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 원장의 알기 쉬운 도파민 이야기
이재원 지음 / 이지브레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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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의자 뇌공학 박사 이재원 원장의 도파민 이야기. 행복 호르몬이라 부르는 도파민은 심리학 도서, 자녀교육서, 습관 관련 책에서 숱하게 등장하는 단어인데 이번 참에 도파민의 모든 것을 속속들이 파헤쳐 보게 되었습니다. 뇌과학으로 살펴보는 도파민 이야기이지만, 사례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는 데다가 기대 이상으로 배울 게 정말 많은 내용이더라고요.


우리에겐 두 종류의 뇌가 있습니다. 사는데 필요한 욕구를 관장하는 본능을 담당하는 원시뇌와 이성을 담당하는 신피질입니다. 원시뇌는 출생 전 뱃속에서부터 이미 발달됩니다. 반면 신피질은 출생 후 20대에 이르기까지 발달하고요.


신피질이 문제를 해결할 때마다 원시뇌는 도파민 쾌감으로 칭찬을 해준다고 합니다. 이성이 본능을 너무 억제해도 폭발하게 됩니다. 생존에 필요한 본능의 욕구가 충족되면 신피질에게 제공되는 보상인 도파민은 뇌에서 중요하고 인간 행동에 큰 영향을 주는 호르몬입니다. 결국 적절한 삶이란 본능도 만족하고 이성도 안전하게 도파민을 얻는 삶입니다.





도파민은 참 재미있는 존재입니다. 도파민의 보상회로에 관한 이야기는 주로 학습에서의 동기부여와 관련한 이야기에 매번 등장하는 소재인데요. 칭찬받은 과목을 더 열심히 공부하는 '강화' 현상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이 책에서 잘 설명해 줍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 <뇌>에서 도파민 쾌감 경험 후 그 쾌감을 다시 느끼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에는 뇌 안의 도파민이 관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기대한 만큼 도파민이 안 나오는 상황이라면? 그러면 더 큰 실망과 좌절로 우울, 불안에 빠질 수 있습니다.


학습된 무기력 같은 경우처럼 보상 난이도도 무척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너무 어려운 것만 하다 보면 욕구가 충족되질 않습니다. 수포자가 결국 수포자로 남는 것처럼 말이죠. 도파민의 특징을 아주 잘 이용하는 것은 바로 레벨 시스템이 있는 게임이라고 합니다.


도파민과 엔도로핀의 강화, 반복 특징은 습관 형성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설명할 때도 등장합니다. 이 도파민이 요술주머니처럼 필요할 때마다 툭 꺼내 쓰면 좋겠지만, 실상 현대 생활은 도파민 부족이 쉽게 오는 환경이라는 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도파민과 더불어 뇌 건강을 좌우하는 호르몬으로는 세로토닌입니다. 환경의 변화에도 뇌의 일정한 기능이 유지되는 성질인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본능이 사용하는 호르몬이라고 합니다.


이제 또 재미있는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도파민과 세로토닌은 비슷한 듯싶어도 다릅니다. 자극추구 성향 기질을 가진 사람은 도파민에 의존적이라 도파민이 부족하면 스트레스에 취약해지고, 위험회피 성향 기질을 가진 사람은 세로토닌 의존적이라 사고가 유연하지 못하고 한 가지에 매몰되기 쉽다고 합니다.


사람마다 유전적 기질이 다르기에 동일한 스트레스 환경에서도 누구는 동요가 심하고 누구는 견딜만한 상황이 벌어지는 겁니다. 이걸 이해하면 스스로 스트레스 관리에 조금은 더 신경 써서 대응할 수 있게 될 겁니다. 내가 가진 기질의 강점이 충분히 나오도록 관리하는 게 관건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뭐든 과유불급이라고 도파민이 중독으로 잘못 빠지면 나쁜 도파민이 될 터이고, 그렇다고 부족해져버리면 여러 정신건강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 겁니다. 사회적 문제가 되는 갑질도 도파민 부족을 원인으로 들고 있습니다. 보상결핍 행동에 속한다고 해요.


학부모로서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있어요. 엄마가 도파민 도둑이 될 수도 있다고 짚어줍니다. 부모가 숙제를 도와줘서 부모 노릇을 잘한 것 같아 뿌듯하다면 아마도 자녀가 스스로 숙제를 완성해 받아야 할 도파민을 빼앗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잘 생각해 보라고 합니다. 솔직히 좀 충격적이었어요.


