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기술 -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지혜
웨이슈잉 지음, 김정률 옮김 / 이터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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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폭발 후 후회해 본 경험이 있나요? 초조, 질투, 절망, 두려움, 번민, 자책, 후회, 분노... 이런 부정적인 감정에 통제력을 잃어버리는 경험을 많이 했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베스트셀러 『하버드 새벽 4시 반』 저자 웨이슈잉의 <감성 기술>. 감성지능의 아버지 대니얼 골먼의 이론을 바탕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하나의 생존 기술로서 감성지능 향상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감정을 인식하고 이해하고 제대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게 어떻게 내 인생의 방향과 성공을 위해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지 심리학 이론과 실제 사례를 통해 보여줍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억압하는 대신 그것들과 평화롭게 지낼 수 있을까요? 감성지능이 높으면 가능하다고 합니다. 감성지능이란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능력을 뜻합니다.


높은 지능을 보유해도 감성지능이 낮거나 없으면 합리적 판단을 하지 못해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숱한 위기에 처합니다. 반면 과도한 공감은 오히려 정서적 곤경에 빠뜨리기도 합니다. 이처럼 긍정적이라 여기는 감정조차도 선을 넘으면 해가 되기도 합니다.


같은 일을 겪어도 감정의 민감도는 저마다 다릅니다. 자신의 민감도를 스스로 인식하여 받아들여야 부정적으로 나아가지 않고 삶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는 걸 일깨웁니다.


통제와 예측이 어려운 감정 중 하나가 분노입니다. 분노는 한 사람의 마지노선이자 원칙의 척도입니다. 누군가는 웃고 넘어가지만 누군가는 분노를 일으킵니다. 하지만 분노의 결과가 부정적이라면 분노 조절 방법을 배워야 하는 겁니다.


주관적 의식이 강하면서 자제력이 약하면 분노 통제가 되지 않습니다. 심리학자들은 분노의 감정이 6초간 지속된 후 가라앉는다고 합니다. 웨이슈잉 저자는 6초의 법칙을 제안합니다.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겁니다. 분노 시간을 지연하기 위한 6초의 법칙은 6초 안에 반사적인 행동을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합리적 범위 내에서 모든 감정은 정상적이고 유익합니다. 하지만 어떤 감정이든 통제 불능의 고위험 상태에 장기간 두면 안 된다는 걸 짚어줍니다.


분노를 포함해 슬픔, 후회, 죄책감, 씁쓸함, 열등감 등 온갖 감정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치유할 수 있는지 <감성 기술>에서 만나보세요. 순서 상관없이 지금 당장 불편한 감정 파트부터 읽어도 좋습니다.






감성지능은 결국 인간관계와 연결됩니다. 타인에게 영향받고 영향 주는 사회생활을 하기에 우리의 감정은 늘 쉽게 주변인들로부터 영향을 받습니다.


하버드대 장기 프로젝트 하버드 성인 발달 연구에서도 좋은 관계는 우리를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준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합니다. <감성 기술>에서는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감정 유발 상황을 조목조목 짚어줍니다.


더불어 인간관계의 고민들을 해결할 실마리인 감성지능을 높일 수 있는 방법도 알려줍니다. 한 파트마다 책 한 권의 분량이 나올 만큼 중요한 이야기들입니다.


자신의 감정과 타인의 감정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면 상대방의 감정 표현을 이해하기 어렵고, 눈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감성지능은 연애를 할 때도 중요합니다. 사랑이 삶의 유일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이 인상 깊었습니다. 일부는 다른 것들로 채워야 사랑이 더 오래 지속된다는 거죠.


나와 타인의 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온갖 상황에서 생길 수 있는 고민들의 해법을 하나씩 배우며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쌓아가게 됩니다.


중요한 선택과 결정을 전달할 때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것을 배우는 등 감성지수를 높이는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 속 사례뿐만 아니라 엘리트들의 성공 경험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삶의 방향과 사회적 성취에 필요한 감성 기술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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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오버 씽킹 - 돈이 되는 아이디어의 비밀
데이브 트롯 지음, 정윤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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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오버 씽킹은 서로 다른 분야, 개념들을 융합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탄생시키는 사고법입니다. 비교하고 낯설게 대조하고 상식을 파괴하여 새로운 결과를 추구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관점을 소화해야 합니다.


40년 이상 영국의 광고 문구를 책임진 카피라이터이자 창의적인 마케팅에 관한 책을 저술한 권위 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데이브 트롯의 <크로스오버 씽킹>. 기발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탄생하는지 창의적 문제해결 사례를 모은 책입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란 기존의 어떤 것이 서로 겹칠 때 생기는 반응이라고 합니다. 결국 사고의 재조합에서 나옵니다. 서로 무관해 보이는 다양한 것들을 끌어모으고 서로 연결해 보는 게 크로스오버 씽킹입니다.


