미 저널리스트 안희경의 <최재천의 공부>. 두 분이 2021년~2022년 사이에 나눈 대담을 토대로 만들어진 책입니다. 100세 인생에 필요한 배움과 깨움에 관한 최재천 교수의 생각을 잘 이끌어내고 정리한 이 책을 읽는 내내 삶을 위한 공부를 하는 자세가 이토록 뭉클한 감정을 끌어낼 줄 상상도 못했습니다. 


주입식 교육으로 공부하고, 학생 인권이란 게 존재하지 않던 시절에 학교를 다닌 기성세대에 대한 최재천 교수의 목소리는 때로는 직설적입니다. 이제는 좀 바꾸자고 토로합니다. 시험을 위한 공부에 시달렸으면서도 여전히 아이들을 또 우리처럼 키우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목소리를 낸 최재천 교수는 공정에 매우 민감한 MZ 세대와 함께 국가의 미래를 위해 다양한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유를 차근차근 짚어줍니다. <최재천의 공부>에서는 공부의 가치가 무엇인지, 우리를 살게 하는 앎에 대해 고민하게 합니다.


학교와 학원을 돌고 돌며 사는 삶 속에서 무엇을 위해 공부하고 성취해야 하는지를 알지 못한 채 공부하는 아이들. 삶의 중요한 시기에 있는 아이들의 시간을 우리가 지금처럼 빼앗아도 될까라는 물음에서부터 할 말이 탁 막히긴 합니다. 최재천 교수님도 어머님의 공부 잔소리를 들으며 억지로 공부했었다고 고백합니다.


심지어 수포자이기도 했습니다. 전략적으로 시험에 접근해 좋은 성적을 받았을 뿐이었던 그가 유학 생활에 수학 천재로 소문날 정도로 바뀐 아이러니한 경험을 들려줍니다. 기계식 문제풀이 대신 수학적 논리와 직관으로 비로소 수학에 눈을 뜬 그는 짧은 시간 경쟁하는 문제풀이 훈련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잠재력이 미국에서 발현된 겁니다. 애초에 그는 수학을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나라 수학 교육이 엉터리였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교육은 아이들이 지닌 잠재력이 드러나도록 과정을 만들고, 흥미가 일어나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합니다. 그의 수업은 평가도 다른 수업과 다르고 양질의 토론을 하고 글쓰기 숙제가 많습니다. 





수직주의 위계질서와 회식 문화 등이 만연한 사회와 다를 바 없는 대학에서 교수 생활을 하면서 그가 시도하고 변화를 이룬 최초는 무척이나 많았습니다. 아내가 더 바쁘다고 당당히 말할 줄 알고,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하는 것에도 결코 소홀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오롯이 자신의 시간을 반드시 누리면서 최적의 생산을 내는 비결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저 존경스럽고 대단하다는 말만 나오는 에피소드가 수두룩합니다.


공부가 이루어져 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신선한 관점을 안겨줍니다. 완벽주의자처럼 빈틈없이 공부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조금은 엉성한 구조로 가더라도 다양하게 배우면서 쌓아가다 보면 심도 있게 들어가는 분야도 생기고 균형이 맞춰지더라고 합니다. 대학 문턱 넘은 학생들이 오히려 성실과 지식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그는 읽기, 쓰기, 말하기에 집중합니다. 논리와 감성을 동원해 내 생각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글쓰기와 말하기의 핵심은 자기다움에 있습니다. 나를 드러내려면 내가 나를 키워야 하는 겁니다.


글쓰기 실력은 많이 읽은 사람을 당해 내기 어렵다며 우리나라 독서 교육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최재천 교수님은 많이 읽지는 못해도 숙독 스타일이라고 합니다. 엄선해서 읽은 내용을 깊게 소화하고 글을 쓸 때 책 내용을 적당히 녹여냅니다. 그러면서 독서는 빡세게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취미 독서 대신 기획 독서를 해야 지식의 영토가 늘어난다고 합니다.


우리가 교육하는 이유는 사회에 진입하는 사람들이 이 정도는 최소한 알아야 원만히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거라는 걸 다시 한번 짚어줍니다. 그렇다면 기본적인 배움이 뭘까를 합의해 내는 논의가 필요한 겁니다. 기후변화와 코로나19 등을 겪고 있는 우리에겐 이제는 자연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합니다.


