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심리 수업
닥터 고양이 지음 / 콜라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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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이라는 타겟팅을 정한 책이지만 연애 심리에 대해 궁금한 모든 이들에게 도움 되는 책 <소개팅 심리 수업>. 뭣도 모르고 연애를 할 땐 그저 내 감정에만 휘둘렸던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결국 연애도 사랑이라는 감정을 매개로 한 인간관계 스킬이라는 걸 깨닫습니다. 


저는 이 책을 아들에게 건네주려고 읽었어요. 이런저런 경험을 쌓아가면서 스스로 깨달아야 할 것도 있을 테지만, 어느 정도 준비를 한 상태에서 접한다면 관계의 선순환을 위해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은 물론이고 나를 존중하고 이해할수록 함께 성장하는 관계맺음이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소개팅 심리 수업>이 좋은 지침서가 될 거라 믿습니다.


분위기 메이커도 아닌 낯가림 심한 성격은 소개팅조차 쉽지 않지요. 단둘이 처음 만나서 호감을 쌓는 법을 누가 알려주지도 않습니다. 만남의 시작을 어려워하는 이들은 생각 외로 많습니다. 충분히 괜찮은 사람들이 소개팅에서 제 기량을 다 발휘할 방법이 있을까를 고민한 저자 닥터 고양이는 연애도 결국 관계맺음이고 심리학을 기반으로 활용했을 때 소개팅 성공률이 확 올라간다는 걸 경험하고 마음을 열어주는 소개팅 안내서를 내놓게 되었습니다. 


소개팅에 나온 상대도 마찬가지로 거절이 두렵고 상처받기 싫을 겁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면서 오히려 방어적으로 행동한다는 걸 짚어줍니다. 사실 첫 만남에서 상대방이 마음에 쏙 드는 상태는 극히 낮다고 합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거죠. 첫 만남의 자리를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한 번쯤 더 만나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목표를 가볍게 하는 게 좋습니다. 다음 만남을 위해 연락하기까지 고민만 하는 대신 가볍게 묻고 확인하는 법을 익혀 연애 체력을 단련시키도록 도와줍니다.


거절의 부담감 때문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을 겁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기준은 있을 거예요. 내가 통 크게 감당할 수 있는 상대의 큰 단점 하나가 무엇일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거절은 어차피 좋지 않은 자극인 만큼 피할 수 없다면 빠르게 확인하고 털어 버리는 게 좋습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연애를 밀쳐내고 있는 건 아닌지 다양한 테스트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방어기제가 유독 강한 사람은 자신을 지키는 데 에너지를 쓰기 바쁩니다. 빠르게 결과가 나오는 소개팅에서는 별일 아닌 것에도 방어적으로 해석하고 오해하기 쉽다고 합니다. 귀차니스트인지, 철벽 치는 사람인지, 무임승차 연애자인지, 완전체인지. 테스트를 하면서 자신이 어떤 타입인지 살펴보다 보면 내 연애를 가로막는 나의 방어기제가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결국 연애 공부를 한다는 건 나를 깊이 이해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말과 같습니다.


소개팅에서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오히려 불편한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소개팅 자리에서 내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티키타카가 아니라 일방적인 퍼포먼스로 마무리되는 거죠. 소개팅에서는 주인공 자리를 기꺼이 넘겨줘야 하고, 상대의 돋보이고 싶은 욕구를 채워준다면 눈치 있게 빠져주는 주인공 메이커가 된다고 합니다. 조급하게 장점을 꺼내 보이려 안달하다가는 혼자 도취되어 신나게 자기 얘기만 하고 와서는 '분위기는 좋았다'라는 결론을 내놓는 경우도 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티키타카는 어떻게 하는 걸까요. <소개팅 심리 수업>에서는 리액션으로 쉽게 시작하는 티키타카 스킬을 비롯해 스펙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의 태도 등 첫 만남에서의 바람직한 대화법을 잘 알려주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첫 만남에서 가능한 구체적인 동선의 예시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놓치고 싶지 않고 어떻게든 한 번 더 만나보고 싶다면 심리학 기법의 도움을 살짝 받아보세요. 우리가 설득을 하고 설득을 당할 때 마치 예방 접종처럼 면역 효과가 나타난다고 하는 심리학자 맥과이어의 이론을 소개팅에 적용해 보자고 조언합니다. 마케팅에서도 자주 쓰인다는 이 방법은 상대의 마음속에 훅 치고 들어가도록 도와준다고 해요.