머리로는 이해해도 실행에 이르는 게 무척 어렵게 느껴집니다. 우리는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기를 두려워합니다. 모든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대로 하지 않으면 불안합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보여주는 창의적인 사고 사례를 통해 하나씩 배워나갈 수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상황을 보여주기에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고민해 보며 내 사고법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됩니다.


20년 전문가면 뭐하나 싶은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사례도 있습니다. 20년간 잘못된 방식으로 일을 해 온 거라면? 하는 뜻밖의 이야기에 정신이 번쩍 듭니다.





머리를 써라, 창의성을 발휘해라, 기업가 정신을 가져라 같은 표현들을 숱하게 만나도 어떤 방식으로 표출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자신이 가진 장점을 활용하라는 말도 많이 듣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건 단어 그대로의 의미가 아닌 자신의 약점을 사용하는 거라는 걸 짚어줍니다. 약점이라 생각했던 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새로운 장점으로 활용되는 사례를 만날 수 있습니다.


기존 방식대로 생각하는 사람들 속에서 진정한 기회는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찾아옵니다. 특히 화가 뱅크시의 에피소드가 재미있는데요. 위트 있게 벽에 낙서하는 예술가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뱅크시의 매력은 정말 남다릅니다. 그라피티를 할 때 시간이 오래 걸려 붙잡힐 뻔한 사건을 겪은 후 새로운 방법을 고안했고, 지금의 신출귀몰한 뱅크시를 탄생시켰습니다.


책 출간할 때도 표지에 경찰의 인용문을 넣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경찰에게 인용문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합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나요? 뱅크시는 책 표지에 경찰이 보내준 답변을 그대로 실었습니다. '책 표지에 넣으려고 우리에게 견적을 받는 것은 꿈도 꾸지 마세요 - 메트로폴리탄 경찰 대변인'.


창의적인 사고를 추구하는 사람이 꼭 기억해야 할 점, 경계해야 할 점도 짚어줍니다. 남들보다 더 잘하려고 마음먹는 대신 남들과 달라지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요. 게다가 모든 업무에 창의적인 해결책으로 덤벼들지 말라고도 합니다. 어떤 문제는 스타일링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전략과 전술의 차이를 이해하는 기획자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런 크로스오버 씽킹의 시작점은 다섯 번의 '왜?'로 시작해 보라고 합니다. 도요타 창업자가 개발한 이 방법은 단순한 질문을 반복함으로써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는데 실용적이라고 합니다. 빠른 속도 지향, 똑똑해 보인다는 잘못된 생각에 빠진 탓에 성급하게 결론 내리는 걸 방지합니다.


"질문을 멈추면 생각도 멈추게 된다." - 책 속에서


도와주지 않는 사람에게 도움받는 법처럼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아 읽는 맛이 쏠쏠한 책입니다. 창의적 사고에 관한 다양한 사례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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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견디는 기쁨 - 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헤르만 헤세 지음, 유혜자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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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가 삶의 고통을 이겨 내는 사색의 글과 그림을 묶어낸 에세이 <삶을 견디는 기쁨>. 시적이고 아름다운 헤세의 문장과 직접 그린 그림은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잔잔한 치유의 시간을 안깁니다.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 <싯다르타>, <황야의 늑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유리알 유희> 등을 발표하며 노벨문학상과 괴테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등 작가로서 명성을 드높입니다.


하지만 예민한 감수성으로 자살 충동에 시달리기도 하고, 2차세계대전 중 반전 운동을 펼치며 같은 독일인들에게 비난을 당하며 극심한 정신적 고통으로 힘겨운 일생을 보냈습니다.


우울과 고통의 경험을 문학적 감수성으로 펼쳐 보이는 것 외에도 자아에 대한 주제로 수천 점의 그림을 남기며 화가로도 명성을 떨칩니다. <삶을 견디는 기쁨>에 수록된 그림들도 헤르만 헤세의 작품입니다.


자살 충동을 가졌고, 자살에 대한 용기를 긍정하기도 했던 헤세는 어떻게 삶의 고통을 이겨 내고 살아낼 수 있었을까요?


