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화 12호 - 부조리 + 만화
<지금, 만화> 발간위원회 지음 / 한국만화영상진흥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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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문화가 활성화되면 대상 콘텐츠는 더욱 꽃피울 수 있습니다. 영화도 책도 그래왔습니다. 드라마, 영화 등의 원작 작품인 만화와 웹툰 전성시대. 제대로 된 만화와 웹툰 평론 문화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는 만화 비평의 중요성을 실천하고 있는 만화 비평지 <지금, 만화>.


재미난 콘텐츠의 문화예술 잡지가 많지만 만화 비평지라니! 만화에 관심은 있지만 평론 잡지가 있는 줄 몰랐던 분들 있으시겠죠? 만화 평론은 어떻게 하는지, 어떤 매력을 담고 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화 비평을 향유하는 문화적 기반을 다지기 위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출간된 <지금, 만화 12호>로 만화 평론의 세계에 빠져들어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 <D.P> 등으로 K-웹툰의 인기가 드높은 요즘입니다. <치즈인더트랩>, <이태원 클라쓰>, <나빌레라>, <경이로운 소문>, <유미의 세포들> 같은 드라마는 물론이고 <은밀하게 위대하게>, <신과 함께>, <내부자들> 등 영화의 원작이 되기도 한 웹툰 콘텐츠 전성시대. 다양한 스토리, 소재, 장르 등으로 가득 찬 보물창고 같은 만화(웹툰)의 재발견입니다. 그리고 그 보물들을 좀 더 면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지금, 만화>. 웹툰 같은 디지털 콘텐츠뿐만 아니라 만화의 역사를 관통하며 시대의 목소리를 냈던 만화의 현장을 되짚어봅니다.


<지금, 만화 12호>에서는 만화로 엿보는 시대정신 '부조리'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사회의 부조리를 다룬 만화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국가권력, 부패 정치인, 자본가, 가부장제와 권위주의, 플랫폼 노동, 우리의 존재 자체에 대해 질문은 던져온 만화들입니다.


파란만장한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소재 삼은 시사만화의 흐름도 짚어볼 수 있었고, 바통을 이어받은 웹툰의 지향점을 짚어주기도 합니다. 부조리에 관한 대표 만화(웹툰)와 숨겨진 보물들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무엇보다도 만화 평론가들의 날카로운 비평이 인상 깊었습니다. ‘만화 평론이라는 분야도 있네?’ 하며 신기하더라고요. 책 리뷰어인 저도 만화 분야는 작은 파이로만 생각했었는데 <지금, 만화>를 접하고 나니 만화 평론에 대한 찐 매력이 훅 다가옵니다.


그래픽 노블 세계도 살짝 관심 있는 제 눈길을 끈 글도 실려있고, 플랫폼이 주도하는 웹툰 시장의 문제점과 연결한 디지털 콘텐츠 노동자 환경에 대한 글, 현재 웹툰 생태계를 진단하는 글 등 만화(웹툰) 계의 전반적인 모습을 두루두루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만화 속 인생 명대사 코너를 보면 보고 싶은 만화 리스트가 폭발적으로 늘어날지도 모릅니다.


<지금, 만화>에 실린 만화 평론가의 다양한 글을 읽다 보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재 우리들의 모습을 성찰할 수 있도록 시각을 확장하는 속 깊은 콘텐츠가 많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영화, 책 등 문화 콘텐츠 리뷰어들에게도 추천합니다.


만화 평론가들의 참고문헌을 보니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디지털만화규장각' 자료도 있더라고요~ 사이트를 들어가 봤더니 만화계 뉴스, 만화책 자료도 있고 플랫폼이나 웹툰 IP에 대한 기획기사도 있고 만화평론가들이 쓴 비평, 칼럼도 눈에 띕니다.


