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 다산의 말 - 혼란속에서 무엇이 나를 버티게 하는가
민유하 지음 / 리프레시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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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1762-1836)이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 <초역, 다산의 말>. 민유하 작가는 다산의 원문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고전이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이유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온 저자는 복잡한 개념을 쉽게 이해하고 삶에 적용 가능한 형태로 전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말보다 태도가 중요해진 시대에 고전의 말들이 어떤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입니다.


다산 정약용은 천주교 박해사건에 연루되어 18년간 유배생활을 했습니다. 외딴 섬에서 홀로 보낸 이 시간은 그에게 절망이 아닌 성찰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혼란속에서 무엇이 나를 버티게 하는가'라는 부제가 보여주듯 다산은 가장 어려운 시기에 삶의 철학을 빚어냅니다.





<초역, 다산의 말>은 다산어록청상, 사학징, 경세유표, 여유당전서, 흠흠신서, 다산시문집, 목민심서 등 다산의 원문을 보여준 후, 현대어 번역과 함께 지금의 삶과 감정에 맞닿는 문장으로 새롭게 풀어냅니다.


첫 번째 장은 삶의 중심을 지키는 법에 대한 다산의 조언으로 시작합니다. 조급함을 넘어서는 연습, 혼란속에서 방향 찾기, 스스로를 인정하는 시간 등 불안정한 현실 속에서도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가는 방법을 만나게 됩니다. 초라함 속에서도 피어날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메시지처럼 다산은 절망적 상황에서도 자신의 때를 기다릴 줄 알았습니다.


"행함이 두려움을 이긴다"는 『여유당전서』의 구절은 불안심리를 꿰뚫습니다. 작가는 불안은 멈춰 있을 때 더 커지고, 움직이기 시작하면 조금씩 작아진다고 해석합니다. 거창한 일이 아니어도 됩니다. 책상 정리를 하거나, 마음을 다잡는 문장을 써보는 것처럼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행동 하나가 불안의 흐름을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두 번째 장에서는 배움에 대한 다산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배움이 멈춘 듯 보일 때, 배움 앞에서 작아질 때, 공부가 쓸모없어 보일 때 등의 이야기들은 평생학습 시대에 겪는 고민들과 닮았습니다.


다산은 "사람이 배우기를 멈추는 순간, 늙는 것이다"라고 『다산시문집』에서 말했습니다. 저자는 배움은 나이를 가리지 않으며,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더 깊고 절실한 배움이 시작된다고 해석하며, 다산도 말년에야 비로소 자신다운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지식보다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는 정보 과잉 시대에 특히 의미가 깊습니다. 다산이 중시했던 것은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그 지식을 어떻게 삶에 적용하느냐는 태도였습니다. "설명하지 못하면 아는 것이 아니다"라는 구절은 진정한 이해와 피상적 암기를 구분하는 기준을 제시합니다.


세 번째 장은 관계에 대한 다산의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소통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여전히 유용한 메시지들입니다. 다산은 "말의 무게는 살아온 길에서 나온다"라고 했습니다. SNS 시대에 가볍게 던져지는 수많은 말들과 대비되는 통찰입니다.


저자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은 말을 아낀다는 해석을 통해 진정한 소통의 가치를 되새기게 합니다. 다산이 유배지에서 보여준 침묵의 힘, 그 안에서 익어가는 사상의 깊이를 현대적 언어로 표현한 문장들이 가득합니다.





마지막 장에서는 일상의 작은 순간들에서 지켜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다룹니다.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 마음, 작은 반복의 힘 등 평범한 일상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자신을 지키는 단단한 태도로 필요한 겸손의 가치는 자기PR 시대에 역설적인 지혜를 안겨줍니다. 다산은 "큰 사람은 조용하게 깊이를 드러낸다"라고 했습니다.