"질곡 많은 인생을 살지 않았다면 나는 이 책을 쓸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삶을 견디는 기쁨>은 제목처럼 삶을 힘겹게 '견뎌야 하는'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바쁘게 사는 게 당연시된 세상에서 여가를 보내는 것조차 전투적이 되었습니다. 순수하게 즐거운 경험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저 역시 어딘가를 방문했을 때 포스팅할 생각에 사진만 열심히 찍다가 오히려 그 순간을 오롯이 집중하지 못했다는 걸 자주 실감하는데요. 헤세는 인생에서 느끼는 사소한 기쁨을 간과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이때 필요한 게 바로 '절제'입니다. 절제가 가능하려면 자기만의 길을 걸어야 가능합니다. 뭔가 놓치고 산다는 조급함에 쫓기지 않도록 말이죠. 일상의 피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거창한 쾌락이 아니라 사소한 즐거움이라는 걸 일깨웁니다.


의욕이 없고 공허함이 들 때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행위들에 대한 헤세의 경험이 솔직하게 드러나는 에피소드가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심리적으로 감성적인 자극만 찾으려 드는 독서를 경계하고, 잠 못 이루는 밤을 너무 고통스럽게 여기는 대신 내면의 치유 시간으로 활용하는 사색이 이어집니다.


"사람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물을 마시고 하루를 보내고 다시 잠자리에 드는 것일까?", "나는 정말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는 헤르만 헤세. 끝없는 사색과 철학적 사고를 통해 깨달은 헤세의 통찰을 만나게 됩니다.





"행복과 고통은 우리의 삶을 지탱해 주는 것이며 우리 삶의 전체"라며 고통과 권태를 외면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는 결론에 이른 헤세의 이야기를 통해 고통의 의미를 깊게 들여다보게 됩니다.


힘든 고통을 겪을 때 의식은 고통을 이기기 위해 노력하지만, 무의식에서는 고통을 극복하고 없애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아픔이 영혼에 더 깊이 각인되며 운명에 따르려는 마음이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훌륭한 작가들은 무의식의 소리를 들으려 노력했고, 자신의 숨어 있는 원천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위대한 창작 활동을 해나갈 수 있었음을 짚어줍니다.


"내일 우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두려워하면 오늘과 현재를 잃게 되고, 그것과 관련한 현실을 잃어버리게 된다."라는 말에서 헤세가 고통을 대하는 태도를 알 수 있습니다.


고통은 해결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고 합니다. 고통은 곧 우리의 삶이 되며, 기쁨이라는 감정과 삶에서 느끼는 고귀한 가치는 오직 그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서만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인간은 궁극적으로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겁니다. 헤세 역시 고통 없는 날이 드물었습니다. 그렇기에 헤세는 '삶을 견디는 기쁨'을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우리 앞으로 나가올 것들에 또다시 호기심을 갖기 시작하고 운명을 사랑하게 된다."라는 희망에 이르는 여정을 함께 해보세요.


<삶을 견디는 기쁨>은 국내에서 2014년 초판 발행 이후 2024년 개정판에 이르기까지 10여 년 동안 사랑받은 베스트셀러입니다. 독자가 사랑한 헤세의 문장을 뽑아 필사할 수 있는 노트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심리학자 융은 헤세의 글을 가리켜 '폭풍이 이는 밤을 비추는 등대의 불빛'이라고 칭송했습니다. 필사 문장 외에도 당신의 가슴을 두드릴 인생 명언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저 역시 오랫동안 읊조리고 싶은 문장들을 많이 채집했습니다.


삶을 긍정하고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한 헤르만 헤세의 <삶을 견디는 기쁨>. 삶에 지친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할 책입니다.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치유의 문장과 그림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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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쇼핑, 나는 병원에 간다 - 의사, 환자, 가족이 병을 만드는 사회
최연호 지음 / 글항아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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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소아소화기영양 분야 교수 최연호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들려주는 병원 쇼핑에서 벗어나는 법 <의료쇼핑, 나는 병원에 간다>.


이 책은 의사도 언젠가 환자가 되는 순간이 온다는 것을 알고, 환자 입장에서 어떤 진료 행위를 해야 올바른지 고민하는 저자의 휴머니즘 의료를 바탕으로 합니다.


우리는 편해지려고 병원에 갑니다. 하지만 병원은 여전히 불편합니다. 박재영 의사가 쓴 『개념의료』에서 의료 시스템 문제점을 잘 짚어주고 있는데, 저자는 개념의료가 지적한 시스템 개선과 함께 필요한 휴머니즘 의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휴머니즘 의료란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의료 체계에서 거짓이 없고 통찰이 보이는 의료라고 합니다. 환자가 수단이 되지 않고 의사도 도구로 이용되지 않아야 합니다. 환자와 의사 모두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의료를 말합니다.