얼마 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만화·웹툰 평론 공모전을 진행하기도 했더라고요. 신인 만화평론가 발굴 및 기존 평론가 활동 기반을 조성하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만화평론 활성화 사업입니다. 그래서 이번 공모전에서 수상하신 분들은 앞으로 <지금, 만화>나 "디지털만화규장각"의 필진(만화평론가)으로 활동할 수 있다고 해요.


그렇다면! 올해 만화·웹툰 평론 공모전에는 어떤 비평 작품들이 수상했는지... 한번 찾아봤어요. 대상은 최윤주 평론가의 나윤희 작가론이 수상을 했더라고요. 웹툰 <고래별>로 유명한 나윤희 작가님... 이름이 친숙해서 그런지 어떤 평론 글인지 작품을 빨리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이사 작가의 <도롱이>나 김보통 작가의 <D.P 개의 날> 등 웹툰 주제로 한 평론이 상을 받았더라고요. 혹시나 다음 달에 나올 <지금, 만화 13호>에 평론 수상작품들이 실릴지 한번 예의주시하며 기대해 봐야겠어요 :D


만화·웹툰 평론 공모전 소식을 확인하다가, 디지털만화규장각 칼럼 코너에서 <도롱이>를 평론한 글을 보았는데요! 웹툰 <도롱이>가 "오늘의 우리만화"에 선정되어 그 기념으로 비평 글이 게재되었더라고요. 네이버에서 재미있게 봤던 웹툰을 평론으로 만나니 또 새로웠어요!


조익상 만화평론가가 <도롱이라는 세계 인식>이라는 제목으로 만화작품이 가지는 인식적 가치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어요. 이무기를 도축하는 백정 집안이라는 배경 설정을 통해 종평등주의, 인간의 딜레마, 책임에 관한 이야기가 녹아들어있는 도롱이 작품의 평론을 읽으며 만화 평론의 세계를 또 한 번 알아갑니다.​


만화 발전을 위한 좋은 이벤트 소식이나 좋은 글들은 놓치지 말고 확인해 봐야겠어요. 만화 좋아하는 분들, 만화 평론에 관심 있는 분들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들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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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 흔들리는 나를 일으켜 줄 마음 처방전
오왕근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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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을 앞두고 읽기 좋은 책 <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고등학생 때 무속인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후 20여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운명을 감정하고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일을 해온 오왕근 법사.


'화성인 바이러스', '스타킹', '엄지의 제왕', '놀면 뭐하니?', '강호동의 밥심' 등에 출연하며 화제가 된 저자는 사주의 한계에 갇혀 사는 사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오왕근 법사가 경험한 것들과 다양한 상담 사례를 통해 운명을 바꾸는 마음 처방, 사소하지만 대운을 불러들이는 효과적인 방법도 알려줍니다.


"완벽한 사주와 시련 없는 운명은 이 세상에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 - 책 속에서


예술고를 다니며 배우의 꿈을 가졌던 17세에 운명 상담가의 길을 선택했다는 건 본인도, 가족에게도 얼마나 큰 고민이었을까요. 다른 길도 아니고 세상의 편견과 잣대가 가득한 직업을 가지는 것이니 부모님은 자식 농사에 실패한 사람이 되어버렸고, 자신은 낙오자로 낙인찍혔습니다. 그런 시련의 길에서도 편견을 지우고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겠노라며 그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는 게 정말 대단합니다. 현재 그는 신점과 명리를 함께 보는 영 철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에서는 사주의 한계에 갇혀 사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며 그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응원과 위로를 건네고 있습니다. 바꿀 수 없다고 착각하는 운명과 사주팔자. 하지만 운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고 합니다. 물론 그 벽을 깨기란 쉽지 않지요. 다만 갇혀 살지는 말자는 의미입니다.