더불어 꾸준한 일상의 가치를 강조하며 조용한 하루의 성실함이 삶을 만든다고 말합니다. "버텨낸 하루는 작지만 확실한 승리"라는 메시지는 매일을 견뎌내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됩니다.


말보다 태도, 지식보다 실천을 중시한 다산의 철학을 담은 <초역, 다산의 말>. 지금 이 자리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살아낼 것인가를 묻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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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 있으면 행복이 스르르
이규영.Sugi 지음 / OTD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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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 이규영 저자와 타투이스트 수기 저자 부부가 함께 쓴 첫 번째 에세이 <너랑 있으면 행복이 스르르>. 기대 이상으로 따스한 온기가 전해지는 관계 에세이입니다. 결혼 8년 차에도 여전히 서로에게 설레는 마음을 잃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그 마음을 따뜻한 그림과 글로 엮어냅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연애 에세이가 아니었습니다. 두 작가는 감정의 과잉이나 설탕 발린 달콤함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일상의 미세한 순간들을 포착해 사랑에 대한 섬세한 시선을 담아 진정한 행복의 원천이 무엇인지 묻고 있습니다.


첫 번째 파트 '둘이라서 좋은 날들'에서는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독특한 사랑의 언어를 엿볼 수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구체적인 행동과 순간으로 번역해 내는 방식이 매력적입니다.


두 번째 파트 '오래 함께하고 싶어요"에서는 사랑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초기의 열정적인 사랑에만 집중하지 않고,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사랑의 본질을 생각하게 합니다.





"너는 나에게 사랑한다는 말도 자주 해주고, 잘생기지 않은 내 얼굴을 보고도 잘생겼다고 말해줘. 그리고 내 생각을 말하면 나보고 늘 좋은 사람이라고 공감해주고, 내 행동을 보고는 항상 멋지다고 얘기해줘. 그러니 내가 어딜 가든 어깨를 조금 더 펴고 다닐 수 있는 것 같아." (p.62 「규영 - 사랑의 말」)처럼 사랑은 상대방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강력한 힘이라는 점을 일깨워 줍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미러링(mirroring) 효과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실천하고 있습니다.


네 개의 발자국이라는 수기 저자의 글에서는 함께 걷는다는 행위가 갖는 상징적 의미를 생각하는 시간입니다. 물리적 동행이 정서적 동반자 의식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엿보며, 두 사람의 관계가 로맨스를 넘어 인생의 동반자로서의 깊이를 갖추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나는 네 앞에서는 마음껏 귀여워질 수 있어. 숨겨왔던 나의 귀여움을 뽐낼 수 있어. 너는 내 모든 것을 사랑한다는 믿음이 있기에 나는 오늘도 마음껏 귀여울 수 있어." (p.130 「수기 - 숨겨둔 귀여움」)처럼 관계에서 중요한 심리적 안전감을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 앞에서 가장 솔직하고 취약한 모습을 보일 수 있게 해주는 것 아니겠어요.





꽃을 찍는 아내를, 그 아내의 모습을 담는 남편을 그린 에피소드에서 특히 감동을 받았습니다. 예전에 친정엄마와 여행을 갔을 때, 아이가 무언가를 찍는 모습을 제가 찍고, 그런 저를 또 친정엄마가 찍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땐 그저 웃긴 장면이라며 함께 웃어넘겼는데, 이 책에서 비슷한 장면을 마주하니 왠지 모르게 울컥해졌습니다. 사랑을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을 이렇게 따뜻하게 표현해낼 줄 아는 작가의 매력에 절로 빠져들게 됩니다.


사랑의 자발성과 운명적 특성을 동시에 인정하는 성숙한 사랑관을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가득합니다. 사랑을 통제하려는 욕망을 내려놓고, 오히려 사랑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허용하는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갈등 상황을 다루는 방식도 배울 점이 많습니다. 굳이 실수를 지적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게 하지 않아도 될 수준의 사건이라면 때로는 넘어갈 줄 아는 배려의 마음가짐이 멋졌습니다.