두 번째 만남부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심스럽게 상대 의향을 물어보며 함께할 만한 것을 찾으면 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는 이해하지만, 실전에서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서툰 이들에게 도움 되는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연애는 타이밍! 연락하는 타이밍, 애프터 신청하는 타이밍, 사귀자고 말하는 타이밍 등 딱 적절한 타이밍이 있습니다. 타이밍에 못 맞추고 밀당하는 건 하수라고 콕 짚어주네요. 언제가 적기인지, 오해할 일 없이 잘 소통하는 법을 상황별로 알려줍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도 짚어주는데요. 내 인생을 위험에 빠뜨리거나 오랫동안 큰 트라우마로 남아서 괴로워질 수 있는 인격 장애를 가진 사람을 피하고 사람 보는 눈을 길러 주는 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최소한의 기본적인 인성을 판단하는 데 기준이 되는 전반적인 행동 양상을 미리 알아두는 건 감정의 연애를 앞서 이성의 판단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저도 읽으면서 내가 그 당시에 이렇게 행동했을 거란 생각에 솔직히 조금은 민망해지기도 하더라고요. 결국 사랑에도 준비가 필요합니다. 나의 행복한 모습을 그려보고 내가 원하는 관계는 무엇인지 확실히 알아두는 게 큰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연애는 물론이고 결혼생활에서도 늘 문제를 일으키는 방어기제. 연애할 때마다 늘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이상하게도 매번 같은 곳에서 걸려 넘어진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라면 방어기제가 소개팅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짚어주는 <소개팅 심리 수업>이 큰 도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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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대한 모든 기록 - 10-year journal
김수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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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작가의 베스트셀러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가 전 세계 170만 부 판매된 기념으로 제작된 <나에 대한 모든 기록>. 나로 살기 위해 나를 기록하는 시간을 마련해 주는 다이어리북입니다.


매일매일 쓰는 일기가 귀찮았던 이들이라면 딱! 하루만 일 년을 되돌아보며 기록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렇게 10년을 기록할 수 있는 연기(年記) 다이어리북입니다. 10년 후 나는 어떤 모습일까를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두근거립니다. 슬프게도 나이만 먹고 있을지, 또 다른 취미 생활에 푹 빠져 살고 있을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지. 지금은 그저 막연하게 느껴지지만, <나에 대한 모든 기록>을 한 해 한 해 써나가다 보면 10년 후의 내 모습이 조금 더 선명하게 그려질 것 같습니다.


김수현 작가는 10여 년 전 연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1년 중 하루만 시간을 내어 기록한 작은 발자국이 10년 동안 모이니 최고의 선물이 되더라고 고백합니다. 하루하루에만 집중하다 보면 오히려 그날의 감정에 휩쓸릴 수도 있고, 반대로 평범하고 반복적인 일상을 의미 없이 흘려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일기 쓰는 걸 괴로워하기도 하고, 습관적으로 해야 할 기록을 놓쳤을 때 자신의 의지를 탓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아예 손놓기엔 무심하게 흐르는 세월의 흐름이 너무나도 빠릅니다.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것만 같은 자괴감만 들고요. 그래서 타협해봅니다. 연기年記 쓰기로 말이죠.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를 읽으며 나 자신을 알기 위해 무언가를 실천하려고 애쓴 사람이라면 공감할 겁니다. 자신이 살아온 시간에 대해 적어보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걸 말이죠. 매일 기록은 단편적 사실이나 감상에 불과하더라도 하루에는 보이지 않는 흐름과 변화가 한 해 동안 있었던 일을 정리해볼 때 선명해집니다. 1년에 한 번은 기록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루틴의 강박과 부담감을 내려놓으면서 작은 일상들이 차곡차곡 모인 한 해를 잘 살아낸 나를 되돌아본다는 의미도 건져올릴 수 있을 겁니다. <나에 대한 모든 기록>에는 기록에 대한 좋은 글귀들이 소개되어 있어 동기부여, 자극용으로도 탁월합니다. 기록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습니다. 