포기하는 순간 그것은 운명이 아니라 숙명이 되어버린다며, 가망 없어 보이는 인생에도 작은 변화들을 충분히 이끌어 낼 수 있음을 들려줍니다. 그 작은 변화들은 매사에 더 신중하고 조심해서 일을 하고, 사주가 안 좋다 하면 큰 욕심부리지 말고 가진 것에 만족하는 태도를 가지고, 비관주의로 변하지 않게 도전 정신을 놓지 않는 것 등으로 가능해집니다.


어린 나이에 사회를 마주하며 살아오면서 감정 골이 극단적으로 깊은 사람들을 상담하다 보니 감정 쓰레기통이 된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그 스스로도 영글지 못해 고통, 후회, 아둔함, 자만심 등을 겪었다고 고백합니다. 사무치는 불안과 외로움과 싸우며 버틴 세월. 스스로 선택한 일이었음에도 직업에 가치와 신념을 갖기까지 10년이란 세월을 보냈다고 합니다. 결국 그 시련의 기간은 더 단단한 내가 되기 위한 바탕이 되었습니다.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기대하며 법당을 찾아오는 사람들. 당장 잘 풀려서 잘 될 거라는 달콤한 말을 기대하지만, 오왕근 법사는 '때'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점을 볼 때 거창한 답만 얻으려 하지 말고 '때'만 알아도 큰 실패는 없다고 조언합니다. 현재 내가 나아갈 때인지, 물러설 때인지를 보기 위해 사주와 운수를 보는 거라고 합니다. 기다림이 힘든 사람, 지금 당장 성공해야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발전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머무르더라고 합니다.


대통령 당선 예언과 연예인들의 사건들에 관한 예언이 적중하면서 이슈가 되었고, 예능 방송에 출연하면서 저도 흥미롭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너무 과한 집중이 몰리면 탈이 나나 봅니다. 예약조차 힘들 정도로 수많은 상담 요청이 몰려들었고, 상담을 소화해내려고 애쓰자 결국 번아웃에 빠졌었다고 합니다.


책에서도 몇 번 언급이 되는데, 법정스님의 명언인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는 말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직업상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는 삶을 살아왔기에 애잔한 감정을 자아내게 하는 모습을 문득문득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일들을 하나의 시련을 거쳐가는 과정으로 생각하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시련이 오면 숙제를 줬다 하고 열심히 살아내려는 태도를 가지는 사고방식. 이것이야말로 인생을 잘 살아내기 위한 방법이 아닐까요.


노력이 전부일 수도 없고, 운 만이 전부라고도 할 수 없는 인생. 사주팔자에 내 인생을 맞추려고는 하지 말라고 당부 또 당부합니다. '아이고, 내 팔자야.' 하며 한숨짓는 인생살이이지만, 오왕근 법사는 운명이 바뀔 수 있는 방법, 위기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내재적인 힘을 쌓아올리기 위한 방법은 많다는 걸 담담히 들려줍니다.


올 한 해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실패했다고 자책하지 말라고 위로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올해를 살아낸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말이죠. 운명에 한계가 있다고 좌절해있다면 <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에서 오왕근 법사가 고백하는 경험들이 큰 위로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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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발명했지? - 똑똑한 사람들과 그들의 빛나는 생각들
앤 아메리-시멘스 지음, 베키 토른스 그림, 김아림 옮김 / 생각의집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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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인간의 법적 권리를 얻은 재미있는 기사를 봤습니다. AI도 발명자가 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였는데요. 현재 대부분 국가에선 인간만이 발명자가 될 수 있지만, 호주에서는 인정을 해줬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 앞으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의 삶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발명품들. 평소엔 어떻게 이런 게 만들어졌을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익숙해진 상태의 것들이기에 무심했습니다. 이처럼 당연하게 존재하고 있다고 믿은 것들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책 <누가 발명했지?>. 사람들이 어떻게 머릿속 아이디어를 훌륭한 발명으로 바꾸었는지 역사를 거슬러 탐색해 봅니다.