한국인은 배우는 데 있어서 탁월한 능력자들입니다. 인생 전반에 걸친 교육을 공교육으로 실현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진 최재천 교수. 40대를 위한 대학, 60대를 위한 대학, 전 세대를 위한 대학 등 별의별 대학이 만들어지는 교육 시스템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집니다. 덤벼보고, 깊이 파보고, 옆길로 새보고, 악착같이 찾아보는 공부를 이야기한 <최재천의 공부>. 외길 대신 내 길을 찾기 위한 배움이란 무엇인지 그의 인생 경험에서 들려주는 소중한 이야기들에 가슴 뛰는 설렘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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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 모두가 안전한 세상을 위한 권일용의 범죄심리 수업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9
권일용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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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한국 경찰 최초 프로파일링팀 창설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17년간 프로파일러로 일하며 3천 건 이상의 범죄 현장에 투입되었던 권일용 교수. 각종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낯설지 않은 분이시죠. 올 초 방영했던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을 통해 최초의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의 논픽션을 드라마로도 실감나게 엿볼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의 책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는 비일상적 범죄가 어떻게 일상적 삶으로 스며드는지 파헤치는 범죄심리 대중서입니다. 과거와는 달라진 현대 사회의 범죄유형을 다뤄 오늘날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는 한편 우리 모두를 위한 범죄 예방 가이드 역할을 하는 책입니다.


과거에는 범행 동기가 단순하고 뚜렷했지만, 조직폭력배 같은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범죄가 점차 증가하면서 자신의 분노, 감정을 불특정 다수에서 표출하는 유형으로 변화합니다. 변화된 유형의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전문화된 CSI와 프로파일러가 필요했고, 이는 2000년대 사이코패스에 의한 범죄에 프로파일러들의 역할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결과를 낳습니다.


연쇄살인범 유영철, 정남규, 강호순으로 이어진 10여 년. 이 사건들조차 갈수록 범죄수법의 진화가 나타났었다고 합니다. 가스라이팅, 그루밍 성범죄 같은 상황을 이용한 범죄의 서막을 알린 강호순을 마지막으로 연쇄살인범죄는 사라졌습니다. 과학수사의 발전으로 연쇄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체포되다 보니 줄어든 것처럼 나타난 거라고 합니다. 대신 다른 유형의 범죄가 급증합니다. 보이스피싱, 가스라이팅, 그루밍 성착취, 온라인 도박, 동물학대 영상 등 온라인상으로 공간을 옮긴 범죄들. 오히려 일상으로 더 스며든 셈입니다.


묻지마 범죄, 분노 충동 범죄처럼 폭발적인 즉시성 공격 범죄 사건을 뉴스를 통해 자주 접하는 오늘날. 왜 언제 이런 공격성을 띠는 걸까요. 우리는 모두 공격성을 갖고 있긴 하지만, 공격 행위만이 나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 때 공격성이 표면적으로 드러난다고 합니다. 하지만 같은 상황이라도 할지라도 누구나 동일하게 표출하진 않습니다. 권일용 교수는 사람과 상황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 방식들을 짚어줍니다. 지극히 자기중심적, 이타심이 결여된 왜곡된 합리화가 더해지고, 상대방의 반응이 내게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킬 때의 공격성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일상 속 좌절이 어떤 방식으로 공격으로 이어지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불공정을 탓하는 자기합리화로 표출된 묻지마 범죄, 왜곡된 관념의 폐해인 상대방의 심리적 소유화와 관련한 범죄, 벗어날 수 없는 무력감으로 인한 중독성 범죄, 조직범죄로 확장된 디지털 성범죄 등을 통해 범죄자들의 심리를 들여다보면서 범죄가 동기화되는 과정을 찾아봅니다. 왜곡된 공격성이 은밀하게 온라인 속으로 스며들고 있음에도 범죄의 뒤를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법의 한계상 범죄 예방과 관련한 개인과 사회의 인식에 대한 이야기도 짚어줍니다.


마음을 읽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우리가 범죄심리에 관심을 두는 건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일 겁니다. 더불어 권일용 교수는 내 마음의 범죄 환경을 없애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웁니다. 범죄에 대한 교육, 기존 인식의 변화 등 가해자도, 피해자도 되지 않는 세상을 위해 알아야 할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청소년과 관련한 범죄도 많은 만큼 가족 모두가 함께 읽을만한 책입니다.


대한민국 대표 교수진의 강의를 엄선해 오늘을 살아갈 지혜와 내일을 내다보는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인생명강 시리즈.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의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가 포함된 서가명강 시리즈에 이어 인생명강 시리즈로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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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1등급의 비밀 - 초등부터 시작하는 단계별 국어 공부 로드맵
민태윤 지음 / 더블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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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때문에 입시에서 발목 잡히는 불국어 시대. 국어 1등급이 80점 대일 정도입니다. 점점 더 정교한 독해력을 요구하기에 수학, 영어에 이어 3순위로 제쳐뒀던 국어 공부에 대한 고민이 높아졌습니다. 국어는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과목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독해력의 중요성을 알고는 있지만 성적 향상에 도움 되는 독해력을 위한 독서법조차 비효율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어 교사, 수능 국어 문제 출제·검토 위원, 교과서 및 교재를 집필하며 교육 현장에서 수많은 경험을 통해 축적한 민태윤 선생님은 그간의 국어 교육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국어 공부 단계별 로드맵을 <국어 1등급의 비밀>에 담았습니다. 국어 공부의 바탕이 되는 독해력 향상 방법과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이 책으로 장기전에 돌입해 볼까요.