<의료쇼핑, 나는 병원에 간다>는 사람 이야기를 통해 휴머니즘 의료 개념과 사례를 보여줍니다. 환자와 의사 입장을 모두 다룹니다. 왜 병원에 가면 불편한지, 불편함의 실체를 보여줍니다.


저자는 면역 체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난치성 희귀질환에 속하는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을 진료합니다. 만성이고 난치성 질환을 앓는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도 성인 내과로 일괄적으로 보내지 않고 전문적으로 추적 관찰하며 지속적인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검사에 의해 확진되는 질병이 아니라 마음이 불편해지는 병들이 있다고 고백합니다. 환자 혹은 환자 가족이 만들어내거나 오진한 병들입니다. 어린 환자와 가족을 같이 봐야 하는 소아청소년과 의사이기에 그가 들려주는 사례들이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구토, 복통의 원인을 변비라고 진단해 변비 치료를 받다가 온 소아환자가 참 많다고 합니다. 보호자와 의사의 흔한 실수는 아이가 가진 불안감에 대해 그 원인을 고려하지 않고 증상에만 매달려 검사하고 약물 치료를 한다는 데 있습니다.


진료 시간 부족, 질병 지향적인 진단 및 치료 같은 의료 시스템적 문제뿐만 아니라 그 기반에는 두려움이라는 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대비하는 겁니다. 바로 스스로를 위해서 말이죠.


특히 의료진, 환자, 가족 각각은 모두 옳았지만 결과는 옳지 않은 일이 되어버린 경우를 이야기합니다. 의원병과 가족원병을 구분해 이야기합니다.


의료가 근원이 된 의원병은 의료 행위가 몸을 아프게 만드는 것입니다. 올바른 의료 행위를 했음에도 실상 피해 보는 환자 사례를 짚어줍니다.


예민한 가족 구성원에 의한 가족원병도 있습니다. 순수한 마음에 어설픈 개입을 하기도 하고, 가스라이팅이나 대리인에 의한 뮌하우젠 증후군 같은 의도적인 가족원병도 있다고 합니다.


가족과 의사 모두가 아이 질병에 관여하는 의가족원병. 소아 변비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고 합니다. 부모와 의사가 만드는 병 아닌 병입니다. 결론적으로 소아 변비는 병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런 오류를 막기 위해선 아이의 입장이 되어보자고 합니다.


의사도 자신이나 가족에게 처방하기 주저하는 스테로이드. 일단 환자가 좋아지기 때문에 의사는 스테로이드를 선호합니다. 의사 입장에서 왜 그렇게 쉽게 처방할 수밖에 없게 됐는지 그 연결고리를 들여다보면 결국 의사, 환자, 가족 모두가 얽혀 있습니다.


현실에서 약을 안 쓰는 진료를 하면 버럭대거나 병원쇼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흔할 겁니다. 블랙 컨슈머처럼 환자도 블랙 페이션츠가 있습니다. 그 정도까진 아니지만 그레이 페이션츠도 있습니다. 의료진이 참고 있으면 드러나지 않는 경우입니다.


그레이 페이션츠는 자기 손해에 매우 예민하고, 병원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 하고, 비용 대비 효율성으로만 따집니다. 이들은 의료 소비자가 아닌 의료 낭비자들입니다. 반면 실제 범법 행위는 아니지만 반복적으로 환자와 동료 의료진에게 해를 끼치는 그레이 닥터도 있습니다.


의대 증가 이슈로 소란스러운 요즘, 의사 직업의식에 대한 이야기가 눈길을 끕니다. 그저 전문직의 꿈, 존경받는 직업, 경제적 풍족이 보장된다는 이유로 의사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걸 일깨웁니다. 의사로서의 소명 의식이 있는지, 의사는 마음 깊은 곳에 휴머니즘을 기본으로 다져놓고 있어야 한다는 걸 짚어줍니다.


서로를 믿지 못하며 방어 진료를 하고 과잉 진료를 하고 병원 쇼핑을 다니는 현 실태를 낱낱이 보여준 <의료쇼핑, 나는 병원에 간다>. 의료의 불편한 진실에 자리하는 인간의 두려움을 직시하고 휴머니즘 의료에 기반할 때 의사, 환자, 가족이 만드는 병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의미 깊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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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수학책 - 내 안에 숨겨진 수학 본능을 깨우는 시간
수전 다고스티노 지음, 김소정 옮김 / 해나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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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미적분 시험에서 낙제하면서 수학을 버렸고, 10년 동안 수학과는 인연 없이 살았던 수전 다고스티노. 하지만 그의 이력이 놀랍습니다. 수학 박사 학위를 받은 수학자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수학대중화에 기여한 '오일러 북 프라이즈'를 수상한 <다정한 수학책>은 수포자였던 어린 시절의 자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하기 전까지는 수학을 사랑했다'라고 말하는 모든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대학교에서 인류학과 영화를 공부했고 졸업 후 인도 철학과 요가를 공부하고 농장에서 일하는 등 수학과는 전혀 인연 없는 삶을 살아온 수전 다고스티노. 그 끈기와 근면함을 수학 공부에 활용해 보면 어떨까라는 친구의 말 덕분에 용감하게 수학에 다시 뛰어들게 됩니다. 이후의 삶을 되돌아보면 역시 수학을 공부하던 순간이 행복했노라고 고백합니다.