지금까지는 없던 기술이나 물건을 생각해 내 만들어내는 발명. 누군가는 목적이 뚜렷한 상태로 도전했을 수도, 누군가는 우연히 만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호기심이 풍부하고 창의적인 사고의 집약체인 발명품 34가지 이야기를 <누가 발명했지?>에서 만나보세요.


타이어 없는 자전거는 상상도 하지 못하겠는데 1817년 카를 폰 드라이스가 만든 최초의 자전거는 타이어는 물론이고 페달도 없는 자전거였다고 합니다. 나무 바퀴 2개와 조종 레버로 킥보드 탈 때처럼 발로 땅을 구르며 올라타야 달릴 수 있었던 자전거입니다. 페달이 달린 건 1860년대 이르러서야 가능해집니다.


자전거의 발명은 여성의 의복 변천사에도 큰 영향을 끼쳤고, 여성의 연대성과 자유를 상징하는 자전거로 발돋움할 정도입니다. 여성들이 자전거를 타기 위해 무거운 드레스와 코르셋을 벗어던지고, 자전거를 타기 위한 바지가 등장했거든요.


자전거가 일상에 자리 잡게 되자, 다양한 자전거 대회도 생겼고 헬멧도 만들어집니다. 재미있는 건 자전거에 타이어 바퀴가 달린 계기인데, 세발자전거 경주에서 꼴찌 한 아들을 도와주기 위해 아버지가 고무를 활용해 달아주면서 본격적으로 타이어 달린 바퀴가 생산됩니다.


이제 전기자동차 시대가 다가오고 있지만, 1860년 내연기관 발명은 수많은 자동차 세상을 마련했습니다. 연료를 덜 쓰면서 내연기관 성능을 더 좋게 한 디젤 엔진도 발명됩니다. 덕분에 빠른 자동차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자동차가 발명되었으니 뭐가 또 생길까요. 바로 신호등입니다. 1868년 런던에서 최초의 수동 신호등이 선보였다고 합니다. 오늘날 신호등은 교통량에 따라 자동으로 통제되기도 하고 적외선 감지기로 신호등을 조종할 수도 있습니다. 나라마다 녹색 신호등 색깔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고, 신호등 속 사람 모양도 다릅니다. 신호등 변천사만 하더라도 많은 이야기가 탄생할 정도입니다.


사진을 찍고, 영화를 보고, 컴퓨터로 인터넷 세상을 탐색하고, 블루투스로 온갖 기기를 연결시키는 등 일상의 모든 것들이 기술을 활용하면서 만들어진 발명품들입니다. 누군가는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다가 뒤늦게서야 인정받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발명자에 대한 비하인드스토리를 선보입니다.


인스턴트라면도 발명품입니다. 일본인 안도 모호후쿠의 손에서 탄생했습니다. 3분 안에 완성되는 인스턴트라면은 영양가 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우리의 음식 먹는 방식을 바꾸었습니다. 국수를 빠르게 만들 방법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이후로 여러 해 동안 실험을 거쳤고 10년의 세월이 흐른 뒤 마법의 라면 제조법을 찾아낸 겁니다.


이런 것도 발명품이야?라는 소리가 나온 건 수족관이 등장할 즈음입니다. 1832년 프랑스 해양 생물학자 잔 빌프뢰가 해양 생물을 연구하기 위해 만든 유리 탱크가 최초의 수족관입니다.


​​​​​​​연주회에서 '음악, 더 크게요!'라는 말에 일렉트릭 기타가 발명되었고, 군대에서 비밀 메시지를 보낼 때 사용하는 특별한 형태의 야간 문자에서 영감받은 루이 브라유의 시각장애인을 위한 알파벳 등 세상을 풍요롭게 만든 발명품의 이야기 <누가 발명했지?>. 아이들과 함께 내 주변에 있는 것들 중 불편하거나 이런 게 있으면 더 좋겠다 싶은 것들을 고민해 보고 상상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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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5% 생존 트레이닝 - 체력이 바닥일 때 누워서 시작하는 홈트
이시모토 데쓰로 지음, 전지혜 옮김 / 좋은생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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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이 방전되어 운동할 힘이 없으니 피곤하고 귀찮다며 퍼지기 일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저질 체력이 되어버립니다. 의지가 약한 사람, 운동할 시간이나 체력이 없는 사람을 위한 쉽고 간단히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홈트를 소개하는 <체력 5% 생존 트레이닝>. 여성 전문 헬스 트레이너 이시모토 데쓰로 저자는 준비물 없이, 지금 당장, 정말 쉽게 할 수 있는 홈트를 알려줍니다.