나로 사는 법을 기록을 통해 스스로 발견해나가도록 돕는 <나에 대한 모든 기록>. 바로 쑥쑥 튀어나오는 질문도 있고, 한참을 고민해야 하는 질문도 있습니다. 질문에 대한 나의 생각을 쓰면서 질문이 없었더라면 결국 잊히고 말았을 뻔한 것들이 되살아나기도 합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들을 마주할 때면 나도 몰랐던 나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매일 비슷비슷한 하루를 사는 것 같아 보이지만 한 해를 놓고 되돌아보면 무엇이 바뀌었고 무엇이 바뀌지 않았는지 명확히 보일 겁니다.


한 해의 기록들이 쌓이고 쌓여 3년 후, 5년 후 그리고 10년 후에 기록을 더듬을 때 그땐 이런 일들이 있었고, 이런 소망을 갖고 있었구나 하며 재미있게 볼 것 같아요. 그리고 소망했던 것들을 매년 되새겼을 테니 10년 후에 이르렀을 때 헛된 꿈처럼 더 멀어지지는 않을 거라는 믿음이 생깁니다.


나 자신을 이해하고 다음 해에 내가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 상황에 속수무책 끌려가는 게 아니라 변화의 흐름을 스스로 정하겠다는 의지와도 같습니다. 삶의 방향을 긍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나에 대한 모든 기록>으로 저의 10년을 알차게 채워보고 싶습니다.


"기록한 만큼 당신의 소유가 될 것이고 그 안에서 당신의 이야기를 발견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얼마나 애써왔는지도 알게 될 것이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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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자동차 캠핑 가이드 - 캠핑카부터 차박까지 차에서 먹고 자고 머무는 여행의 모든 것, 2022년 최신 개정판 대한민국 가이드 시리즈 5
허준성.여미현.표영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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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캠핑을 소재로 한 유튜브 영상을 보며 힐링하는 재미를 만끽하곤 했는데, 어느새 SNS 피드에서 감성 캠핑 사진이 쏟아지고, 캠핑카를 타고 국내 곳곳을 여행하는 방송 프로그램 <바퀴달린 집>도 시즌3이 나올 만큼 캠핑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다 보니 국내로 눈을 돌린 데다가 북적이는 관광지 대신 차에서 먹고 자고 하는 차박의 인기도 높아졌습니다. 캠핑 전용차는 아니더라도 내 차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캠핑 방법도 덩달아 늘어나다 보니 그야말로 자동차 캠핑 문화가 대세가 되었습니다.


20년 자동차 캠핑 내공을 지닌 전문가 3인이 함께 만든 <대한민국 자동차 캠핑 가이드>는 캠핑 경험 없는 캠린이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세한 정보와 캠핑 고수들도 몰랐던 알짜 팁, 지역별 캠핑 명소까지 담은 자동차 캠핑 가이드북입니다. 2022년 최신 개정판에서는 요즘 뜨는 캠핑장을 추가했고, 캠핑장 주변 연계 여행지 등을 꼼꼼하게 업데이트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인 시대에 안전한 여행을 하기 위한 최선의 여행, 자동차 캠핑. 한 번쯤 자동차 캠핑을 해보고 싶은 캠린이들의 로망을 실패 없이 실현할 수 있도록 엄선한 정보가 가득합니다.


동네에 커다란 캠핑카가 주차되어 있으면 엄청 신기해했을 정도로 예전엔 캠핑카는 저 먼 나라 이야기만 같았지만, 이제는 굳이 눈길을 오래 두지 않을 만큼 쉽게 볼 수 있으니 세월이 참 많이 변했네요. 오랜 세월 캠핑족으로 살고 있는 지인이 주변에 있긴 한데 한두 달 길게 장박을 하는 가족이라 이동할 때마다 테트리스 실력이 장난 아니더라고요. 가득한 캠핑 용품을 차곡차곡 실어 넣는 모습을 볼 때마다 물개박수가 절로 나옵니다. 캠핑 문화가 확산되면서 캠핑 아이템도 다양해졌습니다. 저는 짐을 간소화한 미니멀캠핑이나 글램핑을 선호하는 편인데도 신기한 캠핑 아이템을 볼 때마다 군침 돌더라고요.


