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그들의 정치 - 파시즘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제이슨 스탠리 지음, 김정훈 옮김 / 솔출판사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1세기 민주주의 시대에 웬 파시즘 이야기일까 싶었는데 오늘날의 불안한 정치를 설명하는 키워드야말로 파시스트 정치라는 걸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미국 대표 사회철학자 제이슨 스탠리가 쓴 <우리와 그들의 정치>. 2018년 트럼프 재임 시절에 출간한 책으로, 자유민주주의 미국이 파시스트 정치로 물들고 있음을 조목조목 짚어내며 베스트셀러에 오릅니다. 


파시즘은 권위주의식 지도자의 인격이 국가를 대표하는 민족, 종교, 문화의 초국가주의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권력을 얻기 위한 메커니즘으로서의 파시스트 전술을 쓰는 이들이 권력을 잡았을 때 벌어지는 일을 들려주는 <우리와 그들의 정치>. 도널드 트럼프 시대에 반백인 난민 이민 금지 정책처럼 파시스트 정책들이 극을 달했고, 소수집단을 비인간화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오늘날 미국, 러시아, 폴란드, 헝가리 등 현대 정치판에서 나타난 파시스트 정치 전략 10가지를 사례와 함께 짚어줍니다. 


파시스트 정치의 핵심은 신화적 과거를 만들어내는 데 있습니다.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한 감정을 이용합니다. 그 안에는 전통적인 가부장적 성 역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국가의 지도자는 가부장제 가족의 아버지와 유사합니다. 과거의 고결한 도덕적 관행을 정치적 이들을 위한 무기로 삼아 거짓 서사를 만들어 냅니다. 


명백히 문제가 있는 정치적 목표를 널리 받아들여지는 이상으로 가려서 숨기는 것 또한 전략 중 하나입니다. 고결한 언어로 가리는 프로파간다는 이상을 왜곡시킵니다. 민주주의 자유를 이용해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며 오용하는 건 예삿일입니다. 


순종적인 시민으로 만들고자 공적 담론의 기반을 무너뜨리기 위해 교육에도 손을 댑니다. 대학을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스트의 온상이라며 비난합니다. 파시스트 정치의 명함과도 같은 음모론도 비일비재합니다. 현실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실제 사건의 흐름을 바꾸기도 하는 음모론, 가짜뉴스로 현실을 왜곡합니다. 위계를 정당화하기도 합니다. 남성을 여성보다, 파시스트의 선택된 민족의 구성원을 다른 집단들보다 우선시합니다. 


'우리'가 오히려 빼앗겼다 식의 피해자의식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지배적 지위를 상실하면 억울한 피해자의식으로 무장하는 겁니다. 법질서에서도 시민을 대놓고 두 계급으로 나눕니다. 천성적으로 합법적인 선택받은 민족, 본래 무법하고 선택받지 못하는 민족으로 말이죠. 여성, 비백인, 동성애자, 이민자 등 소수자들은 '그들'이 되었습니다. 집단 간 언어 편향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같은 행동을 해도 그들은 범죄자이고 우리는 실수인 겁니다. 


"우리가 '우리'의 하나로 간주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묘사할 때에는, 우리가 '그들'의 하나로 간주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묘사할 때와는 상당히 다르게 묘사하는 경향이 있다." - 우리와 그들의 정치





전통적인 남성 역할이 경제적 상황으로 위협을 받고 있을 때 특히 성적 불안 정치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이민자 집단을 강간과 연결짓는 프로파간다의 공세 앞에서 논리적 사고력은 상실합니다. 트랜스젠더는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위협으로, 임신 중절은 남성의 통제에 대한 위협으로 대합니다. 난민 서사가 피시스트의 강령하에서는 테러와 위험의 기원 서사로 바뀝니다. 