제목을 보자마자 이건 내 이야기야! 하며 눈이 번쩍 뜨였는데, 읽는 내내 역시 잘 봤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상에 앉아 일하는 작업 시간이 많다 보니 책을 읽을 때만큼은 엎드려서 읽는 습관이 들었는데요. 그래서 엎드린 채 다리 까딱 까딱거리는 운동은 습관적으로 하는 편입니다. 누워서 스마트폰 볼 때도 다리 운동은 하는 편이고요.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운동법이 딱 제 스타일에 맞아떨어졌어요.


<체력 5% 생존 트레이닝>은 하루를 보내고 녹초가 된 상태에서도 체력을 키울 수 있는 쉬운 운동 동작들을 소개합니다. 방전 직전인 체력 5% 상태에서는 누워서도 할 수 있는 트레이닝이 나와 있어요. 무슨 효과가 있겠냐 싶겠지만, 그 상태에서도 몸을 잠깐이라도 움직인다는 의지를 표현한다는 게 의미 있는 것 같습니다.


두뇌 작업을 많이 해서 정신적으로 피곤할 때 보통 간당간당하게 체력이 20% 정도 남은 기분인데, 그땐 TV나 넷플릭스 같은 영상을 시청하면서 할 수 있는 간단 트레이닝을 소개합니다. 몸이 좀 찌뿌둥한 느낌이 드는 체력 60%일 땐 건강하게 챙겨 먹은 후 2~3개 트레이닝 동작을 조합해 보라고 합니다. 에너지가 남은 체력 80%에서는 숨이 차게 운동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면 좋다고 합니다.


운동 하나 하는데 세세하게 이것저것 신경 쓰지 않도록 배려하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헬스장 실패, 홈트 실패 다 겪어본 분들이 많을 테니까요. 일단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실천하게끔 돕습니다.


<체력 5% 생존 트레이닝>에서는 근력 운동, 스트레칭, 유산소 운동으로 구분해 알려줍니다. 살이 쉽게 찌지 않는 체질로 바뀌려면 근력 운동이 중요합니다. 실내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 앞서 운동을 하며 정체된 피로 물질이나 일상생활에서 쌓인 노폐물을 혈액 순환을 통해 회복할 수 있게 돕는 스트레칭을 남은 체력 상황에 맞게 구분해 소개합니다.


방전 직전 상태에서는 손가락 까딱하는 것도 귀찮아집니다. 저자는 읽기만 하면 되는 트레이닝으로 이미지 트레이닝부터 하라고 권유합니다. 운동에 성공할 수 있는 마음가짐 10가지를 통해 양치질 하기처럼 매일 당연히 해야 하는 습관처럼 생각하도록 읽기 트레이닝을 해보세요.


나이가 들수록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살을 빼기가 힘들어지니 어설프더라도 지금 당장, 간단한 몸동작이라도 충분하다고 응원합니다. 운동해도 변화 없다고 변명한다면 운동지식이 부족하거나 정량 이상으로 너무 많이 먹기 때문이라고 따끔히 충고하기도 합니다.


영양가 계산을 일일이 하기 귀찮은 사람들도 조금 편하게 접근하게 도와줍니다. 달걀을 하루 1개만 먹어야 하느니 하는 걸 따지기보다는 안 먹는 것보다 많이 먹는 게 나은, 매일 섭취하면 좋은 음식들도 짚어줍니다.