거창한 사랑의 순간들이 아닌,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미묘한 행복의 순간들을 포착하는 능력이 돋보이는 <너랑 있으면 행복이 스르르>. 네 시간 드라이브를 "네 시간 동안 같이 있을 수 있다"라는 기쁨으로 전환시키는 시각, 잠들기 전 "이따 또 만나자"라는 인사에서 내일의 기대감을 발견하는 감수성은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능력입니다.


연인, 부부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경험 속에서 관계의 성장을 다룹니다. 두 작가 모두 각자의 창작 활동을 유지하면서도 서로를 지지하는 관계, 개인의 성장과 관계의 발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균형감각은 동반 성장하는 관계의 모델이 되어줍니다. 


진부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생생하고 매력적으로 만들었습니다. 감정을 그림으로 보완하고 확장해 보는 맛도 좋습니다. 일상 속 작은 순간들이 모여 만드는 스르르 행복, 진짜 사랑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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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소년을 위한 에너지 이야기 - 세상을 바꾼 에너지의 역사
이권우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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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생활이 전기에 의존하는 요즘, 전기가 끊기면 얼마나 막막할지 상상만 해도 아찔합니다. 에너지는 우리 삶의 숨은 주인공입니다. 이권우 작가의 <요즘 청소년을 위한 에너지 이야기>는 에너지의 역사를 통해 인류 문명의 궤적을 추적하는 흥미진진한 과학도서입니다.


프로메테우스 신화를 비틀어 불의 힘을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 사고방식과 사회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바꾼 혁명적 계기로 설명합니다. 인류가 추위와 어둠을 몰아내고, 음식을 익히며 질병과 사망률을 낮춘 역사적 순간을 상징합니다.


더 나아가 저자는 불이 가져온 인류의 변화가 단순히 기술적 진보에 그치지 않고, 야간 활동과 공동체 문화, 신화적 상징까지 확장되었음을 짚어줍니다. 불의 발견을 문명과 문화의 시발점으로 해석하며 기술과 가치관이 어떻게 맞닿아 있었는지를 짚어낸 부분이 흥미진진합니다.


에너지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요? 프로메테우스의 불부터 탄소중립까지, 에너지로 읽는 인류사의 대서사를 만나는 시간입니다. 토론하기 코너의 “인간에게 주어진 불은 축복일까, 재앙일까?”,  “에너지 문제에서 개인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더 발전할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할까?”라는 질문들은 더 깊이 에너지를 탐구하게 하는 장치가 됩니다.


에너지라는 주제를 통해 과학, 역사, 경제, 환경, 정치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통합적 사고를 기를 수 있는 질문들이 비판적 사고를 자극합니다.


본격적으로 근현대 에너지의 주인공들이 등장합니다. 석탄, 석유, 원자력이 어떻게 세계를 재편했는지 다룹니다. 연기 나는 돌이라 불리던 석탄이 어떻게 증기기관의 동력이 되었을까요? 토머스 뉴커먼이 석탄을 캐기 위해 땅 속의 지하수를 퍼내려고 발명한 증기기관은 이후 제임스 와트가 더 강력한 힘을 내는 증기기관을 만들어내며 산업혁명이라는 엄청난 변화를 불러옵니다.





석유 부분에서는 고래기름에서 석유로의 전환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19세기 중반 고래 남획으로 고래기름 가격이 폭등하자 사람들은 대안을 찾기 시작했고, 그 결과 석유가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 놀랍도록 비슷한 패턴을 보여줍니다.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파트에서는 아인슈타인의 E=mc²부터 시작해 맨해튼 프로젝트, 원자력 발전소 건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고까지 다루면서 원자력이 가진 양면성을 두루 짚어줍니다. 사용후 핵연료 처리 문제를 다룬 부분에서는 기술의 진보가 항상 해결책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에너지와 관련해서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기후 위기와의 연결성을 놓칠 수 없습니다. 저자는 구체적인 데이터와 사례를 통해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보여줍니다. 산업혁명 이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수치, 지구 평균 기온 상승 데이터, 북극 빙하의 소실율 등 이것이 우리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합니다.