<대한민국 자동차 캠핑 가이드>에서는 나에게 맞는 캠핑카 찾는 요령과 캠핑카 구입에서부터 운전, 활용 등 캠핑카 관련 정보를 상세하게 알려줍니다. 차박캠핑을 하기 위해 좋은 차량, 필수 아이템을 꼼꼼히 체크할 수 있어요. 


자동차 캠핑에 최적화된 국공립 캠핑장 43곳을 소개합니다. 초보 캠퍼는 화장실, 전기, 수도가 없는 캠핑은 쉽지 않으니 캠린이도 어려움 없이 자동차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국공립 캠핑장을 중심으로 다룹니다. 멋진 자연경관과 함께 할 수 있는 캠핑장은 물론이고, 도심 캠핑장의 색다른 멋을 느낄 수 있는 캠핑장도 있습니다. 계절, 여행테마에 따라 특히 추천하는 자동차 캠핑장도 쏙쏙 뽑아뒀습니다. 저는 자연휴양림에서는 통나무집 숙소를 이용하는 걸 더 좋아하는 편이라 휴양림 외의 캠핑장을 주로 눈여겨봤어요. 특히 수원 광교호수공원 가족캠핑장은 도심 속 캠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수원 화성 곳곳을 둘러보며 근교 나들이하는 김에 캠핑장을 이용한다면 특히 만족스러울 겁니다.


작가들이 직접 묵어보고 엄선한 캠핑장을 소개한 가이드북이어서 큰 캠핑카는 주차가 힘든 곳인지, 금지 품목은 무엇인지 등 캠핑장 선택과 준비를 수월히 해주는 꼼꼼한 팁이 만족스럽습니다.


모든 캠퍼의 로망 제주도 캠핑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제주에는 자동차 캠핑 전용 캠핑장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지만, <프렌즈 제주>의 작가인 허준성 여행작가가 있는 만큼 캠핑카를 정박할 만한 장소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캠핑 완전 정복 <대한민국 자동차 캠핑 가이드> 한 권으로 캠린이에서 고수 캠퍼까지, 내 차로 떠나는 여행을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습니다. 올바른 캠핑 문화를 위한 에티켓을 장착하고 캠핑 트렌드의 대세 자동차 캠핑을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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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고양이의 물 마시는 법 - 유체역학으로 바라본 경이롭고 매혹적인 동식물의 세계
송현수 지음 / Mid(엠아이디)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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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공기처럼 흐를 수 있는 유체流體. 흐름의 과학인 유체역학을 동식물 세계에서 찾아보는 <개와 고양이의 물 마시는 법>. 미세 유체역학 연구자 송현수 박사는 음료와 물속에 숨은 유체역학적 원리를 탐구한 <커피 얼룩의 비밀>, 실생활에 숨어 있는 흐름에 대해 쓴 <이렇게 흘러가는 세상>을 통해 유체역학이 세상에 작용하는 방식을 보여줬습니다. 유체역학을 주제로 한 세 번째 책 <개와 고양이의 물 마시는 법>에서는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동식물의 생존 전력과 적응 방식에 숨어 있는 유체역학을 흥미진진하게 설명합니다.


2018년 태국의 한 동굴에 12명의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가 갇혔던 사고 기억하시나요. 종유석에 맺힌 이슬을 마시며 버티면서 무려 16일 만에 무사히 구조되었습니다. 생명유지를 위해 물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던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2007년 물 많이 마시기 대회에 참가한 한 여성이 약 7L의 물을 마신 후 수시간 내 '물 중독'으로 사망한 사고도 있습니다. 수분이 부족해도 과해도 문제인 겁니다. 


생명 유지를 위해 물을 마셔야 하는 것은 동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은 물을 컵에 따라 마시는 능력까지 갖췄고, 다양한 환경에서 사는 동물은 저마다 신체 구조에 따라 최적화된 방식으로 물을 마십니다. 동물들은 어떤 방식으로 물을 마실까요. 여기서 MIT 토목환경공학부 로만 스토커 교수는 반려고양이 쿠타쿠타가 우유를 마실 때 물리적으로 복잡한 현상이 있음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동료들과 힘을 모아 연구해 사이언스 표지를 장식하는 결과를 내놓습니다.


