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 나트랑 - 2022~2023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한 달 살기를 준비하는 이들에게도 도움되는 내용이 많습니다. 현지인과의 교감이 있는 낯선 곳에서의 삶. 베트남에서 오랫동안 머문 작가님의 진솔한 경험이 담긴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광과, 모서리를 닮은 여자
금봉 지음 / 좋은땅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울컥하며 눈물 짓다가도 웃음을 안겨주는 로맨스 소설 <광과, 모서리를 닮은 여자>. 주혜경 화가의 표지그림과 금봉 작가의 알쏭달쏭한 제목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더 물음표를 달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설휘의 주변 인물들을 통해 직장 내 성희롱 문제에서부터 계약직 문제, 이혼 후 양육 문제 등 로맨스에서만 초점 맞추지 않고 해당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그려낸 부분도 인상 깊었습니다.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받은 흡인력 있는 소설입니다.


제목의 광과라는 단어가 명사인 줄 알고 무슨 뜻일까 책을 펼치기 직전까지 고민했던 시간들. 프롤로그에서 그 의미를 알게 된 순간 어찌나 웃어댔던지요. 광은 빛 광光이었어요. 얼굴에서 빛이 난다는 게 어떤 건지 알게 해준 남자 '운'에게 붙은 별명이었던 거죠. 더불어 또 한 번의 갸웃거림을 안긴 모서리를 닮은 사람이란 어떤 모습인 걸까... 도무지 제목만으로는 짐작할 수 없었던 <광과, 모서리를 닮은 여자>는 그 누구보다도 특별하게, 아름답게 사랑을 시작하는 운과 설휘의 이야기입니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두 번째 직장을 준비 중인 설휘. 이사 간 집의 앞집 언니 '시소'와의 인연부터 배꼽잡습니다. 처음엔 조금 묵직하게 진행하는 소설인가 싶었는데 절묘한 로맨스 코미디 분위기를 구사하고 있습니다. 이웃에게 인사하러 들른 설휘는 다짜고짜 화장실로 끌려가 펌프질을 합니다. 네... 생각하는 그건 아니었습니다. 다행히. 음식을 변기에 버려 막혀버린 겁니다. 이혼하고 혼자 살며 장사하는 앞집 언니 시소와 쿵짝이 잘 맞아 둘은 단번에 살가운 사이가 됩니다. 시소는 모태솔로인 설휘에게 남자를 소개해 주기도 하죠. 그가 바로 '운'입니다. 하지만 정식 소개팅을 하기도 전에 설휘는 만취 상태에서 그를 만나게 되고, 다음 날 이불킥은 당연지사. 


"내일 아침 태양을 보고도 오늘 같은 생각이 또 들면…내일 또 올 거야." - 책 속에서





올라간 눈 꼬리, 길고 작은 눈을 가진 설휘에게 모서리를 닮았다고 한 '운'이지만, 그럼에도 둘 사이에 그린라이트가 켜지니... 하긴 사랑의 감정은 그렇게 불쑥 찾아오니까요. 하지만 이들의 감정은 화르륵 불타오를 새도 없이 에이즈 보균자로 판정받은 '운'의 병으로 가로막힙니다. 예전과 다르게 요즘 소설에서는 에이즈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도 이번 기회에 잘 알게 되었어요. 물론 가족과 친구들은 걱정하기 마련입니다. 걱정어린 마음에 하는 말인 줄은 알지만, 당사자에게는 뾰족한 말로 와닿기도 합니다. 


설휘와 운 역시 서로에 대한 배려, 미안함 때문에 마음이 아픕니다. 사랑하는 이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그만 접고 싶었던 '운'의 마음도 이해되고, 자신들의 사랑 방식으로도 충분히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설휘의 마음도 이해됩니다. 저는 이들의 가족에게 마음이 조금 더 감정 이입되었던 것 같습니다. 내 아이가 만약... 이런 생각으로 읽다보니 부모의 마음이 짠하게 다가왔어요. 나는 과연 "자네 오늘은 어제보다 또, 더 나은가?"라는 사려깊은 안부 인사를 건넬 수 있을까 하면서 말이죠. 