도시는 경멸스러운 소수집단들로 가득 찬 곳이라며 반도시 수사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악과 타락을 상징하는 두 도시 소돔과 고모라처럼 말이죠. 위기, 궁핍의 시기에 국가는 선택된 민족 구성원들을 위한 지원을 마련하지만 이 역시 '그들'이 아닌 '우리'를 위한 지원일뿐입니다. '그들'은 각자도생해야 합니다. 더불어 '근면'대 '게으름'의 이분법을 우리와 그들에게 적용합니다. 아우슈비츠 출입문에 적힌 '노동이 그대를 자유케하리라' 문구는 유대인들은 게으르고 부패한 범죄자들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열 가지 파시스트 정치 전략은 다원주의와 관용을 거부하며 철저히 우리 대 그들로 갈라치기합니다. 파시스트라는 단어 때문에 집단학살, 인종청소와 같은 과거의 역사 사례를 먼저 떠올리게 되지만, 지금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더 충격적입니다. 지금 정치가 바로 그 파시스트 정치라니! 히틀러처럼 세계 지배를 위해 사용하지 않을 뿐, 결국 파시스트 전술을 위선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겁니다. 민주적 규범들로부터의 자유라는 미끼로 대중을 유혹하고, 그 안에서 아이들이 배우는 건 혐오입니다. 


인간의 모든 제도에는 어느 정도 결함이 있고 불일치에서 생기는 긴장이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파시즘은 그걸 제거함으로써 문제 해결하고자 약속을 합니다. 우리와 그들로 나눠서 말이죠. 오늘날 권위주의적 지도자, 정치 집단에서 발견되는 파시스트 정치 전략을 짚어준 <우리와 그들의 정치>. 인간적 유대감을 유지하고 파시즘 신화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 꼭 읽어야 할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인생을 바꾼다 - 1일 1페이지 나의 잠재력을 100% 끌어올리는 방법
페니 맬러리 지음, 박혜원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존감이 무너지고, 두려움, 좌절, 용기 부족, 패배감, 나약함이라는 부정적인 상황에 처할 때면 스트레스와 압박감에 취약하다는 걸 깨닫습니다. 그럴 때면 멘탈갑인 사람이 부러워집니다. 쉽게 취약해지는 모습이 싫어 새해맞이 첫 책은 자기계발서 <나는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인생을 바꾼다>로 선택했습니다. 2023년 한 해를 위해 '나는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스스로에게 선물하려고 합니다. 멘탈은 꾸준히 갈고닦으면서 강화할 수 있다고 하니까요. ​


저자 페니 맬러리는 가정과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채 홈리스로 생활하며 방황하던 시기를 겪었지만, 친구에게 빌린 돈으로 평생의 꿈이었던 랠리 카 운전 학교에 들어가 그곳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들과 함께 지내며 멘탈을 키웠습니다. 월드 랠리 챔피언십에서 레이싱 펼친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참가자가 되었고, 이후 7대륙 최고봉 중 두 곳에 오르고, 두 번의 권투 시합을 하고, 마라톤을 하는 등 그가 원하는 삶을 살기에 이릅니다. 멘탈력에 관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조연설자가 된 페니 맬러리가 들려주는 멘탈력 강화법을 만나보세요. ​


하루에 한 페이지씩, 365가지 멘탈력 강화 아이디어 글을 마주하게 됩니다. 하루의 시작을 함께 하기 좋은 이 짤막한 글들은 마음이 약해질 때, 좌절할 때마다 꺼내 읽기에도 좋습니다. 응원을 보내고 싶은 자녀에게, 파이팅을 건넬 친구를 위한 조언 글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


"일하면서 오히려 에너지를 받는다면 당신은 목적을 이루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문장에서 저는 희망을 얻기도 합니다. 에너지를 받지 못하는 일을 하고 있는 거라면 변화의 타이밍이라는 걸 이제는 스스로에게 납득시킬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상황에 따라 눈에 쏙 들어오는 조언은 그날그날 달라질 테지요. 오늘 왜 이 문장이 유독 눈에 담길까 생각해 보면 나의 고민의 근원을 좀 더 들여다볼 수 있지 않을까요.


<나는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인생을 바꾼다>는 매일같이 내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멘탈 강화 아이디어를 제시합니다. 기운을 북돋고, 자신을 발전시키고, 옳은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 주는 365가지 이야기는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새겨들어야 할 것들입니다. 





