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비서는 다이어리입니다 - 시간 관리 전문가는 다이어리를 어떻게 활용할까
윤슬 지음 / 담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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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다이어리 준비하셨나요. 아직 한 번도 안 써본 이들에겐 다이어리를 써야 하는 이유를, 꾸준히 써온 이들에겐 더 나은 방향성을 유지하는 방법을, 매번 각오를 다지며 시작했다가 금세 텅텅 빈 페이지로 남겨두며 관두는 이들에겐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습관 팁을 알려주는 <나의 비서는 다이어리입니다>. 


기록디자이너 윤슬 작가에게 다이어리는 투쟁에 가깝다고 합니다. 다급하게 일정을 바꾼 기록이 남아 있고, 복잡한 머릿속을 반영하듯 여기저기 휘갈겨 놓은 메모도 있습니다. 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쓴 것을 실행하기 위해 노력한 순간의 흔적을 만나게 됩니다. 이처럼 자신의 마음, 생각, 고민, 선택, 행동이 담겨있는 나의 역사와도 같은 다이어리. 다이어리는 내 삶을 '관리'하는 데 최적화된 도구입니다. 단순히 기록의 흔적을 넘어 성장하는 삶을 위한 도구로서의 다이어리 쓰기에 대해 알아볼까요. 


요즘 다이어리 종류가 참 많습니다. 충동적으로 구입하기 전에 반드시 자신에게 물어야 할 게 있다고 합니다. "다이어리에 무엇을 기록할 것인가?", "다이어리를 통해 관리하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이야기부터 들려줍니다.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를 다이어리와 함께 하는 윤슬 작가. 모든 일과가 끝나면 다이어리도 덮고, 다음날 새 시작도 다이어리를 열어젖히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반복되는 일과 같아 보여도 사소한 것까지 적는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신박합니다. 잊기 위해서입니다. 잊지 않으려고 에너지를 쏟는 대신 다이어리에 사소한 것까지 적어두고 싹 잊어버리는 겁니다. 삶을 방해하는 요소와 거리를 두고 선택과 집중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와주는 다이어리가 되는 겁니다. 윤슬 작가는 다이어리를 개인 비서로 활용합니다. 모든 스케줄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비서에게 맡기고 나는 오늘에 집중하는 겁니다. 어떤 식으로든 '오늘'이 '인생'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다이어리도 스토리를 좋아한다. 기승전결을 좋아하고, 결과만큼이나 과정에 호의적이다. 땀나도록 뛰어다닌 것을 포함해 엉덩이 힘으로 버틴 흔적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그 중심에는 내가 있다는 점이다. 다이어리에 역사성이 더해지는 순간이다." - 책 속에서





오늘을 잘 관리하는 것이 인생을 잘 관리하는 비결입니다. 그렇기에 다이어리의 핵심은 '시간'입니다. 일정 관리를 넘어 시간 관리, 인생 관리를 하는 셈입니다. 하루 24시간의 밀도를 높이게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5분, 10분 단위로 관리하진 않는다고 합니다. 최소 단위 30분으로 잡아 일정마다 따닥따닥 붙이지 않고 여유를 주면서 변수에 대처할 수 있게 배치합니다. 주말, 공휴일 같은 빨간 날에는 즉흥적으로 무계획으로 움직인 다음 하루를 마무리할 때 꼼꼼히 기록하는 방식으로 쉼을 주기도 합니다. 


제일 좋은 다이어리는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잘 반영한 다이어리라고 합니다.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나 기록했던 것이 필요할 때 찾기 쉬운 다이어리를 원한다면 인덱스 다이어리를 선택하는 게 도움 되듯, 다이어리부터 덜컥 먼저 사기보다는 어떻게 채울지, 무엇을 기록할지 고민부터 해보자고 합니다.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입니다. 