학습, 습관, 인간관계 등 일상의 모든 것에서 도파민의 위력은 어마어마하네요.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은 도파민이 꾸준하게 공급되는 삶입니다. 어떻게 하면 도파민 관리를 잘 할 수 있을지 <이재원 원장의 알기 쉬운 도파민 이야기>에서 배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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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트] 지적대화를 위한 30분 고전 (총50권)
박계원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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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으로만 만날 수 있는 시리즈! 상식과 교양으로 읽는 고전 길잡이 <지적 대화를 위한 30분 고전>. 인류 지성사를 이끌어온 철학, 역사, 과학 분야 대표 고전 50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낱권으로도 읽을 수 있어서 편한데, 세트가도 부담 덜해서 편식하지 않으려면 50권 세트 구성을 선택하면 의미가 더 커질 거예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인문학 입문서입니다. 고전 원전 읽기를 버킷리스트에만 담아 둔 분들이라면 길잡이 책으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축약된 단순 줄거리는 네이버 검색으로도 좌르륵 뜨지만 이 시리즈는 당대 배경과 원전의 핵심을 알기 쉽게 해석하고 소개한 책이어서 읽는 맛이 또 다릅니다.


집중해서 읽으면 30분 만에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니 부담도 덜합니다. <지적 대화를 위한 30분 고전>은 시리즈인 만큼 전체적인 본문 구성은 동일합니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어요. 1부는 시대적· 사상적 배경을, 2부는 작품의 핵심 내용과 사상을, 3부는 고전 작품이 후대에 미친 영향과 우리에게 주는 의미 등에 대해 다룹니다.





저는 평소 눈여겨봤던 책과 책장 신세로 몇 년째 잠들어 있는 원전의 책부터 골라 먼저 읽어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읽을 땐 당시 일반적으로 통용되던 단어의 의미와 지금의 문화 패러다임상 뜻하는 단어와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런 점을 짚어주지 않았다면 잘못 이해하면서 읽게 되는 셈이었을 거예요. 실현 가능한 현실의 행복을 추구하는 윤리학을 읽고 나서는 그의 <정치학>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존 스튜어트 밀이 쓴 <자유론>은 오늘날 '자유'에 대해 고민할 때 반드시 참고해야 할 책입니다.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어 자유를 둘러싼 갈등을 쉽게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나침반이 된다고 합니다. 니체의 <도덕의 계보>는 도덕적 개념들이 어떤 기원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어떤 발전 과정을 거쳤는지를 밝혀내려는 책입니다. 우리가 절대적이라고 믿고 있는 것들의 기초를 흔드는 데다가 니체의 철학 연구에서 아주 중요한 책이라고 해요.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는 한창 교양과학 도서에 관심 갖던 시기에 원전을 구입했던 책인데, 원전의 내용이 워낙 어렵다고 소문난 책이어서 이 길잡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방대한 내용을 충실하게 압축한 책을 한 번쯤 읽어보고 싶었던 차에  시리즈에 포함되어 있어 반가웠어요. 


50권의 책마다 국내 전문가들이 저자로 나서고 있는데, 원전의 글 흐름이 유지되도록 재구성해 저자가 풀어서 설명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어 인문학 강의를 듣는 기분입니다. 읽을 시간은 부족한데 청소년 필독서로 읽어야 하는 경우에 이 시리즈의 도움을 받아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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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100쇄 기념 땡큐 에디션)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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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가장 사랑받은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100쇄 기념 땡큐 에디션 버전으로 다시 찾아왔습니다. 2018년 국내에서 100만 부 돌파 이후, 2020년 100쇄 기념으로 멋진 책으로 재탄생했습니다.


표지만 봐도 달달한 느낌이 가득하네요. 추리소설계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정통 추리소설이 아니라는 게 아이러니하지만, 스토리상 미스터리 장르 성격은 띄고 있으니 추리 마니아들도 섭섭하진 않을 겁니다.


오리지널 한국어판 표지를 그린 박경연 작가가 땡큐 에디션에도 힘을 보탰습니다. 두 그림을 나란히 놓고 보면 낮과 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나미야 잡화점 모습이라 의미 있네요.