재생에너지 부분에서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원리를 쉽게 설명하면서도 이들 에너지의 장단점을 균형 있게 알려줍니다. 태양광 발전의 경우 낮에만 발전이 가능하고, 풍력 발전은 바람의 세기에 따라 발전량이 좌우된다는 단점을 언급하면서도 에너지 저장 기술의 발전으로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고 있다는 점도 놓치지 않습니다.


우주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라는 수소에 대한 가능성도 흥미롭습니다. 수소차가 달리면서 나오는 것이 물뿐이라는 사실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팩트를 기반으로 비판적 사고를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요즘 청소년을 위한 에너지 이야기>. 절대 안전한 기술은 존재하는지, 경제성과 환경성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 우리나라가 왜 남중국해의 에너지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지 등 현실적 딜레마를 스스로 생각해 보게 합니다.


기후 위기가 현실이 된 지금, 에너지 문제는 앞으로 수십 년 이상을 살아가야 할 청소년들이 더 절실하게 와닿을 만한 문제입니다. 에너지 문제는 단순히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인권, 정의, 지속가능성과 연결된 복합적 문제라는 인식을 심어줍니다.


에너지 선택이 곧 삶의 방식 선택이며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미래를 결정하는 문제라는 인식을 갖게 합니다. 에너지를 다루지만 결국 인간과 사회, 미래를 묻는 이 책은 청소년들이 스스로 생각을 넓히고 깊이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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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그렇게 살지 마라 - 좋은 삶을 위해 우리가 버려야 할 52가지 태도
롤프 도벨리 지음, 엘 보초 그림, 장윤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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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수많은 투자자들의 스승인 찰리 멍거는 "내가 어디서 죽을지 말해주시오. 그러면 그곳엔 절대 가지 않을 테니."라고 말했습니다. 불행 통제를 위해 불행으로 향하는 지름길을 피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역발상적 지혜는 롤프 도벨리의 역발상 인생론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그렇게 살지 마라>의 출발점이 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성공으로 가는 길을 제시하는 대신, 실패로 가는 길을 낱낱이 보여줍니다.


세계적인 지식 교류 커뮤니티 월드마인즈의 대표이자 세계 최대 전자도서관 겟앱스트랙트의 공동설립자, 유럽에서 가장 재치 넘치는 사상가라는 평가를 받는 롤프 도벨리. 이 책에서 특유의 위트와 날카로운 통찰력을 발휘합니다.


저자가 택한 방법론은 반전 기법입니다.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들이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는 공식을 제시한다면, 저자는 이렇게 하면 실패한다는 지도를 그려냅니다. 다양한 실패담들을 통해 발견한 것은 실패가 우연이 아니라 반복되는 패턴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우리는 하루아침에 불행해지지 않는다. 사소한 어리석은 행동 하나가 두 번째, 세 번째 행동으로 이어진다"라며 실패에서 배움을 얻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52개의 장 제목들이 모두 도발적입니다. '그저 방치해라', '내면의 나약한 자아를 믿어라', '기대치를 높여라', '온실 속 화초가 되어라', '소셜 미디어에 빠져라' 등 언뜻 보면 우리가 평소 하고 있는 행동들 같지만, 실제로는 우리를 불행으로 이끄는 함정들입니다.


소셜 미디어를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가? 지금보다 더 자주, 더 적극적으로, 더 전방위적으로 사용하는 건 어떤가라며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는 진정한 파워 유저가 되라고 권합니다. 심지어 가짜 계정까지 만들어서 진심, 분노, 공격성, 열등감을 풀어내자고 말합니다. 저자가 진짜 말하고 싶은 것은 소셜 미디어 중독의 위험성입니다. 역설적 표현을 통해 스스로의 행동을 돌아보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전략입니다.