다이어리 쓰기도 습관이 되지 않으면 팽개치기 일쑤입니다. 알람 기능을 이용해 습관화될 때까지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합니다. 다이어리를 꾸준히 쓰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건 실행력이라는 것도 짚어줍니다. 기록했으면 '그냥' 하라고 합니다. 기록을 하기까지 일정 배치를 하며 우선순위를 고민했으니 기록한 다음에는 그대로 하면 되는 마음가짐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성공률을 높이려면 일정 짤 때도 팁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업무 스타일에 따라 계획하고, 목표를 잘게 나누어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리스트화하는 방법 등을 알려줍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캘린더 앱을 애용하다 보니 아날로그 다이어리에 쓰는 게 중복되는 느낌이 들어 예전만큼 열심히 꾸준히 하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렇다고 다꾸 체질도 아니어서 꾸미면서 얻는 즐거움을 만끽하지도 못하고 말이죠. 그런데도 안 쓰면 찝찝한 기분이라 매년 한 권은 준비해둡니다. 의미 있는 성과를 위한 다이어리 활용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나의 비서는 다이어리입니다> 덕분에 2023년 다이어리에는 기록하고 관리하고 싶은 것을 명확히 해서 열심히 사용해 보려고 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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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프랑스 한 달 살기 - 2023~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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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도시, 낭만의 도시, 연인의 도시로 불리는 파리와 여유롭게 한 달 살기 하기 좋은 남프랑스 소도시 곳곳을 소개하는 여행 가이드북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은 도시 파리는 프랑스에서도 북부 쪽에 치우쳐 있어 남프랑스와 함께 여행하려면 일정 배정을 잘해야 한다고 합니다. 가이드북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도시는 파리와 남프랑스 도시들이지만, 파리 중심 북부 일정과 중부 및 남프랑스와 연계한 일정을 모두 알려주고 있습니다. 도시 이동 간 여유 시간을 잘 배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남프랑스 도시에서 머물더라도 파리만큼은 꼭 다녀오고 싶은 제 마음을 딱 반영한 책 같아요. 낭만에 도취되는 도시 이미지가 강한 파리의 명소들을 놓칠 수 없죠. 랜드마크 에펠탑을 곳곳에서 바라보고 싶고, 센 강의 유람선도 타보고 싶고, 박물관과 미술관을 섭렵해 보고 싶습니다. 여러 박물관을 잘 관람하는 팁도 상세하게 소개되는데요. 루브르 박물관의 경우 너무 기쁜 나머지 유리 피라미드 사진을 찍느라 시간 보내지 말고 표부터 사라는 조언처럼 실용적인 팁이 가득합니다. 오후에는 2시간 이상 대기 시간이 생길 수도 있으니 오전 일찍 가야 할 곳이라고 합니다. 


누구나 사진 찍는 에펠탑을 뻔하지 않게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다양한 팁도 알려줍니다. 빡빡한 일정으로 여기저기 이동하기 바쁜 관광객 모드가 아니라 파리지엥처럼 여유를 즐기며 파리를 즐길 수 있게 도와줍니다. 파리의 인공해변도 흥미로웠어요. 원래 1~2개월씩 장기 휴가를 떠나던 파리 시민들이 경기가 좋지 않은 이후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상황이 많이 생기면서 위로하고자 조성한 인공해변이라고 합니다. 독특한 분위기의 인공해변을 직접 느껴보고 싶어지네요.


<프랑스 한 달 살기>에서는 파리 외에도 칸, 아비뇽, 니스, 몽펠리에, 앙티브, 마르세유를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파리 한 달 살기도 좋지만 남프랑스에서 즐기는 한 달 살기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중세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아비뇽, 남프랑스 대표 휴양지 니스 등 일상적인 삶에서 벗어나 낯선 여행지에서 소소하게 행복을 느끼는 한 달 살기 하기 좋은 곳들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칸 영화 축제가 열리는 도시 칸의 뜻밖의 고풍스럽고 평화로운 분위기도 매력적이고, 지중해의 독립 공국으로 프랑스에 완전히 둘러싸여 있는 모나코의 색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부자들의 관광지라 불릴 만큼 화려한 공국의 매력이 독특하게 다가오네요. 