<광과, 모서리를 닮은 여자>에서는 둘의 사랑뿐만 아니라 다양한 감정의 사랑을 하는 인물들을 보여줍니다. 그저 연민으로 시작했다가 사랑으로 진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랑이란 이런 형태여야 한다는 것을 넘어 또 다른 사랑의 방식들을 보여주기에 각양각색의 사랑의 형태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눈이 시리도록 쨍한 더운 여름날에 태양처럼 빛나는 사람을 만났고, 잔인한 여름을 거쳐간 사랑 이야기를 가슴 저릿하면서도 수려한 문체로 선사하는 금봉 작가의 <광과, 모서리를 닮은 여자>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를 사랑할 결심 - 단단한 나를 만드는 28가지 멘탈 관리법
박한평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낮아진 자존감, 무너진 마음을 일으켜 세우기 위한 멘탈 관리법 <나를 사랑할 결심>. 수십만 명의 마음을 글로 위로하는 박한평 작가의 이번 신작은 나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바꾸고 싶다고 바꿀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너무 늦기 전에 정성 들여 돌봐야 합니다. 지금. 


"오늘 더 사랑하세요.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 책 속에서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불안. 내 일상을 망가뜨리는 방향으로 작동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 모두 지극히 불안하고 불완전한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하는 법이 만능 공식은 아닙니다. 하지만 방관한다면 우리 자신을 더 무기력하게 만들게 됩니다. 해로운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일은 나 자신이 해야 합니다. 


자존감은 높을 때도 낮아질 때도 있는 법이라고 합니다. 레벨 업만 가능한 게 아니었어요. <나를 사랑할 결심>에서는 자존감의 유연성에 초점을 맞춥니다. 꼭 한 가지 상태로만 정의하지 말고, 두 가지 상태가 다 존재한다는 걸 이해하는 겁니다. 강철 멘탈을 가진 사람은 난관에 부딪혔을 때 자신을 탓하거나 문제의 원인에 매몰되어 정체되는 일이 없는 사람입니다. 자존감을 제발 좀 높이 세우라는 바로 그 말이 집착이 된다는 걸 짚어줍니다. 성급한 태도를 보이면 심리적 여유도 없어지고 후회할 말과 행동을 하게 됩니다. 오히려 관망하는 태도로 지켜볼 때도 있어야 합니다. 자존감은 오르락내리락하기 때문에 말이죠. 





예민함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 열등감과 걱정에 사로잡힐 때, 우울한 감정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았을 때, 사과가 습관이 되었을 때, 모든 게 내 탓처럼 느껴질 때, 노잼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 번아웃을 경험할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마주하는 불안을 들려줍니다. 혼란, 스트레스, 우울, 슬픔...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건 불가피합니다. <나를 사랑할 결심>에서는 그 감각 자체를 완벽하게 피하려 하는 대신, 휩쓸리지 않도록 나만의 방법을 만들어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벗어나기 위한 행동을 할 때 불안한 감정을 떨쳐내기 위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기 위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보자고 합니다. 행복을 내 삶에 끌고 들어오기 위해 건강한 자극을 주며 살아가는 겁니다.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건강한 자기애를 가진다는 의미입니다. 나를 소중하게 여기고 나를 계속 행복하게 해줄 거라는 다짐과 그 가치관이 반영된 선택을 하도록 이끌어줍니다. 


무너진 마음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28가지 조언은 내 인생을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이야기들입니다. 내 마음 돌보기에 소홀했던 이들에게 이 일은, 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해야 하는 것이라는 걸 짚어줍니다. 무너진 마음을 방치한 채 살아가지 않도록, 그렇게 오늘 더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위로와 응원을 합니다. 내 마음 돌보기에 투자하는 시간, 지금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돈 되는 말하기 기술 - 부자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장지웅 지음 / 여의도책방 / 2022년 10월
평점 :
절판




M&A 전문경영인이자 금융 유튜버 장지웅 저자의 책 <돈 되는 말하기 기술>. 설득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고 싶은 사람,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이미지 메이킹을 원하는 사람, 영업직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주도권을 잃지 않는 세일즈 스피치의 기술을 보여줍니다. 


잠깐, 겨우 말하기라고요? 사람과 사람의 거래인 만큼 말하기는 중요합니다.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주인공의 실존 인물 조던 벨포트는 달변가였다고 합니다. 말하기를 무기로 사업을 키워나간 겁니다. 말로 먹고 사는 사람이라고 해서 드립이 난무하고, 의미 없는 말빨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게 아닙니다. <돈 되는 말하기 기술>은 돈 버는 말, 돈 지키는 말, 돈 불리는 말 한마디 한 마디에 생존이 달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노하우입니다. 