편의점, 외식 생활이 잦은 경우엔 열량 검색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고 조언합니다. 애초에 이런 것들은 다이어트를 위한 메뉴가 아니니까요. 다행인 건 편의점 음식도 조합을 잘 하면 괜찮다고 하니 부담감은 확실히 덜어지네요.


체력 5% 생존 트레이닝은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홈트입니다. 누워서 하는 홈트가 소개됩니다. 손을 위로 뻗을 일이 지하철 손잡이 잡을 때밖에 없는 사람도 여기서 소개하는 운동법이 딱 맞을 겁니다.


체력 20%일 때는 의자에 앉아서, 엎드려서, 벽을 잡고 할 수 있는 운동법을 소개합니다. 피곤해서 딱 한 동작만 하고 싶을 때 근력, 스트레칭, 유산소 중 어떤 걸 해야 하는지도 짚어주고 있는데 체력 방전 상태인 사람 마음속을 들어갔다 나왔나 싶을 정도로 궁금한 점을 콕콕 다루고 있어요. 똑같은 체력 20%여도 어떤 날은 몸이 뻐근해서 과한 운동은 하기 싫다거나 어떤 날은 어제 복근 운동을 해서 오늘은 다른 걸 해보고 싶다거나 등 다양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지요. 이 책은 그런 상황에 맞는 운동을 골라서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체력 60%부터는 강도가 조금씩 높아지지만, 기존에 알던 홈트에 비하면 수월해 보입니다. 스텝박스가 마침 집에 있는데 집에서 할 수 있는 대표 유산소 운동이라고 이 책에서도 추천하네요. 유튜브에서도 스텝박스로 할 수 있는 온갖 안무가 나오니 꽤 재밌습니다. 플랭크, 런지 같은 기본 운동도 힘들어했던 분이라면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변형된 방법도 알려줍니다.


체력 80%에서는 하드 트레이닝이 가능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엄청 과하거나 하진 않아요. 딱 보면 만만해서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운동법입니다.


내 몸 컨디션에 맞춰 하는 간단한 운동을 소개하는 <체력 5% 생존 트레이닝>. 포기하지 않고 몸을 움직일 수 있게, 설렁설렁 읽고 시작해도 문제없게 일단 지금 당장 맨몸으로 뭐라도 하게끔 하는 효과를 내는 구성이 만족스러워요. 너무너무 간단한 운동도 있어서 의지 약하다는 변명은 쏙 들어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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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만에 끝내는 코딩 통계 - R언어 설치부터 코딩까지
박준석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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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의 코딩으로 열 배 쉬워지는 통계라니, 통계학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입문서로 제격인 책입니다. 무엇보다 고등학교 확률과 통계 개념을 R을 이용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니 확률과 통계 단원을 헤매는 고등학생부터 통계학을 처음부터 배우고 싶은 성인까지 두루 읽기 좋습니다.


오하이오의 낚시꾼을 운영하며 통계학의 최신 흐름을 소개하고, 시사 이슈에 숨은 통계 오류를 짚어내는 데이터과학자 박준석 저자는 일반인의 데이터 문해력 증진과 통계학 대중화를 위해 <3일 만에 끝내는 코딩 통계>를 내놓았습니다.


요즘은 데이터 분석을 하려면 컴퓨터를 사용합니다. 수학적 공식은 실제 현장에서 손으로 계산하지 않는 거죠. 통계학 전공자가 아닌 이상 컴퓨터가 알아서 하고 사람은 명령어를 실행하기만 하면 됩니다.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선, R 같은 것들을 한 번쯤 들어본 분도 계실 텐데요.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는 범용 언어인 파이선보다 이미 통계에 특화된 프로그래밍 언어인 R로 시작하면 좋다고 합니다. 무료이기도 하고요. 이 책은 R을 이용해서 고등학교 확률과 통계 개념을 알려주고, 코딩을 통한 통계학 학습을 돕습니다.