여행자에게 나눠주는 로컬만의 문화를 즐길 수 있게 도와주는 <프랑스 한 달 살기>. 파리와 소도시를 여유롭게 여행하고 싶다면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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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다가올 미래 - 한눈에 이해하는 기후 변화 이야기
남성현 지음 / 포르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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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남성현 교수가 알려주는 기후 위기에 대한 모든 것 <반드시 다가올 미래>. 기후변화가 왜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비상, 기후붕괴에 이르게 되었는지 기후 변화에 대한 기초 용어부터 기후 상식,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법을 대중의 언어로 쉽게 풀어쓴 책입니다. 


국가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보면 중국, 미국, 인도, 러시아, 일본, 독일에 이어 한국이 꽤 상위권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통계를 제시해도 기후 변화가 왜 재앙이 되는 건지 체감 못합니다. 대신 에어컨 없이는 견디기 힘든 폭염을 길게 겪고, 최근 한파와 폭설도 생각보다 강하다는 건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런 자연재해가 바로 기후변화와 관련 있다는 걸 알면 비로소 지구의 변화에 대해 위기감이 몰려옵니다. 


1.5도가 오르기 전에 대처해야 한다는 2015 파리협정을 바탕으로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도 나와있지만 지구의 1도가 어떤 의미인지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반드시 다가올 미래>에서는 지구온난화의 원리와 이유를 기초 용어와 기본 상식을 먼저 이해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기상과 기후의 차이를 설명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루에도 낮밤의 기온은 들쑥날쑥합니다. 그러다 보니 지구 온도 1도, 2도 오를 때의 위기감이 와닿지 않게 됩니다. 기상에서의 1도와 지구온난화의 1도는 전혀 다르다는 걸 짚어줍니다. 하지만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기상이변이 잦아진 오늘날, 그 원인은 바로 기후가 변했기 때문입니다. 


지구 평균온도가 점점 올라가는 지구. 대표적으로 인간 활동에 의한 인위적인 기후변화입니다. 산업혁명 이후 지구온난화 수준과 그 속도는 과거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다고 합니다. 이건 어떻게 알 수 있는 걸까요. 지구 평균 온도 측정하는 방법을 비롯해 빙하 속 얼음에 감긴 대기 성분을 분석해 실마리를 찾아내는 방법 등 기후위기의 증거자료들을 과학이 어떻게 찾아내는지 알려줍니다. 전 지구적 순환 원리를 이해한다면 단순히 지구 평균 기온이 조금 오르고 마는 문제가 아니라 지구의 자연 순환에 문제를 일으켜 지구환경 전반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걸 알게 됩니다. 





오늘날 지구의 모습은 우리의 책임입니다. 지구환경과 과학 상식을 제대로 알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자는 기후변화로 무엇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게 될수록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을 때 어떤 문제가 닥치는지 개인과 국가 차원에서 하나씩 들려줍니다. 특히 식량자급률이 최하위권인 우리나라는 더 긴장해야 할 부분이 많더라고요.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사태 역시 전남 광주 지역의 역대급 물 부족 비상사태에 관한 뉴스를 접했듯 먼 미래의 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전 세계에 팬데믹을 가져온 코로나19 바이러스도 기후변화와의 연결고리를 짚어줍니다. 


마크 라이너스의 <최종 경고 : 6도의 멸종>에서도 기후붕괴를 다시 한번 경고했는데요. 지금처럼이라면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명백합니다.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는 짧게는 5년, 길게는 200년까지 대기 중에 머무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골든타임을 놓친 탓에 1.5도 상승은 막을 방법이 없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모델의 예측 결과는 지금부터의 노력 여하에 따라 미래 세대가 마주하게 될 미래 기후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은 남아있다는 데 있습니다. 