먼저 공부하는 습관에 대한 자기주도학습의 중요성부터 강조합니다. 부모의 일방적인 공부 잔소리 대신 아이 스스로 제대로 된 진짜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본다는 건 부모 대부분의 공통적인 바람일 겁니다. 강한 동기부여와 자기주도성으로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배워보세요.


<국어 1등급의 비밀>에서는 올바른 공부법이란 무엇인지 고민해 보게 하면서 우리 아이의 공부 자립도가 어느 수준인지 파악하는 일부터 시작하라고 알려줍니다. 공부 자신감, 공부 목표 인식, 공부 방법 전략 유무, 공부 시간 계획 수립 밀 자발적 실행 유무와 관련된 여러 항목에 따라 현재 아이의 공부 상황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독해력에 대한 내용도 정확히 짚어줍니다. 독해력을 위한 독서는 무조건 책을 많이 읽는다고 이뤄지는 게 아니라고 합니다. 다독이 아닌 읽고, 이해하고, 생각하고, 정리하는 독서를 해야 합니다. 독해는 설렁설렁 읽고 치우는 게 아니라 엄격한 읽기 자세를 요구한다고 합니다. 민태윤 저자는 정교한 독해력을 위한 전략을 몇 가지 소개하는데 책과 친하지 않거나 그저 읽어내는 것으로만 그친 독서를 해온 어른들에게도 도움 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독해에서 80퍼센트는 어휘가 차지한다는 것도 놀라웠습니다. 그러고 보면 영어 단어는 그토록 달달 외우면서 국어는 전혀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게 어불성설이긴 합니다. 독서와 글쓰기와 연계해 어휘력을 높이는 전략들도 배워보세요.





<국어 1등급의 비밀>에는 초중고 학년별, 단계별 전략적 독서법을 제시합니다. 수능까지 연결되는 독해력 향상법이니 초등 학부모에겐 아직 한참 먼 미래의 일이다 싶겠지만 큰 그림을 알고 공부하는 것만큼이나 도움 되는 건 없을 겁니다. 특히 중학교 시기엔 교과목 연계 독서를 습관화하도록 이끌어줘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국어뿐만이 아니라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로 통용되는 전반적인 학습법에 대한 것도 짚어주고 있어 과목별 공부법, 노트 필기법 등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학년별 성취기준을 알아야 공부 방향 설정이 용이하다는 점입니다. 초등 1~2학년의 국어 과목 성취기준과 고1의 성취기준이 다르듯 학년별로 도달해야 할 목표를 알고 공부해야 한다는 걸 짚어줍니다.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약 3개월의 시간은 골든타임이라고 명명합니다. 중학교 때까지와 달리 교과서 이외에 수능 국어와 연계된 문제도 출제되는 고등학교 내신 문제와 수능 문제의 성격이 조금은 다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공부법을 차근차근 짚어줍니다. 솔직히 이때의 국어는 점수를 위한 공부라고 말할 수밖에 없긴 합니다. 암기할 것도 많아지는 고등 국어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국어 1등급의 비밀>이 안내합니다. 부모가 평소 궁금해하는 학년별 공부법, 온라인 학습법, 국어 교재 선택 방법과 활용법은 물론이고 본문에서 강조한 교과목 연계 독서하기 좋은 도서 목록을 정리해두기도 했습니다.


아이의 어휘력 수준은 사실 부모가 가장 잘 느낄 겁니다. 빈약한 어휘력을 가졌을 땐 국어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의 수행평가 및 보고서 작성, 발표 등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더라고요. <국어 1등급의 비밀>은 모든 과목의 바탕이 되는 국어의 중요성을 몰랐던 부모, 그 중요성은 알지만 어떻게 효율적으로 공부해야 할지 몰랐던 부모, 책 좀 읽으라고 잔소리만 하는 부모, 학년이 올라갈수록 낮아지는 아이의 국어 점수 때문에 고민인 부모 등 국어로 고민 많은 부모에게 한줄기 빛이 되어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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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가꾸고 있습니다 - 동물들이 찾아오고 이야기가 샘솟는 생태다양성 가득한 정원 탄생기
시몽 위로 지음, 한지우 옮김 / 김영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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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소멸, 조류 개체수 급감, 동식물 멸종, 곤충의 종말... 기후변화로 생태다양성이 감소하는 오늘날, 힘없는 개인이지만 충분히 생태다양성을 보존할 수 있다는 걸 생생하게 보여주는 <정원을 가꾸고 있습니다>. 한 땀 한 땀 가꾼 정원을 통해 자연에 흠뻑 적셔지는 경험, 몰입, 만남, 발견, 경이로움을 맛본 시몽 위로의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2020년 블루아 페스티벌 상트르발 드 루아르 상을 수상한 이 책은 원제가 <L'OASIS (오아시스)>입니다. 삭막해진 지구의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하는 정원 가꾸기의 여정을 수채화풍 그림으로 세밀하거나, 따스하거나, 유머스럽게 다채로운 분위기로 보여주는 그래픽노블입니다.