어떤 삶이든 굴곡이 존재합니다. 최악의 상황에 처하더라도 멘탈이 단단하다면 앞으로 나아갈 추진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멘탈은 그냥 마음만 먹는다고 해서 단단해지지 않습니다. 저자는 행복과 삶의 질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는 가치들을 하나씩 짚어주며 멘탈을 강화하는 데 도움 되는 것들을 짚어줍니다. ​


임기 응변하듯 살아내다 보면 한 해가 어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는 말만 하게 되는 게 아닐까요. 내 삶의 이유를 고민해 보고, 오늘 하루를 잘 살 수 있게 하는 동기를 찾아보고, 내 마음을 책임질 줄 알아야 합니다. 특히 책임지는 법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내렸던 결정, 열심히 했던 일, 열심히 하지 않았던 일에 모두 책임을 진다는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상황에 휩쓸리지 말고 결정의 주도권을 스스로 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짚어줍니다. ​


멘탈력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유지하고 자기와의 대화를 하며, 나쁜 행동으로 이어지는 안 좋은 습관의 고리를 차단해야 한다고 합니다. 감정이 격해질 때와 평온할 때 사이의 균형점을 찾으며 건강한 몸과 정신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평소 익숙하게 느끼는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낯선 상황에 나아가길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응원 메시지가 많습니다. 저도 고민 많은 부분인데요. 지금까지처럼 유지한다는 건 결국 지난 해와 달라질 게 없는 하루하루가 될 거란 것밖에 안 되잖아요.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 유연한 사고방식을 만드는 방법, 부정적인 내적 대화 멈추는 방법, 회복 탄력성과 결단력을 기르는 방법 등 <나는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인생을 바꾼다>는 성장할 기회를 안겨줍니다. 나는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메시지들로 이제 다시 새롭게 시작해 봅니다.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배우처럼 말하고 주인공처럼 산다 - 말하기가 두려운 사람들을 위한 현역 배우의 스피치 과외
오정훈 지음 / 가디언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인 미디어 시대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 커뮤니케이션. 호흡, 목소리, 발음, 화술 등 스피치 기본기는 물론이고 퍼스널 브랜딩까지 다루고 있는 스피치 책을 소개합니다. 말하기를 두려워했다는 오정훈 배우가 삶의 무대에서 직접 적용하며 극복해나간 노하우를 담은 <배우처럼 말하고 주인공처럼 산다>. 


초등학생부터 직장인, CEO, 전문직, 신인배우 등 직업을 막론하고 수많은 이들을 코칭한 액팅스피치클래스 훈련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삶의 주연배우가 되도록 이끌어주는 말하기를 만나보세요. 액팅스피치는 연기훈련을 활용한 스피치 능력 향상 프로그램입니다. 단순한 무언가를 잘 표현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행동의 변화에 목적을 둔 스피치 수업입니다. 그동안 습관적으로 해온 말의 과정을 관찰하고, 자신만의 고유한 언어적 행동을 자각해 목적에 따라 매력적으로 말할 수 있도록 교육합니다. 


<배우처럼 말하고 주인공처럼 산다>에서는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매력적인 배우들을 예시로 들어 액팅스피치의 기본을 담아냈습니다. 저도 말하기를 아주 잘 하지는 못해도 그렇다고 해서 영 꽝도 아니라고 생각했다가 큰코다친 경험이 있습니다. 평소엔 그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그날은 눈앞이 까맣게 보인다고 하죠. 내가 무슨 말을 내뱉고 있는지 헤맨 채 어찌어찌 끝내긴 했지만 당시 당황했던 감정만 깊게 자리 잡았습니다. 변수 발생 시 자연스럽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그때만 생각하면 이불킥입니다. 


그래서 유독 이 책이 와닿습니다. 방송을 보다 보면 돌발 상황에서도 즉석에서 척척! 유려한 말솜씨를 뽐내는 배우들을 보면 부럽더라고요. 이 책은 프로 배우의 스피치를 따라 하면서 훈련합니다. 표현의 스킬 이전에 스피치의 언어적, 비언어적 표현을 상황과 목적에 따라 조화롭게 구사하기 위해 필요한 훈련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1장에서는 호흡, 목소리, 발음, 화술에 대한 기본기를 짚어줍니다. 스피치 훈련은 말의 시작점인 호흡을 다시 자각하고 자유롭게 만들어주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합니다. 분노하며 대사하는데도 발음이 정확하고 신체는 이완되어 있어 자유로워 보이는 류승범의 영화 <부당거래> 대사, 영화 속에서 욕 배틀을 지금까지 회자될 정도로 명장면으로 만든 강소라의 영화 <써니> 대사 등을 예시로 들며 조화로운 말의 완급조절이 가능한 호흡의 비밀을 알려줍니다. 