저자는 우리나라 탄소배출량을 살펴봤을 때 기후재앙까지 남은 시간이 단 3년이라고 합니다. 회복력 상실까지 0.41도가 남은 겁니다. 달성 여부가 아닌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저자는 슈퍼히어로 영화에서처럼 누군가 초인적 영웅이 나타나 해결해 주듯 무작정 기다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님을 강조합니다. 


<반드시 다가올 미래>는 지구를 위한 우리 개인의 발걸음을 알려줍니다. 정부와 기업은 개개인의 선택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투표권을 행사하고 소비와 투자를 결정하는 개개인이 일상의 기후행동으로 우리 스스로를 구할 수 있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구환경에 대한 감수성부터 높여 모두가 기후행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촉구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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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와 장자에 기대어 - 최진석의 자전적 철학 이야기
최진석 지음 / 북루덴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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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 철학의 대가,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 최진석의 자전적 철학 이야기 <노자와 장자에 기대어>. 노자와 장자 철학의 시선으로 나와 우리 사회를 사유하는 철학적 통찰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최진석 교수의 인문학 명강의를 영상으로 보면서 학문적 철학이 어떻게 삶의 철학이 되는지를 엿볼 수 있어 즐거웠던 기억이 생생한데요, 명쾌하고 진솔한 이야기로 큰 울림을 주던 최진석 교수의 목소리를 이번에는 책으로 만나봅니다. 본문 속 조승범 화가의 그림도 매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기르던 개가 죽던 날, 밤하늘을 바라보다 별똥별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갑자기 죽음의 공포에 빠졌던 고등학교 1학년 때의 경험은 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었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사라진다는 걸 느낀 겁니다. 그때 '영원한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죽음의 공포를 경험하며, 인생이 너무 짧다는 생각은 이 짧은 삶 속에서 어떻게 하면 영원을 경험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됩니다. 


그런데 사라지지 않는 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멀리 있으며 반짝반짝 빛나는 별 말입니다. 멀리 있을수록 보이지 않을수록 영원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별똥별 같은 순간을 스쳐가는 현상 세계에서, 저 멀리 반짝반짝 빛나는 별처럼 어떤 영원을 실현해 보자는 결심으로 이어집니다. 


어린 시절 죽음에 대한 생각은 한 번쯤 하기 마련이지만 그의 사유는 역시 남다르게 다가옵니다. 그의 성장기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문학 강의에서 아버지와의 에피소드를 잠깐 언급했듯 철학으로 진로를 잡은 시기의 이야기를 비롯해 그동안 꺼낸 적 없는 어머니, 큰누나 등 내밀한 가족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회갑 날 자신이 태어난 작은 섬을 방문하는 것을 시작해 그의 성장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친 사건들을 진솔히 고백하며 최진석이라는 사람의 내면을 슬쩍 엿볼 수 있게 합니다. 


<노자와 장자에 기대어>는 노자와 장자의 철학적 이론을 설명하는 책이 아닙니다. 노장 철학을 하며 실천적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한 한 사람의 인생을 이야기합니다. 살면서 숱하게 마주하는 고민들 앞에서 노장 철학은 어떤 쓸모를 보였는지를 보여줍니다. 죽음에 대한 사유를 통해 그에게 별은 목표가 아닌 목적이 되었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삶의 목적은 바로 별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별처럼 산다는 것은 내가 '원하는 삶'을 살면서 '내가 나로 빛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온갖 목표들로 가득 채워지다 보니 목적을 쉽게 잃어버린다는 겁니다. 목적을 가지고 목표를 지배하는 거지 목표로 목적을 흔들지 않아야 하는 데 말입니다. 애초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헤매기 일쑤입니다. 영원한 별을 경험하기 위해 노력한다 해도 그 과정에서 반짝거림을 망가뜨리는 생각과 행동이 계속 튀어나옵니다. 이 지점에서 저자는 나의 반짝거림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들려줍니다. 


"우리는 자신의 삶에서 자기가 별이 되어야 한다." - 노자와 장자에 기대어 




결국 이 모든 것은 제대로 사는 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도가에서 말하는 '덕'에 대한 이야기로 뒷받침을 하는데요. 불편함을 감당하며 인간으로서의 품격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덕이 있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는 참된 시민의식을 가지고 이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가져야 할 자세이기도 합니다. 