각 장 앞에 배치된 엘 보초의 일러스트들도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고 시각적 재미를 더합니다. 저자의 도발적인 메시지를 그림으로 압축해 표현했습니다. 때로는 위트 있게 때로는 신랄하게 인간의 어리석음을 시각화합니다.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조용한 이성의 목소리' 코너입니다. 도발적인 반면교사가 끝나면 저자는 차분하고 논리적인 어조로 왜 그런 행동을 피해야 하는지 설명합니다. 고대 철학부터 진화심리학, 행동경제학, 인지과학 등 다양한 지식을 동원해 이야기합니다.


불행은 통제할 수 없지만 삶의 방식은 바꿀 수 있다는 그의 핵심 메시지는 여기서 빛을 발합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들에 매달리는 대신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행동과 태도를 바꾸는 것이 좋은 삶으로 가는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겁니다.


인간관계에 대한 관찰도 예리합니다. '부정적인 사람들을 곁에 두기' 장에서는 "당신이 사귀는 사람은 당신 그 자체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정서적 전염의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부정적인 사람의 말투와 표정을, 그들의 습관과 태도를 조금씩 모방하기 때문에 관계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인간 심리의 취약점들도 놓치지 않습니다. '늘 최악을 가정해라' 장에서는 부정 편향에 대해 설명합니다. "인간은 긍정적인 일보다 부정적인 일에 훨씬 더 강하게 반응한다. 왜 그럴까? 간단하다. 부정적인 것은 우리를 죽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며 진화심리학적 관점을 짚어줍니다.


수렵채집 시대의 조상들 중에서도 "검치호랑이를 보고 웃으며 손을 흔들다가 유전자 풀에서 퇴장당한" 긍정적인 사람들보다 "겁 많고, 걱정 많고, 의심 많은 자들"이 살아남았다고 말이죠. 이런 유전적 특성을 미디어가 영리하게 이용하는 겁니다. 결국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불필요한 부정의 늪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사랑과 집착에 대한 도벨리의 관점도 흥미롭습니다. '구속하고 집착하고 복종해라' 장에서 그는 "사랑에 빠지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몸과 마음을 다해 헌신하는 삶. 완전히 그의 노예가 되는 삶!"을 극단적으로 묘사합니다. 반면교사를 통해 건강한 사랑과 병적인 집착의 차이를 부각시키는 겁니다.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그렇게 살지 마라>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인식하고 바로잡는 사소한 결심이 결국 인생 전체를 바꾼다는 역발상의 깨달음을 줍니다. "인생은 고되다. 실패는 당연하다. 개인사도 그렇고, 직장 생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계속 버티고 앞으로 나아간다고? 그건 미친 사람이나 하는 짓이다"라며 차라리 우아하게 포기하는 법을 배우자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이 책의 소제목들 하지 말아야 할 일의 리스트를 보여주는 것과 같습니다. 좋은 삶으로 가는 길이 하나가 아니라면, 최소한 나쁜 길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 때로는 더 중요합니다. "더 나은 정답을 찾기 위해 헤매는 대신, 명백히 나쁜 선택들을 제거함으로써 남은 선택지들의 질을 높이는 전략"이라고 말합니다.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그렇게 살지 마라>는 실패 패턴을 분석하고 현실적 경계를 제시합니다. 우리가 피해야 할 함정들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런 역발상적 사고가 때로는 더 실용적이고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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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쓰는 자서전
데이브 지음 / 일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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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마흔, 누구에게나 오지만 누구에게나 똑같지 않은 시간입니다. 불혹이라는 말은 현실과 다르게 늘 흔들립니다. 출판기획자 데이브가 펴낸 <마흔에 쓰는 자서전>은 그 흔들림을 외면하지 않고 오히려 글로 붙잡아보자는 제안입니다. 과거를 껴안고 현재를 직면하며 미래를 설계하는 글쓰기 여행을 권하는 책입니다.