정확히 대사를 전달해야 하는 배우들 중에서도 발음이 썩 만족스럽지 않은 사람들이 많지요. 저는 그런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는 게 꺼려지더라고요. 청각 테스트를 하는 것도 아니고, 실시간으로 되돌려 확인할 수가 없으니까요. 스피치 전달력에 큰 무기가 되는 발성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오랜만에 한글 자모음을 만나니 새롭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정확한 입모양으로 발음하는 법을 배웠더라면 이 고생을 안 할 텐데 하는 아쉬움을 안은 채 책장을 넘깁니다. 


제가 가장 필요로 했던 부분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책을 읽으며 깨닫기도 했습니다. 억양 교정이었어요. 저는 끝이 딱딱하게 끊어지는 말투인데 부드러운 말투가 그토록 부러운데도 고치질 못했거든요. 억양은 자신의 의도, 기분, 태도 등을 나타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성격 탓만 해왔던 것 같습니다. 하루 5분 정도 어느 때든 할 수 있는 기초 훈련부터 단계별로 적용할 수 있는 훈련법을 세심하게 알려줍니다. 말하기는 습관입니다. 반복이 중요합니다. 체화해서 습관화해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2장에서는 자신을 디자인하고, 온몸의 감각을 깨우고, 존재감을 키우며 매력적인 사람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이야기들이 등장합니다. 외모, 태도, 표정 같은 비언어적 표현은 음성표현보다 오히려 더 커뮤니케이션에서 영향을 크게 미친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을 키우는 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스피치 소재를 찾는 방법도 흥미로웠습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글로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는 것에 착안했습니다. 일기 쓰기, SNS 활용하기, 책 읽고 독후감 작성하기, 영화와 드라마 감상문 작성하기, 뉴스 스크랩하기 등이 어떻게 스피치 소재로 응용되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글을 쓰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있던 생각들이 시각화되면서, 콘텐츠를 명료하게 말할 수 있는 밑받침이 됩니다. 


가만히 있어도 매력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따스한 에너지로 편안함을 안겨주는 사람, 밝은 에너지로 눈길을 끄는 사람처럼요. 에너지가 좋다는 말은 자신의 주관을 몸으로 잘 드러낸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코어 근육이 잘 잡혀있어 균형감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배우 김서형처럼 몸의 중심을 강화시키는 게 스피치에 얼마나 중요한지 짚어줍니다. 


뭔가 잘생김의 기준에는 못 미치는데도 매력 있네!라는 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죠? 마지막 3장에서는 매력적으로 말하며 설득하는 화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다양한 대사 예시와 함께 나의 말하기를 보다 매력적으로 만들어 줄 방법들을 하나하나씩 짚어줍니다. 


그와 함께 발표스피치, 공간을 지배하는 스피치에 관한 유용한 조언도 많습니다. 흡인력 있는 스피치는 직장 생활뿐만 아니라 1인 미디어 시대에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 


대면 활동 외에도 영상 콘텐츠를 통한 퍼스널 브랜딩,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이 확장됨에 따라 경쟁력 갖춘 스피치는 더욱 일상화되었습니다. 감흥을 안겨주는 스피치를 할 줄 안다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능력치가 되었습니다. 