앎의 진보는 모르는 곳으로 넘어가려는 발버둥, 몸부림에 있다고 합니다. 장자는 "인간의 일을 아는 사람은 아는 것을 가지고 모르는 것을 기른다."고 했는데, 이는 지치지 않고 펼쳐나갈 힘을 얻는데 필요한 영감, 창의력 등을 키우기 위한 우리 활동의 바탕이 됩니다. 변화를 일으키는 힘은 이해 자체에 있지 않다는 걸 강조합니다. 문제의식을 느낀다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모두가 덤비는 것은 아닌 것처럼 말이죠. 그 속에 '감동'이 있어야 합니다. 


열심히 하겠다는 결심만 반복하나요? 우리는 매 순간을 잘 살기 위해서 몸부림을 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가하게 준비한다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인생을 실전으로 대하는 태도에 대한 최진석 교수의 날카로운 조언이 인상 깊습니다. 


자신의 삶을 철학적으로 다루지 않고, 기존의 철학 이론으로 삶을 채우려고만 하는 현실을 꼬집기도 합니다. 노자를 자기화해야지 노자화하려 하지 말라고 합니다. 자신의 구체적인 삶의 현상을 철학하지 못한 채 쉽게 이념이나 신념에 빠지는 걸 경계하는 말을 들려줍니다. 이는 시민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태도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변화를 촉구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정해진 마음을 넘어서야 합니다. 자신만의 익숙함에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모험하고 도전하고 때로는 무모해지면서 말이죠. 장자에는 그 유명한 우물 속 개구리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자신만의 좁다란 진리에 갇혀 있다면 도를 말해봐야 아무 소용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가본 적도 없는 자신의 우물 밖을 꿈꿀 줄 압니다. 특히 '질문'을 통해 우물 안 개구리형 인간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대답하던 습관을 질문하는 습관으로 바꿀 수 있도록 독려합니다. 한 사람의 삶은 전적으로 그 사람이 가진 시선의 높이가 결정한다고 합니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시선의 높이는 어디까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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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으로 읽는 밤의 동화
안지은 지음 / 콜라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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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엔 주인공과 악당의 뚜렷한 선악 대비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동화의 매력에 빠졌었다면, 인생의 쓴맛을 알아갈수록 선악 구조가 다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빌런이라고 알던 캐릭터를 다시 보기도 합니다. 선한 인물이라고 해서 욕망이 없는 게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압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안지은 작가는 심리 에세이 <욕망으로 읽는 밤의 동화>에서 동화 원작을 탐독하며 새롭게 포착한 장면들과 캐릭터들의 욕망을 통해 인간관계와 삶을 이야기합니다. 안지은 작가의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소장 가치를 더하고 있습니다. 


익히 알고 있던 명작동화 12편을 사랑, 인간 본성, 관계, 성장이라는 테마로 욕망이라는 시각으로 다시 읽는 시간 <욕망으로 읽는 밤의 동화>. "욕망하는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보며 위로받는다."는 작가의 말처럼 치열하게 욕망을 추구한 인물에게서 발견하는, 억눌려 두었던 마음속 욕망이 반응하는 자신의 모습을 만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줄거리를 포함해 캐릭터의 욕망 분석과 캐릭터 시점에서 진행하는 인터뷰로 구성된 방식도 흥미진진합니다. 캐릭터의 속마음을 완전히 드러내는 듯한 솔직한 발언들 덕분에 캐릭터에 대한 감정 이입이 더 잘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때로는 유머 감각까지 장착한 인물들의 발언이 웃음을 안겨주기도 해서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했고요. 동화책 독후감을 쓰는 아이들에게도 뻔한 독후감보다 이런 가상 인터뷰 방식으로 독후감을 써보게 하고 싶어졌어요. 