수열의 규칙을 손으로 일일이 푸는 근성을 보여준 사례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을 만큼 (무식하게 풀어본 경험, 한 번쯤 있지 않나요) 교과서로는 직관적인 개념 이해를 하기 힘든 파트이기도 합니다. 2022년 수능부터는 확률과 통계가 선택과목으로 빠지면서 오히려 AI와 데이터과학 붐과는 역행하는 길을 걷는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여전히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는 학생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배우는 확률과 통계 단원이 낡은 방식이라는 것! 실제 현장의 데이터분석과는 동떨어져 있습니다.


<3일 만에 끝내는 코딩 통계>에서는 코딩을 통해 확률과 통계를 배웠을 때 어떤 장점이 있는지,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도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주면서 확률과 통계에 대한 장벽을 낮춥니다.


수식이 있을 때 그것을 실제로 어떻게 계산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하고 명료한 사고를 강제하는 효과를 가진 게 코딩입니다. 알고리즘적 사고라고 하죠. 아이 학교에서도 코딩을 배우긴 했지만, 시간 채우기식으로만 다루는 느낌이라 아쉬웠는데 확률과 통계를 R 언어로 접근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초 코딩 교육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좋아 보입니다.


<3일 만에 끝내는 코딩 통계>는 명령어 몇 가지로 간단한 조작만으로 확률과 통계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복잡한 수식이 한 줄의 코딩으로 정리되니 신기하더라고요.


넷플릭스 드라마 <D.P>에서 등장하며 눈길을 끌었던 몬티홀 문제도 등장합니다. 세 개의 문 중 하나엔 자동차가, 나머지 두 문 뒤에는 염소가 있습니다. 참가자는 세 개의 문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문 뒤에 자동차가 있으면 상으로 받고 염소가 있으면 꽝입니다. 그런데 참가자가 문을 하나 선택했을 때 진행자는 참가자가 고르지 않은 문 중 염소가 있는 문을 열어서 보여줍니다. 그러고는 참가자에게 선택한 문을 바꿀 기회를 줍니다. 당신이라면 바꾸겠습니까, 바꾸지 않겠습니까.


정답은 바꾸는 것이 낫다 쪽인데 머리 좋은 사람도 항의 서한을 보낼 정도로 풀이를 읽어봐도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악명 높은 문제입니다. 저자는 이 문제를 몬테카를로 방법으로 R 프로그래밍을 활용해 시뮬레이션 합니다. 복잡한 수학적 계산 없이도 문제에 대해 올바른 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코로나19 검사의 정확도, 위양성비율 등에서도 활용되는 베이즈 정리를 통한 조건부 확률, 2022 대선을 앞두고 매일 기사로 만나는 여론조사 결과 등 이처럼 확률을 현실에 본격적으로 응용하는 실용 학문인 통계학의 효용성에 대해 짚어주기도 합니다.


전체집단 통계가 필요한데 실제로는 그중 일부에 대해서만 자료를 얻을 수 있기에 통계학이 필요합니다. 수식으로는 루트가 등장하면서 복잡해지지만 R로 시뮬레이션하니 깔끔하게 정리된다는 걸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학적 사고방식을 가진 이들에겐 R 코드를 보면 무척 아름다워 보일듯합니다.


기초 확률과 통계부터 수학적 공식 없이 컴퓨터에게 일임 가능한 강력한 통계적 추론 기법인 부트스트랩까지 현대 통계학에서 필요한 개념을 모두 정리한 <3일 만에 끝내는 코딩 통계>. 교과서에서는 분량이 늘어나 다루지 못한 통계적 가설 검정도 수학공식 없이 수행해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통계학에 좀 더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한 공부 가이드까지, R을 이용해 개념부터 응용까지 실생활 통계학의 모습을 보여준 의미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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