부자가 흥미를 가지는 화두는 돈이 벌리는 일과 영향력을 미치는 일이라고 합니다. 부자와 이야기할 땐 무조건 결론부터 서두에 배치하라고 합니다. 시간 낭비를 싫어하니까요. 처음부터 먹히는 무기를 꺼내 정확하게 꽂히는 말을 해야 합니다. 이런 말을 하려면 최소한 자기 분야에 대해서만큼은 언제나 구체적인 상황, 예시 종목, 현 시장 상황 등 확실한 근거를 머리에 담아놔야 합니다. 어디서든 즉시 '썰'을 풀어낼 줄 알아야 하는 겁니다. 말로 돈을 버는 사람에게 무기는 '자료'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일즈 스피치를 잘 하는 노하우 사례에서는 저와 닮은 꼴 사례가 등장해 몰입도가 높아졌어요. 저도 10년 넘게 쇼핑몰을 하면서 고르기 힘들어 하는 초보자의 상담을 많이 해왔는데요. 즉시 결제로 이어지는 결과물이 바로 나타나는 상황은 이것도 좋고 저것도 괜찮다는 두루뭉술한 조언이 아니라 아예 장바구니에 담을 상품을 명확히 짚어줄 때였습니다. 이처럼 요구상황에 정확히 맞는 상품을 구하는 데 목적이 있는 고객에게는 그에 맞게 대처해야 하는 겁니다. 


<돈 되는 말하기 기술>에서는 이처럼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게 아니라 고객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야 팔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부자는 자기 성공 경험치를 포기하지 못합니다. 그들의 성공 방식을 무너트리지 말고, 그 견고함 위에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제가 부자가 아니어서... 부자의 사고방식이 와닿지 않은지라 부자의 마인드를 짚어주는 부분이 꽤 도움이 되더라고요. 부자는 '안 된다'는 부정의 말과 '대체 상품'을 싫어한다고 합니다. 플랜B를 섣불리 제시하지 마라고 합니다. 강남 하이엔드 아파트를 사고자 하는데 지금 매물이 없다고 근처 뒷골목 빌라를 보여주면 안 되는 겁니다. 


경영자로서 리더로서 직원들의 성장을 돋우는 바람직한 조언 기술도 알려줍니다. "언제까지 이 짓 할 거야?"라는 말을 과감히 쓸 줄 알아야 합니다. 단순 격려, 동기부여와는 차원이 다르군요. 지금에 만족하지 말고 다음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메시지, 더 큰 무대로 가자는 권유의 힘을 짚어줍니다. 


돈 버는 말하기 기술은 결국 기브 앤 테이크를 기본으로 한다는 것도 알려줍니다. 주고받을 가치가 교환되지 않을 땐 엔딩인 거죠. 장지웅 저자가 싫어하는 말 중 하나가 "우리 '윈윈'하죠."라는 말입니다. 너나 나나 잃는 게 있는 것일 뿐입니다. 대신 기똥찬 매직 단어가 있습니다. '나와 함께라면'입니다. 나와 함께 일할 때 달라지는 점을 짚어줘야 하는 겁니다. 내 가치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하는 겁니다. 


새로운 시각을 부여하는 조언도 많아서 도움되었습니다. 보통 경청의 중요성을 강조하죠. 그저 배려 때문일까요. 돈 버는 말하기에 경청이 필요한 이유는 내가 원하는 말을 던질 완벽한 타이밍을 잡기 위해서라고 짚어주는 것에 전구가 탁 켜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부와 운을 끌어당기는 33가지 머니코드를 알려주는 <돈 되는 말하기 기술>. 벤틀리 고객에게 롤스로이스 파는 법, 당당하게 돈 빌리는 방법처럼 재미있는 사례가 많아 즐겁게 읽었습니다. 그저 말솜씨를 좋게 하는 기술 책이 아닙니다. 누군가를 설득하고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갖춰야 할 마인드와 태도에 관한 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색소폰과 아코디언
권미경 지음 / 좋은땅 / 2022년 9월
평점 :
절판




거북과 일생을 늘 함께해야 하는 거북이 등껍질. 떼어 내 버리고 싶어도 금이 가거나 부서지기라도 하면 생명에 위협을 받을 정도입니다. 무거운 등껍질 탓에 엉금엉금, 느릿느릿한 것만 같습니다. 당신에게도 무거운 짐처럼 붙어있는 게 있나요...