땡큐 에디션인 만큼 독자들에게 선물을 주는 책입니다. 직접 나만의 표지를 꾸밀 수 있는 디자인의 겉표지가 있습니다. 일러스트 스티커로 곳곳을 꾸며주면 됩니다. 스티커 외에도 포토카드와 투명 문장 책갈피가 함께 들어있어 굿즈가 함께 생기는 기분이에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오리지널 밤 버전을 소장 중이라면 이번 책도 필수 소장템입니다. 호불호가 크거나 취향 타는 주제의 책이 아니어서 선물용 책으로도 딱이지요. 연말연시 모임도 못하는데 으샤으샤 할 수 있는 2021년을 응원하는 책선물로도 제격입니다. 


좀도둑 3인조 쇼타, 고헤이, 아쓰야. 빈집털이를 하고 도망치던 중에 차가 고장나 급히 폐가로 숨어들어가면서 사건은 진행됩니다. 그 폐가는 바로 장사를 그만두고 비운지 꽤 된듯한 허름한 '나미야 잡화점'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편지가 한 통 툭 떨어집니다. 자신을 '달 토끼'라고 칭하며 고민을 털어놓은 편지였습니다.


그러고보니 나미야 잡화점의 고민 상담실에 관한 기사가 있었습니다. 혼자서는 해결 못 할 고민거리를 편지를 써서 밤중에 우편함에 넣으면 그 다음 날 가게주인이 답장을 넣어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기사는 무려 사십여년 전 잡지에 실렸던 기사였고, 당시 주인은 72세 할아버지였습니다. 주인도 없는 폐가인데 여전히 고민 상담 편지가 들어온다니. 대를 이어서 하는 걸까요.


좀도둑 3인조는 일단 달 토끼의 고민을 두고 머리를 맞댑니다. 어떻게든 도와주자 vs 웃기는 소리 하고 있네. 결국 답장을 대충 써 넣었는데 세상에나, 순식간에 또 편지가 온 겁니다. 도대체 어떻게 답장이 바로 온 걸까요.


고민 상담 편지를 주고 받으며 3인방은 나미야 잡화점의 시간이 이상하게 흐르고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뒷문을 닫아두면 가게 안에서는 시간이 흐르지 않는 겁니다. 가게 앞 우편함과 가게 뒤 우유 상자는 과거와 이어져 있었습니다.


과거의 사람인 달 토끼와 편지를 주고 받는 3인방의 시점 다음엔 고민 상담자 가쓰로의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음악을 하고 싶어 대학 중퇴까지 했지만 영 지지부진한 세월을 보내고 있는 아마추어 뮤지션입니다. 꿈을 향해 달릴 것인가, 포기하고 가업을 이어야 하는 것인가를 두고 나미야 잡화점에 고민 상담 편지를 넣습니다.


이쯤에서 나미야 잡화점의 주인 할아버지 이야기도 등장합니다. 왜 고민 상담 편지를 받고 답장을 일일이 써주는지 할아버지의 스토리를 알게 됩니다. 진지하고 절박한 고민을 보낸 첫 번째 사람은 누구였고, 어떤 사연이었는지 그리고 좀도둑 3인조가 이날 나미야 잡화점에 들어온 것까지 이 모든 것들이 묘하게 맞물려 있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 짜릿한 감동을 만끽하게 됩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 소개된 네 명의 에피소드는 연애, 가족, 꿈,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이들의 현실적인 고민들입니다. 재미있는 건 좀도둑 3인조의 답장을 받은 고민러들의 반응입니다. 자기 좋을대로 해석해버리는 걸 보면 웃음이 날 지경입니다. 답장대로 하지 않았던 '달 토끼'는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중 해석을 했고, 그러면서 자신의 속내를 깨닫게 해줬다며 고마워합니다.


프로 뮤지션을 꿈꾸는 가쓰로는 세상 편하게 산다며 현실 똑바로 보라는 쓴소리에 처음엔 분노했다가도 오히려 이렇게 노골적으로 말해주니 '하긴 틀린 말도 아니지' 하며 상쾌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이처럼 지금까지 누구도 해주지 않은 말, 아무도 대놓고 말하지는 않은 말을 들으니 그것만으로도 고민이 해결되는 듯한 기분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거야." - 책 속에서