말 잘하는 배우들의 스피치 패턴을 모방하며 나만의 것으로 창조해낼 수 있게 도와주는 <배우처럼 말하고 주인공처럼 산다>. 연기학원을 다니며 스피치도 맛보기로 배운 경험이 있는 아들을 둔 엄마인지라 이 정도 퀄리티의 스피치 훈련법을 한 권의 책으로 배울 수 있다는 게 놀랍습니다. 내 삶의 주연배우가 되는 액팅스피치를 만나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라진 소녀들의 숲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창비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 멀리 제주 돌담집을 배경으로 댕기 머리 소녀의 뒷모습으로 한국적 정서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표지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책은 한국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란 허주은 작가가 2021년 The Forest of Stolen Girls 제목으로 출간한 소설로, 2022년 한국어판 <사라진 소녀들의 숲>으로 국내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 이 소설은 전 세계인을 사로잡습니다. 2022년 캐나다 최대 규모 독서 프로그램 '독서의 숲' 화이트 파인 어워드 최종 후보, 2021년과 2022년 에드거 앨런 포 어워드 최종 후보에도 올랐습니다. 게다가 미국도서관협회(YALSA) 청소년을 위한 최고의 소설, 청소년도서관조합(JLG) 추천 도서로 연속 선정되기도 하면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라진 소녀들의 숲>은 1400년대 조선을 배경으로 한 역사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고려 시대 이곡이 원나라 황제에게 보낸 글에서 착안했다고 합니다. 그 글은 공녀 폐지 상소문이었습니다. "한 번 사신이 오면 나라 안이 소란하여 닭이나 개까지도 편안할 수가 없습니다."라며 공녀에 선발되면 밤낮으로 곡성이 끊이지 않으며 우물에 몸을 던져 죽는 자도 있고, 스스로 목매어 죽는 자도 있을 정도라고 쓰여 있습니다. 


허주은 작가는 그의 소설은 모두 "한국 역사에 바치는 러브레터"라고 표현합니다. <사라진 소녀들의 숲>은 그 여인들을 조명하고자 썼습니다. 공녀에 대해 잘 모르는 서양권 독자들에게도 알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연산군을 소재로 한 차기작도 준비 중이라고 하니 앞으로 허주은 작가의 소설을 기다리는 기분 좋은 설렘을 선물받은 셈입니다.


<사라진 소녀들의 숲>은 제주로 수사를 하러 간 아버지가 실종되면서 그 딸이 아버지를 찾으러 제주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1426년 민 종사관은 한 마을에서 열세 명의 소녀가 사라진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고향 제주로 갔지만 결국 해결하지 못한 채 실종되어버렸습니다. 실종자가 된 아버지 사건 역시 종결되어버리자 열여덟 살 딸 민환이는 제주로 향합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댕기 머리 탐정이라 불릴 정도로 증거를 토대로 분석해 내는 능력이 탁월했던 환이었기에 아버지의 실종 사건도 반드시 해결할 수 있으리라 믿으면서요. 





어린 시절에는 제주에서 지냈지만 몇 년 만에 다시 돌아온 제주의 모습은 낯섭니다. 게다가 제주 사람들에게 변복을 한 환이는 외지인일 뿐이라 경계가 심합니다. 결국 정체를 밝히고 주민들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뜻밖의 조력자도 있습니다. 신병을 앓은 탓에 고향의 무당 손에 키워진 동생 매월이입니다. 둘 사이는 소원했지만 위기와 맞닥뜨릴 땐 민씨 자매의 의기투합이 빛을 발휘합니다. 


아버지가 수사하던 열세 명의 소녀 실종 사건은 지지부진하다가 마침내 1년 전 실종되었던 열세 번째 소녀가 죽은 채로 발견되면서 급박하게 전개가 이어집니다. 한편 환이에게는 고향을 떠나기 전 제주에서 겪은 사고가 있습니다. 한 소녀가 절벽 아래에서 죽은 현장 근처에 환이와 매월이 자매가 기절한 채 있었던 겁니다. 매월은 기절하기 전 숲에서 하얀 가면을 쓴 사내를 보았다고 주장했지만 그 사건 역시 소녀의 자살로 결론지으며 자매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는 묻혀버립니다. 환이는 그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기에 답답합니다. 그런데 사건을 따라갈수록 열세 명의 소녀 실종 사건과 자매가 겪은 숲 사건 그리고 아버지의 실종이 얽히고설킨 채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사라진 소녀들의 숲>은 조선 시대 제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제주 특유의 환경과 방언, 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습니다. 허기졌을 때 환이가 먹은 건 뚝배기에 갈치, 오징어, 새우, 채소가 가득 담겨있는 음식이었고 해산물이 가득한 물구덕을 분류하는 해녀의 모습 등 곳곳에서 제주 감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가슴 아픈 역사 속 그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치밀하게 섞인 <사라진 소녀들의 숲>. 희생양이 된 어린 소녀들과 그들의 사연을 좇는 자매 환이와 매월이 사이에 빚어지는 비극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여정을 가슴 저리며 따라가게 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몬테소리 종이접기
김한나 옮김, 후지사키 다쓰히로 감수, 이와이자코 마유 제작 / 생각의집 / 202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육아를 하면서 몬테소리 교육에 대해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몬테소리 교육은 아이가 살아가며 자연스러운 성장 속에서 마음껏 필요한 능력을 터득할 수 있는 교육을 지향합니다. 