<색소폰과 아코디언>은 치매에 걸린 아버지가 있는 형우와 다섯 살 지능을 가진 오빠가 있는 은숙의 이야기입니다. 거북의 등껍질처럼 숙명처럼 붙어있는 가족을 돌봐야 하는 그들의 사연. 도무지 해피엔딩이 될 것 같지 않은 상황 탓에 몇 장 넘기자마자 소설의 결말이 진심 궁금해졌습니다.


구두회사에서 일하는 형우는 회장 딸과 결혼을 약속한 사이입니다. 하지만 이 사랑은 불안합니다. 회장이 형우를 사윗감으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데다가 치매 아버지가 있다는 사실을 여자친구에게는 알리지 않았습니다. 집 얘기만 나오면 예민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형우의 아버지 만복의 치매 증세는 심각하다가도 시설에 보내려 하면 멀쩡해지니 어쩔 수 없이 도우미를 불러 집에서 돌보고 있습니다. 도우미 아줌마들도 학을 뗄 정도라 매일이 스트레스입니다. 연극배우도 하고, 삐에로 분장을 하며 봉사활동도 다니고, 색소폰 연주도 할 줄 아는 만복의 모습은 사라졌습니다.


보육원 출신 은숙은 발달장애가 있는 오빠 진철을 데리고 다니며 하루하루 벌어 살아갑니다. 아코디언을 연주할 줄 아는 오빠와 함께 약을 팔기도 하고, 고깃집 불판을 닦고, 업소 홍보도 뛰면서 단돈 몇 푼이라도 벌기 위해 온갖 일을 합니다.


"하루하루가 모두에게 살얼음판이고 전쟁터다. 은숙과 진철이 그러하고 형우와 만복이 그러하다." - 책 속에서 


만복의 증세가 심한 날엔 분노가 솟구쳐 할 말 못 할 말 다 퍼붓기도 하는 형우. 그러고선 이내 자괴감에 빠집니다. 여자친구에게도 점점 거짓말을 하게 되니 이제는 되돌리기엔 너무 멀리 왔습니다. 형우는 매일이 가시밭길입니다. 집안 문제뿐만 아니라 회사에서도 계속 좋지 않은 일이 터집니다. 치매 노인을 혐오와 증오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여자친구의 모습에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질 않습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부러워하는 놈이 누군지 아냐? ... 치매 걸린 아버지 없는 놈." - 책 속에서





우연히 형우네 집으로 도우미 일을 하러 오게 된 은숙. 그날도 오빠 진철을 데리고 갔는데... 이럴 수가, 세상 근심 없는 만복과 진철은 서로 대화가 통하는 것마냥 찰떡 케미를 보여줍니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색소폰과 아코디언처럼 만복과 진철의 하모니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다섯 살 아이 둘을 돌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은숙. 오빠를 돌봐온 오랜 노하우가 빛을 발합니다. 난장판이 된 집안 정도쯤은 은숙의 손을 거치면 이내 반짝반짝해집니다.


하지만 터질 게 결국 터집니다. 아버지에게 분노를 발산하게 된 형우. 가족이란 이름으로, 사랑이란 이름으로도 보듬을 수 없는 상태가 된 한 인간의 밑바닥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한순간 정신이 잠깐 돌아온 아버지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요.


형우와 은숙의 숨겨진 사연과 함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까지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등장하며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권미경 작가가 연극, 영화배우 이력이 있는 데다가 극본을 쓰는 작가여서 <색소폰과 아코디언>도 읽자마자 시나리오를 읽는 느낌이었어요. 너무나도 현실적인 가슴 저릿한 대사도 많아 과몰입하며 읽게 되더라고요. 그릇된 욕망에 사로 갇힌 채 걸어온 그 길이 정녕 최선의 길이었는지 뒤늦게 후회해 보는 형우의 마음도 이해되고,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픔을 안고 서글프게 살아온 은숙의 분노도 이해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다운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기적 따위 없을 거라 생각하면서도 어떻게든 버티게 하는 한 줌의 희망을 찾아냅니다. 숙명처럼 내게 붙어있는 짐에 허덕이는 소시민들의 감정을 어루만져 주는 인생 소설 <색소폰과 아코디언>. 기대 이상의 뭉클한 감동과 유쾌한 해피엔딩 가족 드라마를 만나 따스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