과거의 상처와 마주하는 용기, 현재를 직시하는 통찰력, 내일을 설계하는 나침반을 글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읽고 → 공감하고 → 직접 써보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어 손으로 직접 나를 써보도록 유도합니다.


단순히 쓰라고 독려하는 것을 넘어서 왜 써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사례와 질문, 팁으로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인생 반환점, 펜으로 다시 쓴 나의 존재 선언 <마흔에 쓰는 자서전>. 불안과 화해하는 마흔의 기록법을 만나보세요.





먼저 기억의 창고를 여는 기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출생과 유년기를 통해 자아의 뿌리를 탐색합니다. 김구, 벤저민 프랭클린, 달리, 안데르센, 샤갈 등의 에피소드를 통해 출생과 어린 시절을 성찰하는 질문으로 연결합니다.


“출생은 생물학적 삶뿐만 아니라 정신적 삶의 출발점이다.”라며 나를 구성한 기억과 사실들을 꼼꼼히 살피고 기록하는 과정이야말로 자서전 쓰기의 시작입니다.


‘나는 기억한다…’라는 주문처럼 어릴 적 냄새, 소리, 감촉, 감정까지 오감을 동원해 기억을 불러오라 권합니다. 사건만 나열하는 대신 감각과 맥락을 살려 글을 쓰는 법을 짚어줍니다.


어린시절을 지나면 청소년기와 청춘기입니다. 이 시기는 변화와 갈등, 첫 경험으로 가득한 시절입니다. 명사들 역시 학창 시절 부끄럽던 기억을 털어놓듯 자신의 실수와 성공을 솔직히 기록하라고 조언합니다.


"당시 감정들을 정직하게 바라보고 기록하면 자신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 그런 기억과 추억, 그게 좋았든 나빴든, 그것은 현재 자신을 구성하는데 알게 모르게 작용했을 것이다." - p90


특히 첫 직장, 첫 창업, 첫 실패 등 인생의 이정표가 되는 사건들은 반드시 담으라고 조언합니다. 프랭클린플래너, 다이어리, 스케줄러 같은 기록 도구를 활용해 감정과 상황을 구체적으로 남긴다면 삶의 맥락을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어서 사랑, 결혼, 출산, 이별, 상실 등 인간관계의 굴곡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닭살 돋을 만큼 생생하게 기록하라는 주문은 내 삶에 관계가 어떤 의미였는지를 탐색하라는 뜻입니다.


클랩튼이 아들을 잃고 만든 노래 〈Tears In Heaven〉 에피소드는 상실을 글로 승화하는 힘을 보여줍니다. 자서전은 단순한 자랑이 아니라 감사, 후회, 그리움, 상처를 솔직히 담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마지막 장은 제목 그대로 마흔 즈음의 이야기입니다. 열정이 식고, 방향을 잃기 쉬운 시점입니다. 저자는 오바마, 달리, 샤갈, 브레이너드 등 젊은 나이에 자서전을 쓴 이들의 사례를 통해 유명하기 때문이 아니라, 쓰며 정체성을 찾았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다고 짚어줍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미래자서전 쓰기를 권한다는 데 있습니다. 10년, 20년 후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처럼 미래를 과거형으로 써보라고 합니다. 글쓰기를 통해 과거를 정리하고, 현재를 재정립하며,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은 스스로를 지탱하는 힘이 됩니다.


자서전은 유명인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쓸 수 있고, 꼭 책으로 출간할 필요도 없으며 심지어 여러 번 써도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마흔에 쓰는 자서전>. 중요한 것은 나를 기록하며 질문하고, 답을 찾는 과정 그 자체입니다.


마흔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자서전 쓰기 프로젝트! 이 책은 삶을 성찰하고 치유하며 성장하게 하는 가이드북입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책. 그리고 그 답을 스스로의 펜으로 써 내려가게 만드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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