3~6세에 특히 다양한 일에 흥미가 싹트는 민감기가 찾아옵니다. 언어, 감각, 운동, 질서, 작은 사물, 쓰기, 수, 읽기, 문화, 예의 등 아이가 어떤 민감기를 경험하는지 알면 초등학교 전 유아기 시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됩니다. 


<몬테소리 종이접기>에서는 이 민감기를 활용한 일과를 해내며 성취감을 얻을 수 있도록 아이의 성장 속도에 맞춰 자기 긍정의 힘을 만드는 데 집중합니다. 그 일환으로 종이접기 놀이를 접목했습니다. ​실천한 행위를 인정하고 고마움을 전하는 표현을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몬테소리 교육을 종이접기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그 노하우를 배워보세요. ​


어린 시절 종이접기 한 번 안 해본 사람은 없을 겁니다. 정사각형 종이를 접으며 작품을 완성하는 종이접기로만 생각했지만, 이 책을 보며 종이접기의 효용이 생각했던 것보다 대단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동글동글 모서리 없는 물건에 둘러싸여 있던 아이가 세 살 무렵부터는 모서리가 있고 확실한 물건에 관심을 보입니다. 아이 감각 민감기에 '확실히, 똑똑히, 말끔히' 하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잘 보듬어주는 놀이가 바로 종이접기라고 합니다. 손으로 직접 만지고 모양이 달라지는 모습을 체감할 수 있는 종이접기는 감수성을 풍부하게 하는 데 도움 되고, 상상력에도 자극을 줍니다. ​





종이접기를 할 때의 기본 룰, 약속은 아이와 함께하는 부모가 쉽게 놓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어른들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하다 보니 생략하는 실수를 하기도 하거든요. 쉬워 보이지만 종이접기 완전 초보자인 우리 아이를 위해 순서대로 하나씩 따라가보세요. ​종이접기에 익숙해지는 연습부터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모서리를 맞춰서 접을 수 없습니다. 손으로 종이를 만져보며 아이가 좋아하는 색을 직접 선택하고, 꾸깃꾸깃 손으로 꽉 쥐어보기도 하고, 찢어보기도 하고, 마구 접어보기도 하면서 말이죠. 


익숙해지면 딱 맞춰서 접는 연습을 시작합니다. 세모, 네모로 한 번 접기만으로도 다양한 놀이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가위를 사용하는 연습도 종이접기 놀이 과정에서 할 수 있습니다. ​종이접기를 하면서 온갖 감각을 익힐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똑같은 모양을 만들어 이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서 멋진 작품이 탄생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신기할 따름입니다. 요즘은 색종이도 다양한 패턴, 색감 등으로 참 종류가 가지각색이잖아요. 다양한 질감의 종이를 활용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점점 익숙해지면 가늘게 접는 세심한 작업도 할 수 있습니다. 손끝이 야무지다는 말처럼 손끝 감각을 단련하는 데는 종이접기만 한 게 없지 싶어요. 아코디언 접기로 용수철과 같은 움직임을 내는 종이접기도 매력적입니다. 만든 작품을 응용해 보는 것까지 소개되어 있으니 놀거리가 풍부합니다. ​


어린 시절 신나게 했던 종이접기를 만날 때면 더 반갑습니다. 동서남북 종이접기 놀이는 세대를 이어가는 대표 놀이 중 하나죠. 전통놀이와 접목한 딱지, 수리검 같은 종이접기도 과거의 문화를 우리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알게 해줍니다. 


종이접기 자료만 있는 책이 아니라 아이의 민감기를 잘 보낼 수 있도록 몬테소리 교육과 접목해 성장에 도움 되는 자녀교육서 역할도 하고 있어 유용한 <몬테소리 종이접기>. 종이접기를 하며 궁금한 점까지 싹 정리해 알려줍니다. 


"종이접기는 아이가 주인공이 되는 사각형의 작은 우주입니다." - 책 속에서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