엉망인 상태이지만 작지 않은 정원이 있었기에 충동적으로 계약한 집. 시골 초입에 위치한 마을로 이사한 그는 아무런 준비 없는 가드닝 초보자였습니다. 하지만 정원을 어떻게 가꿔야 할지 확고한 신념은 있었습니다. 정형화된 정원 대신 사람의 인위적인 손길을 최소화한 자연의 멋을 고스란히 살리는 정원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흉측하고 메마른 나무와 화단이 조금 있는 수준의 휑한 정원. 키 낮은 나무를 네모반듯하게 잘라 담장 역할을 해둔 상태마저도 끔찍해했던 기존의 정원이 어떻게 변신할지 기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엔 500제곱 미터 (약 150평)의 정원으로 시작했다가 옆집의 이사로 1000제곱 미터까지 두 배로 확장된 정원. 물을 담아 수생식물을 기른다며 욕조를 정원에 내놓고 소박한 연못으로 쓰다가 나중엔 아예 연못 건설 작업에 이를 정도로 정원 가꾸기에 진심이었던 저자입니다. <정원을 가꾸고 있습니다>에서 온갖 시행착오를 겪으며 정원을 가꾼 에피소드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식물을 키우다 보면 다양한 동물이 찾아옵니다. 해충이라 불리지 않는데도 인간의 입장에서 껄끄러운 것들도 수두룩하고, 병충해를 입는 식물도 생깁니다. 하지만 화학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운 그는 석회보르도액을 살짝 뿌리는 등 친환경 요법으로만 해결합니다. 인간에 의해서만 아니라면, 사실 자연은 생각했던 것보다 약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실감합니다.


물론 추방하는 동물은 있긴 합니다. 워낙 왕성한 개체 수를 자랑하는 달팽이를 막아줄 지빠귀가 부족하고, 고슴도치도 드물기 때문에 달팽이는 다른 곳으로 옮겨줍니다. 달팽이 약을 뿌리게 되면 그 달팽이를 먹은 새도 죽는다는 연쇄 피해를 잊지 않습니다. 말벌은 괜찮지만 말벌 집도 추방합니다. 독뱀이 아니라면 뱀이 찾아오는 것도 반깁니다.


포도 몇 알 먹으러 오는 말벌 정도는 신경도 안 씁니다. 새 종류도 다양해지자 그런 새 한 마리를 가로채가는 매도 발견합니다. 박하에는 박하잎벌레가, 감자에는 콜로라도감자잎벌레가 정확하게 찾아오는 신기한 현상을 경험하면서 이 동물들이 이곳에 함께 살기로 결정한 것에 방해꾼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황송한 손님들이라고 말할 정도로 식물이 다양해지고 많아질수록 생태계 다양성이 더해지는 것에 감사해합니다. 개방된 정원이다 보니 동네 고양이들도 자주 찾아옵니다. 새, 도마뱀, 곤충 등을 사냥하는 실력이 대단해서 살짝 골칫거리이기도 하지만요.


"생명의 원리는 간단하다. 기본적인 틀만 제공해도 충분히 생명을 되살릴 수 있다." - 책 속에서


단조롭지 않은 정원이기에 각각의 생태 환경이 자기에게 맞는 생물들을 끌어들이는 놀라운 경험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살아 숨 쉬는 정원이란 이런 거라는 걸 제대로 보여줍니다. 믿기지 않은 생명도 만납니다. 대벌레, 반딧불이를 내 정원에서 만난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의 정원 방명록은 해가 갈수록 가득 채워지고 있습니다. 연못이 있으면 모기 서식지가 될 거라 다들 말렸지만, 그의 정원엔 포식자도 무척 많습니다. 경이로운 스며듦의 공간이라고 표현할 만큼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는 정원입니다. 그리고 정원사는 그저 관찰자이자 행동가로서의 역할만 하면 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생기 없던 땅이 드라마틱 하게 변하는 과정을 보여준 <정원을 가꾸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한 10년 동안 매 순간 기적을 맞이하는 삶이라니, 뭉클한 감동을 안겨줍니다. 질서 정연하고 깔끔하고 효율성이란 이름하에 파괴하는 자연이 아니라, 오아시스 같은 살아 숨 쉬는 정원을 통해 생태다양성을 실현하는 값진 여정을 보여준 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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