고양이는 혀를 세워 그 끝만 물에 살짝 댔다가 바로 올린다고 합니다. 표면장력으로 혀끝에 달라붙은 물이 관성에 의해 끌려 올라오는 거죠. 순간적으로 아주 작은 물기둥이 형성됩니다. 우유처럼 물보다 상대적으로 표면장력과 점성이 큰 액체는 더 많은 양이 끌려 올라갑니다. 이때 딱 타이밍 좋게 입을 닫아야지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늦게 입을 닫으면 물기둥이 충분히 올라오지 않아 소량의 물만 마시게 된다고 합니다.

 

개는 혀를 말아서 국자 모양으로 구부리는 만큼 단면적이 넓은 물기둥을 끓어올려 한 번에 더 많은 물을 마실 수 있습니다. 물론 국자를 제대로 활용하진 못한다는 게 함정! 워낙 빠른 속도로 혀를 빼내기 때문에 물도 많이 튀고 흘리느라 남아 있는 일부만 마시는 셈입니다. 개와 고양이의 물 마시는 방식에 숨어 있는 유체역학적 원리를 통해 신체 특징과 성격, 행동 양식이 어떻게 관련되는지도 설명하고 있으니 반려인이라면 흥미로운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요.


그 외 꿀벌이 꿀을 흡수하는 방식에 사용되는 최저 세움각, 등속운동이라는 두 가지 메커니즘이 에너지를 절약한다는 놀라운 사실, 포식자의 공격에 취약한 자세로 물을 마셔야 하는 기린이 단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물을 마실 수 있게 한 진기명기한 유체역학적 원리를 설명합니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물을 마시는 행위 하나에도 이처럼 복합적인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는 게 경이롭습니다. 오랜 진화의 과정을 거쳐 오늘날에 이른 물 마시기의 기술, 단순한 게 아니었습니다.


물구나무 서는 딱정벌레, 얼룩말 줄무늬의 비밀, 바람에 맞선 사구아로 선인장, 물방울 마시는 이끼, 공중 식물과 회전초 등 에너지를 줄이며 환경에 적응한 동식물들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함께 하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은 동물의 세계에서도 일어납니다. 개미의 놀라운 협동 능력은 고체 또는 액체와 상당히 유사한 움직임이라고 합니다. 하늘을 나는 새들도 함께 이동하며 체력을 비축합니다. 철새들이 하늘을 날 때 V자 대형으로 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앞선 새의 날갯짓이 어떤 방식으로 새의 비행에 큰 도움을 주는지 보여줍니다.


민들레 씨앗의 비행처럼 움직이는 식물 세계, 주어진 환경 내에서 최적화된 집을 짓는 건축 장인 동물들, 유체역학적 특성을 본능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하며 사냥 기술을 선보이는 동물들, 독특한 비행술을 자랑하는 동물들 등 효율적으로 적응한 동식물 세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모기의 무시무시한 비행술에도 유체역학 원리가 숨어있었습니다. 1초에 무려 800번이나 날개를 펄럭일 수 있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게다가 모기의 50배에 달하는 무게의 빗방울에 맞은 모기가 균형을 회복하는 놀라운 생존 능력도 인상 깊었어요.


동식물의 놀라운 세계에서 발견한 과학은 일상생활에 응용됩니다. 군집 주행 기술을 통한 물류 산업의 변화, 공기 방울이 터지면서 발생하는 파괴력을 가진 사냥 기술에서 응용한 버블 세탁기, 올빼미 깃털을 모방해 소음 줄인 팬, 거북복의 모양에서 아이디를 얻어 설계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바이오닉 자동차, 저항력을 줄이는 상어 피부 돌기를 흉내 낸 전신 수영복 등 유체역학 원리를 수많은 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동식물이 공존하며 살아가면서 저마다 생존 능력을 펼쳐 보이는 생명체들의 비밀을 알면 알수록 경이롭다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들이 가진 능력에서 얻은 영감과 아이디어를 통해 풍성하게 발전한 문명의 이모저모를 보여준 <개와 고양이의 물 마시는 법>. 인간이야말로 자연의 최대 수혜자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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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 - 새로운 소비권력 5070의 취향과 욕망에서 찾은 비즈니스 인사이트
고려대학교 고령사회연구센터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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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시장의 새로운 권력, 5070 시니어 세대. 사회와 기업이 MZ 세대에만 초점 맞추고 현역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시니어 세대를 소외시킨다면 성장할 수 없습니다. 오늘날 5070 세대의 현주소를 바탕으로 CEO, 마케터, 상품기획자, 창업가는 어떤 아이디와 제품, 서비스를 내놓아야 할지 분석 정리한 대한민국 최초 시니어 트렌드 분석서 <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 시니어 세대들의 욕망과 취향을 분석한 고려대학교 고령사회연구센터에서 내놓은 첫 번째 보고서입니다.