네 명의 에피소드와 나미야 잡화점 주인 할아버지 그리고 좀도둑 3인조. 세대가 다른 그들을 어떻게 얽히게 하는지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플롯은 정말 압도적인 경이로움을 주고 있습니다. 진한 감동과 여운이 가득한 소설입니다. 코로나블루로 갑갑하고 우울한 시기에 나미야 잡화점의 따뜻한 기적이 간절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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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
미즈키 아키코 지음, 윤은혜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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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동안 국제선 승무원으로 일하며 퍼스트클래스 객실을 담당했던 미즈키 아키코. 퍼스트클래스 객실은 각 분야의 성공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밀도 높은 공간임을 짚어줍니다. 전체 좌석 수의 약 3퍼센트인 퍼스트클래스 좌석. 성공한 사람들의 남다른 행동과 성공 습관을 관찰하고 배울 수 있었기에 항공사 퇴사 후 창업을 하고 기업을 경영할 때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퍼스트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는 비행기 1등석 담당 승무원이 발견한 성공 멘토들의 공통 습관을 정리한 책입니다. 가까이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접할 수 있었고, 그 소중한 기회를 자신의 삶에 적용해 실천한 저자의 마인드도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듭니다.


부자들의 삶과 디테일한 성공 습관을 엿볼 수 있는 퍼스트클래스.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독서입니다. 가벼운 가방 하나와 책을 들고 오는 그들은 어떤 책을 읽을까요. 베스트셀러가 아닌 역사서나 전기라고 합니다. 그저 시간 때우기가 아닌 삶의 일부로 대하는 책을 읽는다고 합니다. 활자 중독자들의 면모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고 합니다.


이 책의 제목이 되기도 퍼스트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는 에피소드도 흥미롭습니다. 입국서류 작성 때 일반 승객들은 펜을 빌리기 일쑤입니다. 반면 퍼스트클래스에서는 펜을 가지고 있지 않은 승객은 없었다고 해요. 항상 메모하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자신만의 펜을 지니고 다니고, 계약할 때 자신의 펜을 사용하는 고집도 있는 만큼 아무 펜이나 빌리기보다는 자신의 펜을 사용하겠다는 의지가 남다르다고 합니다.


메모하는 습관도 상상을 초월하더라고 합니다. 어찌나 세세하게 메모하는지 보는 저자 깜짝 놀랄 정도였다고. 기록하며 적은 직원이 일을 배우는 속도도 빠르고 실수가 적다는 건 저자가 직접 비즈니스를 할 때도 경험했다고 합니다. 메모의 필요성과 어떻게 효율적으로 메모할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대화를 할 때도 그들은 공통된 습관들이 있었습니다. 타인과의 원활한 관계를 위한 행동과 습관들을 하나하나씩 짚어줍니다. 호기심이 왕성해 승무원들과의 대화도 원활히 진행된다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승무원들만의 노하우를 잘 흡수하기도 했고요. 일개 승무원이 아닌 한 명의 개인으로 대하는 방식이 의식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실행되는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불만을 제기할 때도 '예고'를 하는 방법이 상대방의 행동 변화를 불러온다는 걸 잘 아는 그들이었습니다. 느닷없이 벌컥 화를 내거나 일방적으로 명령을 내리는 일부 몰지각한 사례도 없진 않지만, 일류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승무원에게서 배우는 성공 습관도 흥미진진합니다. 클레임을 대하는 자세를 이야기할 때 피하려고만 해서는 안 되고 귀를 기울일 줄 아는 태도가 얼마나 성장에 도움이 되는지 알려줍니다. 분노를 잠재우고 신뢰를 회복하는 노하우 등 퍼스트클래스 승객을 대하는 승무원에게서도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퍼스트클래스 승객 중 자기과시의 끝판왕도 가끔 등장하지만 그럴 땐 교관 같은 존재로 생각하는 마인드도 인상적입니다.


승무원은 퇴사 후 비즈니스 매너 등 지도 강사로 진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저자는 인재 육성 기업을 설립했습니다. 여기에도 메모의 법칙이 적용해 꿈과 목표,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계획을 적었고 그게 큰 도움이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기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퍼스트클래스 승객들의 성공 습관을 적용했습니다.