수학은 타고난 재능보다 호기심, 열망, 끈기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습니다. 단 한 번의 실패로 수포자가 된 이들의 마음속에는 늘 수학 잘하는 사람이 부럽고, 나도 수학을 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음을 이해했기에 이 책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삶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게 수학이라는 걸 깨닫는다면 다시 한번 도전할 용기를 얻게 됩니다. <다정한 수학책>을 읽기 위해 공식을 외워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읽고 배우고 생각하는 과정을 즐길 수만 있으면 된다고 합니다.


흔히 알고 있던 쉬운 수학 개념에서 추상적인 개념으로 난이도는 높아지지만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주제라면 순서 상관없이 읽어도 됩니다. 복잡한 계산이 필요한 문제보다는 '관점'을 바꾸면 풀 수 있는 수학적 문제들이 대부분입니다. 수학적 사고력을 배우는 겁니다.





잠자리의 날개 무늬, 육각형 벌집, 기린의 점박이 무늬, 숲에서 자라는 나무 등 자연에서 만나는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은 뜻밖의 인생 조언을 안겨줍니다. 완전한 원이 아닌 볼록 다각형의 형태로 자라더라도 장애물을 만났을 때조차 나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계속 성장해나갈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배우게 됩니다.


종이를 접어 달에 닿는 문제에서는 그동안 상식적으로 생각했던 것을 깨뜨리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종이 접는 거야 아주 쉬운 거라고 생각했는데, 종이를 12번 접으려면 무려 1.2킬로미터 종이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접는 횟수가 점점 많아질수록 2n 층이 되어 종이 두께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두꺼워집니다. 종이를 43번만 접어도 달에 닿을 수 있는 두께가 나오는 겁니다. 그저 단순히 생각했을 때와 논리적 추론을 통해 결론에 다다를 때의 차이가 어마어마합니다.


소제목을 보면 이 책이 수학책인지 자기계발서인지 헷갈립니다. 뻗을 수 있는 쪽으로 자라나자, 성공의 기준을 스스로 세우자, 비교를 거부하자, 천천히 걸으면서 생각해보자, 꼬인 문제를 풀자, 변화를 받아들이자, 나만의 속도를 찾자, 완벽할 필요는 없다, 느려도 꾸준히 나아가자, 미묘한 차이를 감지하자, 실패를 두려워 말자, 경험의 영역을 벗어나라... 


프랙털 구조, 카오스 이론, 매듭 이론, 비유클리드 기하학, 쌍둥이 소수 추측,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게임 이론, 베이즈 통계, 아인슈타인의 E=mc² 등 다양한 수학 주제와 인생의 연결고리를 이토록 잘 일깨우는 책이 있을까요.





당신의 수학 선생님은 일상에 있다는 것, 다년간 수학 지식을 익혀온 전문가들이 일상에 널리 있음을 짚어줍니다. 식료품 직원에게 효과적으로 포장하는 방법을 물어보고, 의사와 약사에게 혈관으로 들어간 약이 처음 양의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물어보고, 소방관에게 불이 퍼져나가는 속도를 물어보고, 농부에게 곡식 수확량을 물어보고, 건축가와 건설 노동자에게 기하학에 관해 물어보고, 예술가에게 원근법을 물어보고, 운동 애호가에게 통계에 관해 물어보면 됩니다.


아인슈타인도 "나에게는 특별한 재능이 없다. 그저 엄청난 호기심이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성공보다 실패를 더 많이 하게 되지만 상관없습니다. 수학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이 책을 펼친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숨어있던 수학 본능을 일깨우면 됩니다.


수학 공포증을 극복하고 싶은 사람, 일상생활 속 수학의 유용성을 확인하고 싶은 사람, 수학적 사고력 활용법을 알고 싶은 이들에게 <다정한 수학책>을 추천합니다. 저자가 직접 그린 단순한 그림으로 다양한 수학 개념을 명쾌하게 보여줍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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