오늘날은 베이비부머 세대, X세대, MZ 세대 그리고 알파 세대에 이르기까지 5개 세대가 공존하고 있는 고령화 사회입니다. 고령자, 노인, 어르신 등 다양한 표현으로 일컫는 시니어. 요즘 노인은 과거의 노인과는 다릅니다. 병들고 힘없고 나약하고 무능한 노령담론은 흔들리고 있습니다. 젊고 역동적인 MZ 세대에 비해 실제 강한 소비력을 보유한 60세 이상 시니어. 젊은 노인들이 시장에 영향력을 미치며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시니어를 둘러싼 사회 제도와 시스템 개편을 요구하는 흐름도 강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액티브 시니어라 불리는 고령층은 IT 활용에도 능숙하지만, 수동적 시니어도 혼재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시니어들은 배제되고 있습니다. 키오스크 주문이나 인터넷 예매 방식 때문에 일어나는 소외된 고령층에 대한 뉴스 기사가 자주 등장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시장과 기업은 시니어 시장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요. 실상 이 연령대에 대한 준비는 되어 있지 않은 현실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시니어 전용 인터넷 서비스 상품이 판도를 바꿀 새로운 트렌드로 속속 자리 잡고 있다고 합니다. 시니어 시장이 무르익고 있는 유럽, 일본은 물론이고 심지어 중국에서도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고려대학교 고령사회연구센터는 <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에서 에이지 프렌들리 age friendly (고령자가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며 그들이 원하는 바에 맞춰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과 사회의 철학)라는 주제로 향후 몇 년간 우리 사회를 강타할 시니어 트렌드 9가지를 정리하고, 에이지 프렌들리 비즈니스 모델 100가지를 소개합니다.


에이지 프렌들리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보면 시니어 배려가 아닌 시니어 맞춤이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나이 들어가는 동시에 늙고 싶어 하지 않는, 노화로 인한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제품을 원하지만 정작 노인용 제품은 사지 않는 시니어의 양면성을 고민한 결과입니다. 이 책에서는 해외 주요 사례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왜 시니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지 인기 요인을 분석 정리해 줍니다.


실질적인 수익 창출을 찾아 나선 시니어 소비자들의 자산 이동이 이뤄지고 있고, 시니어들 사이에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뜻의 '누죽걸산'이라는 신조어가 통용되고 있을 만큼 운동하며 즐거움을 찾아가는 시니어들이 늘고 있습니다. 세대별 유튜브 이용비율 중 50대 이상이 1위일 정도로 유튜브에서도 시니어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액티브 시니어가 있는가 하면 경제적 빈곤을 겪는 시니어도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수용하는 사회적 돌봄이 아닌, 독립적이고 인간적인 노후생활이 가능한 사회를 위한 노력을 고민해야 합니다.


시니어들을 중심으로 죽음을 유쾌하고 의미 있게 맞이하는 웰다잉 활동도 각광받기 시작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체적으로 죽음을 대비하는 웰다잉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시니어 세대. 한국 전체 인구 중 약 30퍼센트를 차지하며 경제력을 갖추고 인터넷에도 익숙한 이들이 이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년간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리 잡아가고 있는 해외 모범사례와 비교해 우리나라에서 시니어를 바라보는 관점은 어떤지 살펴보며 우리가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짚어주는 <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 이런 사업도 이미 나왔구나 하며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만나는 시간이었습니다. 고령사회는 이미 현실입니다. 시니어들의 가치관과 라이프 스타일이 어떤 산업과 비즈니스를 만들어내게 될지 기대됩니다. 시니어 시장을 공부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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