대화법, 메모하는 방법, 발성, 주위 사람을 대하는 태도, 걷는 자세, 독서법, 시간 관리법 등 성공 습관 DNA를 가진 3%. 작지만 남다른 습관들이 큰 성공의 바탕이 되었음을 알게 됩니다. 내 꿈을 실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성공한 사람에게 그 방법을 배워서 몸에 익히는 거라고 조언하는 <퍼스트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


일상과 비즈니스에서 적용할 수 있는 작은 습관들. 퍼스트클래스 승객의 습관에 주목해 더 잘하고 싶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의욕을 실천하고 행동한 저자의 태도야말로 저는 주목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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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Vol.1 - 인류의 탄생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1
다니엘 카사나브 그림, 김명주 옮김, 유발 하라리 원작, 다비드 반데르묄렝 각색 / 김영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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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고전이라 불리는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교양 논픽션 <사피엔스>. 2015년 출간 이후 화제의 책이지만 여전히 책장 신세이거나, 빅히스토리 장르가 낯설어 꾸역꾸역 읽어낸 경우라면 이번 책 완전 반가울 겁니다. 원작을 각색해 더욱 위트 있는 구성으로 만화로 재탄생한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유발 하라리와 조카 조이를 중심으로 100만 년이 넘는 인류 진화의 빅히스토리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사피엔스>의 핵심이 머릿속에 쏙 들어와 있을 겁니다.


원작을 압축해서 그저 요약 수준으로 옮긴 책이 아닙니다. 추리 미스터리 기법으로 각색해 원작만큼이나 완벽한 작품이네요. 벨기에 일러스트레이터 다비드 반데르묄렝이 각색하고, 프랑스의 화가 다니엘 카사나브가 그림을 그린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는 인류 문명의 역사가 한눈에 들어오는 걸작 그래픽노블로 자리매김될만한 책입니다.


2020년 첫 번째 인류의 탄생 편을 시작으로 전 4권 분량으로 출간 예정이라고 합니다. Vol.1 인류의 탄생 편에서는 원작 <사피엔스>의 1부 인지혁명에 관한 부분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원작의 콘텐츠를 재해석해 보여주는 방식이 다채롭고 재미있어요. 오늘날 카드 뉴스와 광고를 보는 듯한 비주얼을 갖춘 페이지들이 눈길을 사로잡더라고요. 사피엔스를 포함한 '인류의 여섯 종'을 소개하는 장면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카드 형식으로 소개하면서 센스 만점인 어휘로 강점과 약점을 소개하고 있어 빵빵 터질 지경이었어요. '어떻게 사피엔스만 살아남았는가'를 설명하는 장면에서는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처럼 진행되기도 합니다.


'불의 이점'을 광고 형식으로 소개하는 장면도 신선합니다.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는 사피엔스의 성공 비결을 기발한 콘텐츠와 접목해 소개합니다. 어떻게 멀리 떨어진 다른 거주지들에 그토록 빨리 정학하고 적응할 수 있었는지, 왜 근육질 네안데르탈인조차 살아남지 못했는지. 사바나의 약자에서 먹이사슬의 왕이 된 사피엔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




유발 하라리 교수와 조카 조이에게 조목조목 설명해 주는 전문가들도 등장합니다. 생물학자 사라스와티 교수를 통해 공존한 인류 가운데 왜 사피엔스 한 종만이 살아남게 되었는지를 살펴보고, 로빈 던바 교수에게서는 인간의 의사소통에 관해 배웁니다.


<사피엔스>에서 가장 신선했던 키워드였던 '허구'에 관한 이야기도 이어집니다. 허구를 꾸며내고 믿을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인 인간. 침팬지와 달리 낯선 사람들과의 대규모 협력이 가능한 존재이기에 이 같은 인지혁명을 통해 사피엔스는 성공하게 됩니다. 공통의 종교적 신화, 공통의 국가 신화, 공통의 법 신화에 뿌리는 두는 인간 사회의 바탕을 알려줍니다.


인지혁명 다음에는 농업혁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전에 수렵채집인 생활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고대 수렵채집인들이 어떻게 최초의 농촌이 건설되기도 전에 지구 생태계를 완전히 재편했는지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대륙 간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는 기법으로 보여주고 있어 한 편의 추리소설을 읽는 기분입니다.


Vol. 2에서는 농업혁명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밀의 노예가 된 인간을 그린 그림이 섬뜩하지요. 유발 하라리는 농업혁명을 역사상 최대의 사기라고 원작에서 말했습니다. 농경 이전의 삶으로는 결코 되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철저히 인간을 길들인 농업혁명에 관한 이야기도 얼마나 쉽고 재밌게 그려질지 기대됩니다. 전권 출간되기까지 기다림의 시간이 애탈 것 같네요.


인류의 탄생을 그린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첫 번째 이야기 시간. 원작이 부담스러워 아직 읽지 못했거나, 가독성 높은 스토리텔링으로 원작의 기억을 되살리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청소년들에게도 강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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