어린 시절부터 유독 마음을 끌어당기는 동화가 있는 만큼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싫어했던 동화도 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저만의 호불호 이유를 짐작하기도 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질투를 했기에 괜스레 꼴 보기 싫었고, 누군가는 내가 싫어하는 내 모습을 엿본 탓에 싫어했던 이유도 있었더라고요. 


사랑을 통해 신분 상승을 꿈꾸는 사람을 신데렐라 콤플렉스가 있다고 말하잖아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말 역시 성공한 신데렐라를 바라보는 독자 관점에서 나온 말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신데렐라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는 신데렐라의 언니들에게서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남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대한 불안을 가진 벌거벗은 임금님에게서는 무너지는 자존심을 들키지 않기 위해 애쓰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인어공주>는 원작을 알아야 그 속마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동화이기도 했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만 알던 인어공주에게서는 발견하지 못했던 것 중 하나가 인어공주가 욕망한 '인간의 영혼'이었어요. 애초에 인어공주는 불멸의 영혼에 대한 환상을 가진 캐릭터였습니다. 그렇기에 인간이 되어야만 했던 거죠. 작가는 해보고 싶은 건 결국은 했던, 어쩌면 자신의 삶을 살려고 노력했던 인어공주의 모습을 발견해냅니다. 


<백설공주>의 왕비에게서는 타인의 시선에 갇힌 채 외모의 아름다움이 주는 행복에 도취한 왕비의 모습을, 명랑 쾌활한 알라딘에게서는 자신의 힘으로 이룬 게 거의 없는 무능력한 알라딘의 모습을 짚어내기도 합니다. 


"견딘다는 것은 좋지 않은 상황일 때 하는 말이다. 우리는 행복을 견디고 있다 말하지 않는다. 견디고 있음은 모든 것을 긍정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있는 고통을 참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 욕망으로 읽는 밤의 동화


동화 <완두콩 다섯 알>의 매력을 재발견하기도 합니다. 다섯 개의 완두콩 중 막내 완두콩은 아픈 소녀의 창가에 떨어져 그곳에서 싹을 틔웁니다. <마지막 잎새>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하는 이 동화는 작은 희망을 통해 조금씩 건강을 되찾는 소녀의 이야기인데요. 기약 없는 희망조차 사치였던 이들에게 작은 콩 한 알이 뜻밖의 기적과 희망이 되는 여정에서 우리가 위로받는 지점을 짚어줍니다. 그나저나 이 동화의 마지막 부분은 쿠키 영상을 보는 듯한 재미를 안겨줍니다. 다섯 완두콩 중 하수구에 빠진 넷째 완두콩의 이야기에 숨은 의미를 짚어준 작가 덕분에 이 동화의 매력이 한층 더 높아졌습니다. 


거짓말하면 코가 길어진다는 것만 기억나는 동화 <피노키오>. 저자는 이 동화를 두고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인형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이 된 인형이 거짓말을 하지 않게 된 이야기"라고 하는데요. 피노키오는 쉽게 살고 싶어 행동했던 과거를 후회하고 반성하며 제대로 살려고 하다 보니 인간이 된 셈이었습니다. 어쩌다 바른 인간이 되어 버린 피노키오가 인간의 삶에 자리 잡은 달콤하지 않은, 고통스러운 삶을 마주할 때 어떤 생각을 할지도 들여다보는 작가의 세심한 시각이 돋보였습니다. 


후크 선장의 내면의 목소리에 집중한 <피터팬> 해석도 흥미롭습니다. 후크에게 피터팬은 꿈과 자유를 말하면서 남의 고통엔 관심 없는 유쾌한 척하는 위선자일 뿐이라는 말에 슬쩍 공감되는 건 어른이어서일까요. 더 이상 동화책을 꺼내보지 않는 때가 오는 것처럼 어린이는 그렇게 네버랜드를 떠난다는 작가의 말에 울컥하는 것 역시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는 동심으로 가득 찬 그때와 어른이 된 나와의 간극을 